70년대 초 우리 일부 교수들이 하북성의 동북부에 있는 한 도시에서 그 곳의 양의에게 한의학을 배우는 단기강좌를 열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곳 한 공장에서 불이 났는데, 불이 타면서 많은 유독 화학물질들이 발생하여 공기 중에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그 때 불을 끄던 사람들과 그 공장에서 일하던 직공 60여 명이 유독물질을 들이마셔서 중독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그 유독물질의 독성이 아주 대단해서 호흡기관에서는 폐부종과 기도점막의 수종水腫이 생겼고, 식도에는 식도점막, 위점막의 수종이 나타나 고열이 나고, 심한 사람에게는 혼수昏睡, 흉민胸悶,흉통胸痛,별기憋氣-호흡곤란-등의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북경 협화의원, 천진의 큰 병원, 그리고 당산지구의 병원 등의 양의사들이 모두 그곳으로 총출동하여 구급활동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무슨 유독가스가 일으킨 중독인지를 환하게 알고 있었지만 이 유독가스에 대해 특효가 있는 해독약이 없어 대증치료對症治療만 할 뿐이었는습니다. 호흡이 곤란하면 산소를 공급하고, 구토로 식사를 하지 못하면 수액을 달아 주었습니다. 대증치료만 해줄 수 밖에 없어 2,3일을 치료했는데도 열도 내리지 않고, 흉민, 흉통, 별기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들이 북경중의학원의 한의학 교수가 그 곳에서 ‘양의가 한의를 배우는 강좌’를 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아주 낡은 지프차를 내어 우리를 찾으러 왔습니다. 현장으로 가는 도중에 이번에 자기들 공장에서 불이 났는데, 무슨 무슨 무슨 독가스에 증독되었다고 하면서 매우 긴 화학물질의 이름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독가스로 중독된 것이 한의서에 기재되어 있는지? 이런 독은 어떤 한약으로 해독하는지? 를 물었습니다. 내가 이런 이름을 어디서 들었을 것이며, 또 책 어디에 이런 방법이 기록되어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지? 감초물을 마시게 할까? 녹두탕을 마시게 해 볼까? 그러면 양의 응급전문의들이 우스개꺼리가 되지 않을까? "원래 당신들 한의사들은 그런 방법으로 해독합니까? " 하면 어쩌지?
우리의 유도주 스승님께서는 한 마디도 않으시고 곁에 앉아 계셨습니다. 도착한 뒤 보니 그 곳은 비밀스런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환자들을 먼 곳의 병원으로 보내지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옮길 겨를이 없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매우 큰 천막 몇 동을 치고 거의 모든 환자를 그 곳에서 치료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환자 서너 사람을 보니 그 증상이 모두 다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유교수님이 내 귀에 대고 이 두 구절을 말씀하셨습니다. "구이발열자, 소시호탕주지嘔而發熱者,小柴胡湯主之"“정재심하, 안지즉통, 소함흉탕주지正在心下,按之則痛,小陷胸湯主之". 나는 듣자마자 곧 무슨 말씀인지 알아챘습니다. 스승님께서 소시호탕과 소함흉탕을 합병해서 치료하라고 하신 말씀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곧 처방을 내렸습니다. 시호2000g, 왜 이렇게 용량이 많을까요? 환자가 60명이니 2000g도 많은 게 아닙니다. 황금1000g 이하 죽 소시호탕小柴胡湯과 소함흉탕小陷胸湯을 합방하여 써 내려갔습니다. 어디다 약을 달여야 할까요? 큰 무쇠솥을 가져왔는데, 직공들이 밥을 해 먹던 그 큰 무쇠솥에 약을 다 끓인 뒤 그 곳에서 간호하던 환자들의 가족에게 일렀습니다. 의식이 맑은 사람에게는 한 사발씩 마시게 하고, 의식이 흐린 사람에게는 큰 주사기로 직접 위에 삽입된 튜브에 주입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증상이 가벼운 사람은 그 날로 구토가 멎고, 열이 내렸으며, 그 중 혼수상태가 가장 심했던 사람도 나흘 째 아침이 되자 깨어났습니다. 이 젊은이는 불이 났을 때 불길의 한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중독이 가장 심했는데, 이 사람도 깨어난 것을 보고 나는 매우 심각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이 환자들이 간단하고 깨끗하게 치료되자 그 뒤 양의들의 책임자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당신들 한의사는 치료할 때 무슨 주문呪文을 외우나요? 무슨 구결口訣이 있는 건가요? " 그의 이 말을 듣고 나서 나는 바로 ‘아 이 사람이 무슨 좋은 뜻을 품고 있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요?’라고 물었습니다. "그 날 처방을 낼 때 그 유교수가 당신 귀에다 뭐라고 중얼중얼하자 별 다른 상의도 없이 바로 약방문을 쓰지 않았소? 무슨 말을 읊으셨던 겁니까?" "아하! 그 분이 읊으셨던 건 상한론이요." "당신이 다시 한 번 나에게 읊어 주실 수 있겠소?" "그러죠. 구이발열자,소시호탕주지. 정재심하,안지즉통,소함흉탕주지." "좀 써 줘 보시오." 내가 써 주자 그는 "이 구절들로 어떻게 이 두 처방이 이런 화학독물로 중독된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낼 수 있었다는 거죠?" "알 수 없지요. 그렇지만 이 환자들이 모두 발열과 구토가 있지 않았나요?" "그렇지요." "모두 가슴이 아팠고 또 눌렀을 때 아프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지요." ”그것이 바로 정재심하, 안지즉통이 아니던가요? 또 모두들 그들의 설태舌苔가 누렇고 두터우면서 미끈거리고, 혀의 바탕이 붉은 것을 보았는데 이것은 담열痰熱이 흉중胸中 곧 흉완胸脘을 막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소시호탕과 소함흉탕의 합방을 쓸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당신들 한의사는 늘 양의사들이란 머리가 아프면 머리를 치료하고, 발이 아프면 발을 치료하는 대증치료對症治療만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당신들 역시 몇 개 증상을 보고 치료한 게 아닌가요?" "그래요. 우리 한의도 때로는 증상을 보고치료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양의들이 머리가 아프면 머리를 치료하고, 발이 아프면 발을 치료한다고 비웃으면 안 됩니다. 때로 우리가 실제로 병을 변별하기가 어렵고, 증후를 변증하기가 어려울 때는 주된 증상症狀을 가려내어 처방을 써도 됩니다.
이러한 사고방법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요? 우리의 의성 장중경의 상한론 제13조로부터 입니다. 그것이 태양병이라고 했으니 그 중점은 병을 변별한 것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전제 아래 다만 이 네 개 증상 두통, 발열, 한출, 오풍한이 맞아떨어지기만 하면 원래가 중풍이든 상한이든, 이미 치료했든 아직 치료하지 않았든, 이 네 개 증상이 있기만 하면 꼭 태양중풍이 아니더라도 계지탕을 쓰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 일이 있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 화재의 중심에 있어 가장 중독이 심했고 혼수기간이 가장 길었던 그 젊은이는 거의 매년 설날이 되면 다시 생명을 살려준 부모라면서 북경으로 유교수님을 뵈러 왔습니다.
우리 스승님이 살아 계실 때 어떤 때는 반나절에 6,70명의 환자들을 보셨는데, 어떻게 보실 수 있었을까요? 그 분은 경험이 많아 실제로 변병도, 변증도 그다지 않으시고서 증상症狀만 보시고 치료하셨습니다. 그것은 경험이 쌓여서 그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세 학생에게 처방을 받아쓰게 하셨는데, 학생마다 의자 하나를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한 환자가 와서 "선생님 저는 B형 간염인데요. 대삼양大三陽-HBsAg, HBeAg, HBC항체 지표 양성-이예요." 스승님은 "목이 마른가?" "마릅니다." "대변은 어때? " "늘 설사합니다. 조금만 안 맞는 걸 먹으면 설사합니다." "간 있는 데가 아픈가?" "어느 때는 아프고, 어느 때는 안 아픕니다." 스승님이 "시호계지건강탕柴胡桂枝乾薑湯!" 하시면 환자 앞의 그 학생은 시호계지건강탕을 그 환자에게 시호계지건강탕 처방을 써 줍니다. 왜 그렇게 처방하신 것일까요? 시호계지건강탕의 적응증이 간담유열肝膽有熱, 비양허쇠脾陽虛衰, 진액부족津液不足인데 스승님은 그 환자의 구갈口渴, 변당便溏을 주증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구갈, 변당이 바로 진액부족津液不足, 비양허쇠脾陽虛衰가 아니겠습니까? 그 뒤에 다시 아직 간담肝膽에 습열濕熱이 덜 빠졌다고 파악하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호계지건강탕. 그러면 이 학생은 바로 그 자리에서 그렇게 처방합니다. 보세요. 이 몇 마디 대화에 일 분이나 걸렸나요? 다른 환자가 말합니다. " 선생님, 저는 만성 결장염結腸炎으로 한 20년 앓았습니다." 혀를 내밀게 해서 보니 혀가 바짝 말라 있습니다." 목이 마릅니까?""마릅니다""자주 설사합니까?" "그렇습니다." 맥을 보니 침현沈弦한 맥이라 물어봅니다. "기분이 괜찮나요?" "선생님,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늘 기분이 쳐져 있어요." 그렇습니다. 이것이 바로 간울肝鬱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요? 시호계지건강탕! " 두 번째 학생도 시호계지건강탕을 처방합니다. 그도 세 개의 주증主症-구갈, 변당, 간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환자가 중간 환자의 진료가 끝난 것을 보고 곧 말합니다. "선생님, 저는 당뇨병인데요." "목이 마르세요?" " 말라요." " 대변은 어떠신가요?" "약간만 차게 먹어도 설사하는데요." 아! 또 비양허脾陽虛 증상이 있군요. "기분은 어때요? " " 안 좋아요. 당뇨병은 죽을 때까지 약을 먹어야 하는 병이라는데 어떻게 기분이 좋겠어요?" "그래요? 시호계지건강탕!" 왜죠? 구갈, 변당, 간기불서肝氣不舒 이 세 가지 주증이 다 있어서죠. 스승님은 때론 이렇게 증상을 보시고 약을 쓰기도 했고 아니면 때로는 병기를 파악하셔서 약을 썼는데 치료효과가 좋았으며, 진료도 빨리 보셨습니다.
그래서 "조주증, 대증용방抓主症,對症用方"도 우리 치료 사로思路-사고방법- 의 하나인 것입니다.
다만 내가 여러분에게 깨우쳐 주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은 여러분이 본과학생이라면 여러분들은 병원에서 실습할 때 병력을 기록하면서 반드시 변병辨病을 하고 또 변증辨證도 한 뒤에 입법立法하고 처방을 생각하는 순서를 지켜 매우 격식에 맞추려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한의계에 그다지 이런 규범에 맞춰 처방을 쓰지 않고, 증상에 맞추어 약을 쓰는 이런 현상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나이 많으신 의사일수록 더욱 많은데, 때로는 뜻하지 않은 치료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우리 그 때 하북성 동북부의 그 도시에서 중독되었던 환자들을 치료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때 우리는 자세히 변병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병이었지요? 독사내폐毒邪内閉. 변별해 내려 했다면 그렇게 쓸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증으로 변증辨證했죠? 꼭 쓰고 싶으면 소양불화少陽不和, 담열내조痰熱內阻라고 쓸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상한론의 원문 두 구절만 읊었을 뿐입니다.
내가 상한론을 배우는 방법을 가르칠 때 일찌감치 우리가 상한론의 원문을 읽으면서 바로 외우라고 했습니다. 목적은 무엇일까요? 책을 골백번씩 읽다보면 뜻이 저절로 드러나게 되어 그 정신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목적은 바로 그 처방을 써야 할 때 금방 떠올라 마음대로 끄집어내어 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원문을 봅시다. 이 원문들이 내가 여기에서 말한 계지탕의 적응증에 속하는 것입니다. 먼저 95조를 보겠습니다. "태양병, 발열, 한출자, 차위영약위강, 고사한출, 욕구사풍자, 의계지탕.太陽病發熱,汗出者,此爲營弱衛强故使汗出,欲救邪風者,宜桂枝湯。” 태양병의 발열은 위양衛陽이 사기에 항거하느라 떠올라 밖에서 왕성해진 상황의 반영이며, 한출은 풍양이 위양을 손상하여 밖을 호위할 수 없게 된 상황에 소설疏泄을 맡아보는 풍風의 영향이 더하여져서 영음營陰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열, 한출은 바로 태양중풍증의 위강영약衛强營弱한 병리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내가 여기에서 특별히 여러분을 깨우쳐주어야만 된다고 느끼는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이 “위강衛强”은 위양衛陽이 정말 강성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항사抗邪하느라 위양에 나타난 병리적 흥분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욕구사풍欲救邪風"에서의 구救 자를 우리 교재에서는 <주례.지관사周禮,地官司>에서 쓰인 예를 인용하여 해석했다고 했는데, 그 인용문을 내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주례周禮를 들쳐보았더니, 지관地官이란 편명篇名을 가진 문장은 있었지만 지관사地官司란 편명은 없었습니다. 주례. 지관의 앞부분을 보니 짧은 서문에 있었는데 그 곳에 "사구司救”란 단어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누가 주례에 주를 달았습니까? 정현鄭玄, 한漢 대의 정현입니다. 정현이 사구司救에 '구救는 금禁과 같은 말이다'라는 주를 달았습니다. 내가 주례 원서를 찾아봤더니 그것이 이런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설문해자에도 해설이 있는데 우리 교재에서 잘 인용해 놓았습니다. 설문해자에 "지야止也"라 하였으니 구救는 또 지止란 뜻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통 쓰는 구화救火는 바로 금화禁火,지화止火,멸화滅火입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구재救灾는 바로 금재禁灾,지재止灾,감재減灾입니다. 이는 옛 한어漢語의 단어가운데 하나입니다. 구재救灾, 멸재滅灾, 금재禁灾를 하여 사람을 도울 수 있으므로 그래서 이 구는 금, 지와 같고 또 방조帮助-도움-라는 뜻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날 말하는 병을 치료해서 환자를 구한다는 말의 구救는 돕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는 한 단어가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런 현상은 상한론 중에서 매우 자주 보입니다. 우리가 먼저 강의했던 ‘파頗’자도 원래는 머리가 비뚤어졌다는 의미였는데, 그래서 매우라는 뜻의 흔很 이나 심甚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조금이라는 뜻의 초미稍微나 초초稍稍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강의했던 ‘취臭’자도 그 원래 의미는 냄새라는 뜻으로 냄새가 많이 날 때는 모두 취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상반된 두 개의 방향으로 의미가 확장되어 더럽고 탁한 냄새도 취 라고 할 수 있고, 향기로운 냄새도 뜻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상한론에서도 이 취 자를 더러운 냄새로 해석한 경우도 있고, 향그러운 냄새로 해석한 경우도 있습니다. 궐음병편의 "회문식취출蛔聞食臭出"은 바로 회충이 음식의 구수한 냄새를 맡고 요동하기 시작하여 심번心煩이 시작된다는 말인데 우리가 궐음병편에 가서 다시 다룰 것입니다. 태양병편의 뒤 쪽에서 이야기할 생강사심탕증生薑瀉心湯證 중에는 간애식취乾噫食臭가 있는데 이 간애식취에서처럼 이 취臭가 트림에 음식이 삭은 냄새가 섞인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이 삭은 냄새는 더러운 냄새로 볼 수 있어 이 때의 취는 우리가 요즘 말하는 취미臭味-냄새-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단어들은 상반된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해석할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몇 년 전 현대 한어漢語학계에서 이런 말이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한나라 시대의 말을 이야기하면서 말이란 것은 어떤 경우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써 왔던 것이어서 심하면 이론에 맞지도 않는데도 그냥 쓰고 있을 뿐이고, 아무도 그 불합리성을 추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구화救火”를 들었는데 이 단어를 사람들이 수없이 말하면서도 이론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왜 로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을까요? 구화의 본디 뜻은 바로 불을 더욱 빠르게 타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져서 신문에서도 늘 자주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뒤에 내가 참을 수가 없어 신문에 한 편의 글을 발표했습니다. 구화라는 말은 옛 한어에서 지금까지 익히 써 내려온 단어로 이런 단어를 다룰 때는 옛 한어 중에서 쓰인 이 단어의 본디 뜻이 무엇이었던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문헌을 들어 설명했습니다. 구의 본디 뜻은 금지한다는 말이므로 구화란 말은 금화, 지화인데, 서로 반대되는 두 방향의 의미로 확장되어 구재, 지재와 같이 사람을 돕는다는 뜻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돕는다는 뜻으로 구화를 해석하면, 즉 구救를 조助의 의미로 쓰면 당연히 안 되며, 고대 한어에서 쓰인 구救 자의 본래 의미대로 써야하는 것이 마땅하므로 구화라는 이 단어는 로직에 부합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이 글을 신문지상에 발표한 뒤에 일부 언어를 연구하는 전문학술지에서 옮겨 실었고 그 뒤로 부터는 한어에 이론적 짜임새가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여기의 "욕구사풍欲救邪風"은 ‘사풍邪風을 풀어내려고 하면, 막으려고 하면, 그치도록 하려고 하면’ 으로 해석해야 하므로, ‘풍사를 없애려고 하면’이라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의계지탕宜桂枝湯" 계지탕을 쓰는 것이 적합하다는 말입니다.
여기의 첫 번째 조항은 내가 제2조, 제12조, 제95조를 정리하여 적은 것으로, 이 조문들이 말하는 계지탕의 적응증은 바로 순수한 태양중풍증太陽中風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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