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제24조를 봅시다."태양병, 초복계지탕, 반번불해자, 선자풍지, 풍부, 각여계지탕즉유.太陽病,初服桂枝湯,反煩不解者,先刺風池,風府,却與桂枝湯則愈" 태양병으로서 계지탕의 적응증이었기 때문에 계지탕을 썼습니다. 계지탕을 복용할 때 한 제 약을 세 되가 되도록 달여 매번 한 되씩 복용하죠? 처음 한 되를 먹고 뜨거운 죽을 마신 뒤 이불을 따뜻하게 덮어 땀을 내는 것을 초복계지탕初服桂枝湯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약을 복용한 뒤에도 땀은 나지 않고 오히려 "반번불해反煩不解"가 나타났습니다. 이때의 번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열두통야熱頭痛也"라고 했습니다. 이 번煩자는 열을 대표하는 화火와 머리를 대표하는 혈頁로 이루어진 글자라서 설문해자에 "번, 열두통야."라고 한 것입니다. 열성을 가진 두통으로 머리가 뜨겁고도 아플 때는 가슴도 갑갑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심번心煩이란 의미로 확장된 것입니다. 마음이 갑갑한 사람이 공부를 하든지 일을 하든지 편안하고 조용하게 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어 나부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번조煩躁의 의미로 확장된 것입니다. 심번心煩과 번조煩躁의 의미로까지 뜻이 확장된 것입니다. 여러분이 정신을 집중하여 일을 할 때 옆에 있는 사람이 그 일과 관계도 없는 말을 줄곧 걸어오면 마음속으로 매우 성가실 것입니다. 혹은 여러분이 정신을 집중하여 일을 할 때 옆 사람이 무얼 좀 도와달라고 하면 매우 귀찮을 것입니다. 옆 사람이 단지 매우 공손하게 "미안하지만 물 한잔 갖다 주실 수 있겠어요?"라고 했을 뿐이라도 말입니다. 여기서 또 다시 마번麻煩-귀찮다, 성가시다-이라는 뜻이 나옵니다. 이들이 모두 번煩자에서 확장된 의미로 한 나라 때는 이런 뜻들이 번 자에 모두 다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의 번, 반번불해反煩不解의 번은 또 다른 의미로 ‘번열煩熱’이란 뜻입니다. 번 자 자체가 이미 열두통이란 뜻으로 열이 있다는 의미가 있어 여기서는 번열이 되는데 어떤 사람은 발열이라고도 봅니다. 그래서 "초복계지탕 반번불해자"는 계지탕을 먹고 뜨거운 죽을 마시고 이불을 따뜻하게 덮으면 원래는 땀이 촉촉하게 나서 병이 나아야 하는데 오히려 번열이 늘게 되자, 환자가 찾아와서 "선생님, 그 약을 먹었더니 더 힘들고요, 열이 더 나고 땀도 안 나오는데 약을 잘 못 쓰신 것 아니에요?" 라고 하는 상황입니다. 의사는 이럴 때 굳은 주견을 가지고 약을 절대 잘못 쓴 것이 아니란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잘못이 없는데 왜 도리어 번열이 나고, 열이 더 나는 현상이 나타날까요? 그것은 병은 심한데 약이 충분치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약의 힘이 모자라 사기를 없애지 못하고 도리어 들쑤셔 놓음으로써 사기邪氣의 세력이 퍼져버린 때문인데 이런 상황을 "격야현상激惹現象"이라 합니다.
실제로 이런 격야현상은 임상에서 자주 보게 되는데, 양의가 쓰는 양약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습니다. 폐결핵환자에게 결핵약을 쓸 때 처음에는 다른 약과 같이 약을 쓰고, 약의 용량을 두 배로 씁니다. 왜 그럴까요? 만약 한 가지 약을 쓰거나, 약의 용량이 충분치 못하면 병을 들쑤셔서 결핵을 도리어 확산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이는 양의가 특별히 신중하게 다루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결핵치료를 할 때 처음 약으로 충분한 양을 쓰면서, 다른 여러 결핵약을 같이 쓰는 것은 이런 격야현상-들쑤심현상-으로 결핵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농촌에서 많은 아이들이 소화관 안에 기생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 회충이 가장 많습니다. 옛날에 아버지들은 아이가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하면 약방에 가서 회충약 두 알을 사와서 아이에게 한 알을 먹입니다. 결과는 회충이 너무 많은데, 회충약은 너무 부족해 회충을 없애지 못하고 오히려 회충을 들쑤셔 아래위로 쑤시고 돌아다니다가 뭉쳐서 회충덩어리로 인한 장폐색腸閉塞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담도膽道로 들어가 급성담도회충증急性膽道蛔蟲症을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회충약을 먹고 나서 급성복통으로 병원에 치료받으러 가는 경우가 자주 일어납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실습을 할 때 몇 개월을 하북에 있는 한 현급縣級 병원에서 외과실습을 하고 있었는데 거의 매일 이런 회충덩어리로 인한 장폐색이나, 담도회충으로 인한 급성발작으로 치료받으러 온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수술을 참관하고 있었는데 한 번은 수술대위에서 소장을 가른 뒤에 겸자로 소장에서 알 모양으로 뭉친 회충을 끄집어내는 걸 보았습니다. 이것들은 곡반 위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백 마리도 더 되어 보였습니다. 우리가 긴장해서 온 정신을 기울여 수술하는 것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뒤편에서 꽈당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았더니 우리 학생 한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 회충을 보고 기절해 쓰러졌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중 몇 사람이 그녀에게 응급조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이렇게 회충이 많은데 회충약 한 알을 썼으니 그것들을 들쑤셔 한 덩어리가 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담도회충증膽道蛔蟲症 환자도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들쑤심현상은 보편적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환자가 몸집이 크고,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는 사람인데 이런 사람에게 보통 제량의 계지탕을 먹였기 때문에 낫지 않았을 수도 있고, 또는 침입한 사기邪氣가 아주 심한 경우인데도 보통 제량의 계지탕을 먹였기 때문에 낫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약을 복용하고 났는데도 도리어 번열이 나면서, 땀도 안날 때 장중경은 무슨 방법을 썼나요? 침약병용법鍼藥竝用法입니다. 먼저, 풍지風池와 풍부風府에 자침합니다. 침을 놓음으로써 경맥을 소통시키고, 사기를 쫓아내고, 정기를 고르게 움직이도록 할 수 있습니다. 풍부혈風府穴은 독맥督脈의 혈로, 족태양방광경과 독맥이 풍부에서 만나므로 풍부혈에 침을 놓으면 독맥을 소통시킬 뿐 아니라 족태양방광경의 경기經氣도 소통시킬 수 있습니다. 먼저 사기邪氣의 일부분을 빼내는 것입니다. 풍지혈風池穴은 족소양담경의 혈입니다. 비록 태양방광경의 혈위穴位는 아니지만 목 뒤에 있기 때문에 이 혈위에 침을 놓으면 그 부분에 작용하여 목이 긴장하여 뻣뻣해지는 태양병의 그런 증상들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되고, 목의 근육 경련을 푸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침을 맞은 뒤에 일부분 정기를 움직여 경맥을 소통시키면서 사기를 내 쫓게 되는 것이지요. 여기에 다시 계지탕을 씁니다. "각여계지탕즉유却與桂枝湯則愈" 에서 각却은 바로 다시란 뜻입니다. 다시 계지탕을 먹이면 바로 땀이 나면서 병이 낫는 효과를 보게 되는데 이것이 곧 침약병용법입니다. 우리가 앞에서 계지탕을 먹으면서 더운 미음을 마시는 것을 약식병용법이라 했는데, 지금 강의한 계지탕에 침을 배합하는 방법은 침약병용법입니다.
우리는 요즘 감기를 치료할 때 풍부에 침을 놓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고 대개는 대추혈大椎穴을 선택합니다. 대추혈은 독맥督脈에서 매우 중요한 혈위로 뛰어난 해열작용解熱作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열이 나는 환자에게 놓는 침은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요? 혈위 부분을 소독한 뒤 삼릉침으로 찔러 피를 냅니다. 삼릉침으로 찌른 뒤 손으로 피를 짜냅니다. 피를 냈는데도 개운치 않으면 부항을 붙여 다시 피를 뽑아내는데 그러면 대개는 열이 금방 떨어집니다. 풍부에 침을 놓는 경우는 요즈음엔 흔치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추혈은 족태양방광경과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합니다. 그렇지만 족태양방광경이 비록 풍부혈에서 독맥과 서로 이어지지만 독맥과 이어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매우 뛰어난 해열작용을 하는 다른 독맥의 혈위를 선택해도 되는 것이 아닐까요?-이 말은 대추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는 말인데 사실 대추혈도 수족삼양과 독맥이 만나는 교회혈의 하나임.-풍지도 당연히 감기를 치료할 때 늘 쓰는 혈위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곡지曲池와 합곡合谷을 같이 자침할 수도 있는데 모두 매우 뛰어난 해열작용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24조로, 또 다른 계지탕의 적응증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약을 마신 뒤에도 땀을 내려는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격야현상激惹現象이 나타나 열이 더 높아지는 때가 있지만, 이때에 의사가 확실한 주견을 가지고 침양병용법을 배합해 쓰면 아주 좋은 치료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제42조를 보겠습니다. "태양병, 외증미해, 맥부약자, 당이한해, 의계지탕.太陽病,外證未解,脉浮弱者,當以汗解,宜桂枝湯” 여기에서 뭉뚱그려 태양병이라고만 하고, 중풍인지 상한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 중풍이든 상한이든 외증이 바로 표증이란 말이므로 표증이 아직 풀리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약간 맥부하다는 것은, 맥이 부약浮弱하다는 것은 정기가 아직 표부에서 사기와 대항할 수 있지만 부하면서도 약하므로 정기가 이미 약간 부족해졌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한 조문의 적응증이 바로 여러분에게 정리해드린 다섯 번째 조항으로 표증에 가벼운 리허裏虚를 나타내는 경우입니다. 왜 가벼운 리허라고 하는 걸까요? 만일 완전한 리허라면 표증맥인 부맥이 나타날 수 없으므로 근본적으로 계지탕을 쓸 수가 없습니다. 맥이 부할 수 있다는 것은 리부裏部의 정기正氣가 어느 정도 아직 표에서 사기와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이지만 부약하기 때문에 리기裏氣가 이미 좀 허쇠해 졌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경우는 표증表證에 경도輕度의 리허裏虚를 겸한 것입니다. 이것이 제42조입니다. 그래서 이때의 표증은 유한하든 무한하든 상관할 필요가 없습니다. 해표解表할 때는 무한한 표증이라 하더라도 마황탕을 쓸 수는 없고 모두 다 계지탕을 써야 합니다. 그것은 그 맥이 약하여 이미 리허裏虚한 싹이 보이기 때문이므로 이때는 모두 계지탕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여기서 말한 ‘표증겸경도리허表證兼輕度裏虚’라는 말은 이 표증이 중풍이든 상한이든 상관이 없다는 말입니다. 왜 이때 무한無汗해도 미황탕을 쓸 수 없는 것일까요? 마황탕은 아무래도 모두 순전히 신온辛溫한 약이므로 발한력이 강한데, 이렇게 발한이 많아지면 정기를 더 손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미 정기가 허한 싹이 보이므로 우리는 정기를 기르는 힘이 세면서 발한력이 덜하여 사기를 쫓아내되 정기를 상하지 않으며, 영혈營血을 기르되 사기를 남겨놓지 않는 계지탕으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제 제57조를 봅시다. "상한발한이해傷寒發汗已解" 이는 태양상한표실증인데 땀을 낸 뒤 풍한표실증이 이미 풀렸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반일허부번半日許復煩”이라 한 것은 반나절쯤이 지나자 다시 번열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번煩과 조금 전에 우리가 언급했던 '반번불해"의 번은 같은 뜻이어서 다시 번열이 나타나고, 다시 발열이 생긴 것을 말합니다. 이는 분명히 사기가 다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가 또 다시 한데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증후로, 땀을 낸 뒤에도 병증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이때 어떻게 치료하죠? 맥을 보니 "맥부脉浮”인데 이는 사기가 표에 있음을 나타내면서 또한 정기正氣가 사기와 표에서 싸울 힘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여기에다 "맥삭脉數”하다는 것은 발열이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환자가 도리어 번하다는 것은 다시 번煩하다는 말인데 여기에 발열도 같이 나타난다는 것은 정기가 사기와 표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가경발한可更發汗”이란 것은 다시 땀을 내면 된다는 말입니다. 이때의 발한에도 마황탕을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계지탕을 쓰는 것이 적당합니다. 아무래도 한 번 땀을 냈기 때문에 그 한 번 땀을 냄으로써 정기가 어느 정도 손상되었기 때문에 또 땀을 낼 경우 마황탕을 쓸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57조는 우리가 여기 칠판에 써 놓은 조항 중에 어느 내용과 들어맞나요? 네 번째. 표증 한하후 정기수좌 표사미해자表證,汗下後,正氣受挫表證未解者입니다.
이어서 아래의 원문을 봅시다."태양병, 외증미해, 불가하야, 하지위역, 욕해외자, 의계지탕.太陽病,外證未解,不可下也,下之爲逆,欲解外者,宜桂枝湯。” 여기에서 명확하게 태양병이라 해 놓고는 왜 다시 하下해서는 안된다고 했을까요? 이 말 속에는 태양병이 리실열裏實热을 겸하고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밖으로 표증이 있으면서 안으로 실열이 있을 때는 상한론의 표리동병表裏同病을 치료하는 원칙에 따라 마땅히 먼저 해표解表한 다음 그 뒤에 공리攻裏해야 합니다. 왜 먼저 리부를 공격하면 안 될까요? 공리攻裏할 때는 정기를 몸의 안쪽으로 향해 가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리하는 약물은 체내로 들어가고 아래쪽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므로 사하약瀉下藥을 쓰면 정기도 체내로 몰려가게 됩니다. 이렇게 사하약을 쓰는 과정에서 정기가 체내로 몰려가면 표부에 있던 사기가 반드시 사하하는 작용을 따라 안으로 꺼져들기 때문에 리부에 있던 실열사기는 밖으로 쫓겨 나간다할 지라도 표에 있던 사기가 바로 뒤따라 안으로 몰려들어옴으로써 병정이 복잡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한론에서는 표증에 리실을 겸하면 반드시 선해표先解表, 후공리後攻裏 하라고 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원칙입니다. 그래서 "하지위역下之爲逆"이라 한 것인데, 역逆이란 착야錯也이며 오야誤也입니다. 표증이 리실을 겸했을 때 먼저 사법, 하법을 쓰면 이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면 이 때 해표하려면 무슨 처방을 써야 할까요? 유한한 표증이든 무한한 표증이든 모두 계지탕을 씁니다. 왜 마황탕은 쓸 수 없나요? 그것은 마황탕이 순전히 신온한 약으로 이루어진 방제라서 발한하는 힘이 너무 세서 표증은 풀어낼 수 있지만 땀을 너무 많이 나게 함으로써 진액을 손상하고 리열裏熱을 돕기 쉽기 때문입니다. 진액을 손상하여 건조하게 하고 여기에 리열을 더하여 리실열이 더욱 심해지므로, 표증이 리실을 겸하였을 때는 먼저 해표하기 위하여 계지탕을 쓰는데, 이것은 계지탕의 또 하나의 적응증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여기 칠판에 써 놓은 세 번째 조항인 표증겸리실, 선해표, 의계지탕인 것입니다. 이상이 제 44조 입니다.
아래의 제56조를 봅시다. "상한부대변6,7일 두통유열자, 여승기탕, 기소변청자, 지부재리, 잉재표야, 당수발한, 약두통자, 필뉵. 의계지탕傷寒不大便六七日,頭痛有熱者,與承氣湯,其小便清者,知不在裏,仍在表也,當須發汗, 若頭痛者必衄. 宜桂枝湯” 필뉵이라고 한 곳에 마침표를 찍어 두세요. 의계지탕이 어디의 다음에 놓여야 하나요? ‘당수발한, 의계지탕當須發汗, 宜桂枝湯’이라 해야 합니다. 상한론에서는 늘 처방명을 가장 뒤에 써 놓는데, 다만 이 처방에 있어서는 뜻의 연속성으로 볼 때 최후에 두는 것이 옳지 않습니다. 처방 이름을 마지막에 두는 것이 마땅치 않은 때가 있는데, 이 조문이 바로 그 한 예입니다. ‘기소변청자, 지부재리, 잉재표야, 당수발한, 의계지탕其小便清者,知不在裏,仍在表也,當須發汗, 宜桂枝湯”이라야 합니다. ’의계지탕宜桂枝湯‘은 ’당수발한當須發汗‘의 뒤에 와야 합니다. "약두통자, 필뉵.若頭痛者必衄"은 따로 스스로 주를 달아놓은 구절로, 자주구自注句입니다. 상한은 외감병인데 여기의 상한은 광의의 외감병으로 그 임상증상은 6,7일 동안 대변을 보지 못하고, 머리가 아프며, 열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부대변, 두통, 발열와 같은 증후는 표증 때문에도 나타날 수 있고, 리실증 때문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양명리실陽明裏實로 조열燥熱이 막고 있으면 당연히 대변을 못 볼 수 있으며, 양명조열이 안에서 성하여 발열할 수도 있는데 심지어는 해저물녘에 조열潮热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양명에 조열이 있어 정사가 서로 다툴 때 심하면 해 저물녘에 조열이 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양명의 경맥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는데, 다만 두면과 흉복부를 지나갑니다. 그래서 양명조열이 안에서 왕성할 때는 양명조열이 경을 따라 위로 올라가 청규淸竅(뇌)를 뜨겁게 하므로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두통의 특징은 이마가 아픈 액두통額頭痛입니다. 그래서 두통, 발열, 부대변이 양명리실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두통, 발열, 부대변이 태양표증일 수도 있습니다. 태양표증이 어떻게 두통을 생기게 할까요? 풍사가 표부에 있고 태양경기가 순조롭지 않가 때문인데 당연히 그 두통은 후두부 동통으로 뒷목이 뻣뻣하여 부드럽지가 않은 증상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태양표증도 두통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태양표증은 당연히 발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풍양風陽이 위양衛陽을 침범하여 두 양이 서로 싸우다가 위양에 병리성적 흥분을 일으켜 발열할 수도 있고, 어떤 경우는 한사가 표부를 둘러막아 양이 쌓임으로써 발열할 수 있으므로 태양표증은 당연히 발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태양표증이 부대변不大便하도록 할 수도 있을까요?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앞 쪽에서 말한 바와 같이 체표에 사기를 받으면 정기가 사기에 대항하느라 리부를 돌보지 못하여 자주 이기裏氣의 승강升降이 흐트러집니다. 이런 이기의 승강실조升降失調는 여러 형태의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가장 가벼운 것이 식욕부진食慾不振, 음식감소飮食減少여서 대개 감기에 걸렸을 때는 식욕이 없게 됩니다. 어떤 환자는 간구가 있고, 구역이 있기도 합니다. 우리가 앞에서 태양중풍증과 태양상한증을 강의했을 때 간구, 구역이 있고, 어떤 환자에게는 비기脾氣가 승청升清하지 못하여 하리가 생길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심지어는 비기가 하함下陷한 하리下利도 올 수 있는데 그것은 뒤에 우리가 이야기 할 것입니다. 또 어떤 환자는 표부에서 사기와 대항하느라 리부를 돌보지 못하여 리기의 승강조절이 잘 되지 못함으로써 위기가 탁한 것을 내려 보낼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루 변을 못 보다가, 이틀, 사흘, 닷새, 이레, 여드레씩 대변을 보지 못합니다. 감기에 걸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위장의 연동운동이 안되거나, 매우 느려져서 대변을 못보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두통, 발열, 부대변은 리실증일 수도 있고, 표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두 증후를 감별할까요? 장중경은 소변을 관찰해 보라고 합니다. 만약 속에 심한 조열이 있으면 반드시 진액을 소모시키고 손상하여, 화원化源이 부족해 지므로 소변이 붉고 찔끔찔끔나오게 됩니다. 소변이 단적短赤한 것은 양명조열이 내성한 것이므로 승기탕으로 치료하여야만 합니다. 만약 소변이 맑다면 어떻게 하나요? "기소변청자, 지부재리, 잉재표야, 당수발한 其小便清者,知不在裏,仍在表也,當須發汗"입니다. 만약 소변이 맑고 잘나오면 이런 증후는 리실증이 아닌 표증이므로 마땅히 땀을 내야 합니다. 그래서 "발한發汗 의계지탕宜桂枝湯"입니다. 왜 이런 증후에 유한, 무한을 말하지 않고 한 마디로 계지탕을 쓰라고 단정하는 걸까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부기腑氣가 잘 내려가지 않아서 대변을 못보는 것이므로, 이 때 땀을 낼 때는 따뜻하고 무난하여 발한하는 힘은 약하더라도 발한하면서 양음렴영養陰歛營하는 계지탕이 좋을 것은 당연합니다. 마황탕과 같은 순전히 신온한 약으로 구성된 처방은 대변을 더욱 건조하게 할 수 있으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계지탕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아직 계지탕의 적응증을 다 이야기하지는 못 했습니다. 조금 쉬었다가 이어서 강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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