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12강 계지탕의 적응증-4

臥嘗 齋 2025. 2. 13. 01:37

안녕하세요.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업을 시작합시다.
먼저 수업에서 우리는 줄곧 계지탕의 적응증을 강의했습니다. 우리는 강의하면서 태양병편에 있는 계지탕의 적응증을 모두 나열하고, 그 적응범위에 따라 대체로 이렇게 6개 조항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우리가 조금 전 원문을 읽을 때 제44조를 읽은 뒤 56조를 읽고 그 사이의 조문은 읽지 않았는데, 그 중에 제45조, 현재 다시 돌아가 45조를 봅시다.
교재 18 페이지, "태양병, 선발한불해, 이복하지, 맥부자불유, 부위재외, 이반하지, 고령불유. 금맥부, 고재외, 당수해외즉유,의계지탕.太陽病,先發汗不解,而復下之,脉浮者不愈, 浮爲在外,而反下之,故令不愈。今脉浮,故在外,當須解外則愈,宜桂枝湯。" 태양병은 당연히 땀을 내어 풀어야 하는데, 먼저 땀을 내는 방법을 썼는데도 표사가 풀리지 않았다면 병에 비하여 약의 량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개인의 특수한 체질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처음에 땀을 내어 풀리지 않았지만 또 다시 땀을 내어 치료해야 하는데 땀을 내도 풀리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져서 "이복하지而復下之" 한 것입니다. 이때의 복復은 반反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반복반복이라 하지 않습니까? 반과 복은 동의어입니다. 어떻게 반자로 해석해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요? 바로 뒤에 "이반하지而反下之"라고 한 것으로 보아 원래 이 ‘복’자는 ‘반’자로 해석해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리어 하법下法을 사용했기 때문에 "맥부자불유脉浮者不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맥부하면 병이 낫지 않는데 그것은 병이 표부에 있는 까닭입니다. 맥이 부浮하다는 것은 병이 표에 있다는 것인데 도리어 하법을 썼으니 당연히 이 병이 나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일 때 맥부脉浮하므로 병이 표에 있는 것이기에 해표解表하긴 해야 하는데 그런데도 마황탕을 써야 될까요? 마황탕을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한 조문 45조는 우리가 여기에 써 놓은 표증한, 하후 정기수좌, 표증잉재表證汗下後,正氣受挫,表邪仍在 -표증에 한, 하한 뒤 정기가 꺾이고 표증은 그대로 아직 있는-의 범위에 속합니다.
56조는 우리가 조금 전에 이야기했고,지금 우리 제 15조를 봅시다."태양병, 하지후, 기기상충자, 가여계지탕, 방여전법, 약불상충자, 부득여지.太陽病,下之後,其氣上衝者,可與桂枝湯,方如前法,若不上衝者,不得與之。” 이 조문에서 주가들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기기상충其氣上衝"의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은 폐기肺氣가 상역上逆하는 것이라 보기도 하지만, 폐기가 상역하면 해수咳嗽와 천명喘鳴이 나타나야 하는데 해수와 천식이 계지탕만 써서 나을 수 있습니까? 안 되죠. 어떤 사람은 위기胃氣가 상역하는 것이라 하지만, 위기가 상역하면 오심惡心, 구토嘔吐하지 않습니까? 오심, 구토가 계지탕만 써서 되나요?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其”를 태양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고, "기氣”는 태양의 양기를 대표하는 것으로 보면서, “상충上衝”을 병증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병기病機를 나타낸 것으로 봅니다. 어떤 병기일까요? 바로 태양병을 잘못 사하한 뒤이지만 태양의 양기가 아직 위로 밖으로 향할 힘이 있어 표부에서 사기와 대항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상충上衝을 하함下陷과 대비되는 말로 쓴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기상충"을 태양양기가 위로 향하고, 바깥으로 향할 힘이 있어 표부의 사기와 대항하는 그러한 병기로 보기로 합니다. 그렇다면 그 임상증상은 어떨까요? 바로 표에 있는 사기가 아직 풀리지 않아 표증이 아직 남아있으므로 표증이 아직 남아있을 때 나타나는 임상증상이겠죠. 이때는 당연히 계지탕을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조문도 사하한 뒤 정기가 꺾였으나 표증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남아 있어 계지탕을 쓸 수 있는 하나의 예인 것입니다. 제15조도 4번째 조항에 속합니다. "약불상충자, 부득여지若不上衝者,不得與之" 라 했는데 만일 오하한 뒤에 태양의 양기가 향상, 향외할 수 없어 표부에서 사기와 대항할 수 없다면 이는 표사가 정기가 허해진 틈을 타고 인으로 빠져 들어갔으므로 증후가 변화했다는 뜻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증후에 변화가 생기면 당연히 다시 계지탕을 쓸 수는 없습니다.
이상에서 우리가 강의한 이런 계지탕의 적응증들은 우리 여기에 써 놓은 앞 5개 조항에 기본적으로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이 앞 다섯 조항의 내용은 모두 외사外邪가 일으킨 증후로 병증病證이 표에 있는 경우들입니다.
그런데 이 여섯 번째 조항은 외감外感으로 일어난 영위불화營衛不和가 아닙니다. 이 경우가 바로 우리가 지금 이야기 하고자하는 제53조와 제54조입니다. 먼저 53조를 보기로 합시다. "병상자한출자, 차위영기화, 영기화자, 외불해, 이위기불공영기해화고이, 이영행맥중, 위행맥외, 부발기한, 영위화즉유, 의계지탕.病常自汗出者,此爲營氣和,營氣和者,外不諧,以衛氣不共營氣諧和故尔,以營行脉中,衛行脉外,復發其汗,營衛和則愈,宜桂枝湯。"이라 했습니다. 53조는 태양병이라고 하지 않았으며, 나아가서 중풍, 상한이라고도 하지 않았고 그냥 병이라고 뭉뚱그려 말했으며, 그 임상증상도 "상자한출常自汗出" 뿐인데, 이것이 그 임상특징이자 임상증상으로, 맥부도, 오풍한도, 두항강통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는 외감 때문에 일어난 병은 아닌 것입니다. 영營과 위衛는 체표를 운행하는 기혈氣血인데, 체표를 운행하는 기氣가 위기衛氣로 태양의 기이며, 체표를 운행하는 혈血이 영營입니다. 기와 혈, 영과 위는 서로 협조하고, 서로 도와주며, 서로 제약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리기능이 잘 조절되지 못할 때는 비록 외사外邪는 없더라도 영위사이의 조화가, 기혈사이의 조화가 깨질 수 있습니다. 53조, 54조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영위기혈사이에 조화가 무너져 나타나는 증후입니다. 이 "병상자한출病常自汗出"한 증상은 위양이 부족하여 밖을 호위하는 기능이 없거나, 혹은 그 기능을 제대로 맡아볼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위양부족衛陽不足으로 위외衛外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면 영위사이의 조화가 무너져서 위양이 영음營陰을 굳게 지켜낼 수 없으므로 영음이 밖으로 빠져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환자가 자주 자한출自汗出하게 되어 버립니다. 중경은 여기에 대한 병기를 주요한 문제점이 위기에 있고, 영기에는 문제가 없으며, 그래서 위기와 영기가 서로 협조할 수 없게 됨으로써 자한이 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둘 사이의 관계가 잘 어울리게 될까요? 그건 바로 계지탕으로 약간 땀을 내는 과정을 겪게 하여 위기衛氣로 하여금 ‘영음營陰이 나를 받쳐주는 것이 필요하며, 또 나는 영음을 보호하는 책임을 져야겠구나!’ 하고 느끼도록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위기와 영기사이의 관계는 이미 어그러졌지만, 지금 계지탕으로 영위를 한 번 어울리게 해주어 땀을 한 번 나게 해 줌으로써 위기에게 그와 영기사이에는 당연히 영음을 보호해야 할 책임도 있고, 영음의 도움을 받을 권리도 있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하면 영위를 조화시키는 효과를 끌어내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이어서 54조를 봅시다. "병인장무타병, 시발열, 자한출이불유자, 차위기불화야. 선기시발한즉유, 의계지탕.病人臟無他病,時發熱,自汗出而不愈者,此衛氣不和也, 先其時發汗則愈,宜桂枝湯。” 여기서도 태양병이라 하지 않고, 중풍이라고도 상한이라고도 하지 않았으며, 두항강통도 맥부도 없으므로 외사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병인장무타병病人臟無他病"은 내장에 특별한 병이 없다는 말로 환자가 음식이 정상이며, 잠도 잘 자고, 대소변도 정상입니다. 그의 임상특징은 ‘시발열時發熱’ 곧 때때로 한 동안 열이 나다가, "자한출이불유자自汗出而不愈者" 그 뒤 저절로 땀이 나는데 이렇게 땀이 나도 낫지 않고 오래도록 반복하여 발작하는 증후뿐입니다. 여기서 "시時"란 때때로, 자주라는 말입니다. 한바탕 열이 나고, 그 뒤 땀을 흘리는 증상이 반복하여 오래도록 낫지 않으면서도, 먹고, 마시고, 자고, 대소변 보는 것은 모두 정상이며, 내장에 다른 병도 없고 외감도 없습니다. 이러한 발열은 임상에서 체온계로 체온을 재어 보아도 체온은 정상으로 나타나는데 다만 환자 스스로는 열이 있다고 느낄 뿐입니다. 중경은 이 경우도 위기불화라고 강조하였는데 어떻게 치료합니까? "선기시발한즉유先其時發汗則愈" 곧 발열 한출이 오기 전에 계지탕을 복용시켜서 먼저 땀을 냅니다. 이렇게 먼저 영위를 조화시켜버리면 발작할 때가 되어도 발작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환자가 지금 막 땀을 한참 흘리고 있을 때 계지탕을 먹이고, 미음을 마시게 하고, 이불을 들씌워 놓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환자가 땀을 너무 많이 흘리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문은 시간치료와 관련이 있는데 이는 발작성 질병에 대해 발작하기 전 약을 쓰는 치료방법입니다. 어떤 환자는 발작이 일어날 시간을 잘 모르는 수도 있습니다. 어떤 환자는 그 병의 발작 시간이 늘 규칙적일 수도 있습니다. 발작시간이 규칙적이면 발작 전 1시간, 혹은 30분 전 쯤에 약을 먹게 하는데, 이 시간간격은 우리가 임상 중에서 터득한 것입니다. 발작하는데 아무런 규칙을 찾을 수 없으면 발작 사이의 간헐기에 약을 쓸 수 밖에 없는데 막 땀이 나고 있을 때 약을 써서는 안 됩니다.
내가 동직문의원에서 수련을 할 때 하루는 외래로 한 환자가 왔는데, 그 당시 그 환자는 56세의 남방사람으로 광동말을 했기 때문에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분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56세였습니다. "의사 선생님. 내 이 병은 치료하기가 힘드네요. 당신네 병원에서 3개월을 치료했어요." " 어떤 증상이신데요?" "매일 오후 3시만 되면 몸에 한동안 열이 나고, 바로 이어서 땀을 아주 많이 흘려요." " 땀이 어느 정도로 납니까?" "면 내복이 푹 젖고, 와이셔츠도 푹 젖어서, 팬티까지 다 갈아입어야 일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후끈거리다가 땀이 나는 시간은 세 시부터 시작해서, 네 시가 되어야 땀이 멎는데 옷을 갈아입고 나서 일을 계속 합니다. " 내가 그가 치료했던 병력을 보니 양음렴한법養陰歛汗法,익기고표법益氣固表法,청리열법清裏熱法등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다한多汗의 치료법을 앞의 의사들이 모두다 썼더군요. 특히 내 바로 앞에 치료했던 의사는 염한고표법歛汗固表法을 썼는데, 약 종류도 많았고, 약의 용량도 컸습니다. 마황근30g, 부소맥浮小麦50g, 단모려煅牡蠣50g, 분심목分心木-호도의 칸막이20g, 금앵자全樱子30g등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수렴收斂하는 약, 염한고표歛汗固表하는 약을 모두 썼는데, 마음속으로 '이건 효과가 있었겠지! 이게 효과가 없었다면 나로서는 절대로 치료할 수 없어.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선생님. 먼저 약을 드시고 나서 어땠습니까?" "이 처방은 한 번 먹고는 더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못 먹었어요," "왜 다시 못 드셨죠?" "오전에 이 약을 다 먹은 뒤 오후 세시가 되자 그래도 열이 났는데, 보통은 이렇게 열이 나도 땀을 흘리고 나면 옷을 갈아입고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오후에는 확실히 땀은 안 났어도 오후 내내 퇴근할 때 까지 열이 나서 가슴은 답답하고 몸은 뒤틀려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땀도 안 나고, 옷도 안 갈아입었지만 다시 먹고 싶지는 않네요." 나는 이 말을 듣자 바로 “선생님. 땀을 안 나게 하는 방법이 안 통하니, 땀을 내는 방법을 써 보겠습니다." 그는 어리둥절해서 "의사 선생님. 내가 이리 오랫동안 치료를 받으러 다녔는데 땀을 내 보자는 분은 처음이네요." 라고 했습니다. "땀을 내서 될까요?" 내가 너무 젊어 그다지 미덥지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으면 어찌 하죠?" " 이 약을 먹어도 안 나으시면 우리 선생님께 모시고 갈께요."
그 때는 대개 연세 드신 의사 선생님들은 일반 외래를 보시지 않았기 때문에 만나 뵙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는 이 말을 듣자마자 기분이 좋아져서 "그럼 처방해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나는 계지탕 세 첩을 처방했는데, 그 시기에는 이 처방을 제대로 쓸 줄 몰랐을 때라 어떻게 드시라는 이야기도 해 주지 않았습니다. 세 첩을 지어서 가더니 삼일 째에 그가 왔습니다. " 그 약을 먹었더니 아무 느낌도 없이 그냥 그대로예요." 그래서 나는 그를 호희서胡希恕 선생님께 모시고 갔습니다. 호희서 선생님은 당시 우리 동직문의원에서 특별히 경방經方을 잘 쓰셨던 노선배님으로 그 때는 일반외래를 보시지 않고 특수 외래를 보면서 일부 간부들의 병만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내가 호 선생님에게 "제가 난치병 환자 한 분을 모시고 왔습니다. 이분은 매일 오후 3시쯤 후끈거리기 시작하고 그 뒤로 땀이 나는데, 땀으로 옷을 두 가지나 바꿔 입을 정도입니다. 전의 의사들이 익기고표, 렴한수삽歛汗收澁했는데도 효과가 없어 제가 계지탕으로 발한시키려고 해 봤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 뒤 바로 그는 환자에게 이 처방을 어떻게 먹었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내가 보니 그 사람은 우물쭈물하면서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먹었다고 하더군요. 뒤에 와서 가만 생각해보니 내 약은 먹어보지도 않고 내가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진찰받으러 데려다 주기만 바랐던 것이었습니다. 그때 그 사람이 난처해하고 우물쭈물하던 태도로 보면 나를 믿지도 못했을 뿐 만 아니라, 더군다나 땀이 그렇게 많이 나는데 또 땀을 낸다고 하니 더욱 믿을 수 없어 내 약은 전혀 먹지도 않고 사흘 째 되는 날 와서 연세 많은 의사에게 병을 보이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호 선생님은 "처방은 잘 냈는데, 어떻게 드시라고 했지?"하고 물으시기에 나는 별 말하지 않았다고 했고, 환자도 우물쭈물했습니다. 그러자 호 선생님께서는 "매일 한 번 씩 이 약을 드세요. 오후 3시에 후끈거린다고 했으니, 오후 한시 반 쯤 약을 한 번 드시면 됩니다. 사무실에서 근무한다고 했죠? 더운 물을 평소보다 약간 더 마시도록 하세요." 그 때가 아마 가을이었을 겁니다. "더운 물을 약간 더 마신 뒤 옷은 좀 더 두껍게 입고 사무실의 소파에 잠깐 앉아 있으면서 원래 땀이 나던 3시 보다 먼저 촉촉하게 땀이 나는지 안 나는지 보고, 2~3시가 되어 후끈거리는지 아닌지 보세요. 그럼 3첩을 처방할 테니 써 봅시다." 이 늙은이는 매우 만족하여 돌아갔습니다. 4일 째 되는 날 왔는데 기분이 아주 들떠서 "의사 선생님. 이 땀을 내는 방법이 참 좋던데요? 첫 날 낮에 이 약을 마시고, 물을 좀 마시고 나니 몸에 촉촉하게 땀이 났지만 겉옷까지 갈아입을 정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후끈거리기 시작할 3시가 되어 열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결국 열은 나지 않았습니다. 혹 열은 났는데 열이 심하게 안 났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어서 나오는 땀도 심하지는 않아 내의만 갈아입었습니다. 이튿날은 전날보다 열이 덜 났고 땀은 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되지 않나할 정도였습니다. 셋째 날은 열이 더욱 덜나서, 옷을 갈아입을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이 처방이 효과 있습니다." " 약 세 첩 더 지어 가세요." "다시 노선생님을 만나 볼 필요는 없을까요?" " 필요 없습니다. 선생님은 지금 너무 바쁘십니다." 다시 3첩을 지어 드렸는데 그 뒤로 오랜 동안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삼 개월이 지난 뒤에 나는 외래에서 입원실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하루는 그가 와서 "전번에 선생님이 호 노선생님께 데려가 진찰받게 해 준 뒤로 합해서 6첩을 먹었는데 다시는 후끈거리지도 않고 땀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땀이 조금씩 나는데 그 처방을 다시 써도 될까요?" "됩니다." 다시 계지탕 원방 6첩을 지어 주었습니다. "학 선생님. 보아하니 당신네들 늘 근무가 바뀌던데 내가 이 약을 먹고 재발하지 않으면 안 오겠지만, 재발하면 선생이 어디로 가든지 찾아 갈 겁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근무부서가 바뀌어도 어떻든 자취가 남지 않습니까? 어떻든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30년이 지났는데도 그 분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남성갱년기 종합증syndrome 전후에 나타나는 자율신경 기능실조 증상 중 하나인데, 사실 이런 증상은 임상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늘 계지탕을 쓰는 것은 아니어서, 때론 청열淸熱해야 하고, 때로는 자음청열滋陰淸熱이 필요하기도 하며, 어떤 때는 익기고표益氣固表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영위를 조화하는 방법인 계지탕법은 이런 병을 치료하는 과정 중에서 다른 방법의 모두 듣지 않을 때 쓸 수 있는데, 계지탕을 쓸 때 앞당겨 발한시키는 방법을 잊지 마세요. 이 또한 아주 훌륭한 치료법입니다.  이상에서 우리가 강의한 것은 모두 태양병편에 나오는 계지탕의 적응증인데 계지탕은 다른 병편에서도 적지 않은 그 적응증의 조문이 있습니다. 이들은 뒤의 각 편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를 모두 모아 나는 이들을 이 여섯 조항으로 정리했는데, 우리가 이 번 강의의 학습을 통하여 계지탕이 단순히 태양중풍증만을 치료하는 처방이 아니란 것을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계지탕은 표증을 치료하는 과정 중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에 아주 넓은 응용범위를 가진 처방이므로 그 사용법을 반드시 익혀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