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11강 계지탕의 적응증-1

臥嘗 齋 2025. 2. 13. 01:23

모두들 안녕하세요? 수업을 시작합시다.
우리는 먼젓번 강의에서 주로 태양중풍太陽中風의 임상증상臨床症狀, 병인병기病因病機, 치법용방治法用方을 강의했습니다. 태양중풍증은 주로 풍사습표風邪襲表, 위강영약衛强營弱, 영위실화營衛失和한 증후였는데, 그 임상증상은 제2조, 제12조의 내용을 간추려 보면 발열發熱, 한출汗出, 오풍한惡風寒, 맥부완脉浮緩, 비명鼻鳴, 간구乾嘔 등등이었습니다. 이들은 풍사습표風邪襲表로 위강영약衛强營弱하여 영위실화營衛失和하여 드러난 상태이므로, 우리는 계지탕으로 해기거풍解肌袪風, 조화영위調和營衛하여 치료합니다.
우리는 앞 수업에서 계지탕의 약물구성을 강의했으며, 계지탕의 처방의의를 강의했으며, 또 계지탕을 복용한 이후 호리護理할 때 구체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을 강의했습니다. 그런데 계지탕 처방은 정기를 기르는 힘이 크고, 땀을 내는 힘이 약하므로 우리가 이 처방으로 땀을 내는 효과를 거두려면 반드시 뜨거운 미음을 같이 마시고 이불을 덮어 몸을 따뜻이 해야 합니다. 태양병은 주로 표증이므로 우리가 태양병의 치료를 배울 때는 주로 한법汗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땀을 내는 방법과 땀을 내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조건을 반드시 잘 파악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제12조 계지탕 방후에 나오는 일단의 주문注文은 매우 중요합니다. 12조에서는 땀을 낼 때 "편신칩칩미사유한자익가, 불가령여수류리遍身漐漐微似有汗者益佳,不可令如水流漓"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구절과 변가발한병맥증병치편辨可發汗病脉證幷治篇에서 나오는 " 범발한, 욕령수족구주, 칩칩연일시간허凡發汗,欲令手足俱周,漐漐然一時間許"을 묶어서 보면 땀을 내기 위한 조건이 주로 다음 세 가지임을 알게 됩니다. 첫째, 땀을 두루 내야 해서 땀을 낼 때 손발에 땀이 비쳐야 합니다. 둘째, 땀을 낼 때 가볍게 땀을 내야 하는데 이는 바로 우리 책에서 칩칩미사유한자익가漐微似有汗者益佳라고 말한 것처럼 절대로 땀이 줄줄 흘러 그치지 않을 정도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땀을 너무 내면 상음傷陰을 하던지, 손양損陽을 하여 음양이 다 손상되므로 그 이후에는 한약으로 발한하려 해도 땀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발한작용은 정기가 뒷받침되어야 작용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땀을 너무 흘려 음양이 둘 다 상하면 정기가 먼저 허해져서 또 다시 발한發汗하여 해표解表할 힘이 없기 때문인데 그래서 상한론 원문에 "불가령여수류리不可令如水流漓, 병필부제病必不除"라 한 것입니다. 이것이 두 번째 조건인 땀을 가볍게 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조건은 땀이 어느 정도 계속 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얼마나 지속되어야 할까요? 온복령일시허 溫覆令一時許라 했으니 한 시진時辰 즉 두 시간 정도 이불을 덮고 몸을 따뜻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복약 후의 간호 조리 방법은 모두 우리 한의학 임상에서 배우고 익혀야만 하는 것입니다.
계지탕에는 태양중풍증을 치료하는 것 말고도 또 다른 적응증들이 있습니다.
계지탕의 적응증
1.태양중풍증太陽中風證(2,12,95)
2.범태양병, 무론이치미치, 지요증견두통발열한출오풍한자凡太陽病,毋論已治未治,只要症見頭痛發熱汗出惡風寒者(13)
3.표증겸이실, 선해표, 의계지탕表證兼裏實,先解表,宜桂枝湯
4.표증한하후, 정기수좌, 표사미해자表證汗下後,正氣受挫,表邪未解者
5.표증겸경도이실자表證兼輕度裏實者
6.비외사소치지영위실화자非外邪所致之營衛失和者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계지탕의 ‘적응증適應症’이라는 개념을 내놓게 됩니다. 우리가 상한론을 배우고, 금궤요략을 배울 때 후세의 의가들이 늘상 소청룡탕증小靑龍湯證, 진무탕증眞武湯證처럼 무슨 무슨 탕증湯證이라고 말한 것을 보게 됩니다. 소청룡탕증은 밖에 표한表寒이 있고 안으로 수음水飮이 있어 외한外寒과 안의 수음이 엉겨 수한水寒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폐를 자극함으로써 생긴 해천咳喘이 주요 증후가 되는 한 묶음의 임상증상입니다. 우리는 이를 소청룡탕증小靑龍湯證이라고도 부를 수도 있고, 또 외한내음증外寒內飮證이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이 처방과 그 적응증 사이에는 서로 대응할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유도주 노사께서는 이런 정황을 방증상대方證相對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떤 처방은 그 적응증이 비교적 넓습니다. 계지탕을 예로 들면 태양중풍증을 치료하는 것 말고도 비교적 광범하게 기타의 여러 증후들을 치료하는데 적용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슨 무슨 탕 혹은 방의 적응증이란 개념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무슨 무슨 탕의 적응증’과 ‘무슨 무슨 탕증’이란 두 어휘를 비교하면 ‘무슨 무슨 탕증’은 좀 더 좁은 개념이고, ‘무슨 무슨 탕의 적응증’은 보다 더 넓은 개념이 됩니다. 계지탕의 임상 상 응용도 비교적 광범한데, 이는 지금의 임상에서도 그렇지만 상한론에서도 역시 그랬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태양증풍증의 주치 방제가 계지탕임을 강의했는데, 내친 김에 상한론 중 태양병 상, 중, 하 세 편에서 계지탕의 기타 적응증도 가려내어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계지탕의 첫 번째 적응증인 태양중풍증은 금방 이미 설명했는데 제2조, 제12조, 그리고 또 제95조를 한꺼번에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계지탕의 두 번째 적응증은 바로 모든 태양병에서 이미 치료했던지 아직 치료하지 않았던지 간에 두통, 발열, 한출, 오풍한 이 나타나는 증상을 가리키는데, 이때는 모두 계지탕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이런 증상이 바로 태양중풍증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13조를 보도록 합시다. 거기에 묘술된 증후가 바로 이런 두 번째 증후證候입니다. 교재 16페이지를 여세요. 원문 제13조에 "태양병, 두통, 발열, 한출, 오픙, 계지탕주지太陽病,頭痛,發熱,汗出,惡風,桂枝湯主之”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조문을 해석할 때 장중경이 또 다시 태양중풍증의 임상증상을 새로 보충하여 태양중풍증은 마땅히 계지탕으로 치료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늘 한 가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무슨 의문일까요? 장중경이 살았던 시대는 글을 쓰려면 죽판竹板이나 목판木板에 써야 해서 우리처럼 손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먹을 황금처럼 아꼈을 터라 글자를 줄이면 줄일수록 좋았을 것입니다. 그런데제12조에 이제 막 태양중풍증은 계지탕으로 주치한다고 쓰고 나서, 제13조에 다시 태양증풍증을 거듭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왜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나는 늘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하루는 내가 외래를 보고 있는데 한 젊은이가 열나는 감기로 치료받으러 왔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날 내 방에서 실습하던 학생들은 모두 본과 2학년으로 그 즈음 내게 상한론을 배우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이 젊은이가 말하기를 "어제 저녁에 비가 왔는데요. 제가 그 때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비옷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함빡 젖었어요. 저는 몸이 튼튼하기 때문에 비에 젖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씻고 잤는데 한 밤중에 추워오면서 몸이 덜덜 떨리더니 그 뒤로 제체기가 나면서 맑은 콧물이 흐르고, 온 몸이 아프고 머리도 아파왔습니다. 잇따라 바로 열이 나기 시작하여 열을 재 봤더니 39.5 °C 더라고요. 이미 한밤중이 지나 스스로 서랍을 뒤져 해열진통제 한 알을 찾아 먹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도 무슨 약이었는지 분명히 말하지는 못했는데, 아무튼 열을 내리는 양약이었습니다.” 한 알을 먹어도 땀이 안 나서 다시 한 알을 먹었더니 땀이 좀 났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났더니 머리도 아직 아프고, 몸도 아팠지만 꿈지럭거리다가 뜨거운 죽을 마시니까 땀은 좀 났는데 그래도 체온을 재니 38 °C정도여서 출근하자마자 여기로 왔습니다.“
그가 이 병정을 다 말하고 나자 어떤 학생들은 전형적인 태양상한표실증太陽傷寒表實證이라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어제 저녁 아프기 시작할 때 먼저 춥고 부르르 떨리다가 뒤에 열이 났으며, 또 한전寒戰, 발열發熱이 있은 뒤로 몸에 땀이 하나도 안 나다가 해열제 두 알을 먹고 나서야 약간 땀이 났으므로 이는 바로 태양상한증이며 그래서 현재까지 머리도 아프고 전신통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 일부분 학생들은 그 젊은이에게 "오늘 아침에 뭐 타고 왔어요? " " 버스타고 왔는데요." " 땀은 어때요?" "이침에 뜨거운 죽 먹을 때 땀이 났고, 버스 타고 오면서도 땀이 났는데 지금은 또 땀이 안 나네요." 라고 문답한 뒤 그가 현재 두통, 발열, 한출이 있으니 태양중풍증이라고 주장하여 두 조의 학생들은 서로 팽팽한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다툼이 그치지 않을 때 나는 갑자기 제13조의 장중경이 말한 "태양병, 두통, 발열, 한출, 오풍, 계지탕주지太陽病,頭痛,發熱,汗出,惡風,桂枝湯主之"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러면 이 젊은이가 두통이 있나? 있지. 열이 나나? 나지. 땀이 나나? 조금만 움직이면 땀이 나는데? 추워하나? 지금도 춥다고 하는구먼. 그러면 바로 제13조의 이 증상들에 꼭 들어맞잖아! ’ 그래서 나는 갑자기 제13조에서는 중풍인지 상한인지 구체적으로 변별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이 젊은이를 중풍증이라 변별해야 할까요? 처음 아플 때 확실히 먼저 추워 떨었고, 그 뒤 열이 났으며, 땀이 전혀 비치지도 않았고, 그리고 머리가 아프면서, 온 몸이 아팠으니, 이는 비교적 전형적인 태양상한증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양약 해열제를 먹은 뒤라 이를 다시 전형적인 태양상한표실증 이라하기에는 그다지 마땅치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태양중풍증으로 진단할 수 있을까요? 처음 아플 때 전형적인 태양중풍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정황이 바로 제13조의 이런 상황에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이는 바로 증상을 보고 내린 처방이었던 것입니다. 무릇 태양병이라면 치료를 했든 아직 하지 않았든, 원래 중풍이었든 상한이었든 지금 두통, 발열, 한출, 파냉怕冷 이 네 증상이 보이기만 하면 이런 증상에 대해서 계지탕을 쓰면 된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제12조의 태양중풍증을 거듭 말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계지탕의 적응범위를 확대한 것입니다. 이것과 제12조가 같은가요? 같지 않습니다. 제12조는 전형적인 태양병의 중풍증으로 계지탕을 쓰는데 계지탕 적응증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제13조는 계지탕의 사용범위를 확대한 것입니다. 이 병이 원래 중풍이었든 아니면 상한이었든, 치료를 거쳤든 아니면 아직 치료하지 않았든 간에 지금 중풍인지 상한인지 확진하기는 어렵더라도 이 네 개 증상 두통, 발열, 한출, 파냉이 있으면 바로 계지탕을 쓰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조주증, 대증용방抓主症,對症用方”-주증主症을 잡아, 증症에 따라 처방한다-이라 합니다. 지금 이 증은 증후의 증證이 아니라 증상의 증症이라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제12조에서 태양중풍太陽中風이라 한 것은 병을 변별한 것일 뿐 만 아니라, 증을 변별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13조에서는 그냥 태양병이라 하여 병은 변별했지만 증을 변별하지는 않은 것이니 여러분은 이 네 개 증상만 보고서 처방을 써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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