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10강 태양중풍증치-2

臥嘗 齋 2025. 2. 12. 00:55

  우리 다시 한 번 기억을 돌이켜 보는게 좋을 듯합니다. 제1조"태양지위병, 맥부, 두항강통이오한"은 태양병의 총강을 다루었고, 제2,3,6조는 태양병의 분류제강으로 중풍과 상한과 온병과 풍온을 다루었습니다. 이어서 태양병의 자연병정이 중풍은 7일이며, 상한은 6일임과 그렇게 되는 이유가 6,7일에 그 경을 다 지나 그 자연 병정을 마쳤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이 병정이 두번째 칠일로 들어가려고 한다면 태양이든지, 그 밖에 다른 경으로 전해 졌든지 간에 모두 족양명경의 족삼리혈을 자침하여 병정을 끊음으로써 사기가 전경하는 것을 막거나, 병정이 두번째 병정으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당연히  허약한 사람이 걸린 외감병은 그 스스로 낫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집니다. 그 외 환자의 욕해시를 말했는데, 태양병의 경우는 보통 정오를 전후하여 한출 열퇴가 쉬우므로,  약을 써야할 때라면 정오전후로 해표약을 들게 하는 것이 정오 전후로 가장 왕성한  태양양기의 힘을 빌려 사기를 내보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태양에 사기가 있을 때 스스로 나을 수 없으면 쉽게 다른 경으로 전해지는데, 전경 여부는 주로 임상맥증의 변화 여부를 관찰하면 알 수 있습니다. 변화가 있으면 전경하려는 것이고,  변화가 없으면 전경하지 않는 것이며, 병정 일수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이것이 장중경이 태양병편에 기술한 개설입니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교재 14페이지를 여세요. 태양본증의 첫 번째 증후는 중풍표허증中風表虛證입니다. 가장 먼저 계지탕증桂枝湯證을 보겠습니다. 원문 제12조의 "태양중풍, 양부이음약, 양부자열자발, 음약자한자출, 색색오한, 석석오풍, 흡흡발열, 비명간구자, 계지탕주지.太陽中風,陽浮而隂弱,陽浮者熱自發,隂弱者汗自出,嗇嗇惡寒,淅淅惡風,翕翕發熱,鼻鳴乾嘔者,桂枝湯主之。"입니다.
태양太陽은 변병辨病이며, 중풍中風은 변증辨證으로 그래서 태양병중풍증입니다. 우리는 한의학이 변병론치를 할 뿐만 아니라 변병도 한다고 말합니다. 변병의 전제 아래서 변증을 하는 것으로 바로 이 조문이 매우 전형적인 조문입니다. 그리고 또 육경병의 표제인 ‘변태양병맥증병치辨太陽病脉證并治’도 변병을 하면서 변증을 해야 한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에 근거해서 태양병 중풍증이라는 것을 변별해 낼 수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래의 이러한 임상표현을 통해서입니다. ‘양부이음약陽浮而隂弱’은 맥상을 말할 뿐 만 아니라, 병기를 말하기도 합니다. 맥상의 관점으로 보면 양陽이란 바로 가볍게 닿더라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가볍게 닿았을 때 맥이 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로 맥이 떠 있어서 가볍게 대기만 해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음陰은 꾹 눌러 느끼는 맥으로 이때 맥이 약하게 느껴진다는 말입니다. 이는 지그시 눌렀을 때 맥상이 풀어지며 부드럽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바로 부완맥浮緩脈을 달리 표현한 말입니다. 그래서 맥의 관점으로는 ‘양부이음약’이란 맥을 가볍게 누르면 떠 있는데, 힘을 주어 누르면 긴장도가 떨어지면서 부드러우며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표현입니다. 그러면 이런 맥은 어떤 병기를 나타내는 걸까요? 왜 맥을 가볍게 누르면 떠 있는 모습이 느껴질까요? 그것은 풍양風陽이 위양衛陽을 상했기 때문인데 이 두 양이 서로 다투다가 위양의 병리성病理性 흥분을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2조 태양중풍증에서의 발열을 강의할 때 위양에 병리성적 흥분이 나타난다는 것을 언급했었습니다. 양기는 무엇입니까? 양기는 열에너지를 함유하고 열량을 방출할 수 있는 미세한 물질입니다. 그래서 위양에 병리성 흥분이 나타나게 되면 당연히 발열이 생깁니다. 그래서 "양부자열자발陽浮者熱自發"이 됩니다. 여기의 "양부"는 병기적 술어로 위양이 사기에 항거하기 위하여 표부로 몰려 있다는 뜻입니다. 위양이 사기에 맞섬으로써 병리성 흥분이 나타나고 그래서 발열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음약자, 한자출’이라 했습니다. "음약자, 한자출隂弱者汗自出"의 의미는 음이 약해서 땀이 나게 되었다는 말이 아니라 땀이 나서 음이 약해졌다는 말입니다. 이 두 마디의 글이 글귀의 형식상으로는 비록 윗 말을 설명하는 것처럼 배치되어 있지만 의미상으로는 오히려 거꾸로 해석해야 하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양부자열자발"은 위양衛陽이 체표體表에 부성浮盛하기 때문에 발열이 나타났다는 말이고, "음약자한자출"은 한출汗出함으로써 영음營陰이 내약內弱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한출汗出의 병기病機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제2조에서 말했지만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병기는 위양衛陽이 풍사風邪의 침입으로 손상되어 바깥을 잘 지키지 못하게 되었는데 여기에 더하여 풍사의 소설疏泄하는 특성이 더해져서 영음營陰을 밖으로 빠져 나오게 만드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땀입니다. 그래서 땀은 영음營陰이 변화된 것이므로 땀이 나면 영을 손상하여 음약陰弱이 됩니다. 음약은 병기를 나타내는 술어입니다. 당연히 지그시 눌렀을 때 약하게 느껴지는 맥상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바로 뒤의 ‘색색오한, 석석오풍, 흡흡발열’에서 ‘색색’, ‘석석’, ‘흡흡’이란 세 개의 연면사(중첩어)를 썼습니다. 상한론에서 연면사連綿詞를 쓴 경우가 매우 많은데, 우리가 이런 연면사를 해석할 때 일반적으로 연면사에는 고정된 글자가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소리에만 의미를 두고 그 글자의 뜻은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연면사는 소리만 따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호馬虎"는 연면사인데, 여러분이 ‘장張 군 걔는 일을 할 때 매우 마호하게 –대충대충- 해’라고 했을 때 여러분이 마호라고 쓴 의미가 장 군이 말이었다가 호랑이었다가 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니잖아요? 장 군의 동작과 행위가 말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호랑이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마호라는 말을 해석하면서 그 글자들의 뜻과 연계시킬 수 있나요? 없습니다. 그래서 연면사는 대개 그 소리를 쓰지 그 뜻을 쓰지는 않습니다. 색색오한에서 색색을 인색한 노랑이로 보고, 노랑이가 (돈을 아끼느라고 난방을 하지 않아) 팔짱을 끼고 어깨를 옹송그리며 추워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한다면 이런 해석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색색오풍, 석석오한’은 풍한을 약간 꺼리는 모양입니다. 이 정도로 해석하면 됩니다. 이 상황은 풍양이 표양을 상하여 바깥을 호위하지 못하므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기능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흡흡발열’은 열이 얕은 바깥부분에 있는 모양으로 위양이 표부에 부성하여 병리성 흥분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기술한 이러한 증상으로 우리는 태양중풍증의 변증辨證에 대한 결론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풍사습표風邪襲表, 위강영약衛强營弱, 영위실화營衛失和입니다. 이것이 바로 태양중풍증의 기본 병기입니다.
그 다음으로 비명鼻鳴이 있고 간구乾嘔가 있는데 이 두 증상은 태양중풍증의 겸증兼證입니다. 비鼻는 폐규肺竅이며, 폐는 피모皮毛를 주관합니다. 태양은 표를 주하므로 태양의 표양이 풍한사기에 손상된 뒤에는 늘 폐기의 선발宣發과 숙강肅降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태양중풍증이란 주로 풍사가 몸의 윗부분의 기운의 흐름을 막아 폐규가 잘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명’이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가요? 바로 코가 막히고, 숨쉬기가 힘든 것인데, 제체기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제체기를 비명이라고도 합니다. 코막힘, 숨쉬기 힘듦, 제체기, 맑은 콧물 이런 증상은 모두 풍사風邪가 습표襲表한 뒤에, 풍사가 상옹上壅하여 폐규肺竅가 불리不利해짐으로써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들은 태양중풍증의 겸증입니다. ‘간구’는 풍사가 위胃를 침범한 것이 아니라 체표에 사기가 있어 정기가 표에서 사기에 대항하느라 이부裏部까지 돌볼 수 없어서 이기裏氣의 승강이 어그러지게 됨으로써 나타난 증상의 하나입니다.
제3조 태양상한증에 구역嘔逆이 있고, 제12조 태양중풍증에도 간구乾嘔가 있는데, 병기는 모두 같습니다. 태양상한증에 구역이 나타나든지, 태양중풍증에 간구가 나타나는 것은 모두 그들의 겸증일 뿐이지 주증은 아닙니다. 12조에서 이미 변증의 결론을 얻었습니다. 치료할 때는 ‘법수증출法隨證出’인데 그것은 변증이 정확하면 올바른 치료법을 세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미 그것이 풍사습표, 위강영약, 영위실화이기 때문에 우리의 치료법은 해기거풍, 조화영위解肌袪風,調和營衛 가 됩니다. 법수증출하며 법이방전法以方傳-방이법립方以法立을 잘 못 말한 듯하다, 방이법립, 법이방전이란 말이 있는데 아마도 혼동하신 것 같다.-합니다. 치료법은 변증에 따라 나오며 치료법은 처방으로 이어져 내려옵니다.(법은 증상으로부터 나오며 처방은 법으로부터 만들어 진다.) 법이 있으면 방이 나올 수 있으니 바로 계지탕桂枝湯입니다. 계지탕이란 처방은 해기거풍, 조화영위란 치료목적을 실현시키는 처방입니다. 계지탕은 모두에게 매우 익숙한 처방으로 5 종의 약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자세히 분석해보면 실제로 그 배합은 두 묶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 묶음은 신감화양辛甘化陽하는 약이고, 다른 한 묶음은 산감화음酸甘化陰하는 약입니다. 신감화양하는 약은 계지桂枝, 생강生薑 이 두 매운 맛을 내는 약물과 단 맛의 감초, 대조인데 이렇게 매운 맛과 단 맛이 어울림으로서 양기를 돋웁니다. 그래서 위양衛陽을 돕는 작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계지, 생강은 또 신온해표약辛温解表藥이므로 당연히 거풍산한袪風散寒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면 산감화음하는 배합은 무엇일까요? 작약은 신맛이 나는 약이고, 대조, 감초는 단맛이 나는 약으로 이들이 합해지면 산감화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들은 영음을 자양함으로써 태양중풍증에서의 영음외설營陰外泄로 생긴 자한출自汗出에 꼭 들어맞는 구성이 됩니다. 영음을 자양하고, 한액汗液을 수렴합니다. 그래서 이 처방은 쌍방향으로 조절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어 조위양, 산풍한助衛陽, 散風寒하며, 또 양영음,렴한엑養營隂, 斂汗液할 수 있습니다. 발한發汗으로 거사祛邪하되 정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렴한斂汗하며 양영養營하되 사기를 남겨 놓지 않아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조절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약물의 성미性味 배오配伍는 식료食料에서의 성미 배오와 같습니다. 여름 가장 더울 때 같으면 우리는 집에 돌아갔을 때 새콤달콤한 산매탕酸梅湯같은 것을 마시고 싶어집니다. 겨울에 매우 추울 때는 집에 가서 양고기에 이과두주 한 잔을 들이키면 몸이 따뜻해 옵니다. 이과두주二鍋斗酒, 배갈(白酒)은 신감화양하는 것이고, 산매탕은 산감화음하는 것입니다. 무척이나 더운 날 다니면서 덥고 목말랐는데 집에 가서 부인에게 ‘여보 얼른 이과두주 한 병 갖다 주시게.’ 라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겠죠. 이과두주는 더위를 풀어주지 못하며, 진액을 만들어 주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이미 음식에서도 산감酸甘이 진액津液을 생기게 하며 양음하고, 신감辛甘이 양을 도와준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데, 약물의 배합도 역시 그렇습니다.
계지탕 처방은 바로 신감화양과 산감화음 두 조의 약물을 병용함으로써 위양을 도우면서도 또 영음을 기르며, 사기를 없애면서도 또 정기를 보호합니다. 우리 다시 이 처방을 자세히 살펴봅시다. 계지는 계수나무의 가지인데, 계피는 우리가 늘 조미료로 써서 요리에 첨가합니다. 요리할 때 누가 계피를 안 쓰나요? 모두 쓰죠. 생강은 더욱 요리할 때 많이 첨가하는 재료 중 하나인데, 냄새를 좋게 하려면, 파, 마늘, 생강이라 할 정도로 주방에 하루라도 없어선 안 됩니다. 대추는 더욱 우리가 자주 먹는 식품입니다. 쉬는 시간에 학생이 작은 사과만한 특별한 유전자 결합 대추를 가져왔던데 내 생각에 사과나 혹은 그 밖의 것들의 유전자를 더하여 만든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가 주방에서 밥을 먹을 때 늘 먹어왔던 식품입니다. 감초는 때로 우리가 어떤 특수한 음료를 만들 때 특수한 조미료로 쓰입니다. 다섯 개 약 중에서 네 가지가 식재료에서 왔습니다. 작약은 우리가 비록 직접 식재료로 쓰지는 않지만, 갖다 붙이자면 우리가 호텔에서 밥을 먹을 때 요리사가 손님이 보기 좋으라고 전문적으로 무를 함박꽃 모양으로 조각해서 식탁의 한 쪽에 얹어 놓아 식욕을 돋웁니다. 그래서 이 다섯 가지 약이 모두 식재료와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위기胃氣를 열고, 위기를 편하게 하는 작용이 있는데, 비위脾胃는 기혈생화氣血生化의 근원이며, 영위생화營衛生化의 근원입니다. 그러므로 계지탕에 적당히 가감하면 중주中州를 조화시키고, 비위脾胃를 조화시킴으로써 한 걸음 더 나아간 음양조화, 기혈조화, 영위조화의 작용을 달성합니다. 계지탕은 간단하게 해기거풍, 조화영위만을 하는 처방이 아니라, 비위를 조화함으로써 한 걸음 더 나가 기혈을 조화하게 만드는 처방입니다.
작약을 두 배로 넣고 이당飴糖을 더하면 바로 소건중탕小建中湯인데, 온중보허溫中補虛, 조화기혈調和氣血, 화리완급和裏緩急하는 처방이 아니던가요? 조화기혈하고 조화음양합니다. 금궤요략金匱要略에 계지가용골모려탕桂枝加龍骨牡蠣湯이 나오는데 그 처방은 여자몽교女子夢交, 남자실정男子失精을 치료합니다. 이 증상들이 남녀의 음양실조로 일어난 증후가 아니겠습니까? 그 때에 계지가용골모려탕을 씁니다. 그리고 우리 여기에서는 계지탕을 영위를 조화하는데 씁니다. 계지탕에 왜 이렇게 많은 작용이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계지탕에 조화중주, 조화비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계지탕 처방은 조금 전에 분석했듯이 신감으로 위양을 돕고, 산감으로 영음을 기르는 약이라서 정기를 배양하는 힘은 큰데, 발한하는 힘이 약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발한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복약 후 조리할 때 특수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제 계지탕방에서 처방 뒤에 써놓은 말을 봅시다. " 상오미, 부저삼미上五味,㕮咀三味", 부저㕮咀의 본래 뜻은 씹는다는, 이빨로 씹는다는 말입니다. 그런 뒤 자연히 맛을 보게 되는, 그 맛을 음미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실제로 여기에서는 부저라는 이 두 글자로 약을 찧어 부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 나라때는 절편기切片機-작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약을 찧나요? 계지, 작약, 감초 이 세 가지 약을 찧습니다. 생강은 왜 안 찧을까요? 생강을 찧으면 즙이 빠져 나오기 때문에 생강은 잘라야 합니다. 대조12매 를 배擘하라 하는데 이 글자-擘-는 두 가지로 읽힙니다. 하나는 벽bo으로 엄지손가락이란 뜻인데, 예를 들어 ‘제백석齊白石은 중국화中國畵의 거벽巨擘이다.’라 할 때는 중국화의 으뜸이라는 말인 것입니다. 이때는 벽bo이라고 읽습니다. 여기서는 bo로 읽어서는 안 되고 쪼갠다는 의미를 가진 배bai라고 읽어야 합니다. 대조는 쪼개야 하는데 왜 쪼개야 할까요? 우리가 대추 죽을 끓일 때는 절대로 쪼개면 안 됩니다. 쪼개게 되면 죽은 너무 달게 되고 대추는 맛이 사라집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 대추로 약을 달이는 것입니다. 대추를 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조大棗 중의 유효성분을 추출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쪼개야 유효성분을 추출하는데 유리합니다. 만약 껍질이 터지지 않으면 유효성분을 잘 추출할 수 없습니다. 장중경이 약물을 만들 때 얼마나 세심했던가를 알 수 있습니다.
계지는 거피去皮하라 했는데 무엇을 거피라고 했을까요? 계지가 이렇게 가는데 어디에 껍질이 있나요? 한 대에는 굵은 가지와 가는 가지를 한꺼번에 채집하는데, 굵은 껍질을 가진 것은 육계肉桂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것을 계지로 쓰면 안 됩니다. 다 채집한 뒤 굵은 껍질을 가진 것은 모두 골라내고 가늘고 어린 가지만 남기는데 이것이 바로 계지에서 거피한다는 말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 약에서 계지, 작약, 감초 세 가지 약은 찧고, 생강은 자르고, 대조는 쪼갭니다. "이수칠승以水七升" 한漢 나라 때의 한 되는 현재의 200ml와 같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한 번 한 대의 도량형 제도와 한의학에서의 한약 계량의 환산에 대해 전문적으로 강의하려고 합니다만 말이 나온 김에 여기서 조금 이야기한 것입니다. 한 대의 한 되는 현재의 200ml이니 물 일곱 되면 1400ml의 물입니다. 이로써 위의 약들을 달이는데 "미화저취3승微火煮取三升”약한 불로 세 되가 되도록 끓이라는 말입니다. “거재去滓”는 약 찌꺼기를 버리는 것이고, “적한온適寒温”은 이 달인 약을 너무 뜨겁지도 차지도 않게 -미지근하게-하여, “복일승服一升”한 번에 한 되씩 먹는 것입니다. 그러면 조금 전의 처방은 몇 번 복용할 약량인가요? 세 번 치료할 양입니다. "복이수유, 철열죽일승여, 이조약력服以須臾,啜熱粥一升餘,以助藥力" 은 약을 복용한 뒤 금방 뜨거운 흰 죽 200ml 남짓을 먹어서 약의 힘을 도와주라는 것입니다. 왜 뜨거운 흰 죽을 마셔서 약력을 도울까요? 계지탕 처방이 정기를 배양하는 힘은 큰데 발한하는 힘이 약하므로 땀이 나게 하려면 뜨거운 흰 죽을 같이 먹어 주어야 합니다. 뜨거운 묽은 죽을 마시는 의미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곡기를 빌어 땀의 근원을 보충하는 것으로, 태양중풍증에 자한출이 있어 진액이 모자라므로 거기에다 발한을 시키려면 진액을 보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영음이 부족하고, 진액이 모자라면 진액을 보충해야 합니다. 식은 죽을 마시면 안 되느냐고 모두들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음을 넣어 차가운 죽을 마시면 가슴까지 서늘해지는데 땀이 나오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뜨거운 죽을 마시는 또 하나의 의미는 바로 뜨거운 죽의 열에너지로 위양胃陽을 고무鼓舞하는 것입니다. 뜨거운 죽을 마시면 뱃속이 두루 뜨뜻하고 훈훈해집니다. 그것은 위기衛氣가 중초中焦에서 나오고 태양의 양기가 중초에서 보충되기 때문입니다. 위양胃陽을 북돋우고 나서 한걸음 더 나가 위양衛陽을 떨치게 하는 겁니다! 한자에는 음이 같은 글자가 너무 많아 주의해야 합니다. 앞의 위는 밥통이란 위, 뒤의 위는 영위라고 할 때의 위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판서板書하지 않을 때 우스운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