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첫 머리에 나는 일찍이 여러 번 양진녕杨振宁교수를 언급하였다. 비록 양 교수께서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들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그를 위대한 물리학자이면서 지자智者로서 존경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십여 년 전 사형師兄이신 류방刘方이 내게 양 교수가 쓰신 《독서교학사십년 读书数学四十年》이란 책 한 권을 보내 주신 적이 있었다. 어제 우연히 그 책을 떠들어 보다가 글자들에 빽빽이 동그라미가 쳐져 있고 책장의 빈 곳에 책을 읽은 감상과 느낀 점을 적어 놓은 곳을 보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이 흘러 오랫동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때의 심정은 무척 복잡하여 지금 여러분들에게 모두 분명하게 전해 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전해 드릴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