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우리 회궐蚘厥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봅시다.
회궐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회궐자, 기인당토회. 금병자정, 이복시번자, 차위장한. 회상입기격, 고번, 수유부지, 득식이구, 우번자, 회문식취출. 기인상자토회. 회궐자, 오매환주지, 우주구리. 蚘厥者,其人當吐蚘。今病者靜,而復時煩者,此爲臟寒。蚘上入其膈,故煩,須臾復止,得食而嘔,又煩者,蚘聞食臭出。其人常自吐蚘。蚘厥者,烏梅丸主之。又主久利。” 라 했습니다. “회궐자, 기인당토회. 蚘厥者,其人當吐蚘。” 는 우리가 회궐을 진단할 때 첫 번째 지표指標가 “토회사吐蛔史”-회충을 토한 경험-라는 말입니다. 회충이 기생하고 있어야 하는데 기생하는 회충이 없으면 회궐로 진단을 내리기에 부족하므로 이 것이 첫 번째 진단지표診斷指標가 됩입다. 그리고 또 회충을 토해 낸 병력이 있다는 것은 그의 몸 속에 상열하한上熱下寒이라는 내환경内環境의 이상변화가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두 번째 지표는 “시번시지時煩時止”인데, “장궐증臟厥證”은 바로 “조무잠안시躁無暫安時”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지속적으로 사지를 버둥거리며 가만있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회궐은 어떤가요? 이도 번조煩躁하긴 하지만 그 번조의 특점이 무엇이었죠? “금병자정, 이복시번今病者靜,而復時煩”은 환자가 지금은 안정한 상태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번조해 진다는 것입니다. 어떤 때 가만 있고, 어떤 때 번조한가요? 중경은 “득식이구, 우번得食而嘔,又煩”이라 했는데 그는 이 정황을 어떻게 해석했나요? 우리 원문을 다시 한번 읽어 봅시다. “금병자정, 이복시번자, 차위장한今病者静,而復時煩者,此爲臟寒”이라 했습니다. 왜 번煩한다 했죠? 그는 내장内臟이 한寒하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회상입기격 蚘上入其膈” 회충은 따뜻한 것을 좋아하고 찬 것은 싫어하여 아래가 차가우면 회충이 위로 기어올라 꿈틀거리므로 “고번故煩”합니다. “수유부지須臾復止”는 조금 지나면 갑갑하지 않게 된다는 말입니다. “득식이구, 우번자, 회문식취출. 기인상토회. 회궐자, 오매환주지, 우주구리得食而嘔,又煩者,蚘聞食臭出。其人常自吐蚘。蚘厥者,烏梅丸主之,又主久利。”그래서 우리는 두 번째 주증이 당연히 “시번시지, 득식이번, 時煩時止,得食而煩,須臾復止”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그 두 번째 진단지표診斷指標입니다. 이 두 가지 특징으로 회궐이란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미 회궐이라고 진단을 내렸다면 수족궐냉手足厥冷이 있겠죠? 그래서 세 번째 진단지표는 수족궐냉인데 왜 궐이란 이름을 붙였을까요? 당연히 수족궐냉手足厥冷이 있어야 합니다. “시번시지, 득식이번, 수유부지. 時煩時止,得食而煩,須臾復止”란 임상증상을 장중경은 어떻게 해석했죠? 장중경은 사람이 밥을 먹으면 회충이 음식의 향긋한 냄새를 맡는다고 했습니다. 이 “취臭”는 여기에서 “향긋한 냄새”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취臭”자는 자自와 견犬으로 이루어진 글자인데 견犬은 개를 말하잖아요? 자自는 코이므로 취는 개코라는 말입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이 “취臭”자를 어떻게 주를 달았을까요?뒤의 개는 “전견지소지前犬之所至-앞의 개가 간 곳-를 따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앞의 개가 어떤 곳으로 갔는지 뒤의 개가 볼 수는 없어도 찾아낼 수 있는데 무엇에 의지해서 찾을 수 있는것일까요? 냄새입니다. 냄새를 맡고 앞의 개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취臭”자字의 본 뜻은 바로 이런 뜻으로 취臭는 냄새라는 뜻이 있어서 냄새가 짙으면 고대에서는 모두 취臭라고 하여 향기가 짙어도 취라고 했고, 고약한 냄새도 취라고 했습니다. 내가 전에 고서古書의 “기취여란其臭如蘭”을 예로 들었는데 그 냄새가 난초처럼 향긋하다는 말입니다. 보세요. 고대에는 취臭에 향기의 뜻이 있었습니다.
고대에 신생申生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많은 나쁜 일들을 했기 때문에 그가 죽은 뒤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묻어버렸습니다. 나중에 신생의 친척들이 돌아와서 신생을 옮겨 묻으러 시신을 파내어서 다시 성대하게 다시 의식을 치렀는데 “취철우외臭徹于外” 냄새가 시체를 놓아 둔 방 밖까지 풍겨나왔다고 합니다. 이 때의 “취臭”는 고약한 냄새로 보아야 합니다. -신생申生은 진 헌공晋獻公의 아들로 진 헌공이 그 아버지인 진 무공晋武公의 첩인 제강齊姜과 사통하여 낳음. 출생의 정통성 부족으로 숱한 공로가 있었음에도 자살하게 되었는데, 당시 사람들이 세력구도상 시신이 모욕당할까 두려워 몰래 묻을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이오夷吾-진 혜공晋惠公-가 왕이 되어 이장하였다고 한다. 역자 주
이렇게 취臭는 고대에 상반된 두 가지 뜻으로 쓰였습니다. 이는 상한론 중에서 쓰인 그 “파颇”자가 어떤 때는 “ 은很、심甚”으로 해석되어 많다는 뜻으로 쓰이고, 어떤 때는 “초미稍微,초초稍稍”로 해석되어 적다는 뜻으로 쓰여 한 글자가 두 가지 의미로 쓰이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도 20여년 전 쯤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 상한론 속에서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뜻으로 쓰고 있는 현상에 대해 몇 편의 글을 썼습니다. 그 뒤 한 학술지에 발표했는데 그 몇 편의 글 마지막에 한 글자가 반대되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이는 현상은 현대 중국어에서 기본적으로 없어졌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말이 그다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약간 후회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대 중국어에서도 한 글자로 두 가지 뜻을 나타내는 현상이 아직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한 때 러시아에서 유학온 학생이 있었는데 나에게 중국어를 배우면서 한의학도 배우고 있어 늘 같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 사람과 함께 큰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앞에 가던 한 쌍의 젊은 남녀 중 여자가 남자의 엉덩이를 툭툭 때리면서 "해사적該死的-죽일 놈, 미워”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유학생이 “선생님, 해사적이라는데요. 저 둘 사이가 저렇게 정다워 보이는데 왜 죽일 놈이라고 욕하죠?" " 죽일 놈이란 저런 상황에서는 너무 좋아한다는 뜻이 있다네." "그게 어떻게 귀엽다는 말과 연결될 수 있죠?" “ 특수한 상황 아래서는 이 ‘해사적該死的’이 바로 ‘친애적親愛的’의 뜻을 나타낸다네." "선생님, 그러면 저도 선생님을 해사적이라 할 수 있나요?" "절대 안 돼."
뒤에 그를 데리고 경극 《백사전白蛇傳》을 보러 갔는데 이 극중에 허선許仙이 법해화상法海和尚에게 갇혀 많은 교육을 받고 있는 때가 있었습니다. 백랑자白娘子가 오랜 동안 허선을 볼 수 없어 너무 생각하고 걱정하다가 나중에 허선을 보게 되자 “원가冤家-원수야”라는 한 마디를 외치는데 이 때 이 유학생은 이 원가라는 말을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고 곧 원가를 글로 쓰더니 나에게 보여주며 "이 말은 원수라는 말이잖아요? 둘은 애인사이가 아닌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 원가라는 말은 여기에서 사랑한다는 의미라네."" 선생님. 그러면 제가 선생님을 원가라 해도 되나요?""안 돼네." " 아아. 중국어는 정말 배우기 힘드네요.” 이렇게 현대 중국어에도 한 단어로 두 가지 뜻을 나타내는 현상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한번은 내가 그와 함께 축구를 보러 갔는데 본래 들어갔어야 할 공을 못 차 넣었는데도 관중들이 잘~했다고 하자 그가"선생님, 골이 안 들어갔는데 왜 잘 했다고 하죠?" "이 때 잘했다는 것은 나쁜 뜻으로 말한걸세." 그는 그래도 이해하지 못하고 중국어는 너무 배우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현대 중국어에서 한 단어로 두 가지 반대되는 의미를 표현하는 현상이 특수한 상황에서 아직 존재하는데 이것은 중국 전통언어의 특색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장중경은 밥을 먹을때 왜 사람들이 답답해진다고 했나요? 그것은 회충이 음식 냄새를 맡고 꿈틀거리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기생충병학 서적을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회충은 후각嗅覺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회충은 직접 우리들이 먹은 밥을 먹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나는 회충이 빨판으로 소장의 점막으로부터 소장 내막小膓内膜의 영양을 섭취할 뿐으로 결코 직접 사람이 먹는 밥을 먹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장중경이 이렇게 해석한 것 뿐으로 우리는 지금 그것을 말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우리가 회충이 꿈틀거리고, 그 사람이 “득식이번得食而煩,수유부지須臾復止”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나는 이것을 그 사람이 “상열하한上熱下寒”이 된 뒤 위장윤동胃膓蠕動 기능이 이상해 진 때문에 나타난다고 봅니다.
우리 정상인들은 식탁 옆에 앉아 푸짐하게 차려진 채소를 보면 침이 나오고 위장이 꿈틀대기 시작하며 소화액이 분비되는데 이것은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므로 아무도 이것을 신경쓰지 않습니다.
나는 식당에서 요리를 시키지 못하는데 내가 요리의 이름을 생각하기만 하면 침이 나와 자칫하면 입 밖으로 흐르는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나는 바로 나의 소화액이 분비되고 위장이 꿈틀거린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심지어는 위장이 꿈틀거리는 소리도 은은히 들을 수 있습니다. “아아, 곧 밥을 먹겠구나.”꼬르륵 꼬르륵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열하한上熱下寒”환자는 음식을 보고 조건반사가 일어난 뒤 우리 정상인과 다르게 위장胃膓의 윤동蠕動이 흐트러지거나 너무 격렬하여 견디기 힘들어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득식이번, 수유부지得食而煩,須臾復止”가 외감병外感病 뒤에 나타나는 위장胃膓기능이 흐트러진 증상이며, 환자가 음식물을 본 뒤 일어나는 조건반사라고 봅니다.
회궐증은 사실 줄곧 하나의 수수께끼입니다.
한 번은 전국 중경학설연구회仲景學說研究會가 열렸는데, 거기에서 강이손江爾遜이라는 사천四川의 연세든 한의사가 전문적으로 회궐에 대해 연구한 한 편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한 해 5-6세의 어린 환자를 치료하였는데 홍역에 폐렴이 겹친 고열로 입원하고 있었습니다. 입원후 열은 내렸지만 갑갑해서 나대는 증상이 반복되었는게 양의사가 이것이 고열후유증이 뇌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서 진정제를 주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병원의 한의사는 고열 뒤 음액陰液을 손상하여 된 간신肝腎의 음이 허해져 된 음허동풍陰虛動風으로 보고 익음益陰、잠양潜陽、진경鎭驚하는 약을 주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보호자가 보니 열은 내리고, 밥도 먹을 수 있어 입원해 있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고 여겼고, 또 반복되는 번조煩躁도 치료되는 것 같지 않아 퇴원시켜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이 강 선생님은 아이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어서 환자 어머니에게서 ‘퇴원했으니 할아버지께서 좀 진료해 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강선생님이 환자의 집에 가보니 단층 사합원四合院이었는데, 그 아이는 마당에서 노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아이 어머니가 " 얘, 이리 와. 강할아버지께서 보여드려." 이 아이가 때로는 말을 잘 안들었기 때문에 그 엄마는 아이를 어르려고 도편고桃片餻 하나를 꺼내야 했습니다. 아이는 먹을 것을 보자마자 다가와서 그 도편고를 얼른 잡아챘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막 도편고를 쥐자말자 번조煩躁해 하면서 가슴을 치다가 배를 치다가 하면서 땅 위에 뒹굴어 도편고도 땅에 떨어뜨렸습니다.
잠깐 지나자 다시 |기어 일어나더니 도편고를 주워 먹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대여섯살의 남자아이잖아요? 엄마가 ‘더러우니 다시 바꿔 줄께 .’ 하면서 새 것을 주니 그 때는 먹을 수 있으면서 번조煩躁해 하지도 않았습니다.
강 선생江先生은 이 상태를 보자마자 “득식이번得食而煩,수유부지須臾復止니 이것이 회궐蛔厥이 아닐까?”생각하셨습니다. 이게 회궐이 아닐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는 이런 환자를 본 적은 없지만 상한론의 원문에는 매우 익숙하여 “득식이번得食而煩,수유부지須臾復止"한 증상을 보고 회궐蛔厥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매환을 처방했습니다. 당연히 오매탕烏梅湯으로 처방한 것이죠. 거기다 약간의 회충을 몰아내는 약을 가미했습니다. 이튿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회충을 쏟았는데 죽은 것도 있고 살아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다시는 속이 시끄러운 증상이 생기지 않아 강선생은 아! 원래 이것이 회궐이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마음 속으로 매우 기뻐했습니다.
이 뒤의 말은 내가 하는 말입니다. 도편고桃片糕를 보자마자 침이 고이고, 위장이 꿈틀거린 것으로 이 아이는 이런 위장의 이상을 견디지 못해 속이 답답해졌으며 잠깐 뒤 이런 특수한 꿈틀거림이 풀린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경이 본 회궐환자와 같은 상황입니다. 조금 뒤 도편고를 다시 받아서는 먹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몇 년이 지나 강 선생은 한 병원에 회진을 요청받고 12-3세 쯤 되는 아이를 진찰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도 홍역에 폐렴이 겹친 환자로 열이 내린 뒤 속이 갑갑한 증상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갑갑할 때 마다 손을 깨무는 특징을 보였는데 깨물면 화농하고, 감염되므로 손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고, 갑갑해서 손을 깨물려고 할 때 마다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 있었습니다. 12-3세의 남자아이라 조심하지 않으면 때로는 엄마 손을 깨물 때도 있어서 엄마 손은 상처가 여러 군데 나 있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양약, 한약을 써 봤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강선생이 회진하면서 “이 아이가 언제쯤 답답해하나요?”하고 물었더니 아이 엄마가 “밥을 먹을 때가 되면 그래요.”라고 했습니다. 강선생이 이 상황을 보니 바로 “득식이번, 수유부지, 차회궐야得食而煩,須臾復止,此蛔厥也”였기에 “오매탕烏梅湯”을 적당하게 가감하여 처방했습니다. 이튿날과 그 다음날 이틀을 잇달아 죽은 것 산 것 할 것 없이 셀 수없는 회충을 쏟고 나서 그 뒤 부터는 답답해 못견디는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강선생은 그 학회에서 장중경이 만약 이런 환자를 직접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렇게 똑 같이 정확하고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겠느냐고 깊은 감회를 담아 말했습니다.
어떤 후세 의가들은 회충병이라면 반드시 복통腹痛이 있었을 거라고 보고 복통증상을 보충해 넣기도 했지만 나는 여기에서 보충해 넣지 않았습니다. 어떤 환자는 회충이 있더라도 꼭 복통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 그래서 상한론 원문에서도 말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회궐증蛔厥證”을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은 하나가 회충을 토한 적이 있는가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답답하다가 그쳤다가 하는 것인데 먹을 때 답답하다가 금방 그치는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 특징을 보고 우리는 “회궐蛔厥”이라고 진단하는데 이렇게 속이 답답할 때는 손발이 싸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임상에서 어떤 사람은 꼭 “회궐蛔厥”이 아니더라도 열병熱病 끝에 위장기능이 이상해져서 생겨 밥만 보아도 속이 느글느글한 사람이 있는데 이때 우리가 “오매환乌梅丸”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요?
나는 여러 날 높은 열에 시달린 뒤 열이 내리게 된 한 환자가 밥을 보자 한 동안 메슥거려 못견뎌하다가 조금 지나자 밥을 먹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은 우리가 같이 밥을 먹을 때 막 젓가락을 드는데 여기를 잡고 힘들어 하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이 증상이 생긴지 좀 되었어요. 내가 감기를 심하게 앓고 난 뒤, 열이 펄펄 끓은 뒤로 밥을 보기만 하면 이렇게 힘드네요."라고 하더군요. 그가 어른이라 뒹굴거나 자기 손을 깨물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음, 내 말은 도시의 이런 어른들은 회충이 있지는 않을 텐데 이렇게 회충이 기생하지 않는 경우에도 다만 “득식이번, 수유부지得食而煩,須臾復止”하는 증상만 있어도 상열하한上熱下寒으로 보고 치료해도 된다는 말입니다. 내가 뒤에 바로 오매탕烏梅湯을 처방하였는데, 사흘을 먹고 나서 그 뒤로 이런 조잡嘈雜느낌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매탕烏梅湯으로 “득식이번, 수유부지.得食而煩,須臾復止”하는 증후를 치료하는데 회충이 있으면 “회궐蛔厥”로 보고, 회충이 없으면 “상열하한上熱下寒”으로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매환烏梅丸”은 “자음사열, 온양통강,안회지통滋陰瀉熱,温陽通降,安蛔止痛”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약물구성은 “오매300개烏梅300枚,세신 여섯 냥細辛6兩,건강 열 냥乾薑10兩,황련 열 엿냥黄連16兩,부자 여섯 냥附子6兩”, 여기에서 건강과 부자를 같이 썼지만 부자는 포부자炮附子를 씁니다.
우리는 앞에서 상한론에서 건강과 부자를 같이 쓴 처방은 대개 “회양구역回陽救逆”하는 것으로 이 때는 생부자生附子를 쓰지만 한 처방 만은 예외라고 했었습니다. 그게 오매환으로 건강과 부자를 같이 쓰긴 하는데,“회양구역回陽救逆”이 아니라 “온리산한温裏散寒”하려고 하기 때문에 부자를 포炮해서 쓰는 것입니다. “당귀 넉 냥當歸4兩”, 앞의 다섯 경병經病에는 모두 당귀를 쓰지 않았지만 궐음병을 치료하는 “오매환烏梅丸”에서는 중경이 당귀를 쓰고 있는데 그것은 간주장혈肝主藏血하기 때문에 간혈肝血을 기르려고 당귀를 쓴 것입니다. “황백 여섯 냥黄柏6兩,계지 여섯 냥桂枝6兩,인삼 여섯 냥人蔘6兩,촉초蜀椒(넉 냥4兩)”,촉초蜀椒는 천초川椒로 화초花椒라고도 합니다. “상십미, 리도사上十味,異搗篩” 이 열 가지 약물을 따로 잘 빻아 체로 거릅니다. “합치지, 이고주지오매일숙合治之,以苦酒漬烏梅一宿”,고주苦酒가 뭐랬죠? 쌀식초입니다. 명사해석문제에서 고주苦酒가 뭐냐고 물으면 “초醋” 한 글자만 쓰면 됩니다. 오매를 초에 담궈 하룻밤을 묵힙니다. 오매가 원래 신데 이것을 다시 초에 담궈 놓으면 더욱 시어 집니다. “거핵, 증지오두미하去核,蒸之五斗米下”, 그래서 “오매환烏梅丸”은 쌀도 들어갑니다. “반숙도성니飯熟搗成泥”, 밥과 환약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섞습니다. “화약령상득, 납구중, 여밀저이천하, 환여오동자대.和藥令相得,内臼中,與蜜杵二千下,丸如梧桐子大。”은 그래서 약과 잘 섞은 다음 절구에 꿀과 함께넣고 이천 번 쯤 찧은 뒤 오동나무 열매 크기로 환을 빚으라는 말입니다. “선식음복십환, 일삼복, 초가지이십환先食飲服十丸,日三服,稍加至二十丸.” 이라 했습니다. “선식음先食飲”은 ‘음식 먹기 전에’라는 말입니다. 이를 먼저 음식을 먹은 뒤 약을 먹으라는 말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복십환, 일삼복, 초가지이십환. 服十丸,日三服,稍加至二十丸。”에서 “초稍”가 무슨 뜻일까요?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출물유점야出物有漸也”라고 했습니다. 이 “초稍”자는 어린 싹이 흙을 뚫고 천천히 솟아 나오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설문해자에서 “초, 출물유점야稍,出物有漸也”라고 한 것입니다. “초가지이십환稍加至二十丸”은 천천히 차츰 스무 알까지 늘려가란 말입니다. 처음에 열 알을 먹었으면 두 번째는 열 두알, 세 번째는 열 네알 정도로 차츰 늘려가는 것을 “초稍”라 한 것입니다. “금생냉, 활물, 취식.禁生冷、滑物、臭食”, “생냉生冷”은 위양胃陽을 해치며, 비양脾陽을 다치게 합니다. 원래 이 환자가 상열하한上熱下寒하여 아래에 비한脾寒이 있으므로 “금생냉禁生冷”하는 것입니다. “활물滑物”은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입니다. 본디 위장胃肠이 나빠 “상열하한, 회충상요上熱下寒,蛔虫上擾”하므로 밥만 보면 위장의 윤동蠕動이 매우 어려워지면서 “번煩”이 나타나는 것인데 이런 상태에서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을 먹게 되면 위장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삼가야 합니다. “취식臭食”,이 때는 냄새와 맛이 짙은 음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계지탕 방후桂枝湯方後의 그 “취악臭惡”이 냄새와 맛이 좋지않은 음식을 의미했던 것과는 다릅니다. 여기서는지지고, 튀기고, 삶고, 구운 음식과 냄새와 맛이 진한 기름진 음식을 가리킵니다.
왜 이런 음식을 못먹게 했을까요? 왜냐하면 중경은 회충이 음식냄새를 맡으면 꿈틀거리기 때문에 사람이 속이 불편해진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경은 냄새와 맛이 좋은 음식을 먹어서 회충을 끌어내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그 당시의 상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이미 위장의 기능이 나빠져 있을 때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위장의 부담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요즘도 시골에서 회충이 있는 아이에게 구충제를 먹일 때 약 먹이기 며칠 전부터 기름진 음식을 먹이지 않는데 이것은 상한론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오매환烏梅丸”처방은 “회궐蛔厥”을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또 제강증提綱證중에서 말하는 그 “상열하한, 회충중조上熱下寒,蛔蟲中阻”증후를 치료할 수 있고 또 “구리久利”도 치료할 수 있는데,왜 이 처방에는 이렇게 많은 효능이 있을까요? 우리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이야기하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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