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궐음병편厥陰病篇”의 내용을 말하겠습니다. 궐음병의 병변부위는 당연히 간肝과 심포心包와 관계되는 곳인데, 족궐음간足厥陰肝,수궐음심포手厥陰心包이기 때문입니다. 또 간경肝經과도 관계가 됩니다. 다만 조개미趙開美가 번각翻刻한 송판상한론宋版《傷寒論》에서는 “변궐음병맥증치辨厥陰病脉證并治”라는 제목 아래 “궐리구얼부厥利嘔噦(yǔe)附”란 한 마디 말이 붙어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그것은 궐음병편에 일부 내용 곧 잡병인 “궐증, 하리증, 구토증, 얼역증厥證, 下利證, 嘔吐證, 哕(yǔe)逆證” 등에 관한 일부분 내용이 덧붙여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궐음병편이 56조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상한론을 읽을 때 보면 직접 궐음병이란 세 글자를 말한 것도 역시 이 네 조문 뿐입니다. 나머지의 증후들은 혹한, 혹열, 혹허, 혹실, 혹한열착잡, 허실겸현或寒、或熱,或虚,或實,或寒熱錯雜,虚實兼見하여 궐음병과는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그것은 왕숙화王叔和든지 아니면 후세 사람이든지 상한론을 정리하면서 “궐리구얼厥利嘔噦(yǔe)이란 다른 한 편의 내용을 궐음병편에 붙여버렸기 때문에 궐음병편의 내용을 복잡하게 섞여 헝크러진 것으로 보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륙연뢰陸淵雷는 궐음병편이 복잡하게 얽혀 “천고의안千古疑案”이라고 까지 말했는데 이는 궐음병편의 문제가 너무 많아 “천고의안, 무가연구千古疑案,無可研究”로 연구해낼 도리가 없다는 말입니다. 궐음병편은 선천부족先天不足을 말해야 합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그 병변부위로 간肝과 심포心包 간경肝經을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뒤에 붙여놓은 “궐리구얼厥利嘔噦(yǔe)”과 같은 증후는 궐음간, 궐음심포와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궐음병의 형성원인으로는 외사外邪가 곧바로 궐음경장厥陰經臟에 침입한 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로는 사邪가 다른 경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어느 경의 사기가 궐음으로 전해질까요? 태양太陽의 사가 궐음으로 옮을 수 있으며, 소음少陰의 사邪도 궐음으로 옮을 수 있읍니다.
궐음의 생리生理는 우리가 간단하게나마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궐음간경厥陰肝經은 종족주복도흉從足走腹到胸-발에서 배를 거쳐 가슴에 다다름-한 뒤 “상전정화독맥상교上巔頂和督脉相交”-머리 꼭지로 올라가 독맥과 서로 만남-하는데 또 간경肝經은 락담속간絡膽屬肝하여 간과 담의 표리관계를 이어줍니다. 궐음간장厥陰肝臟은, “장혈, 주소설, 상기화藏血,主疏泄,寄相火”-피를 갈무리고, 흩어 내보내는 것을 맡아보며, 상화를 품음-한다는 이 세 가지 요점만 알면 됩니다. 심포心包도 “내장상화内藏相火”합니다.
다음에는 궐음병의 증후분류와 치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첫 번째 정황은 “사유소음전래邪由少陰傳來”-사기가 소음을 거쳐 옮아 옴-입니다. 우리 생각을 가다듬어 봅시다. 소음병이 궐음병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은 심신진양心腎眞陽이 쇠미衰微해진 기초 위에 더 나아가 “궐음간厥陰肝과 심포心包의 상화相火가 쇠갈衰竭한 것이 더해진 것입니다. 이것이 오장육부의 진양眞陽이 다 소모되어 말라버린 것과 다를까요? 이런 증후를 궐음병편에서 무엇이라 하나요? 이를 “장궐臟厥”이라 부릅니다. 이른바 장궐이란 내장内臟 곧 오장육부五臟六腑인 내장内臟의 진양상화眞陽相火가 모두 쇠갈衰竭하여 궐냉厥冷하게 된 증후입니다. 손발만 차가운 것이 아니라 온 몸의 살갖조차 싸늘해집니다. 이런 증후에서 그 예후가 좋을까요? 예후가 안 좋죠. 사람의 생기가 다 말라들려고 합니다. 심신心腎의 진양眞陽이 허쇠해지고, 궐음간과 심포의 상화相火가 쇠갈衰竭하면 생기生機가 꺼지게 됩니다. 이것이 첫 번째 정황입니다.
두 번째 정황은 “외한상궐음지경外寒傷厥陰之經”-바깥의 한사가 궐음경을 다치게 함-입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경經이라 하는 것은 경맥經脉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피부의 얕은 겉부분까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혈허血虚한 정황에서 벌어지므로 우리는 이것을 “혈허경한血虚經寒”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왜 궐음병편에서 말했을까요? 이럴 때 혈허血虚한 증상이 있기 때문인데 간肝이 장혈藏血하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를 “혈허경한증血虚經寒證”이라 부를 수 있는데 그 임상 증상은 “수족궐한, 맥세욕절手足厥寒,脉細欲絕”입니다. 만약 “수족궐한, 맥미욕절手足厥寒,脉微欲絕”하다면 그것은 “소음병少陰病”으로 소음少陰의 진양眞陽이 쇠미衰微하여 사말四末이 차가와진 것입니다. 지금의 이 수족궐한手足厥寒은 손발이 차다는 말이며,“맥세욕절脉細欲絕”에서 세細는 것은 소小한 것으로 혈허血虚를 나타내므로 그것은 간혈肝血이 부족하여 사지에 제대로 영양을 보내지 못한 것입니다. 여기에 다시 한사寒邪의 침습侵袭을 받은 것인데 무엇으로 치료할까요? 당귀사역탕當歸四逆湯입니다. 만약 “외한상궐음지장外寒傷厥陰之臟”-외한이 궐음장을 다치게 함-일 경우라면 이때는 “건구乾嘔,토연말吐涎沫,두통頭疼”이 나타납니다. 이 두통은 당연히 “간한순경상요전정肝寒循經上擾巔頂”-간의 한사가 경을 따라 올라가 전정을 어지럽힘-한 것으로 경맥經脉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치료할때 무슨 처방을 쓸까요? 오수유탕吴茱萸湯으로 간위肝胃를 따뜻하게 하여 탁음濁陰이 내려가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하나의 문제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여러번 “노파상한소파로, 상한전사하허인老怕傷寒少怕癆,傷寒專死下虚人”,“소음직중, 병정침중少陰直中,病情沉重”이라고 했습니다. 이야기했죠? 그러나 현재는 궐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궐음으로 전경傳經해 오는 사기는 소음으로 부터 전해지므로 이 궐음병은 예후가 나쁘겠구나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외사가 직접 궐음경을 침범했을 때는 문제가 별로 없이 손발이 차고 맥이 가늘 뿐입니다. 외부의 한기가 곧 바로 궐음장厥陰臟을 침입했을 때도 증상이 건구乾嘔,토연말吐涎沫,두통頭疼이라 오수유탕을 쓰면 되지 않는가요? 그래서 궐음직중厥陰直中은 병이 심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심신진양心腎眞陽이 쇠약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외한이 직접 궐음장厥陰臟을 침범했을 때는 인체의 생기가 아직 꺼지지 않았는데 다만 한사寒邪가 궐음厥陰의 상화相火를 막아서 간한肝寒한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뭉뚱그려 삼음직중三阴直中은 병정이 모두 침중沉重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침중하다는 것은 소음병일 때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이처럼 곧이 곧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나만 이처럼 궐음직중厥阴直中은 병이 심하지 않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누구도 이렇게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실제 임상에서 우리는 병정이 심하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일 “경장양한經臟兩寒”-경經과 장臟이 둘 다 한寒함-하다면 어떨까요? 이미 혈허경한血虚經寒한데 또 궐음장한厥陰臟寒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이미 상한론을 다 배워가지 않습니까? “합방치의난合方治疑難”이라고 했지 않았던가요? 경한經寒에는 당귀사역탕當歸四逆湯 을 쓰고 장한臟寒에는 오수유탕吴茱萸湯을 쓰니 아예 두 처방을 합쳐 쓰면 됩니다. 그것이 바로 당귀사역탕가오수유생강탕當歸四逆湯加吳茱萸生薑湯입니다. 이상 두 가지 증후는 모두 궐음의 한증寒證입지다. 소음에서 옮아 온 한증은 예후가 불량하지만 궐음경장厥陰經臟이 직접 한사寒邪에 침범된 한증寒證은 치료하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정황은 “한사울알궐음상화寒邪鬱遏厥陰相火”-한사가 궐음상화를 가로막아 쌓이게 함-입니다. 이런 “한성상양寒盛傷陽”의 증후는 “태음병太陰病”에서도 있고, “소음병少陰病”에서도 있습니다. 소음병의 “맥음양구긴, 인통토리脉陰陽俱緊,咽痛吐利”를 보세요. 이게 바로 “한성상양寒盛傷陽”입니다. “궐음厥陰”에도 이런 증후가 있는데, 한사寒邪가 궐음의 상화를 가로막아 쌓이게 했는데 상화가 쌓이다 못해 터져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양기가 회복됩니다. 상화가 터쳐나옴으로써 양기가 다시 돌아오고 이 것이 병증의 전환점을 만듭니다. 어떤 정황들이 나타날까요?
첫 번째는 “양복음퇴, 자유陽復陰退,自愈”-양이 돌아오면서 음이 물러나 저절로 나음-입니다. 전에 궐음병에 자유증自愈證이 있다는 것을 강의할 때 어떤 학생이 “그러면 우리가 외감병을 치료할 필요가 없잖아요? 태양에서 양명으로 옮겨가고, 양명에서 소양으로, 소양에서 태음으로, 태음에서 소음으로 옮겨가 마지막에는 궐음으로 옮겨가서 양기가 돌아오면 저절로 낫겠네요.”라고 물었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 불가능할까요? 여기에서 말하는 자유증自愈證은 소음에서 궐음으로 옮아온 궐음병이 아니라, 외한外寒이 궐음상화厥陰相火를 막아 쌓이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체의 심신음양心腎陰陽이 쇠약해지지 않았고 궐음상화도 약해지지 않았는데 한사寒邪에 가로막혀 쌓여 나타난 증상일 뿐입니다. 인체의 정기는 사기에 저항하므로 양기가 회복되어 상화가 터쳐나오면 양기가 다시 돌아와 사기를 밖으로 몰아내게 되면서 스스로 낫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막혀 쌓인 궐음의 상화를 “뢰화雷火”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류도주劉渡舟 선생님께서 상한론을 강의하셨는데, 강의가 많이 진행되어 궐음을 강의하실 때였습니다. 그가 말씀하시기를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여 온통 음기陰气가 가득한데 검은 구름 속에서 번갯불이 쌓이다가 그 뒤 벼락이 내리치면서 상화가 터쳐나오면 양기가 다시 돌아오면서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사라지고 하늘이 맑아지듯이 병이 저절로 낫는다.”고 하셨습니다. 그 분은 이런 자연현상으로 온통 음증인데 어떻게 양기가 다시 돌아올 수가 있는지를 비유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아직 진양이 쇠약해지지 않은 기초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정황이 나타나는 것으로 이는 인체의 생리활동 인데 혹은 기능활동에서 늘 나타나는 관성의 하나인 것입니다.
두 번째 정황은 “양복태과陽復太過”-양이 지나치게 떨쳐나옴-입니다. 이것은 양기가 다시 돌아와 이미 정상적인 수준을 회복했는데도 내친 김에 계속해서 밀고 올라가 양이 너무 지나치게 회복된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양이 지나치게 회복되면 “양유여편시화陽有餘便是火”-남는 양이 화로 바뀜-가 됩니다!그 결과 열증熱證이 되는데 양열陽熱이 치밀어 올라 양락陽絡을 다치게 됩니다. 이때 “한출汗出, 후비喉痹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열이 진액을 밖으로 내몰아 땀이 나고, 양열陽熱이 인후咽喉를 막아서 인후가 아파짐으로써 삼키고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집니다. 비痺는 곧 아프면서 시원하게 뚫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양열이 아래로 내려가 음락陰絡을 상하면 변농혈便膿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해는 양락陽絡과 음락陰絡은 상한론을 주석하는 사람들의 습관적인 말투인데 상부의 경락을 양락陽絡이라하고, 하부의 경락을 음락陰絡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양열이 양락을 손상하면 한출汗出、후비喉痹가 생길 수 있지만 변농혈便膿血은 나타날 수 없습니다. 만일 변농혈이 있다면 그것은 양열이 아래로 몰린 것이므로 한출과 후비는 나타나지 않는데 상한론의 원문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또한 “양열범일기부陽熱泛溢肌膚”-양열이 기부로 넘쳐흐름-하기도 하는데 이 때는 “발옹농髮癰膿”이 나타납니다. 온 몸 여러 곳에서 피부감염성皮膚感染性의 화농성化膿性 병소가 생겨 머리에는 종기가 생기고, 발에는 고름이 흐르게 됩니다. 이는 양복태과陽復太過로 양열이 기부肌膚로 훌러넘쳐 일어난 증상입니다. 양복태과일 때는 또 “발열부지發熱不止”하면서 “열불파熱不罷”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한증에서 양열증으로 바뀌는 것일까요? 이는 바로 한이 너무 심해서 끝까지 가서 그런 것으로 물극필반物極必反하는 이치인데 이는 끝까지 올라가서 쇠퇴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기의 울체가 극에 다다르면 양기가 폭발하여 양기가 회복하려 한다는 의미인데 바로 이렇게 음에서 양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세 번째 정황은 양기시진시퇴陽氣時進時退-양기가 불어났다 줄어들었다 함- 입니다. 인체의 양기회복기능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힘이 부족하면 며칠은 양기가 회복되는 경향이 우세하다가 며칠은 양기가 쇠퇴하여 음한사기陰寒邪气가 우세하게 됩니다. 이때 “궐열승복厥熱勝復”이 나타납니다. 며칠은 수족이 궐냉하고 하리下利하는 음한증陰寒證이었다가 또 며칠은 열이 나면서 손발도 차갑지 않으며 하리도 멎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며칠동안 하리궐냉下利厥冷하며 다시 며칠 동안 지속적으로 열이 나는 것을 “궐열승복厥熱勝復證”이라 합니다.
네 번째 정황은 “국부양복태과局部陽復太過”입니다. 이때는 양기의 회복이 온 몸에 같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부에 그치는데 그것은 열증熱證이 나타나면서도 음한阴寒이 다 물러나지는 않은 것입니다. 아랫쪽의 음한이 깨끗이 없어지지 않은 상태가 됩니다. 한 사람의 몸에 “한열착잡, 상열하한寒熱錯雜,上熱下寒”이 같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히고, 변화가 어지러운 증후는 모두 궐음상화가 음한이 막혀 쌓였다가 상화가 터쳐나옴으로써 양기가 다시 돌아오게 되면서 생긴 증상입니다. 여러분이 보듯이 궐음병은 확실히 복잡하게 얽히고, 변화가 어지러우며, 죽거나 살거나, 열하거나 한하거나, 혹은 한열이 얽히거나, 혹은 궐열厥熱이 왔다갔다 합니다. 그래서 륙연뢰陸淵雷가 “궐음병편경시천고의안厥陰病篇竟是千古疑案。”이라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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