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류형은 정신신경계통의 질병입니다. 예전에는 외래에서 늘 나이드신 부인네가 온 몸이 쑤신다고 찾아 왔더랬습니다. 내가 의사로서 어디가 편찮으신지 만져보려고 하면 “선생님 내 아픈 것은 만질 수가 없어요. 잠깐 가슴이 아프다가 두드리면 금방 여기 배로 옮겨가요. 또 거기를 누르면 어느새 다리로 가서 다시 주무르면 방귀가 나오면서 안아프거든요. 선생님 내 병은 간기肝氣가 왔다갔다하는 거예요.” 간기찬肝氣竄은 당연히 한의학 서적에도 없고, 양의학 서적에도 없는 병으로 북경의 할머니들이 갖다붙인 이름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통증이 온 몸을 아무데나 돌아다닌다는 것을 알고 소요산을 썼는데도 효과가 없었고, 시호소간산을 썼는데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 병이 간기찬이라면 내가 간기를 흩뜨리는 약을 썼는데 왜 효과가 없지? ’ 뒤에 내가 류선생님에게 여쭈었더니 선생님께서 “아. 이런 경우에 가장 좋은 처방이 시호계지탕일세. 이미 아픈데다가 혈맥이 고르지 않은 문제까지 미친 것이라 기분氣分에 있는 것만도 아니고 기울氣鬱로 이루어진 것만도 아닌데 자네가 소기疏氣만 했기 때문에 효과가 좋지 않았던 것이네. 자네는 여기에 락맥絡脈을 통하게 하는 약을 약간 더 넣었어야 했는데 시호계지탕이 아주 좋아.” 시호계지탕을 쓴 뒤 이 간기찬 할머니들이 모두 이 처방이 아주 좋다고 하셨고 그 뒤 통증도 많이 줄었습니다. 뒤에 류 선생님도 이 처방을 간기울결肝氣鬱結에 온 몸을 돌아다니는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자주 처방하시는 것을 보있습니다. 이제 우리 다시 시호계지탕 처방을 분석해 보도록 합시다. 이 속에 계지, 감초 꿰미가 있는데 이 구성은 심양心陽을 보강합니다. 시호를 앞세우고 신온한 생강, 반하를 넣은 것은 소간해울疏肝解鬱하는 작용을 합니다. 내가 임상에서 우울증 환자를 관찰한 것을 저저번 강의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들의 임상 증상이 세 뭉치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기분이 쳐지고 우울하여 재미있는 일이 별로 없어 살 맛이 안 나며, 스스로에게 잘 못했다고 속상해하고 나무라며, 식욕이 부진하고, 체중이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또 그들은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원인을 모르게 아프고, 생각과 동작이 느려지며 혹은 잠을 많이 자거나 혹은 잠을 자지 못하고, 혹은 생각이 느리거나 혹은 생각이 너무 지나친 것을 호소합니다. 생각이 지나치다는 말은 머릿속에 한 생각이 떠오르면 계속 거기에 따른 생각들이 잇달아 스스로 그만 둘 수 없어 가슴이 아프고 머리가 터질 정도가 되어도 그만 둘 수가 없는 것을 말합니다. 우울증환자의 양상은 다르지만 이런 우울증 환자에게 공통된 특징은 새벽에 심하고 밤에 덜하다는 것입니다. 이른 아침에 깨어나면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고 기분이 매우 나쁩니다.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왜 또 눈을 떠서 이 괴로움이 가득한 세상을 봐야하나. 왜 자다가 죽어버리지 않는 걸까? 하다가 저녁이 되면 몸이 가벼워지고 그렇게 참기 어려운 고통도 사라진다고 합니다. 우울증 환자는 스스로 너무 괴롭고 살고 싶지 않다고 느끼지만 병원에 가서 CT、초음파、심전도 등 각종 현대화된 이화학 검사들을 받아봐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가족들에게 미움을 기도 합니다. ‘병이 있으면 간호하겠지만 도대체 무슨 병이 있단 말인가. 의사도 무슨 병인지 모른대잖아.’ 그러나 환자는 고통을 견디게 어려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이런 환자들을 관찰해보니 늘 새벽에 심하고 저녁이면 덜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왜 그런지 생각해봤더니 이런 환자들이 담이 작은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새벽은 바로 소양양기少陽陽氣가 발생하는 때로 이 환자의 소양담기少陽膽氣가 허해서 발생시킬 힘이 모자라게 됩니다. 그런데 이른 아침은 오장육부의 신진대사가 밤새 쇠퇴했다가 다시 왕성해지는 때이기도 하므로 소양양기에 많이 기대게 됩니다. 일양一陽인 소양少陽의 기운이 부족한데다 이른 아침은 오장육부가 도움이 필요할 때라 도울 힘이 생겨야 하는데 충분히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소통시켜야 하는데 충분히 소통시킬 힘이 없으므로 소양의 기운이 더욱 허해지는 새벽녘에 더 심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울증이 새벽에 심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저녁에는 왜 덜해질까요? 오장육부의 신진대사가 떨어져 소양양기에 대한 요구가 , 소양양기에 대한 도움이 덜 필요하기 때문에 이 때에는 몸이 가볍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이런 규율에 근거해서 나는 시호계지탕으로 우울증을 치료해 왔는데 주로는 계지와 감초 이 두 가지 약의 심양心陽을 온보温補하는 작용을 빌어 소양의 일양기운인 담양膽陽을 도와 돕도록 한 것입니다. 계지에는 양기를 발생시키는 작용이 있어 계지, 감초가 원래 심양을 보하는데, 시호가 이를 이끌어 담양을 돕고, 담양양기의 생성과 발전을 돕습니다. 다만 우울증 환자는 기운의 흐름이 막히고, 소양양기가 부족하므로 삼초기기三焦氣機도 조절되지 않게 되므로 담음수습痰飲水濕이 안에 생기게 됩니다. 특히 담탁痰濁은 뇌의 순환을 방해해서 생각이 느려지고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시호계지탕만으로는 안될 것 같아 온담탕까지 합방하여 썼는데 이것을 시계온담탕柴桂温膽湯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손사막孫思邈의 천금요방《千金要方》 속에 정지소환定志小丸이라고 이름붙인 처방이 있는데, 이 정지소환이 무엇을 치료할까요? 홀홀희망忽忽喜忘을 치료합니다. 이런 환자는 일들을 잘 잊어버립니다. 기억력이 떨어져 홀홀희망하는 것입니다. 이 처방으로 또 무엇을 치료할 수 있을까요? 조발모차朝發暮差,조신발료早晨發了,만상호료 晚上好了 ; 모발조차暮發朝差,만상발료晚上發了,조신호료早晨好了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심했다가 저녁이 되면 나아지고, 저녁에 심했다가 아침이면 좋아진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우울증에서의 신중야경晨重夜輕증후가 아닌가요? 내가 임상에서 관찰했을 때 한 사람의 환자가 신중야경晨重夜輕이 아니라 야중신경夜重晨輕인 것을 발견하고 나는 고민했습니다. 나는 소양담양少陽膽陽이 부족하여 소양양기가 생발生發해야 할 때 생발하지 못하므로 신중야경晨重夜輕이 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는데, 왜 신경야중晨輕夜重일까? 원래 이 환자는 오랜 동안 야간에 엘리베이터 걸로 근무하면서 밤낮이 바뀌어 버렸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달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정지소환도 가져와 쓰는데 정지소환은 어떤 약물로 구성되었을까요? 인삼人蔘、복령茯苓、창포菖蒲、원지遠志입니다. 나는 이를 모두 합방하여 시계온담정지탕柴桂温膽定志湯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시호계지탕으로는 심담心膽의 양기를 떨치게 하였습니다. 정지소환定志小丸을 쓸 때는 당삼黨蔘을 쓸 때도 있고, 인삼을 쓸 때도 있습니다. 나는 중증 환자에게는 인삼을 쓰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는 당삼을 씁니다. 인삼, 복령 이 두 가지 약은 보기양심補氣養心하는데 복령에는 강심强心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창포와 원지는 담을 없애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온담탕은 담탁痰濁을 녹이고 신규神竅를 깨우는 작용이 있습니다. 당연히 일부 우울증의 불면환자에 대해서는 늘 초조인炒棗仁을 넣고 다시 용골, 모려를 넣습니다. 이 처방은 시계온담정지탕가감柴桂温膽定志湯加減이라 합니다. 요즈음까지 나는 이 처방을 20여년 써오고 있는데 우울증환자를 100례 이상 치료하였습니다. 심한 환자는 나도 약간의 양약, 항우울제를 같이 썼는데 이 환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완전히 건강을 회복하여 직업에 복귀하였습니다. 서북전업국西北電業局의 과장 한 사람이 우울증에 걸려 간단한 일도 처리하지 못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국장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네가 병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진찰하고 무슨 병인지 보고하고, 병이 없으면 일을 열심히 하게.” 라고 말했습니다. 그 과장은 스스로 고통을 견디기도 힘들었지만 그 고통을 국장에게 시시콜콜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점점 더 생각과 동작도 느려지면서 일도 잘해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내가 이 병을 치료한다는 말을 듣고 서안西安에서 북경北京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 왔습니다. 비행기 속에서도 그는 비행기가 추락하기를 바랐습니다. ‘비행기가 떨어지면 나도 죽을 테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겠지. ’그는 갑자기 또 생각했습니다. ‘나란 놈은 너무 나빠. 내가 떨어지면 비행기 승객들도 다 죽잖아. ’ 그래서 또 그런 생각을 한 스스로를 속으로 나무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해 하며, 죽을 듯이 아파하였습니다. 내가 그를 보고 나서 "이런 병은 똑똑한 사람만 걸리는 병으로 치료하고 나서 아무런 후유증도 없고, 가치도 떨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당신이 앞으로 출세했을 때 총명한 재주를 뽐낼 수 있을거요." "불가능해요. 선생님이 나를 위로하시는 거겠죠. ""우리 약속합시다. 앞으로 당신이 출세하면 나를 잊지나 마세요" 하고 나는 시계온담정지탕을 처방하고 바로 양약의 우울증약도 같이 처방해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지나면 좋아질까요?" "삼개월이면 돼요." 석달 뒤 그는 직장에 복귀했습니다. 다만 석달 뒤에도 계속 약을 먹었는데 한약은 먹지 않고 양약은 계속 먹었습니다. 일년 뒤 그는 처장으로 진급하였고 작년에는 북경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러 와서 내게 들렀습니다. 그는 내게 "학선생님. 그때 제가 아파서 죽을것 같았을때 저하고 손가락 건 것 생각나세요?" "당연히 기억나죠." "나는그 때 선생님이 나를 위로하려고 하시는 말인줄 알았어요. 나는 내가 옛날처럼 재빨라져서 이렇게 맡은 일을 할 수 있을 줄은 아예 상상도 못했어요. 지금 제가 이 정도 위치에 오른데 대해 선생님께 정말 매우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정말 제 목숨을 구해 주신 분입니다. 그러면 내가 무슨 처방을 썼을까요? 바로 시호계지탕을 가본방으로 하여 온담탕을 합하고, 다시 손사막의 정지소환을 합한 것입니다.
우리가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 중에서 소수가 광조狂躁로 바뀔 수 있습니다. 조광증躁狂證(조증)과 정신분열증精神分裂證(조현병)은 다릅니다. 조광증躁狂證의 특징은 정서가 고양되고, 맹목적인 낙관상태로 매일매일이 더 이상 기분 좋을 수가 없으며, 힘이 넘치고, 성욕도 왕성하며, 생각과 동작이 민첩합니다. 강의를 할 적에도 한 마디는 여기에 쓰면서, 다른 한 마디는 어디로 튈 지 모릅니다. 동작도 매우 빠르고, 스스로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며서 늘 신이 나 있습니다. 24시간 잠을안자더라도 힘이 넘칩니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늘 정상인 가운데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조광증으로 양극성 장애 중의 조증형입니다. 그들은 한 번 좌절을 겪으면 기분이 반드시 축 처져 그 뒤 우울증으로 바뀝니다. 중국인 중에서양극성장애는 매우 적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과정 중에 이 환자가 갑자기 잠이 적어지고, 기분이 올라가고, 한없이 낙관적이며, 자기가 제일이라고 여기면서 뭐든지 자기가 제일 잘한다고 하고, 내가 대통령이 돼야 겠다던지, 내가 총리가 돼야겠다고 할때는 조심해야 하는데 이것은 조광증 환자일 수가 있습니다. 이때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을 금방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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