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12강 계지탕의 사용금기증

臥嘗 齋 2025. 2. 13. 01:40

  앞에서 우리는 계지탕의 적응증을 강의했는데, 어떨 때 계지탕을 쓸 수 있을지를 강의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계지탕을 쓰면 안 되는 계지탕의 사용금기증使用禁忌證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제16조를 보세요.
"계지본위해기, 약기인맥부긴, 발열한불출자, 불가여지야, 상수식차, 물령오야.桂枝本爲解肌,若其人脉浮緊,發熱汗不岀者,不可與之也,常需識此,勿令誤也。”여기에서 "식識"은 새겨두란 뜻으로 늘 마음에 깊이 새겨 두어 절대로 잘 못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뜻입니다. 계지탕은 원래 해기거풍解肌袪風, 조화영위調和營衛하는 약인데, 여기의 "해기"는 주로 마황탕 치법중의 "발한發汗"함으로써 산한散寒하는 작용과 구별하기 위해 쓴 말입니다. 마황탕의 발한산한과 계지탕의 해기거풍은 주로 문자로 보았을 때 서로 구별되어 계지탕의 발한과 마황탕의 발한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말로 여기에 더욱 심각한 의미는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후세 사람들이 이를 매우 복잡하게 해석하여 우리를 헤매게 만들었지만 실제상으로 이는 문자 상으로 계지탕의 발한과 마황탕의 발한을 구별하려고 계지탕을 해기거풍이라 하고 마황탕을 발한산한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것은 두 처방을 구별하기 위한 것으로 치법에서의 문자가 다른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계지탕의 발한력은 약하고, 마황탕의 발한력은 강하다는 것입니다.
  "약기인맥부긴若其人脉浮緊"에서 부浮는 사기가 표에 있다는 말이고, 긴緊은 한사가 왕성하다는 말이며, “발열한불출發熱汗不岀”은 바로 한사가 표를 막아 양기가 갇혀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는 전형적이며 단순한 태양상한표실증太陽傷寒表實證으로, 리허裏虛도, 리실裏實도 겸하고 있지 않고, 한汗, 하下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단순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두 개의 형용사, 전형적이고 단순하다는 두 개의 말로 규정되는 태양상한표실증에는 계지탕을 쓸 수 없습니다. 전형적이며 단순한 태양상한표실증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여기에서 표실表實의 개념을 이야기래 보겠습니다. 이 표실은 한사가 표를 막아 위衛는 갇히고 영營은 맺힘으로써 땀이 나지 않으므로 그것을 표실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이와  상대적으로 태양중풍증太陽中風證은 위는 강하고 영이 약하여, 영과 위가 조화되지 않음으로써 땀이 나서 영기가 부족해지므로 표허表虛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표실과 표허는 모두 후세의가들이 말한 것이지 상한론에서 말한 것은 아닙니다. 태양상한太陽傷寒의 무한無汗, 표폐表閉를 표실이라 하고, 태양중풍太陽中風의 유한有汗, 영음부족營陰不足을 표허라고 합니다. 여기서의 표허는 결코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정기탈즉허精氣奪則虚"라는 뜻에서의 허증이 아닙니다. 만약 이런 허증이라면 옥병풍산玉屛風散을 써야만 합니다.
계지탕의 적응증의 하나인 태양중풍증을 표허라고 하는 것은 마황탕의 적응증인 표실과 서로 대비해서 말하는 것이기에 결코 진정한 표기허表氣虛 증후는 아닙니다. 이ㅓㄴ 전형적인 태양상한표실증에는 순전히 신온辛溫한 방제만을 써서 개표開表, 발한發汗해야 마땅한 것이고 신辛, 감甘, 온溫한 계지탕을 써서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이 계지탕 자체는 발한력이 약하므로 순전히 한사가 표를 막은 태양표실증에 대해서는 발한의 목적을 이뤄 낼 수 없습니다. 땀을 내게 하는 힘이 약한 계지탕으로는 전형적이며 단순한 태양상한표실증에 땀을 내게 할 수 없으므로 발한으로 기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발한으로 얻는 효과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계지탕에 들어있는 작약芍藥은 산렴酸斂하고 음유陰柔하여 표한表寒으로 인한 폐울閉鬱을 더욱 심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그래서 한사폐표寒邪閉表, 양기내울陽氣內鬱을 심화시키고 한걸음 더 나가 열로 바뀌게 함으로써 울열이 심을 어지럽히는 증상이 생기도록 하여, 불한출이번조不干出而煩躁한 대청룡탕증大靑龍湯證으로 발전하도록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장중경은 다른 사람 혹은 어쩌면 스스로가 전형적이며 단순한 태양상한표실증에 계지탕을 썼다가 그 뒤 병정이 더욱 엄중해져서 땀이 안 나면서 번조한 증상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서 "상수식차, 물령오야常需識此,勿令誤也"라는 이 한 조문을 썼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이를 마음에 깊숙히 새겨 절대로 잘못 치료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태양병편에서 이야기하는 계지탕의 사용금기증으로는 첫 번째로, 전형적이고 단순한 태양상한표실증에 계지탕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다시 말하지만 만일 태양상한표실증에 이실을 겸한 경우라 먼저 해표해야 할 때에는 함부로 마황탕을 쓸 수는 없는데, 왜냐하면 마황탕으로 발한하였을 때 상음傷隂, 조열助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때는 가장 먼저 계지탕을 고려해 봐야 하는데, 이 경우가 전형적이며 단순한 태양상한표실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표증으로 발열무한하더라도 맥이 부긴浮緊하지 않고 맥이 부약浮弱하다면 이 경우도 함부로 마황탕을 사용할 수 없는데, 이 이유도 조금 전에 우리가 이야기했던 바와 같습니다.
계지탕 사용금기증의 두 번째는 원문의 제17조입니다.
"약주객병, 불가여계지탕, 득지즉구, 이주객불희감고야.若酒客病,不可與桂枝湯,得之則嘔,以酒客不喜甘故也.” 주객酒客은 술을 즐기는 사람으로 아침에도 마시고, 한 낮에도 마시고, 저녁에도 마시고, 날마다 마셔야 주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객병은 무슨 개념입니까? 주가注家들은 두 가지로 인식하고 있는데, 하나는 주객이 태양중풍병에 걸린 것으로 주객이 중풍이 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다른 하나는 주객병이 하나의 병명으로서 지나친 음주로 인해 생긴 병으로 봅니다. 이 두 가지 인식으로 보았을 때  그 임상증상들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첫 번째 인식으로 보면 오랜 동안 많은 술을 마셨던 사람이라 신체가 습열내성濕熱內盛한 소질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주습酒濕이 안에 머물러 쌓인 습濕이 열로 변함으로써 습열이 내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습열이 내성한 사람이 태양중풍증에 걸리게 되었을 때는 단독으로 계지탕만 주어서는 안 되는데, 계지탕이 신감온辛甘溫한 약으로 맵고, 달고,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감미는 습을 돋우고, 온은 열을 도와서 체내에 습열이 있을 때 쓰게 되면 약을 쓴 뒤 체내 습열을 더해주어 습열이 상역하여 일어나는 구토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습열이 내성한 환자가 태양중풍에 걸리면 이 또한 먼저 해표해야 하지만 어떤 사람은 해표하려고 계지탕을 쓸 때 단 맛을 가진 대조, 감초를 빼고, 방향芳香, 화습化濕, 성주醒酒하는 약을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술독을 풀어주는 갈화葛花 곧 칡덩굴의 꽃이나 남쪽 지방의 약재로 비脾를 깨우는 작용이 있는 지구자枳椇子를 더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주객병에 대한 첫 번째 인식입니다.
두 번째 인식은 주객병이 하나의 병명으로 지나친 음주로 생긴 증후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환자는 오랫동안 많은 술을 마셔서 습열내성한 체질로 바뀌게 됩니다. 습열이 내성하면 영위기혈의 운행을 막아 자주 번열煩熱이 한 번씩 솟아오릅니다. 술 마시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나서 몸이 더워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온 몸의 혈관이 확장되어 열이 나며 후끈거리는 증상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그 뒤 땀을 흘리게 되죠. 술 마신 뒤 대개는 사람들이 땀을 흘리는데 몸에 열이 나면서 땀을 흘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술마시기를 겨루려고 할 때 그 상대방이 술을 마시면서 땀을 계속 흘리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람하고는 시합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은 한 편으로 알코올을 대사하여 땀으로 내보내기 때문입니다. 술을 즐기는 사람은 습열이 내성합니다. 이런 사람이 술을 마신 뒤에 머리가 아프고 혈관이 확장되는 것 같다면서 여러분에게 치료받으러 왔는데 몸이 시큰거린다면서 움직이기도 귀찮다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 머리가 아파요"하기에 병력에 두통이라 쓰고 "몸이 시큰거리고 아프면서 찌부둥 하고 움직이기도 귀찮아요." 해서 주신산초부적周身酸楚不適이라 쓰고, "열이 납니까?" 물어서 "화끈거립니다. 얼굴도 화끈거리고, 몸도 화끈거려요. "라고 하기에 병력에 신열身熱이라고 씁니다. 술을 마셨으니 당연히 몸도 얼굴도 화끈거리겠죠. "땀이 납니까?" "땀이 납니다." 술을 마셨으니 당연히 땀이 나죠. 그래서 한출汗出이라고 씁니다. "추운가요?" 땀이 나고 나서 땀구멍이 열려 있는데 에어컨바람이 휙 불어오니 추울 겁니다. 다시 파냉怕冷이라 씁니다. 만약 이 환자를 보지 않고서 여러분이 쓴 병력만 본다면 두통, 주신산초, 발열, 한출, 파냉이 있으니 거의 태양중풍증입니다.
그래서 이런 주객병, 과음으로 인한 이런 증후는 습열이 내성하여 영위기혈의 운행을 막기 때문에 임상 증상이 어느 면으로는 태양중풍증과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오랜 음주의 역사가 뚜렷하고, 혀를 내밀게 해서 보면 바탕은 붉고, 태가 누렇고 두터우면서 미끈거리므로 바로 습열중조濕熱中阻인 것을 알 수 있으니 습열내성한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맥도 맥활이삭脉滑而數하여 절대로 표증의 맥상은 아닙니다. 맥활脉滑은 담습痰濕을 나타내고, 맥삭脉數은 열을 나타냅니다. 그 밖에도 그는 특별히 흉완비민胸脘痞悶, 음식감소飮食減少가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모두들 술 마시고 나면 식욕이 없지요. 그리고 대변도 끈적하여 시원치 않을 것이 틀림없는데 이렇게 습열이 가운데를 막아 습열이 내성한 증상들을 잘못 판단하여 태양중풍증으로 보고 치료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당연히 청열이습清熱利濕,조화중주調和中州해야 합니다. 만약 잘못하여 계지탕을 쓰게 되면 조금 전에 우리가 했던 그 구절의 말처럼 단 맛이 습을 돋우고, 따뜻한 성질이 열을 도와 어김없이 중초 습열을 돋구게 됨으로써 구역질이 나게 됩니다. 습열이 내성하면 위기가 위로 치밀어 구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조문의 뒤에 해석을 붙여 놓았는데 그것이 "이주객불희감고야以酒客不喜甘故也"입니다. 무릇 술 마시는 사람들은, 여기서 술 마시는 사람이란 가끔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늘 마시는 사람인데, 일반적으로 모두 습열濕熱이 중초를 막고 있으므로 이런 사람은 모두 단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죠? 단 음식은 체내의 습을 돋우어 먹고 나면 편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계지탕 금기증의 두 번째입니다. 실제로 이 한 조문은 주객병을 예로 들어 습열내성한 사람에게는 계지탕을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계지탕 사용금기의 세 번째는 바로 우리가 아래에 든 19조입니다.
"범복계지탕토자, 기후필토농혈야.凡服桂枝湯吐者,其後必吐膿血也." 어떤 사람이 농혈膿血을 토해냈다면 그에게는 반드시 먼저 체내에 화농성化膿性의 병소病巢가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화농성 병소가 없었다면 아무리 구토를 하더라도 농혈을 토해낼 수는 없었을 테니 이 사람은 안에 내옹内癰이 있었던 환자로 봐야 합니다. 내옹은 어떻게 형성됩니까? 체내에 독열毒熱이 왕성하여 혈락血絡을 썩혀 터뜨려야 비로소 체내에 화농성 병소를 형성합니다. 독열이 내성하면 이 환자가 열이 날까요? 독열이 내성하면 체내에 화농성의, 감염성感染性의 병소가 있게 되므로 당연히 발열이 됩니다. 독열이 내성하면 독열이 진액津液을 팝박하여 밖으로 내몰게 되므로 땀이 납니다. 열이 나고 땀이 나며 두통도 있을 수 있고, 온 몸이 나른하고 시큰거릴 수도 있습니다. 열이 나면서 환자에게 두통도 있을 수 있고 온몸이 나른하고 시큰거릴 수도 있다면 여러분이 보기에 이 증상들이 태양표증과 매우 유사하지 않나요? 그래서 독열이 내성하여 영위기혈의 운행을 막게 되면 발열, 한출, 두통, 전신의 나른함과 시큰거림 등이 나타나서 태양중풍증과 비슷하므로 이 역시 하나의 태양류증太陽類證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계지탕을 쓰지 말아야만 합니다. 왜 그럴까요? 독열내성으로 만들어진 이런 증후는 이 밖에도 설홍舌紅, 구갈口渴과 같은 리열裏熱이 왕성하여 나타난 증상과 대변비결大便祕結, 소변단적小便短赤과 같은 이열증裏熱證 증상이 있어서 감별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청열해독淸熱解毒, 화농파부化膿破腐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마땅하므로 계지탕을 써서는 안 됩니다. 이때 계지탕으로 치료하는 것은 열약熱藥으로 화독火毒을 치료하여 불 위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17조와 19조를 종합하여, 습열내성이든 독열내성이든 모두 계지탕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계지탕이 결국 신온한 방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한론의 상한례傷寒例 속에 매우 정벽精辟한 한 마디 말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계지하인, 양성즉폐, 승기입위, 음성이망桂枝下咽,陽盛則毙,承氣入胃,陰盛以亡。" “계지하인, 양성즉폐桂枝下咽,陽盛則毙"는 양열陽熱이 성한 질병에 계지탕을 쓰게 되면 좋지 않은 결과가 만들어지고, "승기입위, 음성이망承氣入胃,陰盛以亡"은 음한陰寒이 내성한 질병에 승기탕을 쓰게 되면 나쁜 결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두 구절의 간단하면서 정확한 논술은 실제로 계지탕의 사용금기증과 승기탕의 사용금기증을 말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오늘날 임상에서 설홍舌紅, 구갈口渴, 인통咽痛, 인후홍종咽喉紅腫한 증상이 표증과 겸하여 나타나면 이열裏熱 혹은 이습열裏濕熱을 겸했기 때문에 계지탕을 금용禁用하거나 신용愼用합니다. 임상에서 계지탕의 응용범위가 매우 넓지만 중요한 것은 혀의 상태를 보아 혀가 붉다면 계지탕을 쓸 때 어느 정도 조심해야 합니다.
위에서 우리는 계지탕의 사용금기증을 이야기 했습니다. 계지탕의 적응증에서는 쓸 수 있는 경우를 강의했고, 계지탕의 금기증에서는 쓸 수 없는 경우를 강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