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중의思考中醫

태양병 강요-3

臥嘗 齋 2025. 1. 28. 16:43

3.병석病释

(1)병지조자病之造字
​ 병病은 의사에게는 늘 보는 익숙한 글자이지만 여러분에게 얼굴빛을 가지런히 한 채로 이 “병病”이 도대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이 병이란 글자를보면 한자汉字의 의미가 얼마나 풍부한 지 알 수가 있다. 옛 사람들은 일지선一指禅을 말하기도 하였고, 일자선一字禅을 말하기도 하였다.  일자선은 한 글자 속에 매우 깊은 뜻이 담겨 있고, 묘리妙理와 선기禅机가 있다는 말이다. 어떤 때는 한 글자를 훤히 깨닫기만 해도 그 학문学问의 문门을 열어젖힐 수 있다. 이 병病 자를 여러분이 훤히 풀어낼 수 있으면 한의학을 하는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장중경은 그의 《상한잡병론伤寒杂病论》 서문에서 “약능심여소집若能寻余所集,즉사과반의则思过半矣。”라고 썼다. 나는 여기에서 감히 이 말씀을 빌려 만약 여러분이 병자病字를 참으로 훤히 알아내었다면 한의학도 “사과반의思过半矣”-거의 전부를 이해했다-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병病의 구성을 살펴보자면 병은 녁疒 과 병丙이 모인 글자로 녁疒은 형부形部이고 병丙은 성부声部이다. 병病의 형부인 “녁疒”은 옛 문자에서는 단독으로 하나의 글자였는데 그 독음读音은 니액尼厄절切-낵-이었다. 《설문说文》에서 “의야倚也,인유질병상의착지형人有疾病象倚箸之形。”
이라 풀었는데 왜 의倚라고 했을까? 사람이 앓게되면 몸이 고단해서 기대거나 눕고 싶어지는데 바로 이 “녁疒”자가 한 사람이 어떤 물건에 기대있는 기대있는 모습을 그린 글자로 사람이 병이 들면 이런 모양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집운集韵》에서는 “녁疒,질야疾也。”라 했는데 형부形部인 이 녁疒 자만으로도 질병의 현대적인 의미를 대표하고 있으며, 이는 영어로 disease라는 단어로 표시될 수 있다.
‘옛 한자汉字중에서 “병病”자는 회의자会意字로 이 글자의 왼쪽 반은 침상을 의미하고, 오른 쪽 반은 사람을 의미하여 사람과 침상이 나란히 있는 것을 나타낸다. 이 글자가 뒤에 밑의 글자 가 되고,이것은 또한 오늘날 한자의 편방으로 쓰이는 “疒”인 것이다.’
병病자의 형부形部인 편방偏旁이 넓은 의미로 볼 때 이미 “병病”자를 대표하는 것이라면 왜 거기에 “병丙”을 보탰을까? 겨우 소리를 나타낸 것 뿐일까? 이 문제는 이미 제1장에서 성부声部는 표음表音할 뿐 아니라 표의表义도 하며 이 성부에 쓰여진 글자가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라고 토론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것도 고문자古文字를 연구하는 분들이 주의하기를 바란다.
  병病자는 형부를 “녁疒”,성부를 “병丙”으로 함으로써 질병과 관련되는 모든 방면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이제 병자丙字를 살필 차례인데 병丙은 천간天干 열 개 가운데 하나로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행五行으로는 화火가 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동방갑을목东方甲乙木,남방병정화南方丙丁火,서방경신금西方庚辛金,북방임계수北方壬癸水,중앙무기토中央戊己土 로 십간을 나누었다. 《설문해자说文解字》에서는 병을 “병위남방丙位南方,만물성병연万物成炳然。음기초기阴气初起,양기장후阳气将亏,종일입경从一入冂,일자양야一者阳也。”라고 해석했다. 병연炳然은 바로 매우 무성茂盛하다는 말로 ,《소문·사기조신대론》의 “하삼월夏三月,차위번수此为蕃秀”란 말이 바로 이 병연炳然을 말하는 것이다. 음기阴气가 생기기 시작하고, 양기가 이지러지려고 할 때는 바로 하지夏至를 말하는 것으로 이 때 일음一阴이 생기는데 그 뒤로 음기는 차차 자라나고 양기는 점점 줄어든다. 일一은 무엇일까? 일은 바로 양阳이다. 이는 또 역상易象에 관계되는 문제로 문자文字의 기원起源설 중에 팔괘八卦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는데 여기의 이런 해석도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경冂을 서개徐锴는 “문야门也,대지음양지문야大地阴阳之门也。”라고 해석했다. 병丙은 남쪽에 자리잡고, 여름에 해당하는데, 여름은 양기가 가장 왕성하게 풀려 나는 계절이지만 성극필쇠盛极必衰하게 되어 있으므로 양기는 하지가 지나면서 차차 거두어들여 갈무리된다. 이 병자가 “종일입경从一入冂”으로 이루어진 것은 사실상 이런 과정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병丙의 이같은 의미는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2)질병의 상관성相关性
병丙은 남방南方을 대표한다. 그러면 방方은 무엇을 의미하나? 《역易·계사系辞》에서 “방이류취方以类聚,물이군분物以群分,길흉생의吉凶生矣。”라 했다. 방方은 비슷한 것을 모으는데 쓰이는 말이므로 동방东方에는 바로 동방东方과 같은 성질을 가진 것들이 있고, 남방南方에는 바로 남방의 성질을 가진 것들이 있게 된다. “녁疒”이란 형부에 병丙을 더하니 매우 핵심적인 문제가 나타나는데 바로 질병의 상관성이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일까? 한의학을 하든지 양의학을 하든지 아니면 다른 무슨 의학을 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탐구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질병의 상관성이다. 이 병病은 어떤 요인과 서로 관계가 있나? 어떤 요인이 이 질병을 일으켰고, 이 병에 이 요인은 어떤 작용을 한 것일까? 우리가 한 의학에 대해 탐구하고 토론할 때 그 가장 근본적인 것은 무엇이어야 할까? 간추려 찝으면 바로 질병의 상관성일 것이다. 21세기는 생물의학生物医学의 세기世纪라 할 수 있다. 의학연구는 많은 노력을 유전자 연구에 기울이고 있는데 그 목적은 바로 유전자 수준에서 나타나는 상관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AIDS 같은 질병 에서나 혹은 다른 어느 질병 에서도 쉽게 감염되는 사람들의 집단이 있어서, 어떤 사람은 접촉하자마자 감염되지만 한편 어떤 사람들은 늘 접촉하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그것은 유전자에 무슨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결함을 가진 특수 유전자를 쉽게 감염되지 않도록 고치면 질병을 철저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질병의 발생이든지 치료든지 모두 이 상관성 문제를 벗어날 수 없다.
앞 장에서 악성종류恶性肿瘤,좌골신경통坐骨神经痛,위통胃痛의 세 병례를 들었었는데 세 질병의 상관요인은 모두 한습寒湿이었다. 한寒은 북방北方의 기气이고,습湿은 중앙의 기이다. 하나는 북방이고, 하나는 중앙인데 이는 질병과 관계된 가장 중요한 요인들을 방方으로 모아들여 놓은 것이다. 생물의학은 질병의 상관성을 유전자 수준에 놓고 연구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혹 21세기 후반이 되어서나 혹은 22세기에 들어서 유전자 과제가 풀리면 상관성 연구는 유전자 다음 단계의 수준으로 넘어갈 것이다. 그러면 한의학은? 한의학의 상관성은 바로 이 “방方”에 놓여 있다. 방으로 비슷한 것을 모아 보면이 비슷한 무리들은 매우 많아서 셀 수도 없다고 할 지경인데, 바로 이런 다른 방方에 들어있는 “류类”들이 여러 질병들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질병들의 요인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이 방方을 벗어날 수는 없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질병을 치료할 때 처방处方한다고 하는데 무슨 방方에 대처하는 것일까? 앞에 말한 그 방方에 대처하는 것이다. 한寒 때문에 일어난 질병은 그 발병요인이 북방에 있으니 북방北方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이를 다스릴 수 있는 “방方”을 본떠 맞서거나, 도와 줄 수 있다. “한寒”의 경우 “한자열지寒者热之”라는 원칙에 따라 남방南方을 본뜨서 이 남방으로 북방을 다스리게 하는 것이다. 남방南方이 일어나면 북방은 자연히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데,  겨울과 여름이 같은 시간에 나타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 병을 치료하는 참된 경지는 사실 약물의 속성을 이용하여 하나의 방方, 시간时间, 공간空间을 본뜨는데 있다. 시간을 약물로 본뜰 수 있고 공간도 약물로 본뜰 수 있어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바로 방을 바꾸고, 시공时空을 바꿈으로써 사람을 건강하지 못한 질병의 시공상태에서 건강한 시공상태로 바꾸어 주는 것이다. 이 바꿈, 곧 전환转换에 대해서는 다음 여러 장 속에서 상세히 토론할 것이다. 이들을 통째로 뭉뚱그려 말하면 질병과 관계된 핵심요소는 바로 이 “방方”이라 할 수 있다. 병病이란 의미를 가진 글자에  왜 “병丙”을 써야 했을까? 원인이 바로 양기의 움직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방이류취方以类聚라 했는데 그러면 같은 무리끼리 모이는 이 방方은 몇이나 될까? 기본적으로는 동남서북중东南西北中의 오방五方이 있지만 역경易经의 괘卦로 나누면 팔방八方이 있고, 년지年支에 따르면 십이방十二方으로 나뉘며, 절기节气에 따르면 이십사방二十四方으로 나뉘고, 육십사괘六十四卦로 나눌 때는 64방方이 된다. 우리가 나침판을 보면 윗 면에 여러 겹의 켜가 있어 한 켜 마다 그에 맞는 방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나침판은 지관地官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의사도 쓸 수 있으므로 한의학을 배우는 사람들은 사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여러분은 적어도 이 방方이라는 말을 이해하고 질병과 가장 가까운 이 요인을 알아채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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