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8강 태양병의 분류제강-4

臥嘗 齋 2019. 4. 29. 14:35

이제 제6조를 봅시다. 제6조의 원문은 비교적 긴 편입니다. "태양병, 발열이갈, 불오한자, 위온병 太陽病,發熱而渴,不悪寒者,爲温病"
온열사기溫熱사기와 풍한사기風寒邪氣는 사기의 성질이 다릅니다. 온열사기는 사람들의 음액隂液을 가장 쉽게 손상시키므로 온열사기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음액이 부족하여 일어나는 구갈口渴이 나타납니다. 온열사기는 양사陽邪라 양사가 표를 상하면 위양衛陽에 병리성 흥분을 일으키므로 발열發熱이 가장 먼저 생깁니다. 그러므로 이 발열과 태양 중풍의 발열은 병기病機가 기본적으로 동일합니다. 온열사기가 기표肌表를 손상하면 인체의 양기가 일어나 사기에 대항하느라 위양이 병리성으로 흥분하게 되므로 바로 발열이란 이 증상이 가장 먼저 출현하는 것입니다. 오한惡寒이라는 증상은 한사가 양기를 침범하여 양기가 상함으로써 온후기능이 잘 이루어지지 못해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온열사기가 사람체표의 음액을 침범했을 때는 일반적으로 한사로 인해 양기가 침범되는 문제가 없게 되므로 오한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온열사기는 자주 풍사風邪를 동반하기 때문에 온열사기가 침범하는 초기 단계에 만약 풍사를 끼고 있었다면 환자가 잠깐 동안 가볍게 선뜩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발열이갈, 불오한, 위온병"이라 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풀어야 할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태양병의 제강에서 "태양지위병, 맥부, 두항강통이오한"이라 하였으므로 우리가 이후 태양병 이란 세 글자를 보면 이 세 글자에 이 세 가지 증상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말했었는데, 현재는 태양병 세 글자가 있는데도 오히려 불오한不惡寒이라니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상한론에서 중점적으로 토론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풍한사기가 양기를 손상했을 때의 병변입니다. 장중경이 온열사기에 음액이 손상된 증후를 보긴 했지만, 예를 들어 "발열이갈, 불오한, 위온병"에서 처럼 이런 증후를 보았지만, 이런 증후가 도대체 무엇을 상한 것인지? 어떻게 변증분석, 변증론치를 해야 옳은지? 이때의 시대적 한계 때문에 뚜렷이 인식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태양병 온병溫病으로 이름붙인 것입니다.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면 이는 완전히 온사温邪가 위로 침범하여 먼저 폐로 들어온 수태음手太陰 온병溫病이므로 태양병이란 이 석자는 알맞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체표의 양기는 태양이 주관하지만, 체표와 상초의 음액은 폐의 기능에 힘입어 수포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풍한사기가 표양을 손상하면 태양병이라 부르는 것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온열사기가 위로 침범하여 기표의 음액을 손상하고, 상초의 음액을 손상한 것을 우리가 다시 태양병이라 부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는 마땅히 폐위肺衛의 증후로 보아야 하며 따라서 수태음 온병이라 불러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이 일단에 대한 해석이고, 여기에 나온 태양병 의 세 글자에 대한 해석입니다.
바로 이어서 " 약발한이, 신작열자, 위풍온若發汗己,身灼熱者,爲風温”이군요.
직접 원문대로 보아 우리의 교재에는 풍온風温을 온병에 신온발한약辛温發汗藥을 쓴 뒤에 나타나는 변증으로 보았지만, 그러나 상한론의 "상한례傷寒例"에서 풍온風温, 온학温瘧,온역温疫과 같은 병명들이 서로 나란히 늘어놓아져 있는 것으로 보아 나는 풍온이 독립된 병명으로, 그것이 꼭 온병에 신온발한법을 잘못 써서 생긴 변증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풍온 자체가 독립된 병명이기 때문입니다. 풍온이 독립된 변명이라면 ‘약발한이, 신작열若發汗己,身灼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는 바로 고열高熱, 한출이 열불퇴汗出而熱不退란 말로 바꿀 수 있는데 이 증후를 풍온風溫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땀이 난 뒤에도 계속 몸에 고열이 나는 이런 증상을 본다면 풍온이라 봐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이 구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풍온을하나의 독립된 병증으로 보아야 다음에 비로소 ‘풍온위병風温爲病’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임상증상은 무엇일까요?
”맥음양구부脉陰陽俱浮"는 촌,관,척 삼부맥이 다 부삭浮數한 것으로 이때의 부浮는 열熱을 나타내는 맥입니다. 열을 나타내는 부맥과 표를 나타내는 부맥은 어떻게 다른가요? 표를 나타내는 부맥의 병기는 기표肌表에 사邪가 있어 정기가 표에서 사기와 싸우므로 기혈氣血이 바깥에서 부성浮盛하고, 이부裏部에서는 상대적으로 기혈이 부족합니다. 우리가 얼마 전에 정기가 표에서 다투면 이裏를 돌볼 여유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裏의 기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그 맥상脉象이 가볍게 닿아도 만질 수 있지만 눌러 보면 힘이 없어 ‘거지유여, 안지부족擧之有餘,按之不足’한, 물 위에 뜬 나무와 같은 것의 바로 표를 나타내는 부맥입니다. 그러면 열을 나타내는 부맥은 어떨까요? 그때는 열이 높아 기혈을 고동鼓動케 하므로 기혈이 옹성壅盛하여 혈관이 확장됩니다. 그래서 맥이 가볍게 닿아도 만져지고 세게 눌러도 매끄럽고 빠르며 힘이 있는데 이것이 열을 나타내는 부맥입니다. 이 열을 나타내는 부맥을 후세에서는 더 이상 부浮라고 하지는 않지만 상한론 속에서는 여전히 부라고 부릅니다. 여기의 ‘맥음양구부脉陰陽俱浮’에서 부浮는 이열裏熱이 왕성하여 기혈을 고동하므로 기성혈옹气盛血壅으로 인한 혈관확장이 나타내는 맥으로 가볍게 닿을 때 나타나는 모습이며, 이 음양陰陽은 곧 촌, 관, 척 삼부맥으로 보아야 하며 그래서 삼부맥이 다 부이활삭浮而滑数하다고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자한출自汗岀’은 이열裏熱이 진액津液을 핍박하여 밖으로 내보내는 현상으로, 속에 열이 있으면 기체肌體는 열을 풀려고 하는데, 열을 내리는 것은 늘 땀을 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이 ‘자한출’은 바로 진액이 핍박을 받아 밖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신중身重’은 열사熱邪로 인해 기운의 흐름이 막혀서 나타나는 것으로, 사람이 몸을 가볍고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기운이 유창하게 흐르기 때문인데, 열사가 왕성하면 기기를 막아서 환자가 몸을 뒤집는 것도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일부분의 고열 환자들이 침상에 누워 있는 것도 매우 힘들어하며 몸을 뒤척이기도 못하는 것은 모두 열사가 기기를 옹체한 때문입니다. 상한론에서 신중 병기身重病機가 여러 곳에서 보이는데 모두 열사가 기기의 흐름을 막은 탓입니다. 그 뒤의 "다면수, 비식필한, 어언난출多眼睡,鼻息必鼾,語言難岀은 열로 심신心神의 흐트러진, 열성신혼熱盛神昏한 상태를 보여주는 증상입니다. 온병의 전변과정傅變過程중에서 온사가 위쪽을 침범하여 먼저 폐를 손상하고 심포心包로 거꾸로 전해주게 되는데 실제상으로 여기의 "다면수, 비식필한, 어언난출"이 후세 온병학가溫病學家들이 제출한 "역전심포逆傅心包" 규율의 하나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강의하는 것이 비록 상한론이지만 실제로는 역전심포와 같이 온병의 전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징적 증상도 게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하나의 증후 즉 맥은 활하면서 삭하고, 또 열이 왕성하여 정신이 혼미한 상태를 이실열裏實熱이 이미 생겨있다고 잘못 생각하고 "약피하자若被下者" 만일 사하瀉下시키는 방법을 쓴다면 ‘소변불리小便不利’가 나타납니다. 여기서의 소변불리는 잘못 사하瀉下한 뒤 하초의 음액이 상하여 소변으로 변화하는 원천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진액이 부족하여 변화될 수 있는 원천-화원化源-이 부족하면 당연히 소변이 잘 안 나옵니다. 이런 소변불리는 당연히 뇨도가 깔깔하고 아픈 것이 아니라 소변이 적은 것을 말합니다. ‘직시直視’는 두 눈 동자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멍청하게 보여 총기가 없는 것으로 하초 간장肝臟과 신장腎臟의 음정陰精이 손상된 상태에서 나타납니다. 소변불리, 소변소小便少는 진액손상津液損傷, 음액손상陰液損傷으로 나타나며, 직시는 하초의 진음眞陰이 이미 닳고 상하여 간신肝腎의 음정이 손상된 탓에 눈에 영양을 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두 눈이 또렷하지 못하고 총기가 없어지는 증상입니다. ‘실수失溲’에서의 수溲는 소변을 가리킵니다만 대변을 뜻하는 말로 쓰일 때도 있는데 그것은 어떤 경우일까요? 그때는 앞에 반드시 수식하는 한 글자가 붙는데 예를 들면 ‘후수後溲’가 대변을 가리키며, ‘대수大溲’도 대변을 가리킵니다. 만약 앞에 ‘후’ 자나 ‘대’ 자가 붙지 않고 그냥 수溲자만 쓰였으면 이때는 소변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여기서의 실수는 ‘실대수’, ‘실후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대변실금大便失禁은 포함하지 않고 다만 소변실금 만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왜 우리의 5판 교재를 포함한 여러 교재들에서 이 수溲를 대소변으로 보았을까요? 그것은 바로 앞에 소변불리小便不利라고 해놓고 왜 또 바로 뒤에 소변불금小便不禁이라고 했는가? 이게 모순이 아닌가? 하는데 대해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앞의 소변불리는 소변이 적다는 것이고, 뒤의 실수는 소변불금을 가리키는 것으로 소변이 매우 적어 한 두 방울이긴 하지만 실금하는 것입니다. 소변실금은 열이 성하여 정신이 혼미해짐으로써 방광이 소변을 갈무리지 못한 까닭에 발생 합니다 이 병이 이 정도로는 대변을 실금하는 증상을 만들지는 못하므로 대변실금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당연히 소변불리와 실수를 분명히 나누어야 하며, 소변불리는 소변이 적은 것으로 음액이 부족하고 화원이 고갈이 된 까닭이며, 비록 이렇게 몇 방울 안 되는 소변이지만 역시 뇨실금尿失禁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열이 성하여 정신이 혼미해진 까닭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의 수溲는 절대로 대변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는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대변실금은 보통 임종臨終 시에 나타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