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8강 태양병의 분류제강-5

臥嘗 齋 2019. 5. 1. 15:54


“약피화자, 미발황색, 극즉여경간, 시계종 若被火者,微發黄色,劇则如驚癎,時瘈瘲”
"약피화자若被火者”에서 피화被火가 가리키는 뜻은 화火 치료법을 쓰지 말았어야 할 때 썼다는 뜻입니다. 화 치료법이라면 어떤 치료법들이 있을까요? 화구火灸,화침火鍼,화울火熨,화훈火熏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것이 상한론 중에서 다루어진 화 치료법들입니다. 화침은 옛날에는 알콜 램프가 없었기 때문에 침 위에 솜으로 둘러 싼 다음 면실유를 적신 뒤 불을 붙여 빨갛게 달군 다음에 혈 자리를 찌르는 방법을 썼습니다. 한漢 대의 화침은 출토된 문물로 볼 때 어떤 것은 매우 굵어서 자전거바퀴 살대 보다 약간 가는 정도인 것도 있습니다. 이런 침을 벌겋게 달구어 찌른다면 긴장되고 겁도 나는데다 여기다 그 아픔까지 더해져서 온 몸이 땀범벅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온 몸에 땀을 쫙 흘리고 나면 열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화침은 일종의 위섭작용威懾作用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중경은 꾀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의사선생님 집안에 어떤 사람이 중병에 걸렸는데 좀 살펴봐 주세요.” 그런데 그 집에 가 봤더니 환자가 의사가 오셨다는 말을 듣고도 벽을 보고 돌아누워 의사를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장중경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꾀병이라고 바로 알아챘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아픈 사람이라면 의사가 왔을 때 반드시 의사와 이야기할 텐데 의사를 돌아보지도 않으니 꾀병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는 맥을 짚어본 뒤 이 병은 아주 심한 병이라 화침을 몇 백 군데 넘게 놓고, 쑥뜸을 수 백 군데도 넘게 뜨면 바로 좋아진다고 말했습니다. 환자가 이 말을 듣자마자 "나 안 아파요! 나 안 아프다구."라고 소리쳤습니다. 화침을 쓰는 것은 꾀병을 치료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이 부분은 학만산 선생이 장경악의 경험담으로 착각하셨거나, 강의의 재미를 위해 장중경이 한 것처럼 이야기하신 듯하다. 이 비슷한 사례가 명의들에게 더러 있는데 그 중 장경악의 경우는 이 블로그 ‘옛날이야기’의 ‘수상한 말 한마디’에 실어 놓았으니 참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상한론 원문의 이 조문은 화침을 말한 것입니다. 화구火灸, 한나라 때의 뜸은 반흔구瘢痕灸인데, 뜸쑥으로, 여러분 중에 해본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쑥 잎에는 많은 섬유소가 있어서 수북한 쑥 잎들을 널판지 위에 얹은 뒤 다듬이질하고 난 뒤 찌꺼기를 버리는 방식으로 여러 번 다듬이질하여 그 속에 있는 줄기와 잎맥을 완전히 없애면 보드라운 쑥 보풀만 남아 얼마든지 만들고 싶은 모양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 뜸쑥을 너무 크지 않게 쌀알크기나, 녹두크기로 빚어 뜸자리에 놓고 불붙인 향香으로 가볍게 갖다 대면 타들어 갑니다. 어느 정도 타들어가 뜸 치료를 받는 환자가 아프다고 소리칠 때 가볍게 눌러 불을 끄는데, 손에 불이 붙지는 않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를 가볍게 불어 날린 뒤 그 위에 다시 뜸을 그 자리에 놓고 불을 붙여 피부에 까지 거의 타들어가 환자가 아프다하면 다시 끄는데 세 번째쯤 되면 놀랍게도 환자가 뜸이 다 타들어가도 아프다고 하지 않습니다. 무슨 까닭일까요? 신경말초가 이미 다 타버려 뜨거운 느낌만 있고 아픈 느낌은 없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그 자리에 뜸을 계속 뜨는데 보건을 위한 뜸이라 할지라도 일곱 장 이상을 떠야 합니다. 이렇게 일곱 장 이상을 뜨게 되면 그 자리가 2도 이상 혹은 3도까지 화상을 입게 되고, 그 뒤 큰 딱지가 앉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환자에게 생강, 생마늘, 생 고추, 양고기, 바다생선 등을 먹여 딱지 밑으로 진물이 많이 흐르게 하되 절대로 딱지를 떼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또 씻지 않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여 생긴 상처는 인체가 온 몸의 에너지를 써서 회복하려고 힘쓰게 됨으로써 이런 과정을 거쳐 인체의 면역능력도 올라가게 되며, 또 이 기회를 빌려 다른 많은 질병들도 좋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이 구법灸法은 면역기능을 높이는데 아주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대체로 이런 뜸요법은 2 주일 정도 치료효과가 지속되며, 어떤 난치병들은 몇 번의 반흔구로 철저하게 완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부 과민성 질병가 그렇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평생 가는 흉터를 남기기 때문에 얼굴이라든지 치마를 입는 젊은 여자의 다리라든지 사람 눈에 띄는 곳에 쓰면 안 됩니다. 내가 보기엔 요즘 노출하는 부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예전에는 단전에 뜸뜨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요즘은 큰 길에서 단전을 내 놓고 다니는 사람도 많더군요. 당연히 요즘은 격물구隔物灸를 쓰고 또 구법을 많이 개선한 여러 방법을 사용하여 다시 반흔구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만 옛날에는 이런 반흔구가 상당히 좋은 치료방법이었습니다. 일본의 한 장수촌에서는 그 마을의 사람들이 18세가 넘으면 해마다 그 해의 입춘 날에 모두 족삼리에 반흔구를 뜨게 하는데, 그 마을의 평균수명은 구십 몇 세 이상으로 백세에 가깝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서 장수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당연히 다른 많은 원인들과 관련이 있겠지만 반흔구법을 써서 해마다 한 번씩 족삼리에 뜸을 뜸으로써 면역력을 높인 것도 매우 큰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화훈법火熏法은 문헌에 기재된 것으로 보면 어떤 것은 땅에 큰 구덩이를 파고 많은 나무를 태워 구덩이 주위를 뜨겁게 달군 다음 향내 나는 식물의 잎을 그 위에 덮고 물을 뿌립니다. 그 위에 사람이 누운 뒤 구덩이를 덮는다고 하니 이것은 현재 우리가 하는 사우나와 비슷하지 않나요? 또 다른 방법은 큰 솥에 방향성 약제를 넣은 물을 끓인 뒤 그 위에 튼튼한 널을 걸치고 사람을 올라가게 한 다음 뚜껑을 덮습니다. 튼튼한 널이라야 사람이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은 이것이 여러 형태로 발전하였는데 사우나도 화훈법의 일종입니다. 이런 화 치료법은 침한고냉沈寒痼冷한 질병을 치료할 때는 치료효과가 괜찮지만 온병溫病에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것 같은, 불로 불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미발황색微發黄色"은 가벼우면 황달이 생긴다는 말로, 여기서의 발황發黄의 병기는 열이 영혈營血을 손상하여 영기營氣가 퍼지지 못한 탓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 얼굴색이 누르스레하면서 반들거리는 것은 어두운 황색이나 파삭한 황색이 아니어서 이는 그 사람의 영혈이 고루고루 잘 퍼진 상태를 나타냅니다. 여기서의 황달은 화열이 안으로 영혈을 손상하여 정상적으로 영기가 수포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이런 황달을 근래 어떤 사람은 용혈성 황달의 일종으로 독한 열이 적혈구를 파괴함으로써 헤모글로빈이 혈액 속에 들어가서 생기는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는 것을 그저 참고로만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를 열상영혈, 영기불포熱傷營血,營氣不布로 일어난 황달이라고 합니다.
"극즉여경간, 시계종劇則如驚癎,時瘈瘲”에서 계瘈는 몸을 펴는 것이고, 종瘲은 몸을 오그리는 것이므로 계종瘈瘲은 몸을 오므렸다 폈다하는 것이니 바로 추휵抽搐이 아닌가요? 이는 열이 성하여 풍이 나타나는 상태로 열성동풍熱盛動風하면 추휵이 나타납니다. 이는 경증驚證과 간증癎證에서 볼 수 있는 증상으로 소아가 추휵하면 경증이라 하고, 어른의 추휵은 간증이라 합니다. 곧 이렇게 손발을 버르적거리는 병을 소아에서는 경풍驚風, 어른에서는 전간癲癎이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화열에 심하게 손상되어 열성동풍함으로써 아이의 경풍이나, 어른의 간질처럼 한 차례 한 차례 거듭하여 손발을 버르적거리게 되는 것인데, 이는 온열사기가 쉽게 황달을 발생시키고, 쉽게 동풍하는 특징을 드러낸 것입니다.
"약화훈지, 일역상인일, 재역촉명기若火薰之,一逆尚引日,再逆促命期”
나는 "약화훈지若火薰之" 아래에 ‘만약 또 다시 화훈하는 방법을 쓴다면’을 넣어 해석해야 한다고 봅니다. 즉 화훈한 뒤 또 다시 화훈하게 되면 이라고 해석해야 된다고 본 것입니다. "일역一逆”에서 역은 착錯이며, 오誤로 보아 역逆자를 여기에서는 착오로 해석해야 합니다. 한 번의 착오, 두 번의 착오로도 환자의 수명을 약간씩 단축시키지만 “재역再逆” 즉 자꾸 화훈하는 착오가 여러 번 거듭되면 "촉명기促命期" 환자의 생명을 아주 단축시키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거듭된 빗나간 치료가 환자의 사망을 재촉한다는 말입니다. 이 한 조문은 풍온병에 한 계열의 잘못된 치료를 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들 즉 온열사기溫熱邪氣가 위로 들어와 먼저 폐肺를 침범한 뒤 다시 심포心包로 거꾸로 전해지는 문제, 온열사기가 쉽게 간신肝腎의 음을 상하는 문제, 온열병이 쉽게 황달을 일으키는 문제, 쉽게 동풍動風하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세 온병학가溫病學家들이 온병의 발병규율과 전변규율을 연구, 토론할 때 매우 많은 계시를 받았으므로 이 제6조는 온열병의 일부 특징들을 모두 묘사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상한을 배울 때는 이 제6조가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지만 온병학에서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원 입학고시에서 온병 전공 대학원생 입학고시에서는 늘 상한론을 그들의 전공기초과목으로 지정하여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출제할 때 자주 상한론 중에서 온병학과 연관있는 제목을 출제하는데, 바로 이 제6조가 온병학 전공 대학원생 입학 전문기초과목의 문제로 자주 출제되는 주제입니다.
위에서 우리는 태양병의 분류, 태양 중풍, 태양 상한과 태양 온병, 태양 풍온을 강술했는데, 이제 우리는 그들을 태양 온병, 태양 풍온이라 부르지 않고 온병과 풍온으로 불러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네 개의 증후는 모두 하나의 공통된 중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발열입니다. 발열, 한출, 오풍, 맥부완한 증상은 태양중풍이며, 오한이 주가 되어 오한, 발열, 무한, 신동통, 맥부긴한 증상은 태양상한이며, 발열이갈, 불오한은 온병이며, 고열, 한출이 열불퇴자는 풍온입니다. 이 네 개 증후는 모두 외감병의 초기 단계로 앞의 둘은 풍한외감에 속하고, 뒤의 둘은 온열외감에 속합니다. 장중경은 광의廣義의 상한에서 말하는 풍한과 온열 이 두 큰 부류의 병증의 임상증상에 대해서 아주 분명하게 나누어 놓았는데, 우리는 이것을 태양병의 분류제강分類提綱으로 봅니다. 우리 이 강의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다음 시간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