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8강 태양병의 분류 제강-3

臥嘗 齋 2019. 3. 30. 22:58

‘맥음양구긴脉陰陽俱緊’ 여기에서 양맥陽脈이 가리키는 것은 촌맥寸脈이며, 음맥陰脈이 가리키는 것은 척맥尺脈입니다. 실제로 이 음양맥陰陽脉은 촌관척寸關尺 세 맥을 합해서 이르는 말인데, 이것이 태양병이란 전제 아래에서 긴緊하다는 것이므로 촌관척 삼부맥이 모두 부긴浮緊한 것입니다. 긴緊은 한사寒邪가 왕성하다는 뜻으로 한사는 수인收引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한사가 기부肌膚를 상하면 기부의 기혈이 삽체澁滞해지고 근맥이 구련拘攣합니다. 혈관도 근맥筋脈의 일부이므로 혈관이 구련하여 긴장도緊張度가 높아지기 때문에 맥을 보면 긴장도가 매우 높습니다. 긴은 한사가 왕성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부浮는 사가 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후로 우리가 뒷부분의 내용을 배우고 나면 바로 알게 되겠지만 상한론에서 ‘맥음양구긴’이 나타나는 곳은 두 개의 증후에서인데, 하나는 태양병 태양상한太陽傷寒이고, 하나는 소음병 소음상한少陰傷寒입니다. 한사가 성하여 소음이양少陰裏陽을 손상했을 때도 ‘맥음양구긴’이 나타날 수 있지만 소음병의 맥음양구긴은 촌관척 삼부맥이 모두 침긴沈緊한 것이고, 태양병의 맥음양구긴은 촌관척 삼부맥이 모두 부긴浮緊한 것입니다. 왜 특별히 촌관척 삼부맥이 모두 부긴하다는 것을 강조할까요? 만일 촌맥이 부긴하고 관맥도 부긴하지만 척맥이 부긴하지 않다면 예를 들어 척맥이 침하다면 그러면 소음의 이양허裏陽虛를 겸하고 있는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일 단순하고 전형적인 태양상한표실증으로 진단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촌관척 삼부맥이 모두 부긴해야만 합니다.
상술한 증후에서 우리는 하나의 결론을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은 한사폐표寒邪閉表, 위폐영울衛閉營鬱로 일어난 증후라는 것입니다. 위폐衛閉란 위양衛陽이 울폐鬱閉된 것인데 그 임상특징은 첫째가 위기가 울폐된 뒤에 나타나는 발열이며, 둘째가 위폐 후에 나타나는 무한無汗입니다. 이 조문에는 무한이라는 증상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제35조 에서 ‘무한이천無汗而喘’을 들고 있습니다. 이것을 상우후이 략우전詳干後而略干前-뒤에서 상세하게 말하고 앞에서는 줄였다-이라고 하는 것으로 상한론 중에는 자주 이런 경우가 있는데 어떤 때는 상우전 이략우후詳干前而略干後하고 어떤 때는 상우후 이략우전詳干後而略干前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상한론을 읽을 때는 늘 앞뒤를 상대하여 비교하여 서로 보충하여야 하는데 심지어는 자구字句로도 표현되지 않았는데 그 곳에서 그 숨은 뜻을 찾기도 합니다. 이 뒤에 그런 경우가 있으면 내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자의 겉으로는 이런 주증主症을 써 놓지 않았지만 그 글자의 행간行間으로부터, 감별비교鑑別比較를 통해서, 그 주증을 체득해 낼 수 있습니다. 그것들은 여기에 결코 문자로 직접 쓰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이후 계지이월비일탕桂枝二越婢一湯 을 배우게 되는데 때 그 주증에 심번心煩이 있지만 원문에서는 이런 말이 결코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그 글자 속, 행간에서 소음병과 서로 감별할 때 그 주증에 심번心煩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 한 조문이 무한無汗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것이 위양폐울衛陽閉鬱이란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한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발열發熱, 무한無汗은 위폐로 인한 것이며, 체통體痛은 영울營鬱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래서 태양상한의 병기는 위폐영울입니다. 당연히 이 무한은 위폐로 인한 증상일 뿐 아니라 또한 영울의 특징 즉 영음울체營隂鬱滯로 인하여 나타난 특징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상에서 태양병의 중풍과 상한이란 두 개의 주요 증후에 대해서 강의했습니다. 그러면 병기분석의 각도에서 즉 풍사, 한사의 성질로 중풍과 상한의 병기들을 분석해 봅시다. 다만 한의학에서의 병인에 대한 인식에는 이런 명언이 있습니다. "외사감인, 수본난지外邪感人受本難知”인데 이 말은 그게 아직 병증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무슨 사기邪氣가 들어 온 것인지 모른다는 겁니다. "인발지수, 발즉가변因發知受 發則可辨”-발병 뒤에 사기가 들어온 것을 아는데 증상이 나타나야 변별할 수 있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면 양의洋醫는 병인의 인식은 어떤가요. 예를 들어 그들이 말하는 결핵간균結核桿菌일 경우 실험실에서 발견할 수 있고, 배양할 수 있고, 그들이 말하는 대장간균大腸桿菌, 연쇄상구균連鎖狀球菌일 경우는 아직 사람에게 감염되어 발병하지 않았을 때라도 실험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의학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풍사風邪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줘 봐, 자연계의 바람이 풍사야?" 이것은 정상적인 기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사기에 감수되지 않았거나, 혹은 사람이 발병하지 않았을 때는 그가 어떤 사기를 받았는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외사감인, 수본난지’ 입니다. ‘인발지수, 발즉가변’, 사실상 사람이 일단 발병하여 증상이 나타난 뒤 표현되는 한 무리의 증상은 병의 원인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체의 반응능력으로 기체의 반응상태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풍이든지, 한이든지, 중풍이래도 좋고, 상한이래도 좋은데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평소 체질이 위양부족衛陽不足에 치우친 편이면 풍한사기가 침입했을 때 땀이 많이 나기 쉽고, 그래서 태양중풍증이 되기 쉬운 것입니다. 만약 이 환자의 평소 체질이 위양이 편성偏盛했다면, 상대적으로 성한 편이었다면, 그가 풍한사기에 침범 당했을 때는 한사폐표寒邪閉表하기 쉽고 따라서 태양상한증이 되기 쉽습니다. 체질 요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해, 이년 전인가 삼년 전 겨울이었던 것 같은데, 북경에 유행성 감기가 퍼졌었습니다. 유행성 감기가 퍼지게 되면 우리 동직문의원東直門醫院에서는 유행성 감기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늘 유행성감기의 특징에 근거해서 협정처방協定處方을 만든 뒤에 일층 대청에 탁자를 한 줄로 죽 늘어놓고 그 위에 이 협정 처방약을 미리 달여 두었다가 환자가 오면 바로 달여진 약을 몇 봉지 씩 내 주고 있습니다. 그 때 한 달 이익이 대개 우리 병원 반 년 치 이익보다 많습니다. 하루는 역시 유행성 감기가 유행하던 때였는데, 한 쌍의 젊은 부부가 대개 일 주일 동안 계속된 고열로 치료받으러 왔습니다. 이 두 사람도 유행성감기였는데 처음 이틀간은 양약을 먹었는데도 열이 내리지 않아, 우리 동직문의원에 와서 협정처방을 먹었는데 그래도 열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게 오게 됐는데, 부인은 솔직하게 "선생님 저만 접수해 주시고, 남편은 접수하지 마세요. 선생님이 처방 내실 때 제 이름으로만 하셔서 약 용량 만 두 배로 해주시면 우리가 돌아가서 두 사람 약을 한 단지에 넣어서 달인 뒤 너 한 그릇, 나 한 그릇 나눠 먹으면 수월할 것 같은데요." 나는 이 때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두 사람의 구체적인 증상과 두 사람의 구체적 맥상을 보았습니다. 다 본 뒤에 "부인은 풍열외감風熱外感이고, 부인 남편은 풍한외감風寒外感에 걸렸습니다. " "아닐 텐데요? 선생님 . 사실 우리는 결혼한 지 스무 날인데, 같은 방에서 생활하고, 같은 침대에 자고, 같은 솥의 밥을 먹고 했는데, 어째서 이 사람은 풍한이고, 저는 풍열일까요? 실습하던 젊은 학생들도 그들이 지냈던 환경이 완전히 같은데 왜 한 사람은 풍한외감이고, 다른 사람은 풍열외감인지 의아해 했습니다. "부인은 평소 음허화왕陰虛火旺한 체질이라 일할 때도 후딱후딱 해치우고 마음이 답답하고 조급해지기 쉬운 편이지만, 남편은 내향적 성격에 비교적 조용하고 침착한 사람으로 평소에 양허한성陽虛寒盛하여 늘 손발이 차고 말이 없으며 잘 움직이지 않는 성격, 체질이잖아요." "선생님. 관상 볼 줄 아세요?" "관상이 아니라, 여기 들어 온 뒤 부인만 이야기했지, 남편 분은 한 마디도 안 했잖아요. 그렇죠? 척 보면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남편은 평소 양허한 체질이라 했던 거고, 감기에 걸리면 한으로 바뀌기 쉬워 온 몸이 아프고 맑은 콧물이 나면서 그리고 땀이 나지 않는 거예요." 그 남편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부인은 감기에 걸리면 온사温邪가 위로 침범하여 폐로 침입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목구멍이 붓고 아프잖아요." "그래요. 저는 어릴 때부터 편도선염에 잘 걸려서 거의 매달 열이 올랐어요." 그래서 그 남편은 풍한외감이었덩 것입니다. " 당신 두 사람은 체질이 달라 현재 상태도 같지 않아요. 부인은 목이 붓고 아프면서 기침하고 누런 가래가 나오잖아요? 신랑은 온 몸이 아프고 맑은 콧물이 나면서 열나고,  추운 것은 부인보다 훨씬 심한데 같은 약을 먹어도 되겠나요?" " 그렇게 말씀하시니 같은 약을 먹으면 안 되겠네요." "신랑은 신온辛温한 해표약解表藥이 필요하고, 부인은 신량辛凉한 청해약请解藥이 필요한데, 각각 하루 분씩 처방할 테니 많이 먹을 필요는 없고 아마 두 분 다 한 두 번 약을 들면 열이 내릴 겁니다. 이 하루 분으로 열이 내리지 않으면 내일 저녁에 외래로 오시되 접수할 필요 없이 내게 바로 오세요." 나는 한편으로 학생들에게 이 병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튿날 이 두 사람이 신이 나서 왔습니다. 그녀가" 선생님. 저희가 이번에 온 건 치료하러 온 게 아니에요. 선생님 약을 한 번 먹었는데 온 몸에 땀이 나더니 열이 내렸어요!"
그래서 내가 학생들에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풍한, 풍열을 구별하는 것은 결코 기후환경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임상증상에 근거하는 것이며, 이 개인의 임상증상은 실제로 그의 체질인소, 기체機體가 사기에 대해 반응하는 상황, 반응하는 능력을 그 안에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군체화群體化된 치료방안이 아닌 개체화個體化된 치료방안인 것입니다. 이 두 분이 동시에 같은 양약을 복용한 것은 군체화 치료방안이며, 동시에 같은 한약을 복용한 것도 군체화 치료방안이지만,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구체적인 임상증상에 근거하여 변증을 통해 처방을 썼던 것은 개체화 치료방안인 것입니다. 개체화 지료방법의 치료효과가 가장 좋으니 그것이 더욱 발달한 방법이며 훌륭한 선택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요. 이 세 번째 조문은 이 정도로 강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