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비(悲)
비의 기소(氣消)는 양기가 줄어드는 것이다. 양기가 줄어드는 것은 바로 신(神)이 부족해지는 것이니 절로 슬픈 마음이 들게 된다.이는 생리적 작용이지만 지나치면 肺를 상하여 폐기를 선강(宣降)하지 못하고 모상(耗傷)하게 되는 병기변화를 일으킨다.9) 대개 우(憂)와 비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고 보고 다 같이 폐지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비는 우와 달리 좋아하던 사람이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나 추구하던 원망이 깨어졌을 때의 슬픈 정서체험이므로9,19) 각기 다른 정서이다.19)
6)공(恐)
공은 기하(氣下)로 기가 하강한 상태이며, 심하면 기불행(氣不行)한다. 원양은 겨울에 갈무리되는데 미약한 양이 아래에 있고 왕성한 음이 위에 있는 상태이므로 양기가 음이 해칠까 봐 스스로 겁내어 조용히 피해 있는 것으로, 사람도 일이 이미 실패해버린 것처럼 두려워하는 것이 공의 모습이며, 또 겨울이 신(腎)에 응하므로 신의 정지가 공이 된다.18) 공은 위험을 만나 대응할 수 없을 때 일어나는 두렵고 불안한 정서체험이며,9,19)자기 스스로 겪지 않아도 보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정서체험이 일어난다.9)
7)경(驚)
경은 기란(氣亂)으로 마음 둘 데가 없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생각이 정해지지 않는 것이다. 대개의 학자들이 경을 일상이 아닌 사변을 갑자기 만나 정신적으로 바짝 긴장하는 일종의 정감체험으로 보고 있으며, 공(恐)이 내부에서 오는 자극으로 무슨 상황인지 알고 있을 경우의 정서인데 반하여 경驚은 외부에서 모르는 상태에서 겪은 사건으로 나타나는 정서라고 하였다.9,23,24,25,26) 이28) 등은 정지개념이 정(情)과 지(志)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칠정은 기체가 안팎의 자극을 받은 뒤 밖으로 표현되는 칠종의 다른 정감들로 오지의 기초 위에 생산되어 풀어져 나온 병의 원인이며, 그래서 경과 공은 정과 지의 관계로 공은 신지(腎志), 경은 심정(心情)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방29)은 경이 미처 정신적인 준비가 안된 에서 닥친 갑작스런 자극으로 정신이 고도의 준비상황에 놓여 흥분, 불안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일종의 생명현상인 경은 본질이 기의 흐트러짐이기 때문에 정지가 존재할 상태가 아니며, 객관사물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과정이면서 정서를 생산하는 일종의 전주곡일 뿐이라고 보았다. 경의 본질인 기란은 오행에 귀속시킬 수가 없으며 이 때문에 칠정 중의 다른 정지표현과 구별되며 한의(韓醫) 정지범주에 포함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장에도 소속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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