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추 본신외의 정지에 대한 논술은 정서병리를 좀더 확충한 것으로 오장과 오지에 관련된 부분과 그에 대한 보충 설명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심(心)이 출척사려(怵惕思慮)로 신(神)을 상하는데 출척사려는 모든 정신활동을 아우르는 말이므로 오신(五神)을 통솔하는 군주지관(君主之官)으로서의 심이 과도한 정신활동으로 허약해져 공구자실(恐懼自失)하는데 이는 수극화(水克火)의 기전이다. 비우수이불해즉상의(脾憂愁而不解則傷意)에서 우수는 비(脾)의 지(志)로 맺히어 풀리지 않은 우수가 자기 장의 정신작용인 의를 상하는 것이다. 신성노이부지즉상지(腎盛怒而不止則傷志)는 간의 지(志)인 노기가 수생목(水生木)의 기전으로 자도모기(子盜母氣)한 때문이다. 간비애동중(肝悲哀動中)으로 상혼(傷魂)한 경우와 폐희락무극(肺喜樂无極)으로 상백(傷魄)한 경우는 비애(悲哀)가 폐(肺)의 지(志)이고 희락(喜樂)이 심(心)의 지(志)이므로 상극되는 장의 정지가 본장을 손상한 금극목, 화극금의 병리이다. 여기의 심에서는 모든 정서활동이 심신(心神)을 상함을 말하였고, 비에서는 자장의 정서가 스스로를 상한 경우를, 신은 자도모기하여 본장이 허해짐으로써 상지(傷志)함을, 간, 폐는 상극하는 장기가 실하여 나타나는 병리를 각각 설명함으로써 오장에 모두 자장상(自臟傷) 및 허, 실 병리가 적용됨을 짐작하도록 구성된 문장이다.
질병의 전변(傳變)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어 오장 중 어느 한 장에 병변이 발생하면 먼저 그 소승(所勝)하는 장으로 전해주게 되지만 돌연히 발생한 질병일 때는 그 전변의 순서에 따르지 않고, 혹 전변하는 수가 있어도 반드시 이런 순서를 밟지는 않는다. 우, 공, 비, 희, 노 오지의 과극으로 인한 질병이 바로 이렇게 순서대로 전변하지 않고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16)로 그 치병규율(致病規律)도 2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희(喜)로 인하여 크게 허해지면 신기(腎氣)가 승(乘)하고, 공(恐)으로 인하면 비기(脾氣)가 승하며, 우(憂)로 인하면 심기(心氣)가 승하는 것으로서 한 정지가 본장을 허하게 함으로써 상극되는 장이 해를 입힌다는 수극화, 토극수, 화극금의 병기이며, 다른 하나는 노(怒)하면 간기(肝氣)가 승하고 비(悲)하면 폐기(肺氣)가 승한다는 것인데 바로 본장의 정지로 인하여 본장의 기가 승한다는 것이다.
한 장기가 허하여 정기(精氣)가 그 곳으로 몰릴 때 나타나는 오지의 변화를 오병(五幷)이라 한다. 이 五오병에서도 심, 폐, 신에 정기가 병하여 그 장의 지인 희, 비, 공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간에 정기가 병할 때의 우, 비에 정기가 병할 때의 외의 3경우로 분류된다. 심, 폐, 신에서는 정기가 적당히 보충되어 감정이 강렬하게 나타나지 않는 생리적 변화와, 정기의 몰림이 지나쳐서 지징을 상한 폭발적인 감정표출이 일어나는 병리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간의 경우는 정기가 간으로 너무 몰려 간목이 오히려 폐금을 모욕하는 상모규율(相侮規律)로 인하여 폐지가 나타나는 것이고, 비에서는 정기의 도움을 받아 왕성해진 비토가 신수를 극하는 상극율(相剋律)로 신이 압력을 받아 발현되는 감정이다. 이런 3가지 변화는 오장에서 모두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내경 주가(註家)16,17) 중에는 내용으로 보아 우(憂)는 노(怒), 외(畏)는 사(思)로 고쳐야 한다고 한 학자들도 있다.
'한의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7 (0) | 2017.12.24 |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6 (0) | 2017.12.24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5 (0) | 2017.12.24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3 (0) | 2017.12.24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2 (0) | 2017.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