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정서 각론
1)노(怒)
노는 기상(氣上)으로 기가 상승하는 것이다. 봄에는 모든 식물들이 싹을 틔우는데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많은 힘이 든다. 그래서 막매사18)는 원양(元陽)이 봄에 올라오게 되는데 양기가 오르려 하나 양의 반이 밑에 있고 음의 반이 위에 있어 얼른 오르지 못하고, 마땅히 왕성해야 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으므로 이를 창통하게 하기 위해 우레(雷霆)가 생기며, 이처럼 사람도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마음이 부글부글 끓는 것을 노의 모습이라고 하고 봄이 간에 응하므로 노가 간의 지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노는 좋지 않은(負的) 감정으로 인식되어 주로 노로 일어나는 병리에 대해 설명되고 그 생리적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고려는 생략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일 노의 기운이 없으면 겨울의 응칩(凝蟄), 폐장(閉藏)된 기운을 풀어낼 길이 없으므로 노는 생리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 또 노는 일상적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지만 스트레스가 너무 강하면 노기가 폭발하여 갑작스런 기의 상승으로 급성 질환을 야기하는 폭노(暴怒)가 되고, 이를 억눌러 참으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화병 등으로 터져나오게 되는 울노(鬱怒)가 된다.9,19)
2)희(喜),
희는 기완(氣緩)으로 기가 화완(和緩)하여 기분이 좋은 것이다. 여름에는 왕성한 양이 위에 있고 미약한 음이 아래에 있어 양기가 가득하므로 음을 가볍게 여겨 찌는 듯 더우면서 모든 것이 펴지고 뻗어 나가게 되는데, 사람도 하던 일이 다 이루어진 것 같아 기쁘게 되는 희의 모습이 나타난다.18)그러나 지나치면 기기(氣機)가 환산되고 심신(心神)이 상처를 받아 정신을 집중할 수 없고, 정신이상, 광란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9)
3)사(思)
사는 기결(氣結)로 마음에 둔 바가 있어 정신이 그곳으로 쏠리는 것이다. 사를 사고(思考), 사유(思惟)로 인식하면 칠정정지의 범위에 속할 수가 없다.9)그렇지만 왕20,21)은 인식심리학적 관점을 끌어들여 사고의 의미를 가진 사가 인지과정의 중심에 있어 인지(認知)가 심리활동에서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과 같이 칠정의 사가 중앙 비토(脾土)로서 그 밖의 육정(六情)의 생성과 활동에 관건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편 두9)는 사를 비(悲), 우(憂), 수(愁) 등 소극정서의 개괄이라 하고 상비(傷脾), 기결(氣結) 등의 병리기전으로 보아 사는 병을 일으키는 정서이며 그 실질이 우울이 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고, 교19)는 사가 사려과도를 가리키며, 생각하던 문제가 풀리지 않거나 사정이 아직 해결되지 않던지, 또는 간과 비가 기의 울체로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생기는 걱정되고 불안한 심정으로 사려와 불안의 복합정서라고 보고 있다..
4)우(憂)
막18)은 원양은 가을에 거두어지는데 가을에는 양의 반이 위에 있고 음의 반이 밑에 있어 양기가 날로 약해지므로 음기의 박해를 받는 가운데 날로 음기가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처절한 기운이 드러나는 것이니, 사람도 이에 응해 일이 실패할 것처럼 느껴져 그 정지가 쓸쓸(殷殷)한 것이 우의 모습이며, 가을이 폐에 응하므로 폐의 지가 우가 된다고 하였다. 두9)는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심정이 가라앉으면서 자비감(自卑感)이 드는 복합정서상태라 했으며, 교19)는 여기에 더하여 칠정을 오장에 나누어 배속할 때 우와 사(思)는 다 같이 비지(脾志)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였고, 방22)은 우와 사가 같은 종류의 정신상태라고 하였다.
'한의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7 (0) | 2017.12.24 |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6 (0) | 2017.12.24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4 (0) | 2017.12.24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3 (0) | 2017.12.24 |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 -2 (0) | 2017.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