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지탕 가감례의 두 번째 처방은 계지가후박행자탕桂枝加厚朴杏子湯입니다.
원문 제18조 "천가, 작계지탕, 가후박, 행자가喘家,作桂枝湯,加厚朴、杏子佳。”이 한 조문을 끊어 읽을 때 나는 “천가喘家”뒤에 끊고, “천가작喘家作”으로 끊지 않기를 권합니다. “천가작喘家作”은 천병이 발작했다는 뜻인데 천병이 발작한다고 다 계지탕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천가, 작계지탕喘家,作桂枝汤”은 무슨 뜻 일까요?그것은 의사가 환자에게 계지탕을 처방한다는 의미입니다. “작作”은 동사로 여기에서는 주어가 생략된 것입니다. 상한론에서는 자주 작탕作湯, 작 무슨 무슨 탕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주 말하고 있으니 작계지탕도 의사가 환자에게 계지탕을 처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 환자에게 계지탕을 처방하려 할까요? 환자가 태양중풍에 걸린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인데, 바로 전에 태양중풍에 걸린 것을 ‘신감新感’이라 하고, 환자가 원래 몇 년에 걸쳐 오래 앓고 있던 천식을 ‘숙천宿喘’이라 합니다. 천가喘家란 평소 수년간 오랜 동안 천병을 앓아왔던 사람인데, 효천을 오래 앓아 전문가처럼 된 사람이라야 천가라 부를 수 있으며, 그래서 천가는 오랫동안 천병을 앓아 왔던 병력을 가진 환자입니다. 이런 환자가 태양 중풍에 신감新感되면 폐기肺氣의 선발宣發과 숙강肅降기능이 조절되지 못하기가 쉽고, 그렇게 되면 바로 숙천의 발작을 이끌어 내게 됩니다. 이번 조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신감이 숙천을 이끌어 낸 경우입니다. 이 때 여러분이라면 신감을 치료하겠습니까? 아니면 숙천을 치료하겠습니까. 이 묵은 천식으로 일이십 년 헐떡거려 왔는데 즉효를 볼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여러분은 반드시 신감을 치료해야 합니다. 신감을 치료하려면 데는 계지탕을 써야 하지만 그는 아무래도 폐기가 순조롭지 못한 그런 천식이 있어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후박, 행자를 더하는 것이 넣지 않는 것보다 좋은데, 왜 후박, 행자를 더 넣는 것이 좋을까요? 이렇게 신감이 숙천을 이끌어 낸 환자에게 계지탕으로 치료할 때 후박, 행자를 더 넣어 관흉宽胸、이기利气、강폐降肺、평천平喘을 겸하게 하는 것이 후박, 행자를 넣지 않은 것보다 낫다는 그런 의미입니다. 이것이 계지가후박행자탕의 첫 번째 적응증입니다.
이어서 제43조를 봅시다. "태양병, 하지미천자, 표미해고야, 계지가후박행자탕주지太阳病,下之微喘者,表未解故也,桂枝加厚朴杏子汤主之." 태양병은 발한해야 마땅한데, 사하瀉下한 것은 잘못된 치료입니다. 사하하고 나면 사기가 흉중胸中으로 빠져 들어 폐기肺氣가 매끄럽지 않게 됨으로써 가벼운 천증喘證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것은 무슨 증후일까요. 신감으로 인한 신천新喘입니다. 신감중풍新感中風에 계지탕으로 해기거풍, 조화영위해야 할 것을 잘못 사하하여 풍사가 흉중으로 빠져들게 함으로써 폐기가 매끄럽게 흐르지 못하여 신천이 생긴 것입니다. 폐기불리肺氣不利에 우리는 후박厚朴과 행자杏子를 써서 관흉寬胸, 이폐利肺, 강기降氣했는데, 이렇게 해서 새로 생긴 신천新喘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기서 "계지가후박행자탕주지桂枝加厚朴杏子湯主之"라고 말한 것입니다. "주지主之"란 말은 바로 이런 병에 이 처방을 쓰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말로, 주主는 당當입니다. 주와 당은 옛 한어에서 소리와 뜻이 비슷합니다. 현대 한어로 읽으면 전혀 관계없는 소리지만 옛 소리로는 비슷했습니다. 주는 당이란 뜻으로 바로 응당 즉 마땅히 란 뜻입니다. 이렇게 신감으로 나타난 신천 곧 풍사가 폐를 막아 만들어진 이런 천에 계지가후박행자탕을 쓰면, 신감도 나을 수 있고, 새로 생긴 천 또한 치유할 수 있으므로, 그는 이 때 계지탕후박행자탕을 쓰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보고 비로소 ‘계지가후박행자탕주지’ 라고 했던 것입니다. 두 조문 제18조와 제43조는 그 증상이 같지 않습니다. 신감이 숙천을 끌어낸 경우는 계지탕에 후박, 행자를 더하여 쓰는 것이 후박, 행자를 더하지 않는 것보다 나으므로 ‘가후박,행자 가加厚朴、杏子 佳’ 라고 했고, 제43조는 계지가후박행자탕이 신감을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천도 치료할 수 있으므로 "주지主之"라고 한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중경이 문자를 쓸 때 매우 조심하였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계지가후박행자탕을 요즘 임상에서 쓸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학교에 체육선생님이 있는데 이 체육선생님의 따님이 어렸을 적에 자주 감기에 걸려 기침하면서 숨가빠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아동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폐염肺炎이라 했었습니다. 자주 이런 증상이 생겼는데, 매 번 갈 때 마다 폐염이라고 했습니다. 아동병원에서는 늘 청폐清肺1호, 2호를 투여했는데, 이 약은 마행석감탕麻杏石甘湯의 가감방이므로 모두 폐열로 보아 치료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처방을 쓰고 나면 확실히 열이 내리고, 숨찬 것도 잠시 풀렸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다시 발작했습니다. 그 때는 임응추任應秋교수님이 살아 계실 때라 내가 임응추교수님에게 ‘임선생님께서 봐 주시죠.’ 했더니, 한 번 보시고 내게 ‘무슨 처방을 썼던가?’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동병원에서 청폐1, 2호를 썼던데요.’라고 했더니, ‘청폐1, 2호는 무슨 약물로 만든 건가.“ 라고 물으시기에 내가 마행석감탕을 기본방으로 해서 거기에 금은화金銀花, 연교連翹, 노근蘆根, 백모근白茅根을 넣은 것이 청폐1호이며, 여기에 대합산黛蛤散을 더 넣은 것이 청폐2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는 ’자네, 이 아이의 얼굴색을 보게. 이렇게 창백하고, 혀의 색깔도 이렇게 핏기가 없으니 또 다시 청열약을 쓸 수는 없겠어. 계자가후박행자탕을 쓰게!‘ 라고 하셨습니다. 이 아이가 일주일 동안을 계지가후박행자탕을 먹고 나더니 신기하게 그 뒤부터 그녀의 해천발열咳喘發熱이 다시는 발작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나에게 매우 심각한 인상을 주어 열이 나고 숨이 찬 환자를 치료할 때 혀에 핏기가 없고 더 이상의 리열裏熱증상이 안 보이면 꼭 마행석감탕만 쓰려고 생각하지는 않고 계지가후박행자탕을 쓸 것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가감방인 계지가후박행자탕입니다.
태양병편에는 네 가지의 천喘을 치료하는 처방이 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만난 첫 번째입니다. 나중에 우리가 뒤의 세 가지를 만날 때 우리가 지금 만나 본 계지가후박행자탕의 적응증을 돌이켜 보면서 서로 감별할 것입니다.
아래의 20조를 보겠습니다.“태양병, 발한, 수루부지, 기인오풍, 소변난, 사지미급, 난이굴신자, 계지가부자탕주지太陽病,發汗,遂漏不止,其人惡風,小便難,四肢微急,難以屈伸者,桂枝加附子湯主之。” 태양병에는 발한시키는 것이 마땅하지만 혹 약의 량이 너무 많거나, 계지탕을 써야 할 때 마황탕을 쓰는 것처럼 땀을 올바른 방법으로 내지 못하면 “수루부지遂漏不止”하는 상황이 나타납니다. 이 루漏는 무슨 뜻일까요? 루는 멈추지 않고 흥건하게 흘러내린다는 뜻이므로 땀을 내게 했는데 땀이 계속 흘러내려 멈추지 않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땀은 음陰에서 생겨나서 양陽으로 나오므로 땀은 음액陰液이 변화한 것입니다. 그래서 땀을 너무 내면 음양이 둘 다 상하게 됩니다. 어떤 학생이 이렇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 " 교수님. 땀이 날 때 물이 나오는 거잖아요. 음陰을 손상하고, 진액津液을 상한다는 말은 이해가 되지만 어떻게 양기를 상할 수가 있죠?" 사실 땀이 날 때 많은 열을 앗아 갑니다. 열이 양기가 아닌가요? 땀이 날 때 많은 열에너지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데 그것이 양을 상하는 것이 아닌가요? 다만 구체적으로 한 환자에 대해서 말하자면 상음傷陰이 위주일 수도 있고, 상양傷陽이 위주일 수도 있으며, 음양양상陰陽兩傷이 위주일 수도 있는데 그것은 그 사람의 신체소질과 관계가 있습니다. 만약 이 환자가 평소 음허陰虛한 사람이었다면 상음이 주가 될 수도 있고, 평소 양허陽虛한 사람이었다면 땀이 많이 났을 때 상양한 증상이 그에게는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현재 이야기하는 이 조문은 땀을 너무 내어 음양양상陰陽兩傷이 일어난 상황입니다. 어떻게 음양양상인줄을 알까요? 우리는 그의 임상표현에 근거하여 알 수 있습니다. “기인오풍其人惡風"이 되는 하나의 요인은 표사表邪가 풀리지 않아서 아직도 그대로 풍한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요인은 땀을 너무 내어 양기가 상함으로써 온후溫煦가 잘 되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다음 증상은 "소변난小便難"인데 무엇을 난이라 부를까요? 얻으려 힘써도 얻지 못하는 것을 난이라 합니다. 상뇨想尿, 즉 소변을 보고 싶은데 아무리해도 소변이 잘 안 나와 소변이 거의 없는 것인데, 한 편으로는 음액陰液이 상하여 소변으로 바뀔 수 있는 근원이 부족하고, 또 한편으로는 양기가 상하여 기화氣化를 잘 일어나지 못함으로써 소변난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변이 난하다는 증상은 음양이 다 상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다음에 말한 “사지미급, 난이굴신四肢微急,難以屈伸”은 사지가 약간 땅기어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말인데 이것은 음상일까요? 아니면 양상일까요. 이것도 당연히 음양양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음액陰液이 상하면 근맥에 충분히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고 적셔주지 못하여 근맥에 가벼운 땅김이 일어나는데, 사실 양기가 상하여 경맥을 따뜻하게 하지 못해도 근맥이 땅기고 오그라들게 됩니다. 우리 북경의 겨울날은 춥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예쁘게 보이기 위해 옷을 얇게 입고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올 때 버스를 한참 기다리게 되었고 겨우 올라 탄 차가 난방이 되어있지 않아서 매우 추웠다고 합시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전화가 와서 전화번호를 받아 적으려고 연필을 잡았는데 글씨가 제대로 써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럴 때 북경사람들은 “동구련아료冬拘攣兒了-손이 곱았다-”라고 합니다. 그것은 한냉사기寒冷邪氣가 양기를 상하여 경맥을 따뜻이 덥혀 줄 수 없었기 때문에 땅기어 오그라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四肢微急,難以屈伸”은 음액이 상하여 경맥을 적시지 못한 증상일 뿐만 아니라 양기가 상하여 경맥이 차가워진 징후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 한 조문의 기본병기를 무엇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요? 태양병에 땀을 너무 내어 음양이 둘 다 상했는데도 표는 아직 풀리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직 표가 풀리지 않았으므로 표를 풀어야 합니다. 음양 양상은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음양을 같이 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중경이 쓴 것은 계지가부자탕桂枝加附子湯이었습니다. 그는 보양약補陽藥만 썼을 뿐 보음약補陰藥은 쓰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어떠한 치료사로治療思路일까요? 이는 양을 굳혀서 음을 붙잡는 고양이섭음固陽以攝陰하는 사로思路입니다. 내가 그 이치를 후세의 한 구절을 인용해서 설명하겠습니다. 그 구절은 바로 “유형지혈불능속생, 무형지기소당급고有形之血不能速生,無形之气所當急固” -형체가 있는 피는 빨리 만들어질 수 없으므로 형체가 없는 기를 얼른 굳혀주어야 한다.- 이는 피를 많이 흘린 환자에게 바로 딱 들어맞는 말로 기가 혈을 따라 빠져나갈 때 먼저 인삼만을 많이 넣은 독삼탕獨蔘湯으로 기운을 도움으로써 탈혈脫血을 막으라는 것입니다. 나는 중경이 여기에서 사용한 양을 굳혀 음을 붙잡은 방법을 이 도리로 해석합니다. 형제가 있는 음액陰液은 금방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먼저 형체가 없는 양기陽氣를 얼른 굳혀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경은 사삼沙蔘、옥죽玉竹、맥문동麥門冬같은 자음보액滋阴补液하는 약을 써서 진액을 보하려 하지 않고, 얼른 양기를 돕는 부자附子를 써서 고양하여 섭음함으로써 먼저 땀이 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음진陰津과 양기가 더 이상 새나가지 못하도록 한 것 이것이 바로 그가 계지가부자탕을 쓴 뜻입니다. 이런 양기를 굳게 지키는 것을 중시하는 사상, 이런 고양固陽하여 이로써 섭음攝陰하는 치료사로와 방법은 특별히 우리가 배우고 본받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한 해 삼환로三環路를 보수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 북경 중의약대학 문 앞에서도 화평동교和平東橋와 화평서교和平西橋를 고치고 있었는데, 그 공사인부들은 진도를 빨리 나가기 위해 정말 하루 24시간을 내내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시멘트를 틀 속에 채운 뒤 전동 공구로 시멘트를 다지는 일을 하던 인부가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 사람이 다루던 공구는 무게가 매우 무거워 나로서는 들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감기니까 그 공사장의 의사가 발한약發汗藥을 주었는데, 감기로 열이 나도 계속 공사장에서 일했습니다. 땀내는 약을 먹고 땀을 내서 열이 내리면 계속 그 무거운 공구를 들고 시멘트를 다져나가다가 나중에는 공구를 들지 못할 정도로 지치고 기운이 빠져버렸습니다. 땀을 내면 열이 잠시 내렸지만 일을 하면 또 열이 나고, 그러면 다시 발한약을 먹어 땀을 내서 열이 내리면 다시 일을 하다가 그만 그 뒤로 움직이지 않아도 땀이 나면서 공구를 들지 못할 정도가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자 시공부대의 사람이 "자네가 이렇게 되다니! 정말 힘이 다 빠졌구만. 그렇게 튼튼하던 젊은이가. 학교 옆에 중의대학 한방병원이 있는데 그리 가보게" 해서 마침 내가 진찰하고 있던 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 젊은이가 감기 걸린지 일주일로 열이 나면 땀을 내고 땀을 내면 바로 일을 했는데 지금은 공구를 들지도 못하는 건 둘째치고, 걷지도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온 몸에 땀이었는데 체온을 재보니 열은 아직 나고, 혀는 핏기가 없기에 계지가부자탕을 썼습니다. 포부자炮附子는 15g을 썼는데 딴 약보다 조금 일찍 약탕기에 넣어 오래 끓이도록 하였고, 계지桂枝는 15g,赤、白芍藥各10g,나머지는 생강生姜을 대개 10g 넣은 것 같습니다. 이 약을 두 번 먹고 열이 내리고 땀이 멎었으며 빠르게 체력이 회복되었습니다. 이처럼 고양固陽함으로써 섭음攝陰하는 방법은 가치가 매우 높아 우리가 꼭 배워두어야할 방법으로, 외감병의 변화과정 중에서 땀을 너무 내어 음양양상이 되었는데도 표가 아직 풀리지 않았을 때 이 방법이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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