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임증찰기临证察机
《황한의학皇汉医学》에서 말하는 “임증찰기临证察机,사약요화使药要和”를 “찰기약화察机药和”라고 줄여 말할 수 있다. 찰기는 사실 구본求本하는 것이므로,“찰기약화”는 바로 치병구본治病求本이다. 찰기는 병기病机를 살펴보는 것으로 병은 당연히 질병인데 기机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물事物이 나타나도록 하는 핵심요소이다. 요즘 정부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곳을 기관机关이라 하지 않는가?우리가 어떤 지방에서 발전해 나가려면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가? 당연히 그 기관이 있는 건물이다! 왜냐하면 그 곳이 행정과 권력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병기는 질병을 나타나게 하는 가장 관건적关键的 요인인 것이다. 이것과 병리변화病理变化라는 관점과는 매우 커다란 차이가 있다. 원자탄의 위력이 큰가?자은가. 당연히매우 크다. 그렇지만 이 원자탄을 발사하려면 그저 한 번 가볍게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병기는 실제로 바로 이런 것이다.
1.어떻게 병기를 살펴야 하나.
병기의 개념은 《소문》의 “지진요대론至真要大论”에서 부터 비롯되었다. 지는 가장 높아 더 위가 없다, 진은 거짓이 아니다, 요는 중요하다는 말이다. 가장 참되고 중요한 논술이 바로 이 편에 담겨있다는 말이다. 병기가 다른 편이 아니라 이 편에 실려있으니 이로써 그것이 얼마나 핵심이 되는 논술인지를 알 수 있다.
“지진요대론”에서 구체적으로 병기를 말하기에 앞서 황제가 먼저 실마리를 푼다.:“부백병지생야夫百病之生也, 개생어풍한서습조화皆生于风寒暑湿燥火, 이지화지변야以之化之变也. 경언성자사지经言盛者泻之, 허자보지虚者补之, 여사이방사余锡以方士, 이방사용지상미능십전而方士用之尚未能十全, 여욕령요도필행余欲令要道必行, 부고상응桴鼓相应, 유발자설오犹拔刺雪污, 공교신성工巧神圣, 가득문호可得闻乎?” -모든 병들이 풍한서습조화에서 생겨나 모양과 성질이 바뀌어 갑니다. 경에서 넘치면 빼내고, 모자라면 기우라 했는데, 내가 이 도리를 방사들에게 가르쳐 주었지만 방사들이 완벽하게 쓰지 못합니다. 내가 이 요긴한 도리가 반드시 쓰여, 북을 치면 소리가 나듯이, 가시를 뽑고, 얼룩을 지우듯이 하고자 하는데 그 방법을 들을 수 있을른지요.-
황제는 이 말머리에서 온갖 병이 생기는 원인이 모두 풍한서습조화风寒暑湿燥火 라고 말한 뒤 이 원인을 기초로 다시 다른 변화들이 생긴다고 했다. 우리가 진료하면서 이런 바뀌어버린 질병들을 볼 때, 비록 그 속에 풍한서습风寒暑湿이란 요소가 없는 것 같고, “외감外感”이란 요인을 찾을 수 없는것 같더라도 이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잊어버리거나 대충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여기에서 황제는 아주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어서 황제는 또 “ 경전 속에서 “성자사지盛者泻之,허자보지虚者补之”라고 뚜렷이 말해 놓았고 그래서 내가 이런 방법을 한의사들에게 말해주었는데도, 의사들이 임상에서 만족할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여 치료효과가 100%에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가장 참되고 중요한 의도医道가 널리 퍼지고 후세로 이어져 한의사들이 얼른 파악하여 가시를 뽑고 얼룩을 지우듯이 병을 치료하도록 하려고 생각합니다. 임상에서 병을 치료할 때 이렇게 가시를 뽑고 얼룩을 지우듯이, 햇살아래 막대를 세우면 바로 그늘이 생기듯이 손 대자마자 병을 치료해 낼 수 있는 것일까요? 이런 방법이 정말 있기나 한가요?"
기백岐伯은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그 방법으로 “심찰병기审察病机,물실기의勿失气宜,차지위야此之谓也”를 들었다. 우리는 이 한 마디 말로 병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상황을 두루 잘 살펴 병기를 확실히 파악하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가시 뽑듯, 얼룩 지우듯 그렇게 간단하다. 그렇지만 파악을 잘하지 못하면 질병을 이렇게 쉽게 치료할 수 없어 임상에서 완전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병기를 살펴 알 수 있을까? 병기를 심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물실기의勿失气宜”이므로, “기의气宜”를 붙잡아야 한다. 이에 대해 “지진요대론”에서는 두 곳에서 언급하고 있는데, 다른 한 곳에서는 “근후기의谨候气宜,물실병기勿失病机”라고 했으므로 이 두 귀절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는 병기가 바로 기의이고, 기의가 바로 병기여서 이 둘은 같은 말이다. 그러면 기의는 무엇인가? 앞에서 말한 “풍한서습조화风寒湿暑燥火”는 육기六气이므로 육기와 관련된 요인들이다. 심찰병기하려면 기의를 놓지지 않아야 된다고 하였는데 그러면 이 "기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지금 구름이 잔뜩 끼어 비가 오려고 한다면 이 기의를 우리가 알 수 있을까? 알다 마다! 습湿해 지는 거지. 우리는 직접 이 기의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데 이 때 생긴 병은 무슨 병이든지 이 기의와 관련이 있으므로 이 점을 새기고 잃어버리지 않으면 병기를 붙잡을 수 있다. 갑자기 추워져 북풍이 불어오면 이것은 한寒의 기의气宜이다.
위에 든 기의들은 우리가 뚜렷이 느낄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외기의外气宜,혹은 현기의显气宜라고 할 수 있다. 또 이와 달리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없는 기의가 있는데 이는 당연히 내기의内气宜, 혹은 은기의隐气宜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의는 설맥舌脉을 살펴서 알 수 있다. 이 밖에 더 편하게 기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실 《소문》의 대론大论 일곱 편이 모두 이 문제를 가르쳐주고 있는데, 이를 잘 알려면 운기运气라는 전문적인 분야를 연구해야 한다.
《소문》의 아홉째 편인 “육절장상론六节藏象论”에 “부지년지소가不知年之所加,기지성쇠气之盛衰,허실지소기虚实之所起,불가이위공不可以为工。”이란 말이 있다. 뼈를 때리는 매우 심한 말이다. 공工이 될 수 없다는 말은 의사노릇을 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지금 스스로 물어 보라! 년지소가年之所加를 아는가?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을 알지 못해도 여러분은 한의사를 하고 있고, 공工이 되려 한다. 이것이 바로 지금 한의계의 현상이다.
'년지소가年之所加,기지성쇠气之盛衰,허실지소기虚实之所起'는 운기를 말한다. 올해가 경진년 庚辰年이라면 올해의 년지소가年之所加는 무엇인가? 경庚은 본디 금金에 속하고, 운기에서의 간지干支는 화합化合을 말하므로 을경화금乙庚化金이 되어 올해의 년운年运은 금운金运이 된다. 년운을 확정한 뒤 지지地支를 따라 년기年气를 정하게 되는데 올해의 지지는 진辰이므로 태양한수太阳寒水가 사천司天하고,태음습토太阴湿土가 재천在泉한다. 금운태과金运太过,한수사천寒水司天,습토재천湿土在泉 이것이 올해 바로 기의의 큰 틀인 것 이다. 다시 좀 더 자세히 기의를 살피려면 주객가림主客加临을 봐야 하는데 기气에는 기의 주객가림이 있고 운运에는 운의 주객가림이 있다. 기气는 육보六步로 나뉘고, 운运은 오보五步로 나뉘므로 오운육기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오운육기五运六气의 대강 상황이다. 우리가 임상에서 기의气宜를 살필 때 대개 이 속에서 찾게 된다. 만약 지금이 소설小雪 절기로 들어가고 있다면 육기 속에서 가장 마지막 기气이고 또 오운 속에서도 가장 마지막 운运인데 이 때의 주기主气는 태양한수太阳寒水이고 객기客气는 태음습토太阴湿土이다. 이 즈음에 앓는 병은 어떤 병이든 모두 이 기의들의 종합작용과 상관있다. 병기를 심찰할 때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질병을 치료하는데도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요인들은 외감병外感病을 일으킬 뿐 만 아니라, 내상병内伤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기의는 외감병에서 살펴봐야 할 요인일 뿐 아니라 내상병에서도 찾아봐야만 한다. 기의를 알아 내 것으로 삼고, 앞에서 말했던 기의의 종합된 작용을 알고 내 것으로 삼아야 “년지소가年之所加,기지성쇠气之盛衰,허실지소기虚实之所起”를 알고 내 것으로 만든 것이 되므로 여러분은 비로소 공工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내딛은 한걸음이 한의사가 되는 길에서 눈 앞을 막힌 곳 없이 탁 트이게 하므로 이 운기라는 학문은 매우 중요하다.
남녕南宁의 명의이신 증옹생曾邕生이란 분도 내 스승 중 한 분 이신데 늘 “년지소가年之所加,허실지소기虚实之所起”에 대해 연구를 하고 계신다. 일찍이 그 분이 개업을 하고 계실 때는 날마다 일이백 명의 환자를 보셨으며 많을 때는 삼백이 넘을 때도 있었다. 홀수 날엔 농촌의 환자를 보셨고, 짝수 날에는 시내의 환자를 보셨다. 한 사람이 어떻게 환자를 이렇게 많이 볼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그분이 “년지소가年之所加,기지성쇠气之盛衰,허실지소기虚实之所起”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의气宜를 확실히 알고 여기에 환자의 증상을 감안하면 병기를 쉽게 끌어 낼 수 있고, 병기를 알고나면 처방도 따라서 나오게 돤다. 그래서 환자를 빨리 보면서도 잘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병기病机의 열쇠는 기의气宜에 있고, 기의气宜를 붙들려고 하면 바로 년지소가年之所加를 알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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