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방언에 국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어릴 때 이 말을 시궁창이란 뜻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전에 보면 진흙을 의미한다고 나와 있다.
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이 있어 국회의원들이 모이는 곳인데 이 여의도가 옛날 진흙구덩이 였을 때가 있었다. 정말 국회의원들이 모두 왜 이 모양인지를 설명하는 말인 것 같아 씁쓸하다. 물론 모든 국회의원들이 다 쓰레기인 것은 아니다. 진흙 속에 피어나는 연꽃 처럼 훌륭한 분들도 많다.
사람들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기를 쓰는가? 국회의원이 명예로운 직업이라는 인식이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 사라진 지금까지도 한 자리 차지하려고 목메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들은 대개 국회에 들어감으로써 신분이 상승된다고 느낀다. 사람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철도, 공항 및 대부분의 공공시설에서 할인받고 대우받는데 희열을 느낄 것이다. 또 국정감사에서 정부를 이해하고 시정의 어려움을 보살펴 격려하는데는 인색하면서 큰 소리로 관료를 윽박지르며 가학적인 쾌감을 느낄 것이다. 보라!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는 국민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학벌이 좋고 공부를 잘해 장차관, 국장이 된 너희들이 나에게 쩔쩔 매지 않느냐!
이들은 또한 국회의원이 되자마자 많은 금전적 혜택을 누린다. 풍족한 월급이 주어지고 뇌물들이 답지한다. 김영란 법은 그들에게 아무런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 밝혀지지 않은 사실로는 처벌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이 그들에게만 공개된 정보를 이용하여 각종 이권에 직, 간접적으로 간여하여 돈을 모은다.
조선의 붕당정치가 이들에게서 완벽히 재현된다. 정당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속 정당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그들이 정치를 하는 목적은 나, 내 가족의 금전증식과 지위제고, 그리고 그것의 영속을 위함이다. 그들에게 국민은 개, 돼지, 가재, 개구리, 붕어일 뿐이다.
그런데 그들을 따르면서 그들이 흘리는 밥알이라도 주워먹고, 버린 뼉다귀라도 빨아보려는 얼빠진 종놈들이 더 문제다. 좀 배웠다는 자들이 더 종짓에 열심이다. 정의가 무엇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예의 염치는 간 곳없고, 흑백을 전도하고, 견강부회하며, 적반하장하면서 옛 선비정신이 밥 먹여주나를 외친다. 혹 자기도 저 좋은 진흙탕에 빠질 행운이 오기를 갈망하면서 말이다.
국회를 국회답게 만들어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분들로 채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첫째 국회의원의 수를 줄이고, 그 월급을 국민평균수입정도로 줄여야 한다.
둘째 국회의원의 예우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회의원 역임후 연금을 없애라.
국비 외유를 제한하라.
보좌관을 줄이고, 자동차와 운전기사 배정을 하지말라.
셋째 재임기간중에 입법활동을 성실히 할 것을 의무화하라. 비합리적인, 혹은 지역 이기적인 활동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책임을 지우라.
이 밖에 많은 좋은 방법이 있겠으나 최소 이런 조치만 이라도 있어야 정말 존경받는 국회의원들로 가득한 의사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