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서 우리는 무엇을 양수칠陽數七이라 하고, 무엇을 음수육陰數六이라고 하는지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것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역대 의가들의 주석과 화법이 모두 그다지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여기에서 당대唐代 공영달 孔穎達의 상서정의尚書正義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하겠습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무엇이라 했을까요?
‘천일생수天一生水,지이생화地二生火,천삼생목天三生木,지사생금地四生金,천오생토天五生土,차기생수야此其生數也。여차즉양무필如此则陽无匹,음무우陰无耦,고지육성수故地六成水,천칠성화天七成火,지팔성목地八成木,천구성금天九成金,지십성토地十成土,어시음양각유필우於是陰陽各有匹偶,이물득성언而物得成焉,고위지성수야故谓之成數也。오행지체五行之體,수최미水最微,위일爲一。화점저火漸著,위이爲二。목형실木形實,위삼爲三。금체고金體固,위사爲四。토질대土质大,위오爲五。역시차지의亦是次之宜。대류여고씨개이위수화목금大劉與顧氏皆以爲水火木金,득토수이성得土數而成,고수성수육故水成數六,화성수칠火成數七,목성수팔木成數八,금성수구金成數九,토성수십土成數十。의역연야義亦然也.’
이 구절에서의 실제 핵심내용은 역경, 계사易經 系辭 중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는 자연계의 일체 사물이 모두 무無에서 유有로 생겨난 것, 곧 무중생유 無中生有로, 무에서 유, 유에서 소小, 소에서 대大로 점점 발전되어 왔다고 보았습니다. 공영달은 오행五行에서 수水를 가장 첫 번째로 꼽는 까닭을 해석했습니다. 오행이란 말은 오재五材의 개념과 같지 않습니다. 오행과 오재가 모두 목, 화, 토, 금, 수를 가리키는데, 이 다섯 글자가 오재 중에서는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래서 좌전左傳에서는 천생오재, 민병용지天生五材民並用之란 말도 있습니다. 오행五行에서의 행行은 무슨 뜻일까요? 설문해자説文解字에서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 "행行"을 "인지보추야人之步趨也”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사람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니, 곧 간다라는 뜻입니다. 행의 이런 의미는 현대 중국어에서도 인행도人行道(보도), 자행거自行車(자전거)처럼 쓰여 운동한다는 뜻으로 쓰이므로, 목, 화, 토, 금, 수가 오행 중에서는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어 구체적이고 형이하학적인 나무토막이나, 콸콸 흐르는 물, 활활 타오르는 불, 넓은 땅, 단단한 쇠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기의 운동, 기의 운동 특징, 기의 운동 방식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한 대漢代의 백호통白虎通에서는 "언행자, 욕언위천행기지의야言行者,欲言爲天行氣之義也"라 했습니다. 왜 이 행자를 썼을까요? 이 행行자를 쓰고 재材자를 쓰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욕언欲言은 '말하려고 한다.'입니다. 목,화,토,금,수가 여기에서 하늘을 대표하는 것인데, 하늘은 대자연이므로 이 오행이란 대자연의 기가 운동하는 특징을 말합니다. 그래서 장중경은 상한잡병론의 자서에서 "천포오행, 이운만류, 인품오상, 이유오장天布五行以運萬類,人禀五常以有五臟"이라 하여 대자연이 오행의 기운을 널리 퍼뜨림으로써 비로소 만사만물이 쉼 없이 움직이게 하며, 인체는 이 오종五種의 한결같은 기의 운동방식을 받아야 비로소 오장을 핵심으로 하는 장부경락계통을 화생할 수 있다고 했으니 이것이 바로 상한론 속에서의 오행에 대한 인식입니다. 황제내경에서는 오행을 오운이라고 한 경우가 많은데 “오운음양자,천지지도야,만물지강기,변화지부모,생살지본시,신명지부야 五運陰陽者,天地之道也,萬物之綱纪,變化之父母,生殺之本始,神明之府也。”<천원기대론>라 하여, 오행五行을 오운五運이라 하고, 이 오행, 오운을 음양과 병렬하여 이들이 다채로운 대자연 생명세계의 본원이라고 하였습니다. 오행에 관한 문제는 우리가 뒤에서 다시 다룰 것입니다.
여기서 공영달이 말한 오행지체五行之體는 오행이 “재천위기, 재지성형在天爲氣在地成形"에서 말한 것 같이 형체로 나타나 지상에서 볼 수 있는 형상으로 바뀐 것을 체體, 오행의 체라고 부른 것입니다. 보이게끔 나타난 " 물이 가장 미세하여 처음이 된다.-수최미위일水最微爲一.-"는 것은 가장 미세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나타났다는 뜻이며, 또 대자연이 생명을 화육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물이 필요 하다는 뜻으로 물의 생수生數가 일一이라는 말은 가장 먼저 생겼다는 말입니다. "불이 점점 드러나 둘째가 된다.-화점저위이火漸著爲二-"고 했는데 활활 타오르는 불꽃은 여러분이 볼 수 있는 불의 형상이며, 그것은 뜨거움과 에너지를 대표합니다. 만약 대자연에 물만 있고 뜨거움이 없다면 생명을 화육할 수 없기 때문에 불의 생수는 이二가 됩니다. "나무는 형체가 갖추어져 셋째가 된다. -목형실위삼木形實爲三-” 나무에 이르러서 비로소 일정한 형상이 생겨 구체적인 형상이 있으므로 세 번째가 됩니다. 이제 물이 있고, 양기, 따뜻함이 있고, 나무가 있습니다. " 쇠는 몸체가 단단하여 넷째가 된다. -금체고위사金體固爲四-" 쇠는 나무보다 더욱 단단하므로 넷째가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넓은 땅위에서 화생되므로 "흙은 바탕이 커서 다섯째가 된다.토질대위오土質大爲五-”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행의 생수입니다.
역경.계사易經 系辭에서 천天은 양을 대표하고, 지地는 음을 대표하며, 홀수奇數는 양수이고, 짝수偶數는 음수입니다. 그래서 천일생수天一生水는 양수인 일一이 수의 생수라는 뜻입니다. 지이생화地二生火는 음수인 이二가 화의 생수라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유추하면 삼三은 목의 생수이고, 사四는 금의 생수이며, 오五는 토의 생수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각각의 생수이다此其生数也”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는 바로 오행으로 오체가 만들어질 때 그 생수가 각각 일, 이, 삼, 사, 오 로 나뉘는 까닭이며 그래서 수, 화, 목, 금, 토의 생수는 일, 이, 삼, 사, 오가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수가 있은 뒤에도 물질이 결코 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양에도 음에도 짝이 없습니다. 如此則陽無匹隂無偶” 그들에게 음양의 짝이 없음으로써 기가 변하여 형체가 이루어졌지만氣化成形 형체가 안정되어 있지 못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드시 음양이 서로 배합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육으로 수를 이루는地六成水 " 것인데 이는 일一에 토의 생수인 오五를 더하여 육六이 된 것인데 육은 음수입니다. 천일생수는 양수이며, 지육성수는 음수이므로 이와 같이 음양이 서로 짝을 지음으로써 물의 형성이 고정되어 보고 만질 수 있는 형이하形而下의 물질의 됩니다. 이와 같이 유추해보면 ‘천칠성화, 지팔성목, 천구성금, 토십성토天七成火,地八成木,天九成金,地十成土’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영달은 이어서 ‘이에 음양이 각각 다 짝이 맞고, 물질이 이루어진다.于是陰陽各有匹偶,而物得成焉’고 했습니다. 기가 구체적인 형상으로 바꾸어진 것이 ‘재천위기 在天爲氣,재지성형在地成形’으로 형이하의 목, 화, 토, 금, 수 다섯 가지 재료가 안정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성수라고 한다.-고위지성수故謂之成数-’라고 한 것입니다.
내가 이 일단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은 두 가지의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는 칠七이 화火의 성수이며, 육六은 수水의 성수라는 것입니다. 그렇죠. 육六은 수의 성수이고이고, 칠七은 화의 성수입니다. 황제내경에 ‘좌우자, 음양지도로야, 수화자, 음양지징조야左右者 陰陽之道路也 水火者 隂陽之徵兆也’라 한 것을 모두들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까? '수화자 음양지징조야' 란 수와 화가 음양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한론에서는 수水의 성수 육으로 음수를 대표하고, 화火의 성수 칠로 양수를 대표하였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결론으로 이것이 바로 상한론 제7조에서 말하는 양수칠, 음수육이 나타난 배경입니다. 왜 양수칠, 음수육이라고 말했나요? 칠은 화의 성수이며, 화는 양을 대표하고, 육은 수의 성수이며, 수는 음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는 황제내경에서 말한 "수화자, 음양지징조야"와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이 양수칠, 음수육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중풍병이 대체로 칠일 만에 좋아지는 것은 병이 양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양수가 채워지니 병이 낫고, 상한병은 병이 음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음수인 육에 대응해서 음수가 채워지는 육일이 지나 병이 낫는 것입니다. 이것이 옛사람들이 외감병의 자연병정自然病程이 왜 육일, 칠일이며 그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나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의 이론적 근거입니다. 사실상 그런지 아닌지를 계속 살펴봅시다. 우리 지금 13페이지의 제8조를 봅시다. " 태양병, 두통지칠일이상자유자, 이행기경진고야. 약욕작재경자, 침족양명, 사경부전즉유太陽病頭痛至七日以上自愈者以行其經盡故也。若欲作再經者 鍼足陽明 使經不傳則愈” 여기에서 말하는 태양병은 중풍이던 상한이던 두통, 신통, 발열, 오한이 있을 텐데, 여기서는 두통으로 태양표증이 가진 모든 증상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합병증이나 병발증이 발생하지 않을 때 일곱째 날이 되면 태양병은 스스로 낫습니다. 이것은 어찌된 까닭일까요? 그 경을 운행하는 것을 마쳤기 때문입니다.以行其經盡故也 무엇을 "행기경진行其經盡”이라고 할까요? 바로 이 병의 자연병정이 끝났다는 말입니다. 많은 질병들이 스스로 낫는 자한성自限性 질병에 속합니다. 예로 바이러스 감염도 자한성질병에 속합니다.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합병증이나 병발증이 발생하지 않고 스스로의 건강회복 능력과 사기대항 능력이 매우 잘 작동한다면 일정한 시간이 지났을 때 저절로 좋아질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간염도 꼭 같습니다. 특히 A형 간염은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끓인 뒤 식힌 물을 마시면서 간호만 잘 해서 심한 합볍증이나 병발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저절로 낫습니다. 바이러스성 감기도 이와 같습니다. 이와 같이 한漢 대의 자연계에 인류의 오염이 없는 상황에서는 숱한 질병의 병정에 뚜렷한 자연규율이 있었다고 봅니다. 장중경의 이 조문은 바로 태양병의 칠일절율七日節律을 기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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