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3강 상한론의 내용과 공헌-2

臥嘗 齋 2019. 2. 17. 20:12

  첫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끝났고, 두번째 문제로 상한론의 내용과 공헌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내용을 우리는 2개 각도로 나누어 말하겠는데, 하나는 10권 22편이 대체로 무슨 내용인가 라는 각도에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리理, 법法, 방方, 약藥의 각도로 보는 것입니다.
먼저 10권 22편의 내용을 살펴 봅시다. 이 22편에서 제1편을 간단히 쓰면 변맥편辨脈篇이고, 제2편은 평맥편平脈篇입니다. 변맥辨脈은 주로 병맥을 변별辨別한다는 말이고, 평맥平脈의 평平은 정상이라는 뜻이므로 평맥의 대부분의 내용은 평인, 정상인의 맥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평도 변의 의미가 있으므로 평맥편에도 일부 내용은 병맥을 다뤘습니 다. 이 두 편의 내용은 중경 맥학脈學의 정화입니다.
중경 맥학은 한의 맥학의 발전사發展史에서 황제내경에서 왕숙화의 《맥경脈經》과 이빈호李瀕湖의 《맥학脈學》에 이르는 과도 단계입니다. 중국맥학의 발전은 황제 내경에서 기초가 놓이고, 장중경이 진일보 발전시켜 왕숙화의 맥경에 이르렀으며, 특히 이시진李時珍의 《빈호맥학 瀕湖脈學》에서  맥진이 거의 완벽해 졌습니다.
우리가 오늘날 진단학을 강의할 적에 주로 왕숙화의 맥경과 이시진의 빈호맥학을 강의하는데, 황제내경에서 이빈호의 맥학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바로  장중경의 변맥편과 평맥편입니다. 그래서 상한론의 맥상脈象 주병主病과 요즘 우리가 배우는 것은 다른 점이 많습니다.
지맥遲脈을 오늘날은 양허陽虛하여 기혈운행氣血運行이 지체된 것으로 보는 것과 달리 상한론에서는 맥지脈遲가 양허일 뿐 아니라 자주 음혈부족陰血不足으로 보는데, 음혈부족으로 기혈운행이 지체되어 지맥이 나타난다고 봅니다. 뒤에 지맥을 강의할 때 나오지만 "척중지자 불가발한 하기지연 이영기부족혈소고야尺中遲者,不可發汗,何以之然, 以營气不足血少故也。" 라 한 것은 분명히 지맥이 영혈허營血虛를 가리킨다는 방증입니다.
부맥浮脈은 우리가 요즘 배울 때 사邪가 표表에 있어 정기가 표부表部에서 사기와 대항함으로써 기혈이 외부에 왕성 하게 모이기 때문에 가볍게 눌러도 만져진다고 합니다. 다만 표表를 주主하는 이런 부맥은 "경취즉득, 중안소력, 거지유여, 안지부족, 여수표목輕取即得,重按少力,擧之有餘,按之不足,如水漂木"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상한론 중에서는 부맥이 표를 주할 뿐 아니라 열도 주합니다. 백호탕白虎湯 적응증에서 "상한 맥부활 차표무한 리유열 백호탕주지 傷寒,脉浮滑,此表無寒,裏有熱,白虎湯主之"  의 부맥浮脈은 열이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소결흉병 정재심하 안지즉통 맥부활자 소함흉탕주지小結胸病, 正在心下, 按之則痛, 脉浮滑者, 小陷胸湯主之 "에서의 부맥도 주열主熱합니다.  "심하비 안지연 기맥관상부자 대황황련사심탕주지心下痞,按之濡, 其脉關上浮者,大黃黄連瀉心湯主之"에서의 부맥 역시 주열입니다. 왜 부맥이 열을 나타낼까요? 열을 나타내는 부맥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실제로 열을 주하는 부맥은 리열裏熱이 왕성하여 기혈氣血을 고동치게 함으로써 기가 넘치고 혈이 솟구쳐 혈관이 확장되었을 때 나타나는데, 이렇게 혈관이 확장되면 가볍게 닿기만 해도 느낄 수 있어 이런 맥상을 중경은 부맥이라 한 것입니다. 다만 이런 부맥은 가볍게 닿아도 느낄 수 있지만 힘을 주어 눌러도 활삭滑數하고 힘이 있으므로 표를 주하는 부맥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중경 맥학을 배울 때 중경 맥학이 우리가 배운 후세 맥학과 다르다는 것을 뚜렷이 볼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중의 맥학의 발전사 중 황제내경에서 맥경, 맥학에 이르는 과도기의 맥상주병을 연구하려고 한다면 상한론의 변맥편과 평맥편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제3편은 상한례傷寒例입니다. 상한례의 내용은 장중경의 외감열병外感熱病에 대한 인식의 총론입니다. 이미 유실된 음양대론 에서 많은 내용을 인용하였고, 또 황제내경에서도 약간의 내용을 인용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사람과 자연의 관계, 자연계의 정상적인 기후 변화, 자연계 기후 변화의 이상을 강술하고, 외감병의 원인과 분류, 치료 원칙, 간호 원칙, 예방 원칙을 강술하여 우리는 이 상한례를 중경이 외감열병에 대해 내린 총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온병에 대해 강의하시는 교수님도 상한례가 온병에 미친 공헌을 말씀하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복기온병伏氣溫病에 관한 문제를 상한례에서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4편은 경습갈痙濕暍입니다. 경병痙病은 각궁반장角弓反張, 사지추휵四肢抽搐, 아관긴급牙關緊急하는 추풍抽風과 같은 종류의 병이며, 습병濕病은 밖에서 들어 온 습사로 말미암아 생긴 병이고, 갈병暍病은 중서中暑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분명히 광의의 상한 범주에 속합니다. 상한론 중의 육경병증편에서는 주로 협의의 상한과 협의의 상한이 발생한 뒤 그 연변과정演變過程중에 발생하는 일계열의 병증에 대한 변증시치를 묘술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경습갈편을 여기에 둔 것은 뒤에 나오는 협의의 상한, 중풍과 서로 감별, 비교하기 위해서 입니다. 금궤요략의 변경습갈병맥증병치辨痙濕暍病 脈證幷治 에는 증후證候와 방약方藥이 있지만 상한론에서는 다만 증후證候만 두고 치료방약治療方藥에 대해서는 언 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상한론에서 이렇게 언급해 둔 것은 협의 상한과 감별,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 네 편의 내용은 우리 교재에서 빠져 있는데 우리는 이들을 전사편前四篇이라 부릅니다. 만약 여러분이 전문적인 연구학자가 되려면 이 편들을 연구해야 합니다. 온병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려면 상한론 중의 상한례를 연구해야만 하고, 전문적인 진단교수가 되어 맥학 발전의 역사를 연구하려면 상한론 중의 변맥, 평맥을 연구해야 합니다.
중간 열 편은 내용이 "변태양병맥증병치상제오辨太陽病脈證幷治上第五 " " 변태양병맥증병치중제육 辨太陽病 脈證 幷治中第六 " "변태양병맥증병치하제칠 辨太陽病脈證幷治下第七" 로 상중하 上中下삼편으로 나눈 태양병太陽病 이 나오고 그 뒤로 변양명병辨陽明病, 변소양병辨少陽病, 변태음병辨太陰病, 변소음병辨少陰病, 변궐음병辨厥陰病이 이어지며  다시 그 뒤로 "  변곽란병맥증병치제십삼辨霍亂病脈證幷治第十三" "변음양역차후노복병맥증병치제십사 辨陰陽易差後勞復病脈證幷治第十四 " 가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편에서 십사편까지의 이 열 편을  육경병증편 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 일부 내용 즉 변곽란병맥증병치, 변음양이차후노복병맥증병치는 육경병의 내용에 속하지 않지만 뒤에 실어 두었는데 하나는 상한병과 서로 감별하기 위해서이고, 하나는 육경병을 앓은 뒤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노복勞復, 식복食復, 담음수습痰飮水濕과 같은 문제를 어떻게 치료하고, 어떻게 조리해야 하느냐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이 열 편의 내용은 모두 398조로 처방은 112개입니다. 113방이라 한 책도 있는데 이는 우여량환 禹餘糧丸이라는 약이 처방 이름은 있지만 약물이 적혀 있지 않아서 이를 넣으면 113방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보통은 112방이라 합니다. 이 통계도 특별히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그것은 가감방을 통계에 넣느냐 안 넣느냐에 달 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개는 습관적으로 112방이라 말하고 모두들 그렇게 인정하는 편입니다. 398조. 112방이 결코 상한론의 전부 내용은 아니고 다만 중간 열 편의 내용입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상한론 제오판교재의 원문은 에 398조 중에서 뽑은 것으로, 대개 300조 남짓입니다. 우리가 본과 과정에서 여러분에게 특히 100조 남짓의 조문을 완전히 알고 익히라고 하면서 심지어는 외우도록까지 하는데, 나는 여러분을 위해 특별히 이 112조문을 골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