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허의 두 번째 방증은 또한 번조증인데 음양양허번조증陰陽兩虚煩躁證입니다. 이는 바로 제69조 복령사역탕증茯苓四逆湯證으로 “발한, 약하지, 병잉불해, 번조자, 복령사역탕주지. 發汗,若下之,病仍不解,煩躁者, 茯苓四逆汤湯主之”입니다. 이 조문에서는 증후가 번조 뿐이므로 복령사역탕茯苓四逆湯의 처방 내용으로 증상을 짐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복령사역탕은 사역탕에 복령과 인삼 두 가지 약을 더 넣은 처방인데 인삼은 심음心陰을 기르고 진액을 보하는 작용이 있으며, 복령은 심기心氣를 보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방증을 소음少陰의 양허陽虚로 조동躁動이 나타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양허음성陽虚陰盛으로 조동이 나타났다는 것인데, 음성은 음한사기가 성한 것이므로 소음신양이 허쇠하고 음한이 내성하여 조동이 생긴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동시에 소음少陰의 심음부족心陰不足도 있다고 보아 소음의 심음이 부족하므로 허열이 위로 올라 심번이 나타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양양허陰陽兩虚라고 하는 것인데, 음허陰虚는 심음허, 양허陽虚는 신양허를 가리킵니다. 인삼은 여기서 진액을 보하는 작용을 아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상한론 중의 백호가인삼탕에서도 인삼을 주로 진액을 보하는 목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심음을 기르고, 진액을 보하여 심음이 허하여 허화가 위로 올라와 어지럽힘으로써 나타난 심번心煩을 치료합니다. 그리고 사역탕은 주로 신양허의 이런 조동을 치료하므로 이 처방은 회양익음回陽益陰, 음양쌍보陰陽雙補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령사역탕을 요즘 임상에서는 많이 쓰지 않고 그래서 임상보고도 많지 않습니다. 이 처방을 여기에 둔 것은 여러분이 참고하라고 한 것일 뿐입니다.
신양허의 세 번째 방증은 양허수범증陽虚水泛证으로 이것은 바로 제82조의 진무탕증真武湯證입니다. “태양병, 발한, 한출불해, 기인잉발열, 심하계, 두현, 신순동, 진진욕벽지자, 진무탕주지. 大陽病,發汗,汗出不解,其人仍發熱,心下悸,頭眩,身瞤动,振振欲僻地者,真武湯主之”라 했습니다. 그 형성원인은 태양병에 땀을 냈는데도 알맞은 방법을 쓰지 못하여 열을 내리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신양腎陽이 손상을 입어 수기를 조절할 수 없게 됨으로써 수사상범水邪上泛이 일어난 것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하초가 수액대사의 중요한 장소이며, 하초에서 수액이 정상적인 대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신양의 온후温煦, 비양의 운화運化, 심양의 진섭鎭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앞에서 심양이 쇠약하여 수기를 진섭할 수 없어 일어난 수기병을 강의했고, 비양이 허약하여 수기를 운화할 수 없어 일어난 수기병도 강의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신양이 허쇠하여 수기를 조절할 수 없고, 운화할 수 없고, 수액을 온후할 수 없어 수사가 안에서 왕성하게 된 수기병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형성원인은 태양병에 땀을 알맞은 방법으로 내지 못해 신양을 손상한 것입니다. 왜 신양을 상하게 했을까요? 신양을 손상시켰다는 것은 틀림없이 이 환자가 신양이 부족한 신체소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원래 약한 곳이 먼저 상하게 되어 있습니다. 평소 신양이 부족한 사람이 땀을 많이 내면 신양이 상하기 쉽고, 신양이 상하면 수기를 조절할 수 없어 수사가 상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아래에 임상증상으로 “기인잉발열其人仍發熱”이 나오는데 이 “잉발열仍發熱”의 병기에 대해 주가들은 두 가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표사表邪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고, 그 밖의 하나는 허양虚陽이 밖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 보는 해석입니다. 사실 이 두 가지 해석은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표사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라면 이는 리허裏虚로 신양이 허쇠하여 수사가 범람한데다 표증을 겸한 것이 됩니다. 리허에 표증을 겸했으므로 먼저 리裏를 메우면서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해석은 먼저 수기를 다스리면서 리裏를 따뜻하게 하는 치료방법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허양이 밖으로 떠오른 것으로 보는 해석을 두고 말하자면 이 증후가 아직 허양虚陽이 떠오를 정도로 심한 지경에 이르른 증후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주가들이 모두들 진무탕증의 이런 발열을 허양외부虚陽外浮로 보고 있지만 우리가 임상에서 보면 진무탕의 적응증은 늘 허양외부로 볼 수 있을 만큼 심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 칠판에 써 놓은 것은 여러분들이 이 허양외부 설을 참고하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진무탕증의 환자를 보았을 때 만일 발열이 있으면 그것이 표증의 발열인지, 아니면 허양외부의 발열인지를 환자의 전신증상과 설태, 맥상을 근거하여, 종합적으로 분석, 관찰해서 판단하면 됩니다. 여기에서는 다만 이론상으로 풀이해서 강의한 것일 뿐입니다.
아래의 증상은 “심하계心下悸”인데 심하계란 실제로는 심계로 수기가 심을 압박하여 나타나는 증상이며, “두현頭眩”은 두운목현頭暈目眩으로 수사가 위로 올라가 청양清陽을 가렸을 때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또 하나의 증상이 있는데 그것은 “신순동, 진진욕벽지. 身瞤動,振振欲僻地”입니다. 이 신순동에서의 “순瞤”자의 원래 뜻은 눈꺼풀이 떨리는 것이어서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순, 목동야瞤,目動也。”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는 뜻을 늘여 근육이 떨리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신순동은 전신근육이 떨리는 것입니다. “진진욕벽지 振振欲僻地”에서의 진振은 동动의 뜻인데 진동振动에서 보듯이 진과 동은 같은 뜻을 가진 말입니다. 진진은 길을 걸을 때 흔들흔들, 비칠비칠 팔다리가 떨려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며, “욕벽지欲僻地”에서 벽僻은 부仆인데 이 “부仆”는 길을 걸을 때 부들부들, 흔들흔들하여 넘어질 것 같은 모양입니다. 우리는 여기 이 칠판에 "신순동, 진진욕벽지身瞤動,振振欲僻地”라는 한 묶음의 현상을 대표하여 "신순동身瞤動”이라고 써 놓겠습니다. 이 증상묶음의 병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양허로 경맥의 온도가 내려가 있는데다 마침 또 수사가 경맥을 침범하여 적신 것입니다. 우리가 전번 수업에서 영계출감탕 적응증을 강의할 때 영계출감탕증을 심비양허心脾陽虚, 수사상역水邪上逆으로 “심하역만, 기상충흉, 기즉두현, 발한즉동경, 신위진진요. 心下逆滿,氣上衝胸,起則頭眩,發汗則動經,身爲振振摇”하는 증상이라 했었는데, 이는 진무탕의 적응증에서 말하는 “신순동, 진진욕벽지. 身瞤動,振振欲僻地”증상과 서로 비슷하다고 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가 영계출감탕증을 해석할 때, 잘못 한법汗法을 써서 생긴 “신위진진요身为振振摇”의 병기를 내가 어떻게 풀었던가요? 우리는 발한으로 경맥 중의 양기를 상한 데다 다시 수사가 경맥을 침범하여 젖게 함으로써 경맥이 정상적으로 안정적이며 정확하고 활발한 운동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진무탕 적응증 중의 “신순동, 진진욕벽지. 身瞤动,振振欲僻地”의 병기도 매한가지입니다. 하나는 신양허腎陽虚로 경맥이 온양되지 못하여 경맥이 차가워진 때문이고, 하나는 수사가 경맥을 침범하여 경맥을 적셨기 때문입니다. 둘 다 경맥이 정확하고 안정된 운동을 수행할 수 없도록 하여 걸을 때 근육이 펄떡거려져서 몸이 흔들리고, 팔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게 되어 꼭 넘어질 것 같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야기한 세 개의 주 증상인 “심하계心下悸,두현头眩,신순동 진진욕벽지身瞤动 振振欲僻地”입니다. 이미 변증의 결론을 양허수범阳虚水泛이라고 내렸기에 우리는 치료할 때 진무탕으로 부양진수扶陽鎭水하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이를 온양리수温陽利水라고도 하지만 이 둘은 같은 말입니다.
진무탕은 임상에서 매우 자주 쓰이는 처방입니다. 우리가 임상에서 진무탕을 쓸 때 어떻게 써야 합니까? 주 증상을 확실히 파악하고 여기에 더하여 병기까지 분명히 알아낸 뒤 써야 합니다. 82조의 주증主證중에서 “심하계心下悸”가 있는데 이를 예로 들어 말해 보겠습니다. 이 심하계는 사실상은 심계라고 조금 전에 말했습니다. 우리가 임상에서 심장질환이 심해서 심기능부전이 된 환자를 보면 심황心慌, 심도心跳가 있고 수종이 있으며 심지어는 밤에 답답해서 깨고 바로 눕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들이 바로 심기능부전의 증상이 아니겠습니까? 심기능부전의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만약 그 증상이 양허수범으로 변증이 되면 진무탕으로 비교적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 심한 심기능부전 증상으로 특별히 오래된 심장병으로 심한 심기능부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류마티스성 심장병이 매우 많았습니다. 오래된 심장병에서는 장기적인 심기능부전으로 대상代償compensation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때는 Digitalis에서 추출한 Digoxin같은 약물로 치료합니다. 최후로 그의 심장이 전신에 혈액을 공급할 수 있도록 비축된 능력이 많이 모자라지면 이미 효과가 Digoxin을 써도 효과가 많이 떨어집니다. 이 때는 우리가 보통의 용량으로 심부전을 조절할 수 없어 약간씩 용량을 늘리는데, 1/4알까지 더 늘리게 되면 심전도 상에서 중독된 증상을 나타납니다. 그래서 다시 이 1/4알을 빼면 거의 심기능을 바로잡기 힘들어지므로 이 때 의사들이 매우 힘들어 합니다. 조금 더 넣으면 중독증상이 나타나고, 약간 빼면 심기능이 잘 조절되지 않아 심기능부전이 심해지는데, 그것은 Digitalis를 쓸 때 치료량과 중독량 사이에 차이가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이는 심장이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예비능력이 너무 약해졌다는 것이고, 또 이미 심장병의 말기가 되었다는 것이므로, 이 때는 어떤 의사라도 머리가 아파집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변증이 뚜렷이 양허해서 수기가 심心을 넘본 것이라면 진무탕을 쓰면 됩니다. 진무탕을 이삼일 쓰고 나면 Digitalis를 더 늘리지 않아도 심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됩니다. 그리고 시험적으로 여기에다가 1/4 알 또는 반 알 까지 더 늘려 투약해 봐도 심전도 에서 중독된 변화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바로 심근의 예비능력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양방 약물을 결합해서 쓴 것이 매우 뛰어난 협동효과를 나타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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