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태음병제강太阴病提纲
태음병제강을 토론하려면 앞에서 처럼 제강조문提纲条文인 273 조 “태음지위병太阴之为病,복만이토腹满而吐,식불하食不下,자리익심自利益甚,시복자통时腹自痛,약하지若下之,필흉하결경必胸下结硬。”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 아래에서 몇 방면으로 나누어 토론해 보자.
1.태음병기太阴病机
273조는 태음병의 제강조문이자 태음병의 병기조문病机条文이기도 하므로 태음의 병기를 토론하려면 그 근거를 바로 이 병기조문에서 찾아야 한다.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이 조문을 병기 형식으로 바꾸면 "제복만이토诸腹满而吐,식불하食不下, 자리익심自利益甚,시복자통时腹自痛,개속우태음皆属于太阴"이 된다. 。
2.태음적위성특징太阴的位性特征-태음의 위치와 성질의 특징
앞에서 우리가 태음은 주로 곤토坤土에 속한다고 했는데, 역易에서는 “곤야坤也,지유至柔。”라고 했다. 그러면 우리 몸에서 가장 부드러운 곳은 어디일까? 가장 부드러운 곳은 당연히 복부腹部에 있는데, 몸의 다른 곳들은 모두 딱딱한 뼈가 들어 있어 뼈가 없는 복부처럼 부드럽고 말랑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에서의 곤위坤位,곧 태음위太阴位는 바로 이 복부腹部이다. 《역易·설괘说卦》에 “곤위복坤为腹”이라 한 것이 바로 그 증명证明이다. 그리고 태음太阴에서 병변이 발생하면 당연히 제자리인 복부에 먼저 영향을 주므로 태음병기 조문에서는 처음에 “복만腹满”이라 하고 다시 “복통腹痛”이라 했다. 이것은 태음의 위치를 정하는 문제이다.
그 다음으로 태음곤성太阴坤性에는 또 어떤 특징이 있을까? 곤坤은 두터운 것이므로 《역易·단彖》에서 “곤후재물坤厚载物,덕합무강德合无疆.”-땅은 두터워 만물을 실을 수 있으며, 그 덕행는 끝이 없다.-이라 했다. 그래서 태음의 숱한 특성은 모두 이 “곤후坤厚”와 관계가 있다. 《설문说文》과 《이아석고尔雅释诂》에 다 “복腹,후야厚也。”라 했는데 이는 바로 앞에서 말한 그 제자리와 서로 맞아 떨어진다. 복부는 확실히 태음의 특징과 태음병이 나타나는 중요한 장소여서 우리가 찬찬히 살펴 볼 가치가 있다. 그래서 복부의 병변은 모두 태음과의 상관성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그밖에 태음편은 주로 곤토坤土를 말하고, 비위脾胃를 말하고 있는데, 《소문素问·영란비전론灵兰秘典论》에서는 “비위자脾胃者,창름지관仓廪之官,오미출언五味出焉。”이라 하면서 창름지관仓廪之官을 말하고, 오미출언五味出焉을 말했는데 이는 두 개의 문제와 걸려있다는 것을 말한다.
첫번째 문제는 바로 창름에서 생긴다. 창름이라는 것은 물건을 넣어놓는 곳으로 물건을 넣어놓으려면 반드시 튼실해야 하기 때문에 "곤후재물坤厚载物"이라 했다. 그래서 우리가 곤토坤土를 관찰하고、태음太阴을 관찰하고, 비위脾胃를 관찰하는 매우 중요한 하나의 방법은 그 후박厚薄을 살피는 것이다. 두툼한 것이 그 본성으로 이것이 바로 물건을 넣어놓을 수 있어 창름지관仓廪之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만약 얇으면 물건을 넣어놓기가 힘들기 때문에 창름이 되기 어렵다.
후박厚薄을 살피는 곳은 주로 태음의 위치인 복부이다. 복부가 너무 얇아 심하게는 배처럼 쑥 들어가 있으면 이는 태음의 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비위가 허약하기 마련이다. 곤坤이 얇으면 곤성坤性이 모자란 것인데 어떻게 물건을 넣으며, 어떻게 창름이 될 수 있겠는가? 복부의 후박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특히 어린이 들을 볼 때 주의해야 한다. 후박厚薄은 살의 후박을 말하는 것인데 어떤 아이는 배가 무척 큰데도 살이 아주 얇아 한 꺼풀의 살갖으로 덮여 있는데 이런 경우를 두텁다고 보면 안된다. 그 밖에 후박을 살피는 중요한 곳은 배꼽인데 배꼽의 깊이가 태음의 강약, 비위의 강약을 나타내므로 우리가 태음비위를 관찰하는 매우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당연히 태음곤토太阴坤土는 두툼해야 하고, 얇으면 곤성坤性이 채워지지 못해 모자란 것이지만, 그러나 너무 두터워도 마땅치 않다. 너무 두터우면 살이 너무 찐 것으로 이를 《소문素问》에서는 돈부敦阜라 했는데, 이러면 항해亢害가 생기게 된다. 이것이 첫번째 문제이다.
두번째 문제는 바로 《역易》 곤단坤彖에서 말한 “지재곤원至哉坤元,만물자생万物资生,내순승천乃顺承天.”-끝간데 없구나 땅이여! 만물을 생겨나게 하면서 하늘을 섬겨 따르는 구나.-이다. 이는 사실 바로 《소문素问·영란비전론灵兰秘典论》에서 말한 “오미출언五味出焉”의 문제이다. 자연계에서는 곤원坤元이 자생만물资生万物하는데 인체에서는 어떤가? 바로 이 “오미출언五味出焉”이다. 오미의 문제는 너무 중요하여 《소문》에서는 “천사인이오기天食人以五气,지사인이오미地食人以五味.”라고 할 정도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생명을 유지하는가? 하나는 천기天气인데, 우리는 호흡을 해야만 해서 일분일초라도 호흡을 하지 못하면 안된다. 이 호흡하는 기운이 바로 하늘이 사람에게 주는 오기五气이다. 나머지는 땅의 오미五味에게 기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호흡을 하지만 그 무엇을 먹지 않아서도 안된다. 우리가 먹는 것들은 바로 땅이 우리에게 주는 오미五味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우리가 먹는 각종 음식물들을 주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각종 비타민 및 무기질로 나누어 영양의 관점에서 고려한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두 글자를 쓰는데, 그것이 바로 “오미五味”이다. 우리는 호흡으로 받아들이는 천기를 뺀 모든 영양을 이 두 글자로 형용하고 이 두 글자로 생각한다. 단백질이든 지방이든 비타민이든 무기질이든 모두 오미라고 치부한다. 양의사는 피부가 건조하면 무슨무슨 비타민이 부족하다고 보고, 머리카락이 빠지면 칼슘이 부족하다고 보아 부족한 비타민이나 칼슘을 보충하려고 한다. 만약 한의사인 여러분도 이렇게 생각하고 양의가 칼슘이 부족하다고 하니 여러분도 처방에 용골龙骨、모려牡蛎를 더 넣는다면 그런 생각에는 문제가 있다.
한의학을 하는 사람이라고 다른 것들을 빌려 살피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빌려서 살펴보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모두 좋은 것이다. 이것을 “타산지석가이공옥他山之石可以攻玉”이라 하지 않던가! 다만 받아 들이되 주관을 가지고 생각해야 하는 것으로 그렇지 못하고 거기에 휩쓸려 자신을 잊어버리면 안된다. 그렇게 하면 한의학에 대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다른 학과에 대해서도 좋을 일이 아니다. 최근에 운남云南의 저명하신 한의사 오패형吴佩衡의 전통을 이은 그의 장손长孙 오영조吴荣祖선생을 찾아 뵌 적이 있는데 그 분이 매우 뜻깊은 말씀을 해 주셨다. 그것은 바로 요즘 우리는 한양방 결합에서 1+1이 1보다 커지도록 결합해야지, 1+ 1이 1 보다 작아지도록 결합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었다. 왜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 그것은 오선생이 보는 한양방 결합이 거의 1 보다 작아지는 결합이었기 때문이다. 염증에 페니실린으로 치료해도 충분한데도 결합한답시고 여기에 약간의 청열해독清热解毒하는 한약을 넣으면 도리어 페니실린의 효과가 떨어져 버린다. 이러면 약효를 높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약만 낭비하는 셈이 되는데 지금 숱한 한방병원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다. 이런 말을 하면서 오선생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마음아파 하셨다.
무엇이 한의사의 주체적 사고인가? 위에 말한 영양을 예로 들어 보자! 만약 여러분이 비타민, 무기질이 부족하다고 해서 이들을 보충하려 하는 것이 바로 주체적인 생각이 없는 것이다. 한의사인 여러분은 이 오미五味로 생각해야 한다. 오미에는 외오미와 내오미가 있는데 외오미外五味는 바로 곤괘坤卦에서 말하는 “지재곤원至哉坤元,만물자생万物资生,내순승천乃顺承天”으로 대우주大宇宙의 곤지坤地에서 나오는 오미五味이다. 내오미内五味는 무엇인가? 바로 《소문素问·영란비전론灵兰秘典论》에서 말한 “창름지관仓廪之官,오미출언五味出焉”의 오미로 사람이란 이 소천지小天地의 비위곤토脾胃坤土에서 변화되어 나온 오미五味이다. 우리가 임상에서 보는 많은 환자들은 음식의 질과 량에서 별로 다르지 않아 외오미의 섭취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같은 솥에서 지은 밥을 먹고, 같은 반찬을 먹는다. 다른 사람은 비타민이 모자라지 않는데 왜 그 사람만 모자랄까? 이 결핍은 외오미에서 비롯되지는 않은 것이 분명하므로 문제는 내오미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의 태음, 그의 비위, 그의 창름지관仓廪之官이 “오미출언五味出焉”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안에서 만들어낸 오미가 자연히 모자라게 된 것이다. 이런데 외오미를 보충한다고 얼마나 큰 보탬이 되겠는가? 보탬이 된다고 해도 한 때의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다. 여러분은 그의 태음에, 그의 비위脾胃에, 그의 내곤원内坤元에 착안해야만 한다. 이 부분을 두텁게 하여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부분이 “만물자생万物资生”할 수 있게 되고, “오미출언五味出焉”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이런 비타민 부족, 무기질 부족은 근본적으로 풀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주체적 사고인데 한의학의 이런 주체적 사고는 언제 어디서라도 버려서는 안된다.
3.태음적병후특징太阴的病候特征 태음병후의 특징
(1)기용유이其用有二,기병역이其病亦二-쓰임이 둘인데 병도 둘이다.
위에서 우리는 태음비위太阴脾胃의 성용性用이 둘인데, 하나는 바로 곤후재물坤厚载物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만물자생万物资生이라고 했다. 재물载物은 싣고 갈무리는 것을 말하고, 자생资生은 움직이고 바꾸는 것을 말한다. 태음의 이런 성용은 병변에서도 충분히 나타나는데, 제강 조문 속에 든 “토吐,식불하食不下,자리自利”는 사실 재물载物에서 생긴 문제이다. 태음곤토太阴坤土가 재물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당연히 식불하食不下、리利、토吐하는 증证을 앓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식불하食不下、리利、토吐는 바로 태음이 재물载物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특징이다. 또 다른 방면은 바로 자생资生의 문제인데, 자생资生이 막히면 “오미출언五味出焉”하는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이 장애가 때 맞춰 풀리지 않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태음비위太阴脾胃가 후천의 근본으로 작용하는 것에 전면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비록 이 작용이 사라져 가는 것이 천천히 이루어져 하루 밤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중시할 필요가 있다. 제강조문에 “복만腹满,시복자통时腹自痛”을 든 것은 바로 위에 말한 운화运化기능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2)태음리적특점太阴利的特点 태음리의 특징
하리下利는 태음병太阴病의 커다란 특징으로 곤坤이 재물载物하지 못하는 것을 나타낸다. 여기서 여러분은 장중경이 조문 속에 쓴 “자리自利”라는 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한다. 무엇이 자리自利인가? 대승기탕大承气汤을 환자가 먹고 설사를 하는데 하루에 열 몇번을 갔다면 이것이 자리自利일까? 이것은 “타리他利”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리自利라고 할 수는 없다. 또 모임에 나간 친구들이 상한 음식을 먹고 모두 설사를 한다면 설사를 일으킨 원인이 뚜렷하기 때문에 이것도 “자리自利”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자리自利는 특별히 정해 놓은 범위가 있다. 위와 같은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 설사할 때라야 “자리自利”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태음병의 아주 큰 특징이다.
태음병의 이 리利는 자리自利라는 특징 이외에 또 이에 따르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불갈不渴”이다. 이는 277조에 명확하게 “자리불갈자自利不渴者,속태음属太阴”이라고 가리키고 있는데, 이 “불갈不渴”을 왜 태음하리의 특징이라고 한 것일까? 일반적인 설사는 갈증이 생기기 아주 쉽다. 설사는 한 전에 많은 수분을 몸 밖으로 나보내기 때문에 쉬 목이 마르게 된다. 그렇지만 태음병 하리만은 하리에 갈증이 뒤따르지 않는데, 그래서 이 불갈不渴은 특이성을 갖춘 것으로 태음병의 감별진단에 의의가 있다.
(3)장한藏寒
태음의 숱한 병변들은 모두 장한藏寒과 아주 큰 관계가 있어 277 조에서 “자리불갈자自利不渴者,속태음属太阴,이기장유한고야以其藏有寒故也,당온지当温之,의복사역배宜服四逆辈。”라고 명확하게 가리키고 있다. 장한藏寒은 태음이 갖고 있는 여러 방면의 성용性用들에 대하여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재물载物의 성용性用에 영향을 미치고, 자생만물资生万物의 성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태음제강 조문에서 들고 있는 여러 증들은 모두 장한藏寒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내경》에서는 “장한생만병藏寒生满病”이라 했는데, 태음제강 조문의 첫번째 증이 바로 “복만腹满”이어서 한편으로는 장한과 태음병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다른 방면으로는 《상한론》 에서 조문의 증证을 말하는 순서조차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어 배열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해서 우리는 더욱 가치를 두고 중시해야만 한다. 현재 《상한론》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 크게 무게를 싣지 않고, 조문의 순서를 내키는 대로 바꾸고 있으며, 그리고 매 한 조문 속에서도 어느 증이 먼저 나왔고 어느 증이 뒤에 나왔는지도 전혀 마음에 두지 않고 있다.
태음병太阴病일때 왜 장한藏寒하는가? 우리가 제3장에서 일찌기 전문적인 토론을 했기 때문에 앞의 내용을 참고하기 바란다. 장藏이 왜 차가와지는가? 당연히 장藏의 양기가 너무 적어서이다. 양阳은 온후温煦를 맡아보므로 양기 적어지면 자연히 따뜻하지 않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장한藏寒이다. 그래서 우리가 장한藏寒을 일으키는 요인을 이야기하려면 양기와 연결짓지 않을 수 없다.
① 소체관계素体关系-체질
체질요인은 선천적 요인으로 부모가 구정媾精할 때 여러분에게 주어진 양기가 적으면 태어난 뒤로 양기가 자연히 약해진다. 양기가 약하면 장이 차가워지는데 이런 장한藏寒은 비교적 치료가 어렵다. 왜냐하면 선천적인 요인은 바꿀 도리가 없으므로 후천을 거쳐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천도 바로 태음이며, 또 바로 비위이다. 그래서 장한의 문제를 태음편에 두고 토론한 것은 특수한 의의가 있는 것이다.
②기식한량 嗜食寒凉-식사
이것은 후천적인 요인으로 이 경우는 매우 중요한데 특히 남쪽 지방 사람들에게 더 중요하다. 남녕 사람 같은 남방인南方人은 걸핏하면 열이 오른다고 하는데 열명의 환자 중에 아홉은 모두 화끈거린다고 한다. 이것도 뜨겁고 저것도 뜨거워 아무 것도 먹지 못한다. 그러면 무엇을 먹는가? 차가운 것, 열을 식혀주는 음식은 먹는다. 그런데 요즘은 찬 것을 먹기가 아주 쉽다. 냉장고를 열면 된다. 그런데 냉장고는 반은 도움이 되지만 반은 해롭다. 우리가 어렵게 한 덩이 양기를 지키고 있는데 이 시원하고 찬것들이 망쳐버리고 만다. 우리가 외래에서 환자를 볼 때면 위와 같은 문제들이 끼친 피해를 심각하게 느낀다. 우리 본토박이는 대개 80% ~ 90% 가 평소에 량다凉茶를 마시고 있는데, 환자들인 경우 이미 이로 인해 매우 허한虚寒해져서 부자附子를 써도 오히려 부족할 사람인데도 량다를 찾아 마시고, 한의사는 청열清热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위에 말한 상황은 두 방면의 원인때문에 만들어지는데 하나는 환자의 의학지식이 너무 부족하여 그런 것이므로 의학지식의 보급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른 하나는 우리 의사들이 음양을 모르고 환자들의 비위맞추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덥다고 하면 맥증脉证이 정말 열을 가리키는지 아닌지 아랑곳 하지 않고 청열하는 약을 쓴다. 열인지 한인지, 실实한지 허虚한지 판단하려면 실질적인 증거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환자가 하는 말만 듣고서 판단하면 안된다. 요즘 확실히 매우 많은 사람들이 지지고 볶은 음식들을 약간만 먹어도 인후가 아프고, 코피를 흘리는데 이것이 정말 화열火热이 있는 것일까 ? 이럴 때는 혀와 맥을 보고 정말 화열이 있는지 증거를 찾아야 한다. 일찌기 앞에서 하나의 예를 든 적이 있다. 오래 가물었던 땅은 바짝 말라 물을 주어야 되는데 물을 뿌려주면 빨아드리지 못하고 물이 한 옆으로 흘러가 버린다. 보기에 흙 속에 물이 가득하여 넘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흙이 너무 말라 있었는데도 물이 한방울도 스며들지 못했던 것이다.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 흙이 너무 딱딱해져 버려 빈 데가 없었기때문에 물을 빨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농민들은 이런 상황을 많이 겪는데, 너무 가물어 흙이 딱딱해져 있으면 반드시 흙을 갈아엎은 뒤 물을 댄다. 먼저 흙의 “경락经络”을 틔운 뒤,“경락经络”이 트였을 때 물을 대는데 이렇게 하면 흙이 물을 모두 빨아들여 넘치는 일이 없어진다.
사람에게서도 이러하다. 튀긴 것을 먹고 열이 오르거나 심하면 냄새만 맡아도 열이 오른다고 몸 안의 화가 꼭 너무 많다고 봐야 할까? 양기가 너무 왕성하다고 보는 것이 옳을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대개 경락이 막혀 기혈이 잘 흐르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경락이 막히면 흙에 물을 댈 때 조금만 물을 뿌려도 넘치는 것처럼 튀긴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목구멍이 아프다. 목구멍이 아파오면 환자는 열热로 보게 되는데 의사까지 열로 보고 한량寒凉한 약을 쓰고, 페니실린을 주사한다. 이는 한寒이 응체凝滞하는 특성을 가져 한량한 약을 쓰고 페니실린을 주사하면 경락이 갈수록 막혀 기혈이 더욱 더디게 흐른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3-5년, 7-8년, 심지어 십 몇년이 흘러도 한량한 약을 아직 쓰고 있지만 이 “화火”는 아직 변함없이 올라온다. 장말 고해苦海는 끝이 없는데 길을 잃어 돌아갈 줄 모르는구나!
우리가 임상에서 보는 이런 “상화上火”환자 중에 몇이나 화열의 진실한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 거의 모두 그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설맥舌脉으로 보이는 것은 대개 허한虚寒한 경상景象들일 뿐이다. 이런 때 여러분은 마음놓고 부자附子、건강干姜、육계肉桂등을 써도 된다. 온열温热한 약을 쓰면 경락의 응체凝滞가 따뜻하게 풀려 기혈이 흐르게 되므로 더 많은 “화火”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 진수真水는 차갑지 않고, 홍화汞火는 불꽃이 튀지 않는다. 온열한 약을 마음놓고 쓰고나서 뒤에 다시 튀긴 것을 먹고, 화과火锅를 먹는데도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청말清末의 명의 정흠안郑钦安은 “의학일도医学一途,불난우용약不难于用药,이난우식증而难于识症。역불난우식증亦不难于识症,이난우식음양而难于识阴阳.”-의학의 길은 약을 쓰는 것이 힘든 게 아니라 증을 알아내는 것이 힘들며, 증을 알아내는 것보다도 음양을 알아내는 것이 힘들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한의학을 하는 사람은 음양한열阴阳寒热을 가려서 알아내는데 힘을 기울여야만 한다. 만약 음양을 알아내지 못하고 한열을 가려낼 줄 몰라 열이 없는데 청열清热하면 다치는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양기阳气이다. 양기阳气의 기능은 여러분들이 꼭 알아야만 하는데, 특히 《소문素问·생기통천론生气通天论》에서는 “양기자阳气者,약천여일若天与日,실기소즉절수이불창失其所则折寿而不彰”-양기는 하늘과 해와 같아 그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게 되면 목숨이 깎여 나가고 시들시들해 진다.-이라고 말하고 있다. 겨우 인후통咽喉痛때문에 양기를 다치면 그 대가가 너무 비참하지 않겠는가!
현재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의학을 좋아하는데 왜 그럴까? 그것은 한약에는 부작용이 없다고 믿기 때문인데 한의사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 나는 이런 인식을 결단코 반대하는데 왜냐하면 한약의 부작용이 양약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가? 양약은 약마다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쓰여 있다. 페니실린은 쇼크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반드시 피부테스트를 하라고 한다. Rifampicin은 간신肝肾에 기능장해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정기적으로 간신의 기능검사를 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간신기능장해를 제 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한의학은 어떤가? 한의사는 한약은 부작용이 없다는 껍질을 한거풀 뒤집어 쓴 채 어떤 약이든 쓸 수 있고, 어떤 사람이든 먹을 수 있다고 하고 있지만 사실은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일 뿐이다. 양기가 닳아 줄어들면 그 부작용이 겨우 간신肝肾이 상해를 받는 문제가 아니라 목숨이 확 짧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한의학에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치우친 것으로써 비뚤어진 것을 바로 잡는 것으로, 찬 데는 뜨거운 것을 쓰고, 뜨거울 때는 찬 것으로 없앤다. "열자한지热者寒之"의 전제조건은 정말 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한寒으로 다스릴 수 있다. 열이 없는데 한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 이게 바로 《내경》에서 말한 “구이기증久而气增,요지유야夭之由也”-오래되면 사기가 쌓여 일찍 죽는 이유가 된다.-이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한의학은 부작용이 없다고 말할 것인가? 한의의 부작용은 너무 두렵다! 그렇지 않으면 옛 사람들이 왜 “용의살인불용도庸医杀人不用刀”-돌팔이는 칼도 안 쓰고 사람을 죽인다.-라고 했겠는가? 한의사가 되려고 생각한다면, 더구나 좋은 한의사가 되고 싶으면 절대로 이 문제를 대충 넘겨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서 한량寒凉으로 부터 이야기 한 자락을 이끌어냈는데 이 문제는 환자도 주의해야 하지만 의사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③ 번로태과烦劳太过-피로
《내경》에서 “양기자阳气者,번로즉장烦劳则张。”-양기를 너무 쓰면 늘어진다.-이라고 했는데 이 장张은 무슨 뜻일까? 이는 바로 이장弛张-늘림-,향외向外,발설석방发泄释放이란 뜻이다. 앞에서 우리는 태음의 매우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개开라고 했었다. 태음이 열리면 양기가 들어오고 그 뒤로 장부를 온양温养하여 휴양생식休养生息하도록 한다. 그런데 만약 번로烦劳하면 양기가 반드시 밖으로 풀려버려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지 못하면 양이 축양蓄养되지 못하는데 이 상태가 오래면 양기가 이지러져 장이 차가와진다. 그래서 번로烦劳가 지나치면 양기가 모자라기 쉽다. 이 또한 태음의 개기장애开机障碍와 서로 관계가 있다.
④ 작식비시作息非时-아무 때나 쉬기
양기의 소모는 여러 방면의 원인으로 이루어지는데, 날 것을 먹지 않고, 찬 것을 먹지 않아도 양기가 손상될까? 그럴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휴식을 아무 때나 하는것도 양기를 손상시키는 하나의 원인이다. 앞에서 일찌기 “동삼월冬三月,차위폐장此谓闭藏”이라 했는데 이런 폐장闭藏해야 할 때는 우리도 여기에 맞춰 쉬는 것이 좋다. 바로 “조와만기早卧晚起,필대일광必待日光”하라는 것인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천지가 폐장하는 동삼월冬三月에도 우리는 폐장하지 않는 것이 된다. 이 때 매우 늦게 잠든다면 양기가 마땅히 받아야할 축양蓄养을 받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모자라질 수 밖에 없다. 양기가 모자라면 자연히 장한藏寒하게 되고, 장한하면 “복만이토腹满而吐,식불하食不下,자리익심自利益甚,시복자통时腹自痛”이 생기게 된다.
음식은 무엇이 소화되도록 하는 것일까? 양기가 소화되도록 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분명히 알아야만 한다. 현재 상당히 많은 의사들이 “식불하食不下”하는 환자를 볼 때 단지 산사山楂、맥아麦芽、신곡神曲같은 약물을 쓸 줄만 아는데, 이런 약은 효과가 있는가? 당연히 효과가 있다. 식체食滞가 틀림없을 때 이런 약을 쓰면 매우 효과가 좋다. 그러나 식체가 아니라면, 그 화자의 설상과 맥증이 식체食滞가 아니고, 양허阳虚한 설맥舌脉,장한藏寒의 설맥舌脉이면 그러면 이 “식불하食不下”는 위에서 말한 그런 소도약消导药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때는 반드시 양기를 온양温养해야 하므로 반드시 이중탕理中汤부류의 약을 써야 한다. 이중탕이 들어가면 양기가 살아나 환자의 식욕이 자연히 아주 좋아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