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간의지관谏议之官
간의지관谏议之官은 《소문》유편遗篇중 한편인 “자법론刺法论”에 나오는 말이다. 《소문·영란비전론》중에서 일찌기 열 한개의 관을 이야기했는데 곧 “심자心者,군주지관君主之官”、“폐자肺者,상부지관相傅之官”、“간자肝者,장군지관将军之官”、“담자胆者,중정지관中正之官”、“잔중자膻中者,신사지관臣使之官”、“비위자脾胃者,창름지관仓廪之官”、“대장자大肠者,전도지관传道之官”、“소장자小肠者,수성지관受盛之官”、“신자肾者,작강지관作强之官”、“삼초자三焦者,결독지관决渎之官”、“방광자膀胱者,주도지관州都之官”이었다. 이 십일관 속에서 비위脾胃를 뺀 나머지는 모두 하나씩 이었는데, 오직 “창름지관仓廪之官”에서만 비위脾胃를 합해서 말해지고 있다. 합해서 말했다는 것은 비위脾胃의 특성을 따로 나누어 말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문素问·자법론刺法论》에서 와서야 비위의 관을 구별하였는데 원래의 “창름지관仓廪之官,오미출언五味出焉”은 계속 위胃에게 맡기고 비脾는 “간의지관谏议之官,지주출언知周出焉”이라고 정했다.
비脾를 “간의지관谏议之官”이라 한 정의는 너무나 중요하여 단지 비가脾家의 이 자리매김으로만으로도 여러분은 바로 《자법론刺法论》이 그저 그런 논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야만 한다. 이 편이 유편遗篇이라고 얕보다가는 귀중한 것을 바로 눈 앞에 두고도 지나치는 것 처럼 안타까운 일이다. 간의谏议는 뒤에 와서 간의대부谏议大夫라고 부르게 된 옛날 관직의 이름이다. 무엇을 간谏이라 하는가? 《설문说文》 서주徐注에 “간자谏者,다별선악이진우군多别善恶以陈于君。”이라 했다. 그러므로 간의지관谏议之官은 매우 중요한 관직으로 어떤 일이든 군왕君王의 앞에서 선악善恶을 구별하여 잘 잘못을 비평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간의지관이 있어서 임금은 아무 것도 모른 채 한 쪽 말만 듣고 그른 판단을 내리지 않을 수 있다. 이 간의지관이 있기 대문에 임금은 이치에 맞도록 밝은 판단을 내릴 수 있어 혼군昏君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주출언知周出焉”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지주知周”가 실제로는 바로 “군주지관君主之官”이 그렇게 된다고 말한 것이다. 《역易·계사系辞》에서 말하는 “지주호만물이도제천하知周乎万物而道济天下,고불과故不过”-만물을 두루 알아 바른 길로 천하를 다스리므로 허물이 없다.-가 바로 이 뜻인 것이다. 군주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만물을 두루 알아 천하를 도道에 맞게 다스리려면 바로 이 “간의지관谏议之官”이 올바르게 스스로의 직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위의 글들을 통해 여러분들은 “간의지관谏议之官”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했을 것이다. 사람의 생명은 국가의 흥망성쇠처럼 “군주지관君主之官”에 달려 있긴 하지만 군주는 “간의谏议”의 힘을 빌림으로써 비로소 신명神明하고, 지주知周하여 천하를 잘못됨없이 도道로 다스릴 수 있다. 이로써 우리는 이 “간의谏议”라는 관직이 일반적이 아니어서, 그저 그런 사람들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특별한 자리를 맡으려면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바로 정직正直이다. 바르지 않으면 옳고 그름을 밝힐 수 없고 착하고 나쁨도 가려낼 수 없으므로 《광아广雅》에서는 간谏을 “정야正也”라고 해석했다. 둘째는 반드시 중의重义해야 한다. 만약 하늘에 닿는 정의로운 기개气概가 없이, 늘 앞 뒤를 돌아보며 이해관계를 재면서 벼슬자리만 지키려 한다면 이런 간의谏议는 이름은 그럴듯해도 알맹이가 빠진 쭉정이일 뿐이다. 《구당서旧唐书·직관지职官志》에 “범간유오凡谏有五,일왈풍간一曰讽谏,이왈순간二曰顺谏,삼왈규간三曰规谏,사왈치간四曰致谏,오왈직간五曰直谏。”이라 했는데 이런 의로움이 없으면 어떤 간谏도 하기 어렵다. 셋째는 대도大度를 가지고 대공무사大公无私해야 한다. 친한 벗이거나 내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라면 그가 나쁘더라도 간谏하지 않고, 내가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라 아무 나쁜 일도 하지 않았는데 트집잡아 간한다면 이 “간谏”은 근본적인 의의를 잃어버린 것이다.
“간의지관谏议之官”의 세 기본조건을 마음에 지니고 《소문》의 “자법론刺法论”을 돌이켜 보면 바로 “간의谏议”라는 이 자리는 비脾가 아니면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비脾만이 이런 조건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비脾는 곤토坤土이므로 곤坤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주역周易》의 곤괘坤卦 육이六二에서 “직방대直方大. 불습무불리不习无不利”라 했다. 무엇이 “직방대直方大”인가? 그 뒤의 상象에서는 “직기정야直其正也,방기의야方其义也. 군자경이직내君子敬以直内,의이방외义以方外. 경의리이덕불고敬义立而德不孤. 직방대直方大,불습무불리不习无不利. 즉불의기소행야则不疑其所行也”라 했다. 이 “직방대直方大”로 곧 비脾가 “간의지관谏议之官”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곤괘坤卦에서 “적선지가积善之家,필유여경必有余庆. 적불선지가积不善之家,필유여앙必有余殃. 신시기군臣杀其君,자시기부子杀其父,비일조일석지고非一朝一夕之故. 기소유래자점의其所由来者渐矣. 유변지부조변야由辩之不早辩也”라고 했다. 적积은 곤후재물坤厚载物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곤坤을 두고 적积을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 “적积”에는 선善과 불선不善의 구별이 있어 적선积善하면 여경余庆이 있게 되고, 적불선积不善하면 여앙余殃이 뒤따른다.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 비록 듣기만 해도 깜짝 놀랄 일이지만 그것이 하루 이틀에 생기게 된 것은 아니다. 이 일들은 보기에 갑자기 생긴 우연한 일 같지만 실제로는 필연적으로 쌓여온 과정이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쌓여가는 과정 속에서는 미리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일까? “변지부조변야辩之不早辩也”-일찌감치 가려내지 못했다.-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변辩”이 바로 “간의谏议”의 과정이다.
곤괘坤卦에서 “신시기군臣杀其君,자시기부子杀其父”를 토론하였고, 곤괘에서 “변지부조변辩之不早辩”을 토론하였다. 이렇게 이어서 보면 이것이 바로 《소문素问·자법론刺法论》에서 말하는 “비위간의지관脾为谏议之官,지주출언知周出焉”을 가장 잘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한 나라 혹은 한 가정에서 위와 같은 참혹한 사정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반드시 이 “간의谏议”의 직책이 언제나 작용할 수 있도록 보증해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인체에서는 어떨까? 이 “신시기군臣杀其君,자시기부子杀其父”는 당연히 인체의 폭병暴病、괴병坏病、악병恶病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요즘 말하는 암증癌症、악성종류恶性肿瘤들은 갑자기 발병하여 하룻밤 사이에 생긴 것 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는 바로 곤괘에서 말하는 “비일조일석지고非一朝一夕之故. 기소유래자점의其所由来者渐矣”이다. 다만 왜 이런 천천히 다가오는 “유래자점由来者渐”의 과정 중에 발견하고 헤아려 때 맞춰 처리하지 못하고 큰 병이 되도록 몰랐을까? 그것은 바로 이 “간의지관谏议之官”이 작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악성종류恶性肿瘤는 체세포体细胞가 지나치게 분열하여 생기는데 왜 이런 질병이 생기는 것일까? 현대의학에서는 그것을 면역免疫문제로 보고 있다. 인체의 면역체계는 세 가지 큰 기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면역방어기능이고, 둘째는 면역안정화기능인데 세째는 무엇일까? 바로 면역감시기능이다. 면역감시免疫监视기능이 정상적으로 발휘되면 이상분화하는 세포들을 제때 알아내고, 여러 경로를 거쳐서 이런 이상세포들을 없애버리거나 바로 잡아 종양肿疡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이런 “면역감시免疫监视”작용은 사실 “간의지관谏议之官”의 작용과 매우 비슷하다. 《자법론刺法论》은 비脾의 특수한 역할을 드러내 보여주었고, 곤괘坤卦는 이 특수한 자리매김의 의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는데, 다시 이들을 현대의 면역과학과 맞추어 보면 종양肿疡의 예방과 치료에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현재 종양肿疡의 발병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환자들이 각종의 치료들을 받은 뒤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바로 재발문제이다. 어떻게 종양肿疡의 재발을 막을 것인가? 양의는 면역을 기르는 것이 답이라고 본다. 그러면 한의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나는 “간의지관谏议之官”인 비脾를 중요한 하나의 돌파구突破口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21세기에 경전을 배우고, 《상한론》을 연구하여 새로운 수확을 거둘 수 있을까? 태음편을 토론하고나서 모두들 느끼는 바가 있었어야만 한다. 앞에서 우리는 경전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 바로 오래되었지만 오히려 더욱 새롭다는 것이라 했는데, 이는 바로 경전은 언제든지 낡지 않으며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무리 새로운 연구나 최첨단의 과제라도 모두 경전 속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깨달을 줄 아는지, 또 그 내용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에 달려있다. 감당해 내지 못하면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래서 전통과 현대를 한 편만 절대적이라고 보지 말아야 하는데 왜냐하면 이 둘은 늘 서로 기댄 채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은 현대를 떠나서는 안된다. 지금 이 21세기에서 전통은 반드시 현대에 적응하여 현대를 위해 일하면서, 최대한 현대에 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현대를 끌고 나가야 한다. 이것은 전통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의의이므로 전통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이를 단단히 기억해 두어야 한다. 만약 이렇게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아직도 옛것만 고수하면서 옛날 옷을 걸치고는 현대인이 알아 듣지 못할 말만 하고 있다면 이런 전통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와 꼭 같이 현대도 전통을 떠나 있을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선입견을 가지고 전통을 너무 얕 보았을 뿐이다. 그래서 전통을 스스로 밝혀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 속에서 이득만 보며 똑똑한 척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자께서 말씀하신 “백성일용이부지百姓日用而不知,고군자지도선의故君子之道鲜矣.”가 아닌가!
三、태음병시상太阴病时相
태음병시상太阴病时相도 태음병의 욕해시欲解时 조문인 275조 “태음병太阴病,욕해시欲解时,종해지축상从亥至丑上。”에 근거하여 토론하려 한다. 아래에서 몇 개의 방면으로 나누어 펼쳐 보겠다.
1.해지축상亥至丑上
해자축亥子丑은 날 주기에서는 해자축亥子丑 이 세 시진时辰으로 저녁 9시에서 새벽 3시까지를 말한다.
달 주기에서는 한 시진이 2.5일에 해당하므로 해자축은 그믐 앞 뒤의 7.5일에 자리하고 있다. 그믐 앞 뒤의 이 시간대는 한 달에서 달의 모양이 숨어버리거나 가장 이지러졌을 때이다. 달의 모습이 이지러지거나 숨어버린다는 것은 양이 수장收藏되는 것을 뜻하므로 이는 태음의 성용性用에 걸맞다.
해 주기에서는 해자축이 곧 해월亥月、자월子月、축월丑月인데 이는 음력시월, 십일월, 십이월이다. 위의 삼개월은 각각 십이소식괘十二消息卦의 곤坤、복复、리临에 해당한다. 곤괘坤卦는 육효六爻가 다 음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괘를 모두 음성양쇠阴盛阳衰가 되어 양기가 없어지고 소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곤괘를 잘 못 이해한 것으로 육효가 다 음일 때는 양기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수장收藏된 것이다. 이렇게 감춰놓아야 양기가 길러지면서 회복되어 잇달아 일양생一阳生,이양생二阳生하게 된다.
해자축은 위에서 말한 시간 특성 외에 공간방위 특성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북방北方이다. 앞에서 우리는 선후천先后天의 문제를 말했었는데, 선천괘先天卦에서는 북방北方이 곤坤의 자리였다. 선천은 체体가 되고 후천은 용用이 되므로 곤의 체体는 북北에 있고, 곤의 용用은 西南에 있다. 곤의 체는 북北에 있으면서 감坎과 같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앞에서 수토합덕水土合德이란 말로 형용했다. 해자축은 태음병에서는 욕해시인데 태양병에서는 욕극시欲剧时가 되니 이 또한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이다.
2.욕해시요의欲解时要义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상한론강의伤寒论讲义》는 조문을 골라 줄여놓은 책이다. 그런데 왕숙화王叔和가 정리한 《상한론伤寒论》에는 태양편太阳篇 앞에 “변맥법제일辨脉法第一”、“평맥법제이平脉法第二”、“상한례제삼伤寒例第三”、“변경습갈제사辨痉湿暍第四”라는 다른 네 편이 있는 것도 여러분이 잘 아는 사실이다. “변맥법제일辨脉法第一”편에는 “오월지시五月之时,양기재표阳气在表,위중허랭胃中虚冷,이양기내미以阳气内微,불능승랭不能胜冷,고욕착복의故欲著复衣;십일월지시十一月之时,양기재리阳气在里,위중번열胃中烦热,이음기내약以阴气内弱,불능승열不能胜热,고욕라기신故欲裸其身。”-오월에는 양기가 거죽에 있는데 위가 허랭하여 양기가 안에서 미약해 지면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내복을 입으려 하고, 십일월에는 양기가 속에 있는데 위중이 답답하고 열이 나면 음기가 안에서 미약해져서 열을 이기지 못하게 되므로 발가벗으려고 한다.-라는 글이 있는데 이 글은 반은 생리를, 반은 병변病变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여기에서는 다른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태음병 욕해시를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
오월五月은 하지월夏至月이기도 하고 또 오월午月이기도 하지만 여름철 전부를 말하여 사오미巳午未를 모두 포함할 수 있다. 오월五月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장중경은 여기에서 “양기재표阳气在表,위중허랭胃中虚冷”이라고 했는데 이 때 왜 양기가 표로 드러나는가? 봄과 여름에는 모두 양기가 나날이 피어 올라 위로, 밖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인데, 양기가 이렇게 위로, 밖으로 나오게 되면 안에 있는 양은 도리어 적어진다. 이렇게 양기가 적어지면 차가워지는 것은 당연하므로 “양기재표阳气在表,위중허랭胃中虚冷”이라 한 것이다. 겨울에 십일월十一月이 되어 해자축亥子丑일 때가 돌아오면 정황은 거꾸로 바뀐다. 이 때는 양기가 속으로, 안으로 들어가 수장收藏되는데 그러면 이 때 밖에 있던 양기는 점점 적어지면서 안에 있는 양기가 많아진다. 양이 많으면 뜨거워지므로 “양기재리阳气在里, 위중번열胃中烦热”이라 했다. 민간에서 “동흘라복하흘강冬吃萝卜夏吃姜,불벌의생개약방不找医生开药方-겨울에 무를 먹고 여름에 생강을 먹으면 처방받으러 의사를 찾을 일이 없어진다.-”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왜 그런 것일까? 한의학을 배운 사람은 이 도리를 잘 알고 있다. 무는 서늘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더운 여름에 왜 생강을 먹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그 때는 양기가 표에 있으므로 위가 허랭해져서 생강을 먹어 온리완위温里暖胃하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 왜 무를 먹는 것이 좋을까? 겨울에는 양기가 리里에 있어 윗 속이 번열하므로 무의 서늘한 성질로 평형을 맞추어 열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겨울에는 양기가 속으로 들어가 몸안이 오히려 더우므로 만약 태음병이라면 이 때 이 해자축의 양기가 안으로 들어가 장한藏寒을 따뜻하게 할 때를 틈타 태음병의 리허한증里虚寒证에 전기转机를 마련할 수 있다. 그래서 태음병이 해자축에 욕해欲解하는 것이다. 우리는 해자축亥子丑을 가지고 태음병 안에 포함된 의미를 알아보았고, 그러면서 태음병의 치료규칙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장중경은 육경병을 두 가지 방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제강조문提纲条文으로, 여기에는 찾아볼 수 있는 병의 모양이 있고, 살필 수 있는 병에 대한 기록이 있어 모두들 중시하는 방면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바로 욕해시조문欲解时条文인데, 이로써 육경병을 드러내 보이긴 했지만 마치 찾아볼 수 있는 모양도 없고, 살필 수 있는 기록도 없는 것처럼 보여 예부터 지금까지 주의를 기울인 의가들이 매우 적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실 모양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지만 드러나 있고, 기록이 없는 것 같아도 기록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에 감춰진 뜻은 더욱 깊고 넓으며, 더욱 밝고 훤하다. 경经에 "부지도자夫知道者,상지천문上知天文,하지지리下知地理,중지인사中知人事,내가이장구乃可以长久"라 했는데 위에서 말한 두 방면으로 보면 제강조문은 인사人事를 말한 조문이고, 욕해시조문은 천문天文、지리地理를 말한 것이다. 만약 제강提纲만 말했다면 인사만 아는 한의로 흘러가버렸을 테니 그렇다면 한의라는 이 도가 오래 갈 수가 있겠는가?
3.욕극시상欲剧时相
욕극시欲剧时 혹은 욕작시欲作时의 개념은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욕해시欲解時와 맞서는 개념이다. 태음병에 이렇게 쉽게 좋아질 수 있는 때, 비교적 편한 때가 있다면 반드시 그와 달리 좋아지기 어려우며 비교적 더해질 그런 때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좋아질 때는 있는데 더해질 때가 없다면 이 천지의 도道는 공정을 잃어버린 것이 된다.
태음병 욕해시는 해자축亥子丑으로 이 때는 양기가 몸 속에 있어 태음병의 리허한里虚寒으로 보면 제 때를 만난 것인데, 그렇게 되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욕해欲解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음병은 어느때 욕극欲剧할까? 사오미巳午未가 되어야 한다. 사오미巳午未에는 양기가 표에 있는데 그러면 리里가 허랭虚冷하기 쉽고 이는 태음병으로 보면 어려운 때를 만나게 된 것이므로 힘들어지기 때문에 욕극欲剧이라 한다.
사오미에는 양기가 표로 몰리므로 리가 허랭하기 쉬워 장한藏寒이 생기기 쉽고 태음병이 생기기 쉽다. 이것은 이치를 따라 분석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실제 사실로 돌아가 보자. 여름에는 날이 매우 더워 양기가 바깥으로 올라오므로 덥기 때문에 사람들은 찬 것을 먹고 마시며 무엇이든 찬 것이라야 좋아한다. 본래 윗 속이 허랭한데 여기다 굳이 찬 것만 먹고 마시고 찾으니 이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그래서 이때가 태음병에 가장 걸리기 쉽다. 모두들 겨울철이라야 태음병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완전히 거꾸로 여름철이 가장 태음병에 걸리기 쉬운 때이다. 그래서 여름에 리중탕理中汤을 쓸 기회가 매우 많은 것이다. 다만 현재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사리事理를 모르는데 환자도 모를 뿐 아니라 의사도 모른다. 여름에 서열暑热이 있다고만 아는 사람은 여름에도 한량寒凉이 있다는 것은 모른다. 여름에는 천열天热하지만 지한地寒하다는 천지天地의 구별을 여러분들은 잘 알아두어야 한다. 특히 우리가 태음편을 배우고 있으니 더욱 이런 관계를 잘 알아야 한다.
태음은 수족手足의 태음太阴으로 나누어지는데 수태음폐手太阴肺가 바로 천天을 말하고,족태음비足太阴脾가 바로 지地를 말한다. 그래서 여름에서의 천열지한天热地寒한 구조는 바로 폐열비한肺热脾寒한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열热만 알고, 섭천사叶天士의 “온사상수温邪上受,수선범폐首先犯肺”만 알아서 한량寒凉을 쓸 줄만 안다면 이는 기껏해야 천天이라는 한쪽 얼굴만 아는 것이어서 충분하지 않다. 여름에 한량寒凉을 쓴다고 할 때 매우 유명한 처방으로는 유하간刘河间《선명론방宣明论方》의 익원산益元散이 있는데, 육일산六一散 또는 태백산太白散이라 하기도 한다. 무엇을 태백이라 부르는 것일까? 《서유기西游记》에 보면 태백금성太白金星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로 보면 태백太白은 사실 금金、폐肺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래서 태백산太白散은 실제로 여름날의 천天, 폐肺를 바로 겨냥하여 만들어진 처방인 것이다. 그러면 지地 쪽의 얼굴은 어떨까? 바로 태음비太阴脾가 되는 그 쪽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만약 이 쪽을 잘 돌보지 못하면 태음의 역할에 영향을 미치기 쉬운데, 태음의 문이 열려버리면 삼음三阴의 문도 따라서 같이 열리게 된다. 그래서 여러분은 천지의 짜임새를 잘 파악하여 익원산益元散 곧 태백산太白散을 알아야 할 뿐 만 아니라 이중탕理中汤도 매우 잘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시간상으로 보면 사오미巳午未 여섯 시간은 태음병의 욕극시欲剧时인데, 앞에서 우리는 시공时空(방方)의 동일성的同一性、통일성统一性을 되풀이하여 강조했었다. 그래서 우리는 욕해欲解나 욕극欲剧을 연구할 때 모두 공간방위空间方位를 결합해서 연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공간방위로 보면 사오미는 바로 남방南方이 되므로 ,남방은 태음병의 욕극방欲剧方이 되어야 한다. 이는 남방사람들이 태음병에 걸릴 가능성이 조금 더 많다는 말이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남방사람들의 비위脾胃가 북방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말로 이해할 수있다. 모두들 이것이 사실인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남방사람들과 북방사람들을 한번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북쪽 사람들은 키가 대체로 남쪽 사람들보다 크고, 팔다리도 굵은데 왜 그럴까? 그곳은 북방사람들은 토기土气가 강하지만 남쪽 사람들은 토기가 약하다. 토기가 약하면 사지근육의 발달이 약하고 키도 작다. 그래서 모두들 이런 남북의 차이를 잘 알아야 하며, 남방인은 북방인에 비해서 기본적으로 태음병을 앓기 쉽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방사람이라면 , 남방의 의사라면 온양温养이 중요하고 비위脾胃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늘 마음에 두고 있어야 한다. 하루 종일 량다凉茶만 찾아서는 안된다.
위의 토론은 실제로 《변맥법辨脉法》의 한 자락 문자로 부터 끌어낸 것인데, 《변맥법辨脉法》에는 또 다른 매우 뜻깊은 대화가 있다. “문왈问曰:범병욕지하시득凡病欲知何时得?하시유何时愈?답왈答曰:가령야반득병假令夜半得病,명일일중유明日日中愈;일중득병日中得病,야반유夜半愈。하이언지何以言之?일중득병日中得病,야반유자夜半愈者,이양득음즉해야以阳得阴则解也。야반득병夜半得病,명일일중유자明日日中愈者,이음득양즉해야以阴得阳则解也.” 야반夜半은 어떤 때인가? 그것은 자시子时인데 넓혀 생각하면 바로 해자축亥子丑이 된다. 일중日中은 어떤때인가? 일중은 오시午时인데 넓게 생각하면 바로 사오미巳午未가 된다. 일중에 얻은 병이 야반에 낫는다는 것은 바로 태음병이 해자축에 욕해欲解하고 사오미에 욕극欲剧(작作)하는 구조이다. 이런 구조를 늘려가면 육경병이 나는 때와 낫는 때를 매우 쉽게 확정해 낼 수 있다. 이로써 또 다시 《변맥법辨脉法》등편의 내용은 육경 각편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으므로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상한론》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편들을 중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사람들은 이 편들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으니 이렇게 《상한론》을 보면 밝고 훤하게 알아내기 어렵다.
사오미巳午未는 태음병의 욕극시欲剧时이자 득시得时인데 이 사오미가 하루의 사오미 여섯 시간일 수도 있고, 한 달의 보름달 앞 뒤 일 수도 있고, 또 한 해의 음력 4,5,6월 일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은 모두 상대적으로는 고정된 시간대이다. 이러한 때는 양기가 밖으로, 위로 퍼져가므로 안에 남은 양기가 상대적으로 적어져 위중胃中이 허랭虚冷해지기 쉽다. 사오미巳午未의 시공时空속에서 나타나는 양기의 이러한 추세趋势는 이런 상대적으로 고정된 사오미 외에도, 사오미의 시간대에 일어나는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다른 고정되지 않고 움직이는 “사오미巳午未”를 생각할 수 있다. 바로 몸이 양기가 밖으로 퍼져나가 위중胃中이 허랭虚冷해지는 이런 상태에 있는 때라면 모두 사오미巳午未이며, 모두 태음병의 욕극시欲剧时이자 득시得时라는 말이다. 우리가 심한 운동으로 피로했을 때 양기가 바깥에 있는 상태가 되면 이 때는 위중이 쉽게 허랭해져 태음병에 걸리기 쉬운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래서 이 때 우리는 바로 냉장고에서 찬 물을 꺼내 마시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마시고 싶으면 따뜻한 물을 마셔야 갈증이 풀리게 된다. 꼭 얼음물을 마셔야 되겠다면 잠깐 숨을 고른 뒤 양기가 천천히 안으로 되돌아가고 있을 때 약간만 마셔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태음병의 욕극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