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소양병시상少阳病时相
앞에서 우리는 소양이 규窍를 맡아본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이로써 비태否泰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 내었다. 비태否泰는 우리가 한의학을 토론하는데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자 돌파구가 된다. 왜 이것을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무슨 문제든지 질병이든지 모두 비태否泰로 부터 착수할 수 있고, 모두 그것들을 비태否泰로 귀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人事、사회社会의 영역에서 “비극태래否极泰来”란 말을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의학영역에서도 더 구체적으로, 더 실제적으로 이 말을 써서 생각을 깊이 이어나갈 수 있다.
앞의 제3 장에서 음양의 개합 기제开合机制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일찌기 개합으로 질병을 분석하면서 개합이 요점이자 돌파구라고 했었다. 개합으로 들어가 모든 질병을 분석할 수 있었는데, 현재 비태否泰로 들어갔는데도 모든 질병을 분석할 수 있다고 하니 하나의 요점마다 모두 천하의 모든 병을 포괄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이것은 한의학에서 매우 재미있는 문제이자 연구할 만한 문제이다.
모든 도로가 북경으로 통한다. 우리가 남녕南宁에서 북경으로 가는데 T6특급열차를 타면 되는데, 성도成都에서 북경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T6이 아니라 T8을 타야 한다. 이렇게 어떤 곳이던지 깊이 파고들면 길은 나타나게 되어 있다. 길은 단지 하나로 한의학의 길이든 유儒、석释、도道의 길이든 오직 하나만 있을 뿐이다. 다만 그 길을 보고 그 길을 증명하는데는 숱한 방법이 있다. 불교에는 팔만사천법문法门이 있는데 이는 팔만사천 개의 방법이 있으며, 팔만사천 개의 돌파구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돌파구를 따라 끊어 들어가면 우리는 모두 마침내는 우주인생의 근본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생각으로 역사상 한의학에 나타난 숱한 문파들을 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 장중경은 삼음삼양三阴三阳으로 한의학을 파고 들었고, 이동원은 비위脾胃로 파고 들었으며, 섭천사는 위기영혈卫气营血로 파고들었고, 오국통吴鞠通은 삼초三焦를 따라 한의학을 파악했다. 다만 어디든지 참으로 깊이 들어가면 마침내는 모두 “북경北京”에 도착하므로 모두 길을 제대로 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법문, 이런 전환점이라면 얼마든지 모두 빠져들어도 된다. 그래서 법문에는 높고 낮음이 없고 길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것이 참인 것이다. 법문에 고하高下가 없다면서 우리는 왜 경전经典을 강조하는 것일까? 눈 밝은 사람은 경전이 무엇인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경전이 바로 “북경北京”인 것이다! 후세에 그렇게나 많은 의학자들이 다른 류파들과 학과들을 수없이 세웠다. 어떤 의학자들은 매우 큰 성취를 이루고 눈도 높아 거의 아무 것도 눈에 차지 않을 정도이지만 그들은 모두 경전을 강조하고 그들 류파가 경전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들이 모두 명예를 얻으려고 성현圣贤을 배경을 삼으려고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들은 학문이 어느 정도 깊어진 뒤 눈 앞이 확 트였을 때 모두 약속한 듯이 “원래 이게 바로 경전이었구나!”하고 깨닫게 된다.
경전과 후세의 여러 류파 사이의 관계는 우리가 이미 제2장 중에서 토론했었다. 그들은 사실상 바로 체용体用의 관계로 경전이 체가 되고 후세학설은 용이 된다. 체가 없으면 용이 제대로 쓰일 수 없고, 용이 없으면 체를 드러내지 못하므로 체와 용은 나눌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다. 이런 관계를 한의학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관계를 깨끗이 밝히지 못하면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오늘은 장삼을 따라가다가 내일은 이사에게 배우면서 막막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된다. 그러다가 마침내 둘 중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하나의 통일된 의견조차 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마땅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러분이 이 관계를 알고나면 길마다 서로 꼬이지 않고 법마다 서로 어그러지지 않게 된다. 여러분은 스스로의 특점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고를 수 있다. 혹은 직접 바로 경전으로 들어가 체体를 깨달은 다음 용用을 만들 수도 있고, 혹은 돌아가는 방법으로 용用을 알고나서 체体를 깨달을 수도 있는데 이는 후세의 의가들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 나의 스승님께서는 바로 경전에서 부터 의학을 배우신 분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후세의가로부터 의학을 배우기 시작하는 두번째 방법을 썼다. 단지 공부가 깊어져 어느 위치에 다다르면 모두 의학을 제대로 배운 것이 된다. 아쉬운 것은 어느 방법이든지 조금 맛만 보고 그치고, 가다가 도중에 그만 둬 버리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스스로의 의학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이말 저말 하며 자기의 것만 좋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학방법을 얕본다. 공부를 깊이하여 길을 보아낸 사람이라면 모두 한의학을 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스스로의 견해만 옳다고 주장하겠는가? 《임증의학지남临证指南医案》을 보거나, 《온병조변温病条辨》을 보면 이 이치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1.인지진상寅至辰上
이 절에서는 소양병의 시상时相문제를 토론하겠다. 시상을 토론하려면 당연히 욕해시欲解时를 빼 놓을 수 없는데 소양병의 욕해시는 조문272 조에 “소양병욕해시少阳病欲解时,종인지진상从寅至辰上”라 했다. 인지진寅至辰과 비슷한 개념은 태양편과 양명편에서 이미 아주 많이 토론했는데, 때에 따른 숱한 층차로 나눌 수 있었다. 하루로 보면 인묘진寅卯辰의 세 개 시진인데 곧 세시에서 아홉시 사이의 구역으로 이 시간대가 소양병의 욕해시이다. 만약 어떤 질병의 특성들이 이 기간에 덜해진다면 우리는 이 병이 소양병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당연히 이런 하나의 문제는 우리가 개방적으로 보고, 앞에서 토론했던 문제와 연계해서 봐야만 한다. 인묘진寅卯辰은 시간의 문제일 뿐 만 아니라 다른 숱한 상관성이 있는데 이런 상관성에 근거해 다른 여러 문제들을 알아내어야 비로소 한의학을 연구하는 바른 길이다. 예를 들어보자. 인묘진이 동방을 포괄하는가? 당연히 동방을 포괄한다. 하나의 병인데, 어떤 사람은 현운眩晕하고, 어떤 사람은 장위肠胃가 좋지 않으며, 어떤 사람은 또 다른 증상으로 괴로워 한다고 하자. 이 사람이 남녕南宁지방에 있을 때는 편안하지 않고 온 몸이 노곤하다가 상해上海에, 절강浙江에 갔더니 온 몸이 편해지고 생기가 나며 어지럽거나 장위의 이상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이 앓고 있는 병은 바로 소양병이 아니겠는가?이럴 때 마땅히 소양일 가능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 병이 덜해지는 욕해欲解방향이 인묘진寅卯辰 방향에 있기 때문이다.
인묘진寅卯辰을 한 달로 보면 어떤 구간이어야 할 까? 그것은 마땅히 양명 욕해시欲解时인 신유술申酉戌에 걸맞는 그 구간이어야 하는데 바로 상현上弦및 그 전후의 구간이다.
월주기月周期에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하나의 문제를 연상시키는데 이 문제는 여성과 매우 큰 관계가 있다. 여성과 남성의 가장 특별한 차이는 무엇인가? 바로 여성이 월경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월경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바로 《소문·상고천진론》에서 말하는 “월사이시하月事以时下”이다. 이것은 두 가지의 뜻을 포괄하고 있는데, 첫째는 바로 월경이 나오는 시간과 월경과 월경 사이의 시간 간격이 모두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이 사이의 간격이 보통 한 달이라는 것이다. 왜 이런 여성의 특수한 생리현상을 월경月经 혹은 월사月事라 할까? 사실 이것은 포함된 의미에서 두번째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월사月事는 달마다 한 번 오고, 달도 한 달에 한 번 둥글어지며, 앞에서 우리가 말했던 밀물도 달이 찼을 때 가장 높아진다. 달의 모습의 변화와 여성의 생리와 밀물 썰물의 연계는 한의학의 많은 문제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특별히 여자 분은 스스로의 몸에 나타나는 일이므로 잘 느낄 수 있어야 하며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의 몸에서 나타나는 일들을 생각하면 이 “천인합일天人合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한 방면으로 볼 때 여성이 한의학을 더 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의학의 이런 이론을 스스로의 몸으로 잘 느끼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사经事가 한 달에 한 번 있다는 것을 크고 굵은 자연과의 상응相应이라 본다면 우리는 좀 더 가늘고 작은 상응에도 주의해야만 하는데 그것은 월사가 나오는 구체적인 시간이다. 그것은 원만조圆满潮이 아니면 월화조月晦潮거나,是상현조上弦潮아니면 하현조下弦潮이다. 내가 일찌기 한 자료资料를 보았는데, 이 자료는 전문적으로 월경이 나오는 시간과 불임증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 결과 무릇 월만이나 그 시간대 가까울 때 월경이 있는 사람들은 불임증이 발생할 확율이 매우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월만月满할 때 월경이 오지 않거나 월만한 시간과 아주 멀리 떨어져 월경이 오거나 심지어 그믐일 때 월경이 있는 사람은 불임증이 발생할 확율이 매우 높았다. 그리고 다른 부인병이 발생할 확율이 보름 때 월경이 오는 사람들보다 훨씬 높았다. 왜 이런 차별이 있는 걸까? 그것은 바로 상응하는가 상응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른 바 “득도다조得道多助,실도과조失道寡助”-바른 길을 가면 도움이 많고 그른 길로 가면 도와주지 않는다.-인데 우리는 이 “득도得道”와 “실도失道”를 무엇으로 보아야 할까? 그것은 바로 상응相应과 불상응不相应이다. 상응하는 것이 바로 득도得道하는 것으로 그러면 다조多助가 된다. 한늘의 힘이 얼마나 많고 크며 자연의 힘이 얼마나 많고 큰가! 여기에 여러분이 상응相应하면 하늘이 모두 도와 주시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겠는가? 여러분의 질병은 자연히 거의 없어질 것이다. 그래서 《소문素问·사기조신대론四气通神大论》에서 “고음양사시자故阴阳四时者,만물지종시야万物之终始也,사생지본야死生之本也,역지즉재해생逆之则灾害生,종지즉가질불기从之则苛疾不起,시위득도是谓得道。”-그래서 음양사시는 모든 사물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며, 죽고 사는 뿌리가 되니 이를 거스르면 동티가 나고 따르면 괴롭거나 아프지 않게 된다.- 라 했다. 이것이 여성의 몸에서 더욱 더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월경月经이 나오는 것은 자궁내막子宫内膜이 떨어져 나오기 때문인데 자궁내막의 탈락脱落은 여성호르몬의 분비수준으로 결정된다. 이것은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하나의 주기성이 있으며, 이 주기는 월주기月周期와 같다. 해는 양이고 달은 음이며,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다. 여성호르몬의 분비에 월주기의 변화가 변화가 있다는 것은 음과 음이 서로 호응하는 것이다. 그러면 남성의 호르몬 분비에도 이와 비슷한 주기변화가 있을까? 이 주기변화는 해의 주기변화에 걸맞을까? 이 또한 연구해 볼 만한 문제이다. 이것은 전통의 관점에 따라서 현대에 과제를 내 놓은 것인데, 이런 과제는 현대에 연구할 문제를 내놓은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연구가 현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契机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월사이시하月事以时下는 개체가 다르고, 연령대가 다름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가 육경병의 시상时相을 토론하고 있는데, 이 시상을 월주기로 본다면 한 달을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육경의 시상과 서로 맞추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월주기 안의 육경시상을 확정하고 나면 그 뒤로는 위에 말한 “월사이시하月事以时下”의 “시时”의 변화에 나타난 차이를 육경시상과 대응시켜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대응관계가 만들어진 뒤면 부과질병妇科疾病과 육경병六经病사이에 일종의 감춰진 연계를 세울 수 있어, 우리가 육경의 관점에서 부인과의 숱한 문제들을 생각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의미가 깊어 연구할 가치가 있는 과제이다.
한의학은 변증辨证을 해야 할 뿐 아니라 변병辨病도 해야 하는 학문이다. 변병은 벼리이고 변증은 그물눈이므로 벼리가 펼쳐져야 그물눈이 펴진다. 그래서 이런 각도로 보면 “변증시치辨证施治”를 한의학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으면서 “변병시치辨病施治”는 이야기하지 않으면 완전한 것이 결코 아니다. 당연히 한의학의 변병이 포함하는 의미는 양의와 다른데, 우리가 앞에서 토론했던 부인과 질병과 육경병 사이의 내재한 관계는 한의학에서 변병辨病해 나가는 과정이다. 변병은 방향方向을 변별하는 것으로 방향도 모른다면 여기에 무슨 로선路线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한의학에서의 변병 지표는 비교적 명확하면서 객관적이다. 시간时间、방위方位、오운五运、육기六气와 같은 이런 요인들이 모두 분명하게 거기에 널려 있으므로 여러분이 쉽게 그것을 거머쥘 수 있다. 요즘 비가 하루내내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습湿으로 태음병의 지표이다. 이 지표는 혈액검사나 CT없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지표를 너무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숱한 한의학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거들떠 보지 않는데 이것은 수박을 옆에 놓아 두고 잘 더듬어지지도 않는 깨알만 찾는 격이다. 그래서 한의학을 해온 세월이 적지 않은데도 멍청이로 남게 되는 것이다.
양의의 변병은 위의 이런 지표들이 전혀 필요없고 가장 추운 겨울에 대엽성폐염大叶性肺炎에 걸린 거나 비오는 날 대엽성폐염에 걸린 것에 아무런 구별을 두지 않고 “항균소염抗菌消炎”의 방법으로 모두 해결한다. 그런데 한의학을 하는 여러분조차 이런 쉽게 얻을 수 있는 지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왜 석가장石家庄에서 B형 뇌염-乙脑epidemic encephalitis B-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던 경험으로 그 다음 해 북경에서 치료했을 때 효과가 없는 것일까? 한의학의 경험은 되풀이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다! 그것은 변병의 이런 지표가 달랐기 때문이다. 지표가 다르면 병이 차이가 있는 것이므로 당연히 치료에도 차이가 있어야만 한다.
인묘진寅卯辰의 월月 층차에 위와 같이 토론했는데, 그러면 년年의 층차에서는 어떠할까? 일 년에서 인묘진寅卯辰 석달은 음력 정월正月、이월二月、삼월三月인데 년年 층차보다 더 올라가면 바로 인년寅年、묘년卯年、진년辰年이 되는데 이런 해를 만나면 우리는 모두 반드시 소양시상少阳时相과의 특수한 관련을 떠올려야만 한다.
2.소양병요少阳病要
앞에서 소양少阳이 가지는 기능상의 두 개 특점을 이야기했는데, 하나는 바로 주추主枢로 추枢는 당연히 개합开合을 떠날 수 없으므로 이 추枢와 개합开合의 문제는 모두들 단단히 기억해 두어야만 한다. 우리가 《상한론》을 연구하고 학습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 문제를 매우 중요한 위치에 놓아두어야 한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그것이 매우 쉬운 법문法门이자 매우 직접적으로 파고 들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 문을 거쳐 깊숙히 들어가면 상한이라는 길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소양의 기능상의 또 다른 특점은 바로 이 장의 첫머리에서 토론했던 상화相火이다.
소양이 추를 맡아보는데 추기枢机가 정상적인 작용을 발휘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중 하나는 추기가 반드시 매끄럽고 시원하게 움직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기枢机가 돌아가면서 여닫음을 조절하는데 만약 추기가 돌아가지 않고 어디가 걸려있으면 이 여닫음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추기의 매우 중요한 특점 중 하나는 걸려있지 않고 잘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만약 시원하게 돌아가지 않고 걸려 있으면 여닫이를 조절할 수가 없어 질병이 생기게 된다. 그밖의 한 방면은 바로 상화相火인데 화의 성질은 위로 타오르는 것이라서 이 또한 펴져 얽매이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막히어 것을 싫어하는데 막히어 눌리면 쌓이기 쉽다. 그래서 뭉뚱그려 말하면 소양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할 수 없도록 하여 질병을 생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을 만드는데 바로 이것이 이 맺힘이고 막힘이다. 이것이 바로 소양병의 근본 요소이다.
3.소양시상요의少阳时相要义
소양병의 요소를 잘 알고 난 뒤 우리 소양시상少阳时相의 욕해시欲解时를 보도록 하자. 소양병은 왜 인묘진寅卯辰에 시상욕해时相欲解가 되는가? 나는 바로 인묘진 시상에 포함된 요긴한 뜻이 위에 말했던 소양병의 문제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묘진寅卯辰은 한 해로 보면 춘삼월春三月에 속하고 목에 속하는데 목성木性은 시원하게 쭉쭉 뻗어나는 것이다. 조달条达하고 서창舒畅하면 소양추기少阳枢机가 잘 돌아가고 있는것이고, 조달하고 서창하면 소양의 목화木火 기능이 막히고 맺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면으로 육경시상六经时相을 토론하고, 삼음삼양시상三阴三阳时相을 토론하면서 한 시라도 오행시상五行时相과 서로 참고해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만 한다. 음양과 오행은 다른 학설같지만 합해보면 사실 하나이다. 왜 이렇게 말하는가? 모두들 앞 몇 장에서 토론했던 내용을 되돌아보아 분명히 알 수 있어야만 한다. 목木은 무엇인가? 목은 바로 양기가 승발升发하는 상태에 있는 것이므로 이때는 완전히 승발하지는 못하고 아직 한 두 가닥의 음기에 묶여 있는데 화火의 시절이 오면 양기가 모두 승발하여 개방된다. 양기가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화火가 생길 수 있을까? 절대로 화가 생길 수 없다. 그러면 금金이 되면 어떨까? 금의 시절이 되면 양기가 개방에서 수장收藏으로 돌아서는데, 어떤 사람은 이를 양기가 점점 음의 상태로 들어서는 상태라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좀 지나 수水의 시기가 되면 양기가 완전히 수장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양기가 완전히 수장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빙설冰雪이 생길 수 있겠는가? 현재 지구 전체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 북극과 내륙의 빙하가 녹아가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이는 세계 전체의 양기의 수장이 점점 약해지고 있고 개방은 차차 강력해지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바로 끊임없이 개방하고 있는 시대로 매일같이 개방을 강조하고 수장은 별 신경을 쓰고 있지 않으니 빙하가 어떻게 녹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생각하기에 이는 매우 필연적인 사정이다.
한의학이론으로, 오행이론으로 이 문제를 보면 매우 분명해진다. 그래서 우리가 금목수화金木水火를 말하는 것이 실제로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이들은 완전히 음양의 서로 다른 상태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행을 말하면서 음양에서 벗어나 버리면 정확한 내용을 말할 수 없게 되고 이 학문을 잘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면 오행 중의 “토土”는 무엇인가? 그것은 음양의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가? 그것은 음양의 매우 특수한 상태를 나타낸다. 이러한 특수한 점 때문에 동중서董仲舒는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토土를 오행지주五行之主라 했다. 오행의 금목수화金木水火는 만일 토土가 없다면 아무 것도 그 쓰임새를 이룰 수 없다. 음양이 수水의 상태, 수장收藏의 상태에서 목木의 상태, 승발升发의 상태로 바꾸어 질때 무엇이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일까? 바로 토土가 그런 것이다. 같은 이치로 목木에서 화火로, 화火에서 금金으로, 금金에서 수水로 바뀔 때 모두 토土가 없으면 안된다. 음양은 변화变化해야 하고, 음양은 류전流转해야 하며, 음양은 한 바퀴 돌아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이 때 모두 토土의 작용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토는 한의학에서 매우 중요하고, 매우 특수한 작용을 한다. 우리가 왜 비위脾胃를 후천지본后天之本으로 삼으며, 《소문》에서는 맥을 말하면서 왜 “유위즉생有胃则生,무위즉사无胃则死”-맥에 위기가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다.-라고 했을까? 이 모두가 토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우리가 진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오행이 나타내는 음양의 상태는 각가가 다른데 오행의 각각이 다른 시간구역내에서 있으면서 왕旺、상相、휴休、수囚、절绝이란 다른 변화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오행시상五行时相을 구성하는 중요한 내용이다. 이른 바 왕旺은 왕성旺盛하다는 뜻으로 오행 중 하나 혹은 다른 말로 음양의 어떤 특수상태가 어떤 하나의 특수한 구역 안에서 가장 좋은 때를 만나 가장 왕성하다는 말이다. 상相은 바로 왕旺을 이루도록 하는 요인으로 왕의 상태에 다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이며, 휴休는 바로 왕의 상태에서 이미 쇠퇴衰退한 것이고, 수囚는 왕의 상태가 쇠태했으나 휴休보다는 약간 나은 정도이고, 절绝은 완전 쇠퇴한 상태이다. 화火를 예로 들면 화는 여름에 왕旺하고, 봄에 상相하며,입춘立春、입하立夏、입추立秋、입동立冬전의 18일 동안 휴休하고, 가을에 수囚하며, 겨울에 절绝한다. 봄은 인묘진寅卯辰인데 화火는 봄에 상相하니 곧 화火는 인묘진寅卯辰에 상相한다는 것이다. 또 상相은 도운다는 말이므로 위에 말한 관계를 돌려말하면 봄은 상화相火가 되어 인묘진寅卯辰도 상화相火가 된다. 이로써 인묘진寅卯辰이 소양少阳의 성질과 작용을 한다는 말이 되므로 상화의 성질과 작용을 충분히 나타내고 있다. 소양에서 병변이 발생하여 소양으로서의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되지만 인묘진寅卯辰을 만나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소양병은 인묘진에 욕해欲解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