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소양병 처방이 가진 중요한 뜻은 무엇인가?-소양지방요의少阳持方要义
소양병의 주된 처방은 모두들 잘 알고 있는 소시호탕小柴胡汤이다. 이제 우리는 소시호탕 처방의 의미가 우리가 앞에서 토론했던 그런 내용들과 맞아떨어지는지 살펴 보자.
(1)상수층면象数层面
소시호탕小柴胡汤은 일곱 가지 약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우리 먼저 이 칠七이란 숫자부터 살펴보자. 칠七은 어떤 수인가? 칠七은 화수火数로 하도河图에서는 "지이생화, 地二生火,천칠성지天七成之"라고 하였다. 한의학을 배우는 사람은 하도河图와 락서洛书이 두 그림을 잘 기억해야 하는데 이 두 그림은 매우 중요하여 전통적인 수학数学은 이 두 그림 속에 포함되어 있다. 현대과학을 수학적인 언어로 나타낼 수 없다면 어떻게 발전해 올 수 있었겠는가? 한의학도 이처럼 수학이 필요하므로 이 두 그림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내경》이든,《상한》이든 모두 이 두 그림을 쓰고 있다. 손사막孙思邈은 “부지역부족이위대의不知易不足以为大医。”-역을 모르면 큰 의사가 되기에는 모자란다.-라 했는데 우리가 역易을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약간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는 있다. 소시호탕에 일곱 가지 약을 썼다는 것은 그 의미가 화火의 격국格局을 썼다는 것을 설명하며, 이것은 바로 상화相火에 대응한다.
이어서 구체적인 약물을 보면 소시호탕에 쓰인 일곱 약재중에 첫번째가 바로 시호柴胡이다. 우리가 《상한론》의 처방을 볼 때 그 약물이 배열된 순서를 봐야 하는데 무엇이 먼저고 무엇이 뒤인지는 매우 연구된 것으로 아무렇게나 결정한 것이 아니다. 첫번째가 대개 바로 군약君药이고 두번째가 신약臣药이며 뒤로는 바로 좌사약佐使药들이다. 요즘 처방을 낼 때는 이런 것들은 상관하지 않고 먼저 생각나는 약을 앞에 써버린다. 소시호탕 처방을 하면서 인삼人参을 먼저 쓰거나 생강生姜을 먼저 쓰면 함부로 쓰는 것이 된다. “행가일출수行家一出手,편지유몰유便知有没有.” 여러분이 내는 처방을 보면 말로 하지 않아도 실력이 드러난다는 말이다.
시호柴胡는 첫번째 약이므로 당연히 군약君药이며, 황금黄芩은 두번째이므로 신약臣药이다. 우리 군약과 신약의 용량은 얼마를 썼을까? 시호柴胡는 여덟 냥을 쓰고, 황금黄芩은 석 냥을 썼는데 하나는 셋, 하나는 여덟이므로 바로 동방东方의 숫자이며, 바로 인묘진寅卯辰의 숫자이다. 군신약君臣药의 용량만 보아도 모든 소양의 성용性用-성질과 용도-을 드러내고 있고, 소양병의 욕해시상欲解时相을 드러내고 있다. 이로 보면 장중경의 이론이 매우 엄격하고 성실한 것을 알 수 있다. 생각난 대로 아무렇게나 한 것이 아니다. 소시호탕 처방을 하면서 시호를 여덟 냥을 쓰지 않고, 황금을 석 냥을 쓰지 않는다면 그래도 소시호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혀 소시호탕일 수가 없다. 다시 이것을 소양병의 주된 처방이라고 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계지탕桂枝汤에서도 계지의 용량을 늘려 원래 석 냥이던 것을 다섯 냥으로 바꾸면 더 이상 계지탕이 아니라 분돈奔豚을 치료하는 계지가계탕桂枝加桂汤이 되어 버린다. 이렇게 바뀌므로써 모든 처방의 할아비에서, 지존至尊의 위치에서 초민草民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이런데 한의학에서 용량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확실히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이 용량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수数의 측면이다.
천진天津 남교南郊에 사는 어떤 눈이 먼 의사가 여러 난치병들을 잘 고쳐 멀리 가까이의 숱한 사람들이 이름을 듣고 치료받으러 몰려들었다. 눈이 멀었으므로 당연히 망이지지望而知之할 도리는 없고 주로 문진问诊과 절진切诊으로 질병을 진단했는데, 질병을 진단한 뒤에 무슨 “약药”을 처방했을까? 그가 처방한 “약药”은 모두 녹두绿豆、홍두红豆、건포도葡萄干、황화채黄花菜(원추리)처럼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식품이었다. 무슨 병이든 언제나 이런 것들로 처방했는데 유일한 구별은 숫자였다. 장삼에게는 20개 녹두, 20개 건포도를 처방하고, 이사에게는 21개의 녹두, 21개의 건포도를 처방하는 것이다. 현대인으로서 20개의 녹두와 21개의 녹두에 무슨 차이를 느낄 수 있겠는가? 달이면 들 다 녹두탕이 아니겠는가? 현재의 성분분석 방법으로 분석하면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 분명하다. 녹두의 크기에 따라 20개의 녹두와 21개의 녹두의 무게가 완전히 같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차별을 두는 것일까? 이것은 우리가 앞에서 들었던 상수象数라는 학문과 연계되어 있다.
위의 맹인 의사가 수数를 잘 써서 병을 치료했는데 그 흐름을 따라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장중경이야말로 한의학에서 숫자를 사용하여 병을 치료했던 진정한 창시자였다. 《상한론》속의 대추 용량을 보면 매우 재미있다. 계지탕에서는 12매의 대추를 썼고 소시호탕에서도 12매를 썼으며, 십조탕十枣汤에서는 10매, 자감초탕炙甘草汤은 30매, 당귀사역탕当归四逆汤은 25매를 쓰고 있다. 앞의 12매, 10매는 그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지만 자감초탕과 당귀사역탕에서는 왜 30매, 25매를 썼을까? 30매 대추는 무엇을 의미하며, 25매 대추는 또 무엇을 나타내는가? 이 문제를 물었을 때 여러분이 금방 대답하지 못한다하더라도 그것이 그냥 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자감초탕은 태양편의 마지막 처방으로 “맥결대脉结代,심동계心动悸”를 치료한다. 80년대 초에 《상해중의약上海中医药》잡지에 일찌기 가설범柯雪帆교수님이 지은 《의림철영医林辍英》을 연재했었다. 뒤에 《의림철영医林辍英》은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장회소설章回小说 형식으로 쓰여졌으며, 의리医理의안医案이 있을 뿐 만 아니라 재미있기도 했다.그 중에 한 회는 자감초탕의 운용에 대해 전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자감초탕炙甘草汤은 부정맥-심율실상心律失常-을 치료하는 좋은 처방으로, 특히 심방세동-방전房颤-과 같은 만성 난치성 부정맥에 쓰이는데 바르게 쓰게 되면 부정맥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흔하다. 바르게 쓴다는 말은 두 방면을 의미하는데 첫번째는 당연히 변증辨证이 발라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자감초탕이 어떤 종류의 증에 맞는 지릉 확실히 알아야 한다. 우리 잠깐 그것이 어떤 부정맥인지 제쳐 놓고 먼저 음양으로 나누어 음증에 사용할 수 있는지 양증에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음허증阴虚证에 맞는지 아니면 양허증阳虚证에 맞는지를 알아보자는 것이다. 방제方剂의 구성으로 보면 《상한론》속의 양음약养阴药이 거의 모두 이 처방에 모여 있다. 그러므로 이 처방이 음허증阴虚证에 맞다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상한론》 속에서 양음약을 거의 몽땅 모아 놓은 처방에서도 계지桂枝、생강生姜、청주清酒와 같은 양阳의 성분을 넣어 놓았다. 우리가 태극음양太极阴阳의 그림을 보면 음중에 양이 있고 양중에 음이 있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자감초탕을 돌이켜 보면 음양에 포함된 이런 뜻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자감초탕은 음허한 부정맥에 적용되는데, 이것은 변증을 맞게 한 것이지만 이 조건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용량이 알맞아야만 한다. 바로 이 점이 가교수님께서 전문적으로 이야기하셨던 것이다. 이 심방세동이 모든 조건들이 다 자감초탕증炙甘草汤证에 틀림없는데도 약을 썼을 때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문제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문제는 용량에 있었다. 도문道门에서 연단炼丹할 때 “전약부전화传药不传火”라는 말을 한다. 약은 이야기해 줄 수 있지만 불맞춤은 가볍게 말해 주지를 않는다. 왜 그럴까?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단로의 단약이 잘 만들어지려면 불이 알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도 처방은 이야기해 줄 수 있지만 용량은 가볍게 말해 주지 않는다. 왜 그럴까? 용량이 바로 불맞춤인 것이다! 이 불맞춤이 바로 성공이냐 실패냐를 결정하기 때문에 당연히 가벼이 전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장중경은 다르다. 그는 의학계의 공자이다. 공자라면 “오무은호이!吾无隐乎尔!”-나는 숨기는 것이 없다-해야만 한다. 그래서 장중경은 처방을 전해 주고, 약재를 전해 주고, 용량까지도 톡톡 털어내어 전해 준다.
《상한론》의 용량을 토론하려면 두 개 문제를 주의해야만 하는데 하나는 중량이고, 하나는 수량이다. 이 두 개 문제는 연계되어 있지만 본질 상으로는 차별이 있다. 중량이 달라지면 량이 변하므로써 질변质变이 일어나고, 숫자가 달라도 질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첫번째 질변에 대해서는 이해하기가 쉬운데 현대의 용약 제량도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 질변은 수数가 일으키는 만드는 질변으로 우리가 이해하기도 어렵고, 믿기도 쉽지 않다.
《상한론》의 용약用药 중량重量을 현재의 교과서에서는 3g을 한 냥으로 셈하고, 약전药典에 규정하는 제량도 이것과 차이가 별로 없다. 다만 가설범柯雪帆등은 대량으로 출토된 진한秦汉시대 동철권铜铁权 및 중국역사박물관에 지금 보관되어 있는 동한东汉의 “광화대사농동권光和大司农铜权”을 실제로 측정한 결과에 근거하여 동한시기의 한 냥은 현재의 15.625g에 해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냥을 3g으로 치는 것과 15.625g으로 치는 것은 차별이 매우 커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자감초탕炙甘草汤 속 생지황生地黄의 용량用量은 한 근斤으로 한 냥을 3 g으로 셈한다면 48g일 뿐이지만 동한철권东汉铜权의 실측 결과대로라면 250g이어야 한다. 이는 바로 현재의 반근半斤에 해당한다.
《상한론》은 동한东汉 말년末年에 지어진 책이라는 것은 공인된 사실이다. 동한시대의 저작이 틀림없다면 이 용량은 당연히 동한 때의 중량으로 셈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렇게 셈하면 문제가 커지게 된다. 생지황生地黄은 반근半斤을 써야 할 때도 있고, 마황麻黄도 93.75g(대청룡탕에 쓰인 마황6냥을 동한식으로 계산)을 써야 할 때가 있는데, 이는 《중화인민공화국약전中华人民共和国药典》에 규정된 용량을 엄청나게 초과한 것이다. 여러분이 동한의 제량을 쓴 처방으로 1000 명을 잘 치료하여 별 일이 없었다하더라도, 다만 한 사람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 결과를 감당해 낼 수가 없다. 호만림胡万林- 돌팔이 의사-처럼 되어 버린다. 왜 그럴까? 약전药典에서 여러분의 제량계산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법률로 보호받지 못한다. 그래서 가노선생柯老先生께서 《상한론》의 제량은 동한시기의 그 제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안다"는 말은 고고학적 근거가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써보았다는 뜻이다. 어떻게 알아냈을까? 자감초탕을 현재처럼 한 냥에 3g으로 셈하는 요즘의 용량을 따르면 심방세동이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생지황을 250g씩 쓰는 동한시기의 제량이라면 같은 자감초탕이라도 제량이 바뀜으로써 불맞춤이 달라진 것 처럼 심방세동이 금방 정상적인 심박동율로 돌아 온다.) 그러나 가노선생께서는 다시 “응이중국약전소규정적용량여중약학교과서에 규정된 용량위의거应以中国药典所规定的用量与中药学教科书所规定的常用量为依据。”-중국약전규정의 용량과 한의학 교과서에 규정된 상용량에 의거해야 한다-(가설범柯雪帆이 주편主编한 《상한론선독伤寒论选读》상해과기출판사上海科技出版社,1996 년 3월 판을 보라!)라는 한마디를 덧붙여 강조하셨다. 이 한 마디를 강조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겨 법정에 불려가서 벌을 받으면 아무리 가선생님이라도 전혀 도움을 주실 수 없기 때문이 다.
제량문제는 매우 큰 문제여서 대충 넘어가 버리면 《상한론》의 반 쯤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여러분의 변증辨证이 아무리 정확하고, 처방을 아무리 잘 썼다하더라도 용량이 정확하지 않으면 불맞춤이 정확하지 않은 것인데, 치료효과가 어떻게 확 줄어들지 않겠는가? 이렇게 되면 결국은 한의학이 나쁘고 한의학의 치료효과도 형편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들게 된다. 내가 제량의 문제에 대해 매우 깊이 느끼게 된 사실이 있다. 집사람인 조림회赵琳怀가 임신 40일 된 1990년 무더웠을 때로 기억하는데 자궁외 임신의 파열로 출혈이 생겼고 당시 우리는 여러가지 요인으로 한의학적 보수치료를 선택했다. 즉시 상황을 전화로 남녕에 계셨던 스승님(선사先师 이양파李阳波)께 말씀드렸더니 전화로 처방 하나를 불러 주셨는데 장홍화가 내출혈을 치료하는데 천하에 제일가는 약이니 바로 장홍화藏红花10g을 사서 물로 달여 먹으라고 하신 것이다. 다음날 사부께서는 직접 계림으로 오셔서 진맥하신 뒤 다음과 같이 처방하셨다. 백작약白芍药180g、음양곽淫羊藿30g、지실枳实15g 수전복水煎服,매일 한 첩. 위에 말한 두 처방을 먹고 나서 삼일 째 되던 날 초음파검사를 다시 해 봤더니 출혈이 멎었을 뿐 아니라 복강 내에 고여있던 출혈도 대부분 흡수되었고 또 뜻밖에 자궁 내에도 태아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와 집사람은 다행이라고 무척 기뻐했는데 만약 수술치료를 선택했다면 우리에게 오늘의 딸이 있었겠는가? 매번 이 일을 생각할 때 마다 돌아가신 스승님이 더욱 생각나면서 감사드리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난다.
스승님께서 쓰신 두번째 처방은 다 무난한 약인데 어떻게 이런 신기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아마도 용량에 오묘한 점이 있었을 것 같다. 우리가 보통 백작약은 10g에서 20g정도를 쓰고 많아도 30-50g을 넘지 않는다. 180g을 쓴 것은 세상이 놀랄 일이지만 이 용량을 쓰지 않았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용량의 문제는 확실히 관계가 지극히 큰 문제로 모두들 진지하게 생각하고 연구해야 할 문제일 뿐 아니라 나라에서 연구팀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개인이 이 과제를 연구하면 개인의 관점으로만 치부되어 법률적인 근거를 갖기 어렵다. 만약 이것이 공인되어 동한의 용량이 확실히 가설범교수가 연구해 낸 그 용량으로 밝혀지면 《상한론》에 대한 숱한 문제, 한의학에 대한 숱한 문제들에 대해 새로이 인식되고 평가되지 않겠는가?
이어서 질변质变을 일으키는 두번째 요인인 수변数变을 살펴보자. 숫자의 변화가 질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위에 말했던 두 개 방제 중에 아주 충분히 나타나 있다. 자감초탕을 보자. 자감초탕은 이미 앞에서 양음하는 처방이라고 말했었다. 처방 속에 대추를 30매를 썼는데 이 30은 어떤 숫자일까? 30은 “군음회群阴会”이다. 열 개의 기본 숫자 중에 음수 즉 짝수는 2,4,6,8,10인데 이를 다 더하면 무슨 수가 되나? 바로 30이다.열 개의 기본수 중에 짝수를 다 더하면 30이 되므로 우리는 이 숫자를 “군음회群阴会”라 부른다. 이 숫자는 당연히 양음养阴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이를 자감초탕에 써서 그 주치작용을 돕는 것이다. 이 밖에 당귀사역탕当归四逆汤이란 처방도 있다. 당귀사역탕은 궐음편厥阴篇에 나오는 처방인데 “수족궐한手足厥寒,맥세욕절脉细欲绝”한 증证을 치료한다. 당귀사역탕의 처방으로 보나 증으로 보나 바로 온양양기温养阳气하는 처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처방에서는 대추를 25개 쓰는데 이 25는 어떤 숫자일까? 이 숫자는 “군양회群阳会”인데 곱 숫자 중에 홀수인 1,3,5,7,9를 더하면 바로 이 수가 나온다. 이와 당귀사역탕의 주치공용主治功用은 걸맞다.
하나는 “군음상회群阴相会”-음의 무리가 모두 모임-이고, 하나는 “군양상회群阳相会”인데 장중경은 왜 이들을 거꾸로 해서 자감초탕에 25개, 당귀사역탕에 30개를 쓰지 않은 것일까? 이로써 숫자는 이무렇게나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수변数变하면 상象도 변变한다. 상변象变하면 음양은 변할까? 당연히 변한다! 음양이 변하면 모두가 변한다. 그래서 수数 문제는 적은 문제가 아니라 앞의 중량重量 문제와 같은 정도로 중요하다.
수数는 전통 한의학에서 순수하게 추상抽象하여 나온 수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수数 속에 상象이 있고,상象 속에 수数가 있어 상수象数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수변하면 상변하고, 상변하면 음양이 변한다. 왜 그럴까? 음양은 상象으로 쓰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문》에 전문적으로 “음양응상대론阴阳应象大论”편을 두고 있다. 이 대론大论을 “응상应象”이라고 이름지은 것은 바로 “상象”에 따른 음양의 이치를 밝혀 놓았고, “상象”을 따라 음양의 쓰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수象数를 사람들이 가볍게 믿기는 힘들다. 우리는 30개 대추와 25개 대추가 어떤 구별이 있는지 깨달을 수 있을까? 우리는 여기에 의문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면 한 번 시험해 보면 되지 않을까? 실천이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표준이라면 우리 실천으로 이를 검증해 보자.
모두들 상응한 병례를 찾아 보자. 당연히 너무 중요하지는 않아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경우는 조리 단계에 있는 심장병心脏病이다. 만약 병례가 많으면 심양허心阳虚와 심음허心阴虚의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심양허의 경우는 매일 25개의 대추를 끓여 먹이고, 심음허의 경우는 30개의 대추를 끓여 먹이면서 효과가 있는지 살펴 보자. 효과가 있으면서 안정적이라면 거꾸로 양허阳虚에 30개, 음허阴虚에 25개를 끓여 먹이면서 나쁜 변화가 생기는지를 보자. 만약 변화가 있다면 이 상수象数라는 학문이 헛 것이 아니라 숫자 속에 감추어진 무엇이 있는 것이다. 수 속에 포함된 이 "무엇"이 과연 무엇일까? 소리일까, 아니면 빛일까? 이것을 연구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먼저 긍정한 뒤라면 연구할 수 있지만 없다고 부정해 버리면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다. 우리는 소양少阳의 처방인 소시호탕의 3, 8이란 수에서 약간의 토론을 끌어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