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습의 다른 얼굴인 조열과 한습-조열여한습燥热与寒湿
앞에서 이야기한 것은 조燥와 습湿의 본성이라 이것을 이해하기는 쉬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을 자연이라는 배경 속에 놓고 보면 매우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문》 에서는 조사燥邪를 청사清邪라고도 불렀으며, 청清은 온温으로 다스린다고 하였다. 또 《난경》에서는 광의의 상한伤寒에서 습湿을 말할 때 습열湿热은 말했지만 한습寒湿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것도 본성을 두고 말했기 때문이다. 본성은 크게 전체로써 보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조와 습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조열燥热과 한습寒湿이다.
《역경易经》의 건괘乾卦 속에 “화취조火就燥”라는 말이 있고, 《설괘说卦》에서는 “조만물자막한호화燥万物者莫熯乎火。”라 하고 있다. 조燥의 형부形符는 왜 화火일까?보기에 이 글자 구성과 그것의 나타내고 있는 의미는 서로 통하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우리는 앞에서 서늘해지는 때가 되면 건조해지는데, 그것은 바로 양기가 거두어 모이므로써 날이 서늘해지면서 공기도 건조해지는 것이라고 여러번 이야기했었다. 가을 겨울에 북녘으로 가보게 되면 이 “량(한)취조凉(寒)就燥”가 참말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된다. 그런데 왜 지금 갑자기 “화취조火就燥”로 바뀌고, 갑자기 “조만물자막한호화燥万物者莫熯乎火”로 바뀌었을까? 이 말들은 보기에 매우 모순되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이둘은 아무 상관이 없어서 보기보다 설명하기가 전혀 어렵지 않다.
화취조는 일상 생활에서 늘 맞닥뜨리는 일이다. 젖은 것은 불에 쬐면 천천히 마르는데 이것은 우리가 늘 겪곤 하는 일이므로 이해하기 매우 쉽다. 불에 쬐어 말릴 때 그 물기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불이 물기를 없애버린 것일까? 불에 이런 기능은 없다고 생각된다. 농촌에서 젖은 땔감으로 불을 지필 때 불이 타오르면 김이 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로써 불이 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김으로 쪄 올려보내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꽉 닫힌 방안에서 금방 빤 젖은 옷을 말리면 김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만약 우리가 그곳에 있는 문과 창을 모두 꽉 닫아버린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창문에 물 방울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불의 기능은 이 물을 , 이 젖은 것을 불과 떨어져 있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가 마르면 저기가 눅눅해지는 것이다. 화취조火就燥라 했는데 취就는 가깝다는 말이다. 불과 가까운 곳이 마르면 먼 곳은 반드시 눅눅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조열燥热을 우리는 이처럼 이해해야 한다. 이 말은 일부분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이것이 말하는 것은 표标로 나타난 현상일 뿐이지 본本을 바꿀 수는 없다.
이 화취조火就燥는 또한 우리에게 전 지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를 생각나게 한다.현재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 북극의 빙하가 전에 없었던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는데 무슨 원인으로 이렇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엄청난 량의 온실가스가 날로 더 많이 배출되는 것과 관계있는 것이 틀림없다. 요즈음 우리의 에어컨, 우리의 냉기제조시설이 정말 열을 차게 만드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여기의 열기를 저기로 옮기는 것일 뿐이며, 대기大气 속으로 옮겨버리는 것일 따름이다. 이는 동쪽 담장을 헐어 서쪽 담장을 메꾸어 고치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에어컨의 냉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대기의 온도도 반드시 더욱 더 높아지게 되며, 또 그렇게 해서 대기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에어컨의 찬 기운을 더욱 더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피할 수없는 악순환이다.
이렇게 화취조를 생각해보면 화열火热이 있는 곳은 반드시 건조해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온병温病에서는 위기영혈변증卫气营血辨证을 이야기할 때 열이 영营으로 들어가 혈血에 이르면 혈열血热한 상태가 되고, 혈열血热하면 바로 혈조血燥해 져서 혈조血燥가 바로 풍风을 만든다고 하였다. 이는 혈血이라는 한 면에서만 바라본 말인데, 화열火热이 혈血로 들어가지 않으면 혈조血燥는 발생하지 않게 되므로, 반드시 혈열血热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혈조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혈조라는 개념이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며, 혈허血虚가 결코 혈조血燥와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여러분들은 알아두어야 한다.
앞에서 치조治燥하는데 행소산杏苏散을 쓴다고 했는데, 행소산과 상대되는 처방으로 상행탕桑杏汤이 있다. 상행탕은 상엽桑叶,행인杏仁,사삼沙参,절패浙贝,두시豆豉,치자栀子,리피梨皮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처방의 기미气味는 행소산과 아주 거꾸로여서 바로 이 “화취조火就燥”,곧 조열燥热을 다스리는 처방이다. 이 때의 조燥는 비교적 간단하게 다룰 수 있는데, 우선 화火를 멀리 떨어뜨려 놓아야 하고 그래서 화가 멀어지면 자연히 건조하지 않게 되므로 먼저 청열清热해야 한다. 또 이미 화 때문에 말라버린 물기를 채워줘야 하므로 양음养阴도 필요한 것이다. 청화清火하고 양음养阴하면 윤조润燥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한 처방은 신음윤조辛温润燥하고 한 처방은 감한윤조甘寒润燥하여 비록 다 같이 윤조润燥를 목적으로 내려진 처방이지만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이 문제는 우리가 매우 세심하게 살피고 생각해 봐야 한다. 잘 생각하고 되씹어 그 의미를 깨닫게 되면 우리의 음양에 대한 사유思維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바로 이어서 한습寒湿을 다루어 보자. 앞에서 우리는 습湿의 성질이 원래 열热하므로 습을 없애려면 반드시 청열清热해야 한다고 했다. 온병温病에서는 습이 없어지면 열热이 외롭다고 했는데, 사실 이 문제는 열이 사라지면 습도 외롭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 봅 여름에 남쪽 지방은 공기가 매우 덥고 눅눅하여 땅 속까지 축축하여 습기를 없애기 위해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보탬이 되지 않지만 일단 철이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공기가 상쾌해지면서 땅도 금방 뽀송뽀송해진다. 왜 북녘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뽀송뽀송해지고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눅눅해지는 것일까? 그것은 북풍이 몰고오는 것은 한寒하면서 降하는 기운이기 때문이고, 남녘에서는 열热하면서 승升하는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습湿을 이해하기도 어렵지 않고, 어떻게 하면 조습燥湿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도 아주 쉽다. 그런데 한습寒湿에 있어서는 고한苦寒으로는 습을 다스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고온苦温, 고열苦热한 방법을 써야 한다는데 이것을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사실 이 문제는 앞에서 말했던 조열燥热과 연계해서 봐야 하는데, 그렇게 조와 습이 서로 맞선다고 한 것은 바로 본성을 두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 표성标性으로 보아도 조와 습은 서로 맞서는 관계여야 한다. 그런데 조의 표성은 열热이라면 습의 표성은 한寒이어야 한다. 그래서 조열燥热과 한습寒湿도 맞서는 관계여야 한다. 이 대응하는 관계를 알고 나면 눅눅한 것을 불에 쬐면 마르는 과정이 바로 습기를 말리는 과정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눅눅한 것이 바로 한습寒湿이다. 불은 마르게 하며, 화의 맛은 고苦이고, 그 성질은 열热하다. 그래서 고온苦温, 고열苦热로 습을 바꾸고 습을 말리는 것인데 사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바로 이 “화취조火就燥”의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화취조火就燥”는 조열燥热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한습寒湿을 치료하는 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조열과 한습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야만 한다.
(5)양명병에서의 조의 의미는 무엇인가?-양명병지조阳明病之燥
양명병阳明病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바로 조燥의 의미를 토론하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본조本燥인지 표조标燥인지를 먼저 확실히 알아야만 한다. 양명의 본조는 우리가 이미 앞에서 말했던 대로 량조凉燥인데 , 그래서 《내경》에서는 이를 청기清气라고도 했다. 당연히 너무 지나치면 청사清邪가 된다. 이 본조本燥는 양명의 합合,수收,강降하는 특성과는 서로 꼭 들어맞는다. 그러면 양명阳明이 병들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런 양명의 합, 수, 강하는 본성이 무너져 버리게 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바로 양명병이 된다. 그런데 가장 쉽게 이런 양명의 습성习性에 흠집을 내고, 가장 쉽게 양명의 이런 본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바로 화열火热이다. 왜냐하면 화성火性은 염상炎上하는데, 화火의 이런 본성과 쓰임새는 바로 양명의 본성 및 용도와 서로 맞서므로 양명이 정상적으로 수렴收敛、침강沉降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므로 양명병에서의 이런 조燥는 본조本燥와 어긋나는 것이 분명한 표조标燥이자 열조热燥(조열燥热)인 것이다. 우리는 이런 조燥를 다스리려고 백호탕白虎汤을 쓰고,삼승기三承气를 쓰게 된다. 백호와 승기는 무엇을 하는 처방일까? 그들은 모두 청제清剂이자 강제降剂로 모두 사화泻火하는 처방이다. 화열火热을 빼내버리면 양명의 본성은 자연히 회복된다. 그래서 양명병편은 주로 이 문제 곧 본성과 어긋나는 상황과 본성을 회복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이 밖에 알아두어야 할 것은 한 곳이 화열火热로 마르게 되면 다른 한 곳은 눅눅해지게 되므로 물기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한 곳이 눅눅하다면 다른 곳은 말라있다. 자연 기후도 이처럼 홍수가 크게 난 뒤에 반드시 가뭄이 뒤 따르게 된다. 왜 큰물이 지고 난 뒤 가뭄이 닥치고, 가뭄이 든 뒤 큰물이 지게 될까? 이것은 바로 자연이 평형平衡을 이루려 조절调节하기 때문인데 이것이 바로 물성物性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만 줄곧 내린다고 할 때 얼마나 오랜동안 많이 내릴 수 있을까? 그래서 자연히 가뭄이 드는 것이다. 가뭄이 오래되어 증발만 될 때라도 이 물이 은하银河로 나가거나 지구 밖의 다른 별로 증발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일정한 수량까지, 일정한 높이까지 증발하게 되면 강降을 일으키는 요인에 얽매여 비로 내리게 된다. 오르는 시간이 오래면 내리는 시간도 반드시 오래 가고, 오르는 량이 많으면 내려오는 량도 반드시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가뭄뒤에 반드시 큰물이 지고 큰물 뒤에 반드시 가뭄이 따른다고 하는 것이다. 노자는 유무有无、난이难易、장단长短、고하高下、음성音声、전후前后가 모두 상생相生、상성相成、상형相形、상영相盈、상합相合、상수相随한다고 했는데 한열寒热、조습燥湿、한로旱涝、주야昼夜、동서东西도 이와 같다.
양명병은 기분气分에 열성热盛한 것이며, 장위肠胃에 열성热盛한 것이다. 양명에 열이 왕성하면 위가胃家의 진액津液을 쪄 올리게 되어 위장胃肠이 말라 위가실胃家实한 병이 된다. 그렇다면 위에서의 생각방법처럼 물기가 옮겨진 것이라면 위가胃家의 진액들은 어디로 쪄져 옮겨졌을까? 일부는 주리腠理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양명병은 반드시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손발에도 축축하게 땀이 나게 된다. 그러면 다른 일부는 어디로 갔을까? 그 부분은 반드시 위로 올라가 습湿을 만들게 되어있다. 이렇게 “습湿”이 위에 너무 많이 생기면 청규清窍를 덮어가리게 됨으로써 신혼神昏과 섬어谵语가 나타난다. 전에 우리는 모두들 열성신혼热盛神昏이라 하고 열요신명热扰神明하면 신혼神昏한다고 했는데 열이 왕성하면 왜 신이 어두워지며, 열이 흔들면 또 어떻게 신이 어두워지는 것일까? 이 이치를 분명하게 생각해내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위의 각도에서 생각해본다면 좀 더 뚜렷해지지는 않을까 여겨진다.
맹호연孟浩然은 《춘효春晓》에서 “춘면불각효春眠不觉晓,처처문제조处处闻啼鸟;야래풍우성夜来风雨声,화락지다소花落知多少。”라 했는데 봄잠은 왜 깨기 힘든 것일까? 왜 오전 내내 졸리는것일까? 여름 오전 수업에서 3、4교시만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쓰러질 것 처럼 꾸벅거린다. 나는 이것이 결코 학생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견딜 수 없을 만큼 졸리기 때문에 그렇다고 본다. 상투를 대들보에 건 줄로 묶어 놓고,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지 않는다면 견디기 정말 어렵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봄 여름에는 양기가 올라가면서 물이 증발하도록 함으로써 습湿이 생기고 이 습이 위로 올라가 청규清窍의 신명神明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때는 습湿의 양이 생리적인 범위 안에 있으므로 이로 인해 생기는 “몽폐蒙蔽”가 비교적 가벼워 우리들이 정상적인 생리상태에서는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흐리멍덩해지고, 자꾸 졸리게 되기만 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으므로 우리들이 새벽이 오는 줄 모르고 잠에 곯아 떨어지게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일단 생리적인 정도를 넘어서면 이때는 바로 양명병으로 보고 다루어야 한다.
위에서의 이런 내용들은 실제로 표본标本의 문제와 걸리게 된다. 운기运气 속의 양명은 왜 태음太阴과 서로 표본관계를 이루는 것일까? 이 문제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육기六气의 치법治法속에서 태양太阳과 태음太阴은 본本을 따르고,소양少阳과 소음少阴은 본을 따르거나 표标를 따르며,양명阳明과 궐음厥阴은 표본을 다르지 않고 중기中气를 따른다. -《황제내경黄帝内经•지진요대론至真要大论》 기백왈岐伯曰:소양태음종본少阳太阴从本,소음태양종본종표少阴太阳从本从标,양명궐음阳明厥阴,부종표본不从标本,종호중야从乎中也。고종본자故从本者,화생우본化生于本,종표본자从标本者,유표본지화有标本之化,종중자从中者,이중기위화야以中气为化也。-양명은 왜 표본을 따르지 않고 중기를 따르는 것일까? 사실 이 또한 조습燥湿의 관계에서 생각해 들어가야 한다. 양명병阳明病에는 우리가 금방 이야기했던 화기태과火气太过가 있는데, 화기가 지나치면 양명이 그 본성을 잃게 되므로 이 때는 우리가 백호白虎、승기承气로 치료해야 한다. 모두들 생각해 봤는지 모르겠지만 대황大黄、망초芒硝、지실枳实、후박厚朴을 왜 승기탕承气汤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무슨 기气를 잇는 것일까? 잇는 것은 바로 이 양명의 기운을 잇는 것이며, 이 내려가는 기운을 잇는 것이다. 지금 화열이 생겨 양명이 내려가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승기承气하여 다시 내려갈 수 있도록 회복시켜야 한다. 나의 선사께서는 승기탕承气汤을 순기탕顺气汤으로 읽으셨는데 바로 이런 의미때문이다. 순기顺气라는 것은 양명의 기운을 막히지 않도록 순하게 하는 것인데, 순顺이란 바로 기운을 내려가게 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양명이 너무 세고 빠르게 내려간다면 이것 역시 조燥한 상태를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이때의 조는 양명 본디 성질인 조로 다만 지나친 것일 뿐이다. 《소문》에서는 이 조를 조음燥淫이라 했는데, 음淫이 바로 지나치다는 뜻이다. 조음우내燥淫于内면 치이고온治以苦温,좌이감신佐以甘辛해야 한다고 했다. 이때는 승기탕承气汤을 쓸 수 없는데 다시 승기하게 되면 조燥에다 조燥를 더하는 것이므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이 된다. 이때는 신온辛温, 고온苦温하는 방법으로 바꾸어 윤조润燥해야 한다. 양명편阳明篇에 오수유탕吴茱萸汤이란 처방이 있지 않은가? 오수유탕이 바로 이런 상황에 꼭 맞도록 만들어진 처방이다. 모두들 오수유가 매우 신조辛燥하다고만 보지는 말아야 하는데, 왜냐하면 오히려 오수유탕이 조를 다스려 윤조润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핵심은 리理 하나이므로 이 리理를 훤히 알게 되면 일을 잘 풀어낼 수 있는 것이다. 오수유탕이 왜 량조凉燥를 다스릴 수 없겠는가? 왜 조해燥咳를 다스리지 못하겠는가? 당연히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신수염래信手拈来,두두시도头头是道-손길가는대로 쓰더라도 하나하나 모두가 도리에 들어맞는다.-라 하는 것이다.
경진년庚辰年인 올해는 남쪽 지방에 비가 특별히 많았다. 왜 그랬을까? 이것과 올해의 년지소가年之所加는 관계가 없는 것일까? 나는 당연히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스스로 생각하고 따져볼 수 있을 것인데 그 방법은 우리가 앞에서 이미 이야기했던 것으로, 일승일강一升一降,일출일입一出一入,일한일열一寒一热,일수일화一水一火의 문제가 아닌 것이 없으며, 결국 이들은 모두 음양阴阳의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양명의 운기의运气义는 여기까지 토론하기로 하고, 양명의 편제에 대한 토론도 여기에서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