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장第六章 양명병강요阳明病纲要
一、양명은 무엇을 뜻하는가?-양명석阳明释
양명편을 읽을때도 태양편처럼 먼저 그 편제篇题를 읽어야만 한다. 태양편제太阳篇题를 강해讲解할 때 우리는 이미 변辨、병病、맥脉、증证、치治에 대해 토론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양명의 뜻 만 보기로 하자.
1.양명본의阳明本义
무엇을 양명阳明이라 하는가?《소문·지진요대론》에서 “양명하위야阳明何谓也?기백왈岐伯曰:양양합명야两阳合明也。”라 하여 두 양이 서로 합해져서 양명이 된다고 하였다. 이 “합合”은 어떤 뜻일까? 이 서로 합해진다는 말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면 양명의 개념도 내용이 전혀 달라지게 된다. 두 양이 서로 합해진다는 말을 두 개의 양이 겹친다는 말로 보고, 그래서 바로 양명阳明이라 부른 것일까?샹들리에처럼 그렇게 생각한 것인가? 등 하나를 켜고 여기에 다시 하나를 더 밝혀서 등 두개가 켜지게 되면 더욱 밝아지게 되므로 이것이 바로 명明이고, 바로 양명阳明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이처럼 양명을 이해하고 있고 옛날에도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두 개의 양을 겹치는 것이 바로 양명인데 또 양명은 다기다혈多气多血하지 않은가? 이 둘은 아주 꼭 들어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이 문제를 자세히 분석해 본다면, 우리가 양명을 천지天地 안에, 자연自然 속에 놓고 본다면 위에 말한 해석과 양명의 본 뜻은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합은 취합聚合-한데 모음-한다는 뜻이며, 합롱合拢-한데 합침-한다는 뜻인데 이 합合은 바로 개开와 서로 대응되는 말로, 쌓아 더한다는 의미도 아니고, 하나에 하나를 더 하면 둘이 된다는 뜻도 아니다. 이는 양기가 발생하는 상태에서, 석방释放-풀려 나감- 되는 상태에서 한데 거두어 모아져서 양기가 쌓여 갈무려지는 상태로 돌아서게 되는 것을 뜻하며, 이렇게 이해해야 비로소 “양양합명两阳合明”이라 할 수 있고, 이래야 양명阳明의 본 뜻에 꼭 맞다. 양양합명两阳合明은 실제로는 양음교진两阴交尽과 서로 맞서 같은 가치를 가지는 말이다. 궐음厥阴에서 양음교진两阴交尽을 말하는 것은 두 개의 음이 겹쳐진 것이 아니라 음진양생阴尽阳生을 말하는 것인데, 양명阳明이라고 어떻게 두 양이 겹치는 것이겠는가? 그러므로 합合과 진尽은 같은 가치를 가지는 말로 곧 폐합闭合한다는 뜻일 뿐으로 겹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양명阳明의 본 뜻이 이러하다는 것은 앞으로의 논술 중에서 계속해서 증명될 것이다.
2.양명경의阳明经义
양명경의阳明经义는 주로 수양명경手阳明经과 족양명경足阳明经을 포괄한다. 족양명경은 몸의 앞 한 가운데 쪽에 분포하는데, 《내경》에 복腹은 음阴이 되고 배背는 양阳이 되어 앞 쪽의 음阴은 내리는 것을 맡아보며, 뒷 쪽의 양阳은 올리는 것을 맡는다 했으므로 몸의 뒤 한가운데 쪽을 지나는 족태양足太阳은 개승开升을 맡고, 양명阳明은 합강合降을 맡는다. 이런 양명의 순행循行부위로 볼 때 양양합명两阳合明이 두 양이 겹쳐 더욱 심하게 발산한다고 봐야 옳겠는가? 아니면 두 양이 폐합闭合하여 밝음이 닫혀간다고 보는 것이 바르겠는가? 모두들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3.양명부의阳明府义
양명阳明의 부府는 주로 위장胃肠을 포괄하는데, 위胃는 당연히 비脾와 관련이 있고, 대장大肠은 당연히 폐肺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상한론》속에서 위와 장은 때때로 서로 이어져 있으며, 서로 포괄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어 위라고 했을 때 장도 그 속에 포함된다. 과거에 한의학을 배우던 양의사들이 양명편阳明篇의 “위중필유조시오륙매胃中必有燥屎五六枚”를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아 매우 우습게 여겼다. 사실 만약 이런 서로 이어서 다루어지는 관계를 알고, 다 같이 창름지관仓廪之官이 되는 것을 알았다면 웃을 만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소문》에서 “육경위천六经为川,장위위해肠胃为海.”라고 하여 육경과 장위를 묻 강들과 큰 바다의 관계로 보았는데, 이는 《상한론》에서만 매우 중요한 뜻을 가진 것이 아니고, 전체 한의학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한의학 치법을 연구하는데 이 개념은 핵심이 되는 비결秘诀이라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왜 하법下法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나? 육경六经의 병리변화와 다른 장부藏府의 병리변화들이 왜 모두 장위肠胃에 모이게 되고, 그 뒤 공하攻下로 풀리게 되는가 하는 것도 모두 위에서 말한 관계가 이론적인 근거가 된다. 그런데 이 강이 바다로 간다는 개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 강降 곧 내려간다는 특징이다. 여러분이 위에서 말한 핵심적인 비결을 잘 연구하여 플어낸다면, 여러분의 한의학의 치료 방법과 치료기술의 수단이 놀랄만한 비약적인 발전을 거둘 것으로 생각된다.
위의 내용외에도 양명부阳明府에는 또 달리 관심을 기울여야 할 만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양명과 뇌脑의 관계이다. 뇌는 수해髓海로 기항지부奇恒之府 가운데 하나인데, 현대의학에서는 뇌를 중추신경계통中枢神经系统이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보고 그 기능과 각 기능이 맡아보고 있는 위치까지 자세히 밝혀 놓았다. 이런 현대의학적인 관점은 이런데, 《상한론》에서는 거의 모든 정신이상精神异常의 증证들이 모두 양명편에 모여 있고, 거의 모든 치료가 양명을 다스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것을 볼 때 우리는 양명과 뇌가 특수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양명과 뇌의 이러한 관계는 어떤 이론을 기초로 세워진 것일까? 사람에게 사해四海-수해髓海, 기해气海, 혈해血海, 수곡지해水谷之海-가 있어 뇌는 수해이고, 양명장위阳明肠胃는 수곡지해인데, 자연계의 바다들이 다 이어져 있듯이 사람에서의 바다도 다 이어져 있는 것일까? 2000년 9월 27일 자 《참고소식参考消息》에 “인유양개뇌人有两个脑”라는 제목의 연구발표가 실려 있었다. 저자는 런던대학의 데이비드 윈게트 교수인데 데이비드 교수는 오랜 연구끝에 수 십억에서 수 천억에 이르는 뉴런neuron 들이 주로 대뇌大脑에 분포되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추신경계통을 구성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수 많은 뉴런들이 장위肠胃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위장이 인체의 두 번째 뇌일 수 있다고 보고 “神经元胃肠学科”Neurogastroenterology라는 학과를 만들었다. 데이비드 교수의 이런 연구에서 우리가 양명과 뇌의 관계를 생각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