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심리학

혼백에 대한 중의학 연구 동향-9

臥嘗 齋 2018. 1. 13. 14:51



7. 혼백과 오신(五神)

정신 활동의 주체로서의 오신의 역할에 주목한 학자들은 적지 않다9,29,30).

7)은 정신의 기층부로서의 구조 역학적 생리학을 말하면서 기억을 설명하는데 오신을 원용하는 주목할 만한 시도를 하였다.

기억은 우리 정신활동 중에 중요한 부분으로 이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의의가 있다. 그는 기억을 되살리고, 필요 없는 기억의 회생을 억제하고, 정신활동을 추진시키고 회생된 기억을 쓸모 있게 통일화하여 이를 요하는 곳으로 전송하고, 통일화된 기억과 각처에서 오는 기억재를 침정, 정화 보존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억을 회생시키는 발생기능의 활동과, 불필요한 기억의 회생을 억제하는 억제기능 활동과, 기억들을 통합하여 자기화하는 통합기능 활동과 의식화한 것이나 새로 오는 기억재를 침전정화하여 잔존시키는 침정기능 활동과 정신활동을 추진하는 추진기능 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정신면에 있어 발생기능을 혼()이라 하고, 추진기능 활동을 신()이라 하고, 통합기능 활동을 의()라 하고, 억제기능 활동을 백()이라 하고, 침정기능 활동을 지()라 하니 이를 각각 충동관능, 신명관능, 인격관능, 검열관능, 작강관능으로 표현하였다.

혼은 침정(沈靜)한 정신상태를 의식적 정신상태로 발동시키는 정신활동이며 정신의 충동 경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고 신을 생물의 활동 현상 중 가장 신명(神明)한 정신발현의 힘을 말한 것이며, 생명이 존속해야 정신이 발현하는 것이니 생명활동의 추진기능이라 하고 의를 충동을 받아 일어나는 정신적 현상을 자아적으로 통합하고, 인격적으로 통일 발현함으로써 자기 의식화하는 정신활동이라 하며, 백을 무질서하게 일어나면 생명존속에 불리하여 위험한 욕망적 충동을 적당히 억제하는 정신활동으로 정신활동의 억압 경향성을 말한다 하고, 지를 의식을 정화하여 무식화시켜 저장하는 작용을 하는 정신활동의 관념화 경향성을 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프로이트 학설의 오행적 해석이라 할 만하다. 이런 해석이 의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오행의 한 속성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 정신활동 과정 즉 감각, 지각, , 사고, 신념, 감정 등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윤과 같이 기억의 과정을 오신으로 나누어 볼 수도 있겠으나 필자는 이를 정신활동의 전체 과정을 설명하는 도구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 정신활동은 대체로 감각, 지각, , 사고, 신념, 감정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한의학에서는 정신활동을 오장의 속성으로 나타나는 오신 혹은 오지로 표현하고 있다.

또 성12)은 오신으로 경, 희로, 애락, 애오, 욕으로 유가칠정의 층차를 설명한 바 있으나 이 역시 정신활동의 전체를 아우르는 이론은 아니다.

이제 오신을 인간의 정신활동 과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면 여기에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감각(感覺), 지각(知覺), 주의(注意), 기억(記憶), 사유(思惟), 상상(想像), 판단(判斷), 의지(意志)를 포함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를 오신에 합리적으로 배정하여 그 일부분으로서 혼백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먼저 백은 대개의 의가들이 날 때부터 가진 본능적 행동 및 감각과 지각이라고 보고 있다. 진화론 적인 과점에서 볼 때 단세포 생물에서 인간으로 까지 진화해 오면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경계일 것이다. 생명체에 가해지는 위험을 느끼는 것은 오감이지만 다른 기관이 발달하기 전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촉각이다. 이런 촉각은 피부를 통해서 느끼게 되므로 폐주피모나 폐장백의 관점에서 볼 때 백을 본능적 행동 및 감각 지각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그래서 병정이출입자 위지백 이라 한 것이다.

혼은 비교적 높은 단계의 정신 활동이라고 하였지만 아직까지 이를 명확하게 설명한 의가는 없었다. 내경에 수신왕래자 위지혼이라 한 것을 보고 신보다 좀 더 낮은 층차의 정신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대체적인 정의이지만 정신활동의 과정 중 하나로 생각한다면 이로는 부족하다. 신은 감전을 주관한다. 여기서의 신은 오심을 아우르는 정신활동이 아니라 오신 중의 하나로서의 신이다. 인간의 성장과정을 생각할 때 날 때부터 감각과 지각이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감지각은 하나 하나 쌓여 기억으로 저장된다. 내경에서 심유소억을 위지의라 하였는데 감지각을 통해 얻어진 경험은 심에 쌓여 기억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의인 것이다.

기억은 감정을 생산한다. 개체에게 해로운 일, 개체의 안녕을 위협했던 사건이나 사물들은 싫어하게 되고 어떤 사건이나 사물, 사람으로 개체가 득을 보았다면 같은 사람, 사건, 사물을 마주쳤을 때 즐거워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활동의 그 다음 단계는 심의 산계로 이를 심유소종 위지정이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억과 감정이 자라면서, 세월이 지나면서 집적하게 되면 개체에 어떤 경향성이 생기게 된다. 이는 개인에게는 성격이 되어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개성 즉 인경이 되는데 이는 사람과 사람을 구별하는 특질 및 특징으로 환경에 대처하는 개체 간의 독특한 행동 양식인 것이다 이것이 어떤 민족의 특징으로 나타날 때 우리는 이를 민족혼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정신활동에서 인격의 단계는 혼이라 할 수 있는데 이 혼을 한의학에서는 간과 연관 짓고 있다.

이렇게 혼이 갖추어진 개체는 스스로의 행동을 결정짓는 행위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지라고 할 수 있다. 좁은 의미로 지는 명확 목표를 가진 지향성 심리과정으로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동기와 의지이다. 한의학에서 이 지는 신장에 배속시키고 있어 신 중의 정기가 강한지 약한지, 가득한지 비었는지가 꾸준히 지속하는 힘, 강인성 및 의지가 굳은지 아닌지를 결정한다고 본다.

이렇게 볼 때 이 오신이라는 정신활동과정에서 백은 감각과 지각으로, 의는 기억으로,

신은 감정으로, 혼은 인격으로, 지는 신념, 의지로 비정될 수 있어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감각, 지각, , 사고, 신념, 감정 등의 과정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의 신은 협의의 신으로, 이 모든 정신활동을 통솔하고 판단을 내리는 존재를 광의의 신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

혼신의백지 이 다섯 정신활동을 충동, 신명, 인격, 검열, 작강으로 보는 관점은 미시적안 관점으로, 한의심리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신활동과정 전체를 아우르는 이런 포괄적이며 현대 심리학에 상응하는 해석이 필요하리라고 사료되며 이런 해석은 전통적인 한의학 이론과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