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심리학

혼백에 대한 중의학 연구 동향-8

臥嘗 齋 2018. 1. 13. 14:49


5. 신혼백(神魂魄)

22)는 혼백을 여러 가지 감수체의 총칭이라 보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몸으로 아프고 가려운 것을 느끼는 것이나 차고 더운 감각, 평형감각, 자세를 느끼는 것, 그리고 자극에 반응하는 재채기, 기침, 구역질, 딸꾹질 등이 모두 혼백의 반영이라 보았다. 혼백은 몸으로 표현되며, 또 금방 태어났을 때의 손발의 움직임, 울음 등과 같은 각종의 본능적 동작과 성인의 무의식적 동작을 포함한다고 보았다.

이것은 혼백의 기능을 감각, 반사 등의 생리 활동과 신생아의 본능적 동작과 성인의 무의식적 동작으로 귀납한 것이라 할 것이다.

23)는 혼백을 따로 나누어 보았는데 백은 날 때부터 갖춘 본능성이며, 비교적 저급한 신경정신활동으로 신생아의 울음, 입 오물거림과 젖을 빠는 등의 비조건반사적인 동작 및 사지 운동 그리고 듣고 보고 차고 덥고 아프고 가려운 것을 느끼는 감지각(感知覺)과 기억 등으로 보았고, 혼은 본능적이 아닌 비교적 고급적인 정신활동으로 보아 지금 사람들이 말하는 사유(思惟), 상상(想像), 평가(評價), 결단(決斷)과 감정(感情), 의지(意志) 등의 심리활동으로 보았다.

한편 유24)는 표상(表象)과 실상(實象)으로 나누어 혼백을 묘술하였는데, 혼의 작용은 표상적으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온도의 높낮이, 물체의 무게, 음성의 크기, 잠의 깊이, 평형을 지키는 능력, 냄새의 농도, 맛의 세기 등을 느끼는데 작용하며, 백의 작용은 실상적으로 청각, 시각, 감각, 후각, 배변, 수면, 평형 등이라고 하여, 곧 사람의 몸으로 느끼는 감각과 지각은 백이며, 그것을 잘 느끼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 혼이라고 하였다.

6)은 역시 혼백을 나누어 보고 백은 모든 본능적 동작으로 나면서부터 갖춘 것이며 유전적인 의미가 있으며, 혼은 생명 활동 과정 중의 약간의 본능적 현상이라고 하였다. 백은 인체의 본능적 동작과 감각 기능으로 인체 스스로가 가지는 고유의 각종 생리대사기능이지만 혼은 신 단계보다 낮은 정신활동으로 수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5)는 장경악이 유경 중에서 정과 신을 말하자면 신은 양이 되고 정은 음이 되며, 백과 혼에 대해서 말하자면 혼은 양이 되고 백은 음이 되므로 혼은 신을 따라 다니고, 백은 정과 더불어 드나든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여 혼, 백을 지시대명사로 보았다. 정은 선천의 근본이며 백이 정과 함께 드나들기 때문에 인체의 선천본능반응과 유관하고, 신은 선천과 후천이 서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정기의 운동 상태로 혼이 신을 따라 다니므로 사람의 의식 내용과 관계가 있어 사람의 심리와 생리 활동 과정 중에서 혼은 주로 의식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라 하였다.

이상 제가들의 견해는 신을 높은 단계의 정신 활동인 혼과 낮은 단계의 생리활동으로 보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둘이 모두 갖추어져야 정상적인 인간의 생명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런 견해는 신을 둘로 나누어 본 것이어서 여기서 말한 혼백은 오신의 혼백과 다르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6. 혼백과 심리학

심은 신지를 맡아보며 혼백을 통령하고 혼백은 신명의 표현형식이라 한 것25)은 혼백의 심리학적 역할을 더욱 강조한 것이다.

신혼백(神魂魄)을 현대 심리학의 의식, 전의식, 의식과 대비하여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26,27,28). 백은 초급 심리활동의 실현자로 보고, 혼은 정신의 관리자이자 구체적인 실시집행자로 보며, 신은 도덕, 정신, 의식, 추구 등 신지 활동의 방향을 결정하며, 사람의 신지 활동을 통솔하는 존재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백을 무의식과, 혼을 전의식과, 신을 의식과 대비하는데 사실 전혀 다른 개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