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중의思考中醫

상한이란 무엇인가?-4

臥嘗 齋 2025. 1. 28. 15:29

(3)체용관계 體用關係
음양은 위에 말했던 관계 외에 체용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데, 체용은 우리 문화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다. 체는 기초를 말하는 것이고, 용은 작용, 응용을 이야기한다. 본체가 없으면 이 작용이 나타날 수 없으며, 작용을 하지 못하는 본체는 근본적으로 의미가 없다.
이 체용의 관계로 어떻게 음양을 설명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말해서 음양 사이에 어느 것이 본체이고 어느 것이 작용일까? 만일 우리가 음양을 하나의 통일된 모습으로 본다면 작용을 담당하는 것은 양이고 본체는 음이라고 생각할 것이 뻔하다. 한의학개론에서 간肝의 기능이 체음용양體陰用陽-본체는 음이지만 양의 작용을 한다.-의 개념을 갖는다고 이야기했는데, 실제로는 간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음양 관계가 이와 같다. 일 년을 두고 이야기한다면 봄, 여름은 양이고 가을, 겨울은 음인데, 이 봄, 여름은 양의 작용을 드러내는 과정으로 이때의 햇빛과 이때의 더워짐, 이때의 피어남이 양기가 적극적으로 작용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봄, 여름이 양이며 작용이라고 말하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것과 앞에서 말한 양기가 퍼져나가는 상태와는 서로 맞아떨어진다. 그렇다면 가을, 겨울은? 춥고 시드는 가을, 겨울의 모습이 양의 작용과 걸맞지 않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왤까? 양기가 거두어지면서 그 작용이 약해져 가므로 우리는 봄여름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체體의 문제와 관계된다. 체는 기초이자 밑천이라 가을 겨울의 음, 거두어들임은 바로 이 기초를 굳히고 밑천을 모으는 것이다. 기초가 튼튼하여지고 밑천이 두둑해지면 앞에서 보았던 작용이 더욱 잘 발휘된다. 그래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체와 용, 음과 양의 관계가 하나도 어긋나지 않는다. 둘은 서로 채워 이루어지게 하며 서로에게 기대어서 서로를 돕는 존재로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된다.
양의 작용은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있지만 우리 또한 앞에서 양을 강조했던 것 때문에 본체로서 가지는 음의 의의를 가벼이 볼 수는 없다. 본체를 중시하는 것이 양의 작용을 강조하는 것과 결코 엇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남자의 권리만 강조해서는 안 되고 여권도 이야기해야만 하는 것이다. 요즘 “성공한 남자의 등 뒤에는 언제나 성공한 여자가 있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지 않은가? 매우 옳은 말로 거의 모든 경우 확실히 그렇다. 다만 많은 남자들이 성공한 뒤에 자기가 성공하도록 도와준 여자를 버리는데 이것은 도덕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어리석은 짓으로 머지않아 실패하게끔 되어 있다.
양陽을 용用으로 해석하면 매우 많은 방면을 반영할 수 있다. 가장 처음으로는 양생음장陽生陰長으로 쓰인 것인데 기로 나타난 양은 만물의 생장을 촉진한다. 봄과 여름의 모습을 왜 발진發陳이라하고 번수蕃秀라 했을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두 번째 용은 수명의 근본으로 쓰인 것이다. 소문. 생기통천론에서 “양기자, 약천여일, 실기소즉절수이불창.陽氣者, 若天與日, 失其所則折壽而不彰.”이라 했는데 이로 보아 양의 쓰임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양과 수명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며 그래서 사람이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은 이 양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장수하는 사람으로 양기가 그득하지 않은 경우가 없으며, 이와 반대로 양기가 있을 곳에 있지 않으면 목숨이 짧아지게 된다. 세 번째로는 “양자위외이위고 陽者衛外而爲固”인데 이 또한 양의 매우 중요한 쓰임새로 우리 몸이 튼튼한지 아닌지, 바깥에서 온 사기를 막아낼 수 있는지 없는지는 이 양기의 방어기능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 작용과 건강은 매우 큰 관계가 있다.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로 사업을 빼면 건강과 장수를 꼽고 있는데 이때의 양의 쓰임은 바로 이 방면을 맡아보는 것이다.
음陰을 체體로 해석했을 때 그 의의는 어느 곳에서 드러날까? 한 가정, 특히 옛날 가정으로 말하자면 부녀자는 아이를 낳아 키우고 집안일을 했는데 아내로서의 작용을 어느 정도로 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남편이 잘 나가는지 아닌지를 보아야 한다. 남편이 출세하면 그 집안의 내조內助가 좋은 것이 된다. 왜 내조라고 하는가? 남편을 돕고, 양을 돕는다는 말이다. 이는 또 음의 의미가 주로 양을 돕는 방면에서 나타나며, 양을 도와 양이 마땅히 해야 할 작용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는 것이 음체陰體의 의미라는 말이기도 하다. 음은 양의 본체가 되고, 양은 음의 작용이 된다. “양재외, 음지사야. 음재내, 양지수야.陽在外, 陰之使也. 陰在內, 陽之守也.”라 한 것 같이 음과 양은 이런 관계에 있다.
음이 본체가 된다는 사실을 가장 뚜렷이 보여주는 것은 음의 장정작용藏精作用이다. 소문. 생기통천론에서 “음자, 장정이기기야, 양자, 위외이위고야. 陰者, 藏精而起亟也, 陽者, 衛外而爲固也.”라 했는데 무엇을 ‘정精’이라고 부르는가? 실제로 정은 음도 아니고 양도 아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개념이 뒤섞여 위에서 말하는 정을 음으로 보아 습관적으로 음정陰精이라고 한다. 만약 정이 바로 음이라면 이 장정이란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그것이 어떻게 또 정을 간직하는 것일까? 이것은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이다. 의미를 엄격하게 따져보면 정은 사실 양기가 축적된 상태로 에너지의 축적상태를 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폭발하는 에너지가 크면 클수록 그것의 양기 축적상태가 그만큼 좋은 것이다. 물론 내경에서나 한의학개론에서 정에 대해 다른 아주 많은 해석들이 있지만 나는 여기서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 분석하였다.
정은 양기가 뭉쳐진 모습이지 펼쳐진 모습은 아니다. 그리고 음의 장정작용은 정이 이렇게 뭉쳐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양기가 뭉쳐질 수 있을지 없을지, 펼쳐진 것을 다시 뭉치도록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음의 작용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디에 정을 간직하는 것일까? 소문.육절장상론에 “신자주칩, 봉장지본, 정지처야.腎者主蟄, 封藏之本, 精之處也.”라 했다. 칩蟄은 숨어 엎드린다는 뜻으로 신腎이 간직하는 것을 맡아보므로 봉장지본이라고도 한다. 무엇을 봉장하는 것일까? 양기를 가두어 간직하고 정을 가두어 간직하는 것이다. 이 정, 바로 뭉친 모습의 양기가 신의 영역 속에 가두어져 간직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지처야精之處也’라고 한 것이다. 신은 한 해 중에서는 겨울인데 겨울은 갈무리는 철이다. 신은 오장 중에서 음에 속하며, 음중의 음이다. 이는 앞에서 말했던 그 음체陰體, 그 장정藏精과 서로 어울린다. 그래서 앞에서의 그 본체本體의, 양기가 모여서 길러지는 과정의 아주 많은 부분들이 이 신의 역할인 것이다. 정이 잘 봉장되었는지, 양기가 충분히 모여 간직되어서 다음 과정을 위해 힘을 기르고 있는지는 바로 이 신의 기능이 어떤지에 달려있다. 양기가 모여 잘 갈무리되어야만 잘 풀려나와 정력이 왕성해질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의 정력이 어떤지는 신腎을 보면 대개 알 수 있는 것이다.
음을 체로 해석하여 체의 목적이 용을 돕는 것이 분명해졌으니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음양의 관계를 대립하는 관계로 보지 않을 것이다. 조화를 위한 통일 속의 대립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며, 전처럼 서로 맞서는 대립만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음양의 체용관계를 우리는 생활하면서 마주치는 여러 상황에서 느낄 수 있다. 휴식을 두고 말해보자. 예전에는 휴식을 두루뭉수리로 이해하여 앉는 것도 휴식이고, 자는 것도 휴식이라 보았다. 사실 쪼개어 보면 이것도 두 방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앞의 두루뭉수리로 보았던 것은 실제로는 ‘휴休’란 글자에 포함된 것으로 휴가 가리키는 것은 이런 과정이다. 휴는 마음을 쉬는 것이다. 하던 일을 멈추고 조금 쉬는 것을 휴라고 하고 또 하루의 활동을 끝내고 하룻밤 자는 것도 휴라고 한다. 휴休자는 인과 목이 합쳐진 글자로 사람이 나무때기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이로 볼 때 휴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여러분들이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밤에 잠을 자는 것이 다음 날 팔팔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서 라면 낮잠도 마찬가지다. 낮잠을 자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무슨 이유로든 낮잠을 하루 못자면 그 날 오후는 줄곧 나른하여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휴의 이런 작용은 ‘식息’에 달려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은행에 돈을 넣어 놓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바로 ‘식息’-중국어로 이자라는 뜻이 있음- 때문이다. 10년 전에는 은행 이자가 일 년에 8~9%였으니 이 년 동안 은행에 100만원을 맏겨 놓으면 일 년 뒤에 109만원이 되어 9만원이나 불어난다. 바로 이 9%의 이자 때문에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식’은 늘어난다는 의미가 있어 돈을 맡김으로써 이익이 불어나므로 이식利息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휴식은 어떠한가? 이런 휴의 과정을 거치면서 일하다가 소모된 정신과 체력을 늘려 다시 활력이 가득하도록 채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휴식도 체용 두 개의 방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또 음양 두 방면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봄, 여름은 양이고 가을, 겨울은 음인데, 실제로 봄, 여름을 용으로 보고 가을, 겨울을 체로 보아도 된다. 얼마나 작용이 잘 되는지는 많은 부분이 이 본체가 얼마나 튼튼한지에 달려있다. 그래서 봄, 여름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하는 것은 그 전 해 가을, 겨울에 달려있는데 겨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소문.사기조신대론에 “소이성인춘하양양, 추동양음. 所以聖人春夏養陽, 秋冬養陰.”이라고 했는데 예전에는 숱한 사람들이 이 양을 기른다든지 음을 기른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봄, 여름에 양을 기르면 불 위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고, 가을, 겨울에 음을 기르면 눈 온데 서리까지 내린 것이 아니겠는가? <중의잡지中医杂志> 에서는 전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공개토론을 했던 적도 있었다. 이를 체용관계로 본다면 무슨 의문이 있겠는가? 춘하양양은 작용이 더 잘 되도록 관리하는 것을 나타내고, 추동양음은 본체를 더욱 튼튼해지게 조절하는 것응 말한다. 이는 체용의 관점에서 음양을 말한 것이니 여러분들이 이를 당겨서 늘리고,밀어서 넓혀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