万事不能外乎理,而医之于理为尤切。散之则理为万象,会之则理归一心。夫医者,一心也;病者,万象也。举万病之多,则医道诚难,然而万病之病,不过各得一病耳。譬之北极者,医之一心也;万星者,病之万象也。欲以北极而对万星,则不胜其对。以北极而对一星,则自有一线之直。彼此相照,何得有差?故医之临证,必期以我之一心,洞病者之一本。以我之一,对彼之一,既得一真,万疑俱释,岂不甚易?一也者,理而已矣。苟吾心之理明,则阴者自阴,阳者自阳,焉能相混?阴阳既明,则表与里对,虚与实对,寒与热对,明此六变,明此阴阳,则天下之病固不能出此八者。是编也,列门为八,列方亦为八。盖古有兵法之八门,予有医家之八阵。一而八之,所以神变化,八而一之,所以溯渊源。故予于此录,首言明理,以统阴阳诸论,详中求备,用帅八门。夫兵系兴亡,医司性命,执中心学,孰先乎此?是即曰传中可也,曰传心亦可也。然传中传心,总无非为斯人斯世之谋耳,故复命为传忠录。
明理(一)
세상의 모든 일들이 리理를 벗어날 수 없지만 의학은 더욱더 그렇다. 이 리理는 모든 사물에 다 갖추어져 있을 뿐 아니라 내 마음에도 간직되어 있다. 무릇 의사는 이 이理를 갖춘 마음이며, 환자는 모든 사물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갖가지 병으로 본다면 의학의 길은 참으로 어렵게 보일 수 있지만, 하나 하나의 병은 많은 병들 가운데 오직 하나일 뿐이다. 빗대어 보자면 의사의 마음은 북극성이요, 갖가지 병은 뭇 별 들인 것이다. 북극성과 뭇 별들을 모두 잇는다면 수 많은 직선이 생겨 어지럽지만 북극성과 별 하나만을 잇는다면 하나의 직선이 있을 뿐이다. 이 두 별이 서로 비추면 어찌 빗나갈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의사가 환자의 병을 살필 때는 반드시 나의 한 마음으로 환자의 근본을 꿰뚫어 보도록 해야 한다. 나의 하나로 환자의 하나를 살펴 병의 근본 원인을 알아내면 모든 의혹이 풀릴 테니 이 어찌 매우 쉬운 일이 아니겠는가? 이 하나라는 것은 바로 리理일 뿐이다. 내 마음의 이가 환하게 밝으면 음은 음이라는 것이 자연히 나타나고 양은 양이라는 것이 스스로 드러나는데 어찌 서로 섞여 헛갈릴 수가 있겠는가? 음양이 밝혀지고 나면 표表와 리裏, 허虚와 실實, 한寒과 열熱이 절로 맞서는 것이 보이므로 이 여섯 변화가 밝혀지는 것이니, 이 음양을 먼저 밝혀야 하는 것은 천하의 병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이 여덟 가지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편에서는 여덟으로 문門을 나누고 방方도 여덟으로 나누었는데, 옛날 병법에 팔문이 있었듯이 나에게는 의가의 팔진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에서 여덟이 되는 것은 증세가 변화해 가는 도리를 따라가는 것이고, 여덟에서 하나가 되는 것은 복잡한 현상에서 근원을 거슬러 살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글에서 먼저 명리明理를 말하여 음양 등의 여러 논술들을 뭉뚱그렸고, 자세한 속에 빠짐없도록 팔문을 늘어 놓아 다스리게 하였다. 군세军勢는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고, 의학医學은 사람의 생명을 맡아보니 중심을 잡고 온 마음으로 배워야할 일로서 이보다 더 먼저 해야 할 것이 있겠는가? 그래서 전중傳中이라고 해도 될 것이고, 전심傳心이라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전중하고 전심하는 것이 모두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 하는 일이므로 이를 다시 전충傳忠錄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