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小說

의난병증 사변록 疑難病證思辨錄 1회-1

臥嘗 齋 2016. 3. 1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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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는 대도시의 조용한 일차선 도로 가에 동방병원이 있다. 이 병원에는 종 인이라는 유명한 초로의 한의사가 한 분 있는데 사람됨이 바르고 의술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때는 마침 동짓날 오후3시쯤이었는데 입원실에는 고요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32번 베드에 새 환자 분이요실습의사인 장선이 수간호사 마원이 복도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막 보고 있던 경악전서를 황급히 덮고 의사실에서 3호 병실로 뛰어 갔다. 새 입원 환자를 보니 창백한 .낮 빛에 숨을 약간 몰아 쉬고 있어 틀림없는 응급질환으로 보였다. 대략 50대 말 쯤으로 보이는 환자로 이마에는 굵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장선은 간단하게 병력을 묻고 바이탈 체크를 하였다. 환자의 쿨룩거리는 기침소리가 제법 컸고, 가래를 뱉는데 양은 적으면서 하얀 색이었다. 혀는 어두운 붉은 색으로 혀 주변에 잇자국이 나 있었으며, 설태는 혀 전체에 흰 색으로 두텁게 앉아 미끈거렸다. 맥은 두 손이 모두 현하면서 빨랐다.(102/min),

장선은 의사실로 돌아가 새 환자의 외래 차트를 들쳐 보았다. 첫 페이지는 혈액검사는 백혈구 35x109/L, Neutrophil 0.96였고 흉부 X-ray는 왼쪽 폐에 그림자가 크게 져 있고 가장자리는 불규칙했다. 장선은 혼잣말로 대엽성 폐염 lobar pneumonia , 大葉性肺炎이 확실한데,,, 염증이 엄청나군.’하고 중얼거렸다.이런 환자를 양방에서는 penicillin, streptomycin에 스테로이드를 같이 지 아마? 한의학에서는 청열해독하는 약을 대량으로 투여하지 않으면 안 될걸. 며칠 전에 보았던 폐렴환자는 마행석감탕 麻杏石甘湯에 황련 9g, 금은화, 연교 각 30g 씩 가하여 효과가 괜찮았지. 장선이 한편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세 번째 페이지를 들쳐보니 체온 39.7ºC. 아래로는 한의진단이었다. 평소에 습이 많은 사람으로 새로 한습에 감염되어 안팎의 사기가 합해져 태양경으로 들어 감. 중경의 상한론에 따라 마황가출탕 가미방을 씀. 장선은 대강 훑어 보고 자세히 생각해보지 않고 이어지는 처방을 보았다. 마황 3g, 계지 4.5g, 제창출 9g, 그 아래로 지실 9g, 진피 4.5g, 반하 강반 9g, 복령 9g, 행인 12g, 과루인 9g, 생강 9g. 한 첩 하루분. 과루인을 빼면 청열약이라곤 하나도 들어 있지 않았다. 어느 의사가 대엽성폐렴에 풍한감모에 쓰는 약을 처방했지? 다시 아래를 보니 의사의 싸인이 들어 있지 않아 장선은 멍한 느낌이 들었다.

 의사실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면서 안경을 끼고 몸에 잘 맞는 가운을 걸친 40대의 의사가 부드러운 눈빛을 반짝이며 들어왔다.

응 선생님, 마침 잘 오셨네요. 32번 베드에 신환이 오셨는데 대엽성 페렴으로 아주 위급한 환자예요. 외래에서 내신 처방이 모두 온약인데, 써도 될까요?” 장선은 급히 응 선생에게 도움을 청했다. 응 선생은 응급환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돌아서서 환자를 보러 갔다.  장 선이 병실로 따라가 보니 한 쪽에서 응 선생이 벌써 자세하게 몸을 검사하고, 혀도 살펴보고, 맥도 짚어보면서 상세하게 병의 상태를 묻고 있었다. 장 선은 이미 환자가 갈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응 선생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더운 물을 좋아하는데 많이 마시지는 못한다는 것을 물어보고 알아내었다. 장 선은 이미 환자가 변비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응 선생은 지나간 변비 경력도 물어서 열이 뜨기 하루 전부터 지금까지 대변을 못 보고 있지만 배는 부듯하거나 아프지 않다는 것도 알아 내었다.  

의사실에 돌아 와서 응 선생은 책상을 사이에 두고 장 선의 바로 앞 쪽에 앉아, 외래 진료부를 들고 자세히 보았는데 특히 그 변증과정과 처방을 더 주의 깊게 살피더니 감탄하면서 말했다.” 변증이 정말 자세하고 정확하네. 처방도 과감하고 힘이 있군! 내가 볼 때 이 처방은 분명 종 선생님께서 내신 처방이야. 다른 사람은 어림없지. 지금 외래를 보시는 분 중에 경방을 잘 쓰시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

맞은 편에 앉았던 장선은 듣고 놀라 의문스런 눈 빛으로 바라보았다.

장 선생. 소문 생기통천론에 이런 말이 있지? 몸이 단 숯처럼 뜨거워도 땀을 내면 식는다 고 말이야. 이 처방이 바로 신온발한으로 고열을 내리는 방법이야. 이대로 약을 쓰지. 하나도 고치면 안 돼. 그 밖에 이 환자에게 수액주사를 하게.”

응 선생이 단정적으로 분명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이 병의 치료를 확신하는 것 같았다.

 장 선은 알 듯 모를 듯했지만 처방전을 들고 외래에서 처방한 대로 적고 그 위에 급이라고 쓴 뒤 한 가득 의문을 품은 채 약제실로 달려 갔다.

 그 날 반 장 선은 늦게 까지 상한론을 보다가 반 11시에 32번 베드를 회진하였더니 환자는 온 몸에 땀을 흘리면서 이미 잠이 들어있었고, 겨드랑이 밑의 체온은 36.7 ºC로 내려 가 있었다

미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