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강 수기병-2
령계조감탕은 복용방법이 특이합니다. “상사미, 이감란수일두, 선자복령감이승, 납제약, 자취삼승, 거재, 온복일승, 일삼복.上四味,以甘瀾水一斗,先煮茯苓减二升,内諸藥,煮取三升,去滓。温服一升,日三服”。그러므로 앞에서 이야기한 용량 복령 반 근, 계지 넉냥 , 감초 두 냥, 대조 십오매는 세 번 치료할 양입니다. 그래서 한 번 치료할 양의 실제 용량을 지금의 g으로 환산해 보면 복령은 40g을 쓰고, 계지는 20g을 쓰고, 감초는 10g을 쓰고 대조는 다섯 개를 쓰는 것이 장중경이 당시에 썼던 영계조감탕의 한 번 치료량입니다. “상사미, 이감란수일두. 上四味,以甘瀾水一斗” 이 감란수을 만드는 법은 바로 아래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작감란수법作甘瀾水法: 취수이두 取水二斗” 여러분들의 교재에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거기에 승升으로 되어 있는 것을 두斗로 고치세요. 이것은 조판할 때 실수로 잘못한 것입니다. “취수이두, 치대분내, 이표양지, 수상유주자 오륙천과상축, 취용지 取水二斗,置大盆内,以杓揚之,水上有珠子五六千顆相逐,取用之”라 했는데, 그래서 감란수를 “노수勞水-힘들인 물-”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것은 물을 큰 항아리에 길어두고 국자로 퍼서 따르고 또 퍼서는 따릅니다. 이러기를 오래하면 수면에 작은 공기방울이 숱하게 생기게 되는데 그래서 이것을 감란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왜 이런 물로 약을 달여야 할까요? 옛사람들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약을 달이는 과정에서 물을 쓰긴 써야 하지만 이것은 수기병이라 원래 음성인 물의 성질이 수사水邪를 돕고, 음사陰邪를 도울까 염려되므로 이렇게 물을 뒤섞으면서 조금이라도 천양天陽의 기운을 많이 받게 하여 약을 달이는데 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에 와서는 이 물로 약을 달이는 것에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해석하려고 시도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물을 잘 섞으면 한데 뭉쳐 덩어리졌던 물 분자들 사이가 떨어지는데 떨어지고 나면 유효성분을 추출하기 쉽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것이 쓸 데없이 힘만 쓰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물은 끓으면서 뭉쳐 있던 물 분자가 자연히 떨어지기 때문에 반나절 동안이나 섞은 물이 끓이는 것만도 못합니다. 약을 달이려면 반드시 끓여야 되고 물이 끓게 되면 물 분자들이 전부 떨어지는데 왜 쓸데없이 반나절이나 뒤섞어야 할까요. 그래서 나는 이 해석을 믿을 수 없습니다. 두 번째 해석은 이렇게 따라 섞은 뒤 공기가 좀 더 물속으로 녹아들면 산소가 좀 더 녹아들어가 약물 중의 어떤 성분을 우려내기 쉽다는 것인데 사실 이것도 쓸 데 없는 해석입니다. 한 번 끓이면 물속에 녹아있던 공기나 산소가 다 날아갑니다. 여러분이 만약 물고기를 기른다면 물을 저어서 주는 것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러분이 물을 끓여 약을 달여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도 이런 물로 약을 달이는 것이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아직까지 그다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무슨 새로운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다면 모두들 연구해 보세요. 다만 요즘 임상에서 이런 감란수로 약을 달이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그냥 보통 물로 이 처방을 달이면 됩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이 우리가 강의한 령계조감탕의 적응증으로 상한론 원문에서는 령계조감탕이 심양이 허하여 수기가 허를 틈타 상충하려고 하는 욕작분돈증欲作奔豚证을 치료한다고 하였는데, 주증은 제하계동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임상에서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심양이 허하여 수기가 상충하는 욕작분돈증을 치료하고, 또 심양이 허하여 수기가 상충함으로써 이미 분돈이 나타났더라도 그 분돈이 발작하기 전에 제하계동이 있었다면 치료하는 데에도 령계조감탕을 씁니다. 우리가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분돈 발작 전 전조증상인 제하계에는 령계조감탕을 쓰고, 분돈이 이미 발작했을 때는 계지가계탕을 쓴다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계지가계탕이 치료하는 분돈은 심양허로 하초의 한기寒氣가 상충하는 것으로 그 병기와 령계조감탕이 치료하는 분돈의 병기는 다릅니다.
아래 67조를 보겠습니다. 67조는 령계출감탕증으로 이 조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령계제苓桂劑는 상한론 중에서 령계출감탕, 령계조감탕, 령계강감탕 등등을 포함하는 한 묶음의 방제들로 이 방제들의 대표방이 바로 령계출감탕인데 67조에서 강의하는 것이 이 령계출감탕의 적응증이기 때문입니다. 원문을 봅시다.
“상한, 약토약하후, 심하역만, 기상충흉, 기즉두현, 맥침긴. 傷寒,若吐若下後,心下逆滿,氣上衝胸,起則頭眩,脉沉緊。"으로 여기에 괄호( )를 넣어야 하고 그 다음에 "복령계지백출감초탕주지 茯苓桂枝白术甘草湯主之." 입니다. 중간의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발한즉동경, 신위진진요자. 發汗則動經,身爲振振摇者”인데 이것이 가리키는 것은 령계출감탕증에 잘못 한법을 쓴 뒤 나타나는 변증이므로 신위진진요가 령계출감탕 적응증의 본증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조문에서 말하는 것은 심비양허心脾陽虚로 하초의 수사水邪가 위로 치밀어 오른 증후입니다. 왜 이 증후의 원인을 심비양허라고 할까요? 우리가 금방 강의했던 령계조감탕증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시 처방을 가지고 증상을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처방에서 계지와 감초를 썼으므로 이 증후에 심양허 요인이 있는 것이 되고, 또 복령과 백출을 썼는데 이 두 가지 약은 건비健脾하고, 조습燥濕하며, 이습利濕하는 약이므로 우리는 그것으로 비양허脾陽虚, 비기허脾氡虚의 요인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이는 심비양허心脾陽虚로 하초의 수사가 상역하는 증후입니다. 하초의 수사가 상역할 때 첫 번째 역참驛站이 중초이므로 그 첫 번째 증상은 심하역만心下逆滿입니다. 심하는 바로 위완부胃脘部로 늘 여기가 그득하면서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있는 것이지만 내가 여기에서 수사상역水邪上逆이라고만 하고 수사상충水邪上衝이란 말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심하위완부가 그득하면서 기운이 치미는 느낌만 있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바로 이것이 수사가 하초에서 중초로 치밀어 오르는 첫 번째 증상입니다. 두 번째 증상은 기운이 흉부로 치밀어 오르는 기상충흉氣上衝胸입니다. 기상충흉은 엄격히 말하자면 병기病機 술어인데 기상충흉이라고 하려면 어떤 증상을 볼 수 있어야 할까요? 흉민胸悶、심계心悸가 있어야만 합니다. 수기水氣가 계속 위로 오르면서 흉부를 치게 되면 환자가 흉민, 심계가 나타나는 것을 느낍니다. 이것은 수사水邪가 흉중의 기운흐름을 매끄럽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여 생기는 증상입니다. “기즉두현起則頭眩” 일어나면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의 병기는 두 가지가 합해진 것입니다. 하나는 수사가 위로 올라와서 청양清陽을 덮어씌웠기 때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수사水邪는 안에서 왕성한데 심비의 양기는 허하여 청양이 위로 올라가지 못함으로써 머리와 눈에 영양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이 증후는 여기서 두 가지 원인이 겹쳐서 나타나는 것으로, 이미 수사가 올라와 청규清竅를 가려 청양을 덮어씌운 요인이 있는데다 다시 청양이 올라오지 못하여 머리와 눈에 영양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두운頭暈이 있는 환자는 늘 드러누워서 눈을 뜨거나 움직일 생각도 못하는데 그것은 움직이면 어지러움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즉두현起則頭眩”이라 한 것인데, 기는 기상起床으로 활동하는 것이므로 움직이면 더욱 어지러움이 더욱 심해진다는 말입니다. “맥침긴脉沉緊”에서 침沉은 병이 리裏에 있다는 말이며, 여기서의 “긴緊”은 곧 현弦으로 현맥을 가리킵니다. 긴맥과 현맥은 혈관의 긴장도가 모두 비교적 높기 때문에 우리가 임상에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은 여기에서 무엇을 말하나요? 수음水飲을 나타냅니다. 이런 증후는 심비양허心脾陽虚하여 하초의 수사가 위로 치밀어 만들어 지는 것이므로 치료에는 령계출감탕으로 온보심비温補心脾 하고, 이수강역利水降逆하도록 합니다. 이 증후를 우리는 왜 분돈이라 부르지 않을까요? 그것은 이 증후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명치 밑이 더부룩하고, 기운이 치미는 느낌이 있으며, 흉민, 심황심도心慌心跳, 두훈목현한 이런 증상들이 늘 있어 분돈이 발작할 때처럼 “기종소복상충인후, 발작욕사, 복환지氣從少腹上衝咽喉,發作欲死,復還止”하는 발작성 특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발작하는 특징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분돈이라 부를 수 없어 수사상역水邪上逆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를 수사상충水邪上衝이라 부르더라도 당연히 안 될 것은 아니어서 우리 교재에서는 수사상충이라고도 했습니다만 그러나 분돈이라 부르면 안 됩니다. 이 증후는 심비의 양이 허하여 수사가 상역함으로써 만들어진 증후이므로 신온한 약으로 발한하기에는 마땅치 않습니다. “발한즉동경發汗則動經”에서 “동動”은 무슨 뜻일까요? 동은 상傷입니다. 두 아이가 입씨름하면서 말합니다. 네가 감히 나를 건드릴(움직일) 수 있냐? 무슨 뜻인가요? 네가 감히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느냐란 뜻입니다. 그러므로 동은 상해라는 뜻으로 까지 넓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발한은 경락 중의 양기를 쉬 다치게하는데 여기에 다시 수사가 경락으로 스며들어 적셔오게 되면 이때 인체에는 팔다리가 떨리게 되며 걸을 때는 몸이 흔들려 휘청거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한의학에서는 경락의 기운이 시원하게 흘러야 몸을 정확하고 힘있게 마음먹은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보는데 지금은 경락의 양기가 손상되고 또 수사에 적셔졌으므로 정확하고 매끄럽게 안정된 몸의 움직임을 유지할 수 없어 손발이 흔들거리고 길을 안정되게 바로 걸을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원문에서 말하는 “신위진진요身爲振振摇”입니다. 그래서 신위진진요는 령계출감탕 적응증의 본증은 아니고 영계출감탕증에 땀을 잘못 냄으로써 생긴 변증이라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특히 분명하게 알아야만 합니다. 우리 고시의 문제은행 속에 이런 문제가 있는데 k형문제이던가? 아! a형 문제군요. 거기에서 “아래의 증후 중에 어느 것이 령계출감탕 적응증 중의 증상이 아닌가요?”라고 묻고 우리는 아래에 선다형으로 ⓵ 심하역만心下逆滿, ⓶기상충흉氣上衝胸, ⓷기즉두현起則頭眩, ⓸맥침긴脉沉緊, ⓹신위진진요身爲振振摇를 늘어 놓았습니다. 고시때 내가 시험을 감독하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교수님 이 문제가 잘못된 것 같은데요." "무엇이 잘못이지?" "보세요. 여기 다섯 개 증상이 모두 령계출감탕 적응증에 나오는 그 원문이잖아요." "그렇지." "그러니 잘못된 거죠. 어떤 것이 령계출감탕의 적응증이 아닌가라고 했잖아요. 이게 모두 령계출감탕의 적응증이니까 정확한 답이 없잖아요." "자네. 다시 한 번 그 원문을 잘 외워 보게." 그는 정말 원문을 죽 써 놓고 한 번 읽어보더니 그래도 또 말하더군요. " 다 령계출감탕의 적응증인데요." " 다시 한 번 더 읽어보게." 그는 그래도 “발한즉동경, 신위진진요”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하더군요. 나중에 무엇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생각을 해내고는 "아! 발한즉동경! 이었지."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구두점을 찍을 때 맥침긴 뒤에 마침표를 찍고, 신위진진요 뒤에 마침표를 찍는데, 이렇게 구두점을 찍으면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령계출감탕은 령계제의 으뜸 처방이며, 대표 처방으로 수음을 온화温化하는 효과가 매우 뛰어납니다. 《금궤요략 金匱要略》속에 “병담음자, 당이온약화지病痰飲者,當以温藥和之”란 말이 있는데 이 온약이 바로 이 령계제류의 처방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에서 소청룡탕의 적응증을 강의할 적에 일찌기 소청룡탕 처방이 마황, 계지, 건강, 세신과 같은 신온조열辛温燥烈한 약들을 아울러 썼기 때문에 아무리 작약, 오미자와 같은 양음렴폐養陰斂肺하는 약이 들어가 있어 인체의 음액을 보호한다 하더라도 이 처방은 결국 신온조열한 성질이 더 강해서 수한석폐水寒射肺로 해천이 갑자기 발작했을 때에 우리는 3-5 첩 정도 쓰고, 많아야 7 첩을 넘기지 않으면서 해천의 급성발작이 멎기를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체내의 수음사기가 모두 삭아 없어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까? 우리는 그때 령계제를 써서 마무리를 한다고 했습니다. 모두들 기억하시는지? 우리가 소청룡탕을 강의할 때 이 문제를 언급했었습니다. 령계제는 령계출감탕을 으뜸으로 하는 한 갈레의 방제들로 수음을 따뜻하게 하여 삭이는 효과가 매우 뛰어납니다. 수많은 나이든 사람들이 나이가 듦에 따라 심양도 허약해 지고 비양 또한 부족해지기 때문에 늦은 가을에서 이른 겨울로 넘어가면서 철이 바뀔 때가 되면 기관지염이 쉽게 발생하여 해천을 일으키고, 심기능부전을 일으키는데, 심기능이 좋지 않으면 폐활량도 떨어지므로 이 또한 천해다담咳喘多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우리가 가을이 되어 차차 겨울에 들어가려 할 때 그들에게 약간의 령계출감탕을 미리 들게 하면 아주 뛰어난 예방효과가 있습니다. 우리 유도주 스승님은 체중이 매우 나가고 뚱뚱해서 심장에 부담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돌아가시기 전 거의 십 몇 년 전부터 거의 매년 가을, 겨울모두 심기능에 경도의 부전 증상이 있거나, 기관지염의 발작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년 가을이 되면 령계출감탕을 드시기 시작했는데 올 해 비교적 잘 지켜드셨으면, 령계출감탕을 비교적 때 맞춰 드셨으면 겨울이 되었을 때 이런 심기능부전 증상이나, 기관지염증상, 가래가 많은 증상이 매우 가볍게 지나갔고, 만약 그렇지 못했을 때는 이런 증상을 비교적 심하게 앓으셨습니다. 그래서 이 처방은 노인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심장기능이 떨어지거나 기관지염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매우 좋은 처방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