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강 태양축혈증-5
모두들 안녕하세요? 이제 수업을 시작합시다. 우리는 먼저 번에 태양병 부증의 혈분증후인 태양축혈증을 강의했습니다. 태양축혈증의 형성원인은 풀리지 않은 태양표사가 경맥을 따라 이로 들어가 열로 바뀌면서 이 열사가 하초에서 혈血과 얽힌 것입니다. 상한론 중에서 태양축혈의 병위에 관하여 하초라고도 했고, 방광이라고도 하였습니다만 하초든 방광이든 실제로는 모두 같은 곳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렇게 혈열血熱이 처음 얽히게 되어 열세가 무겁고 비교적 급하게 나타나며 어혈이 이제 막 형성되고 있을 때의 임상증상은 소복급결少腹急結입니다. 환자의 자각증상이 비교적 심하고, 기인여광其人如狂한데 이는 혈열血熱이 위로 올라 심신心神을 어지럽힌 정신증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때에는 열이 심하고 어혈은 막 형성되기 시작했으므로 치료로는 열을 빼내는 것을 주로 하고, 겸해서 어혈을 삭여야 하므로 도핵승기탕을 씁니다. 그렇지만 만약 표사가 아직 남아있다면 도핵승기탕으로 사열화어瀉熱化瘀하기 전에 먼저 해표解表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표해이, 단소복급결자, 내가공지, 의도핵승기탕. 表解已,但少腹急結者,乃可攻之,宜桃核承氣湯”이라 한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먼젓번에 강의한 태양축혈증의 첫 번째 유형입니다.
태양축혈증의 두 번째 유형은 혈열어결血熱瘀結로 어혈이 이미 형체를 이루었으므로 어혈의 병세가 비교적 심하고, 열사熱邪는 이미 수렴되는 과정을 거쳐 비교적 화완和緩합니다. 그러므로 임상에서는 소복경만少腹硬满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소복경만에서 경硬은 의사가 눌러 봤을 때 딱딱한 것이고, 만满은 환자가 스스로 그득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기인여광其人如狂하거나 혹은 발광發狂합니다. 또 혈열어결이 기기氣機를 잘 풀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간담肝膽의 소설疏泄에 이상을 일으켜 발황發黄이 같이 나타납니다. 맥은 침미沉微하거나 침결沉結할 수 있습니다. 치료할 때는 저당탕으로 파혈축어破血逐瘀합니다. 저당탕抵當湯은 상한론 중에서 파혈축어하는 힘이 가장 센 처방으로 수질水蛭、맹충虻虫、도인桃仁、대황大黄 과 같이 활혈화어活血化瘀하는 약들을 집대성하여 한의 방제 중에서도 파혈축어하는 힘이 가장 세다고 할 수 있어 잘 낫지 않는 어열호결瘀熱互结의 어혈이 중한 그런 상태를 치료합니다.
어열瘀熱이 호결互結했을 때 열은 있지만 열세가 매우 가볍고 어혈은 이미 형성되었으나 그 병세는 비교적 화완하여 그 증상이 열이 조금 있다고 겨우 느껴질 정도이고 소복만少腹满할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정황 아래서는 저당환을 써서 화어완소化瘀緩消해야 합니다.
이들이 우리가 먼저 강의에서 말했던 태양축혈증의 세 종류 의 증후유형과 그 치법입니다.
태양축혈증을 강의할 때 여러 번 태양축수증과의 감별에 주의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태양축수증은 방광의 기분증이며, 태양축혈증은 방광의 혈분증입니다. 기분증은 기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소변이 시원치 않은 소변불리 증상이 두드러집니다. 그런데 축혈증은 혈열이 호결하여 혈이 불화할 뿐 기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한론에서는 태양축수와 태양축혈을 감별할 때 소변자리小便自利할 경우는 혈증이 있는 것이며, 소변불리小便不利하면 태양축수라고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그러므로 소변이 잘 나오고 잘 안 나오는 것이 태양축수와 태양축혈을 변별하는 분수령이 되는 증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임상할 때에 축혈증이 분명한데도 소변이 불리한 경우를 볼 수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해 흥화로興化路에 있었던 북경연합대학에서 북경시 양의를 위한 한의학 교육 강좌가 열린 적이 있는데 밤에는 내가 상한론을 강의했습니다. 어느 날 밤 내가 태양축혈증을 강의하고 있었는데 마칠 때가 되어 소변의 리利 불리不利가 태양축수와 태양축혈을 감별하는 분수령이 되므로 임상할 때 반드시 분명하게 감별해야 한다고 하고 끝을 맺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이 출근하자마자 한 사람이 연구실로 전화를 하여 "학 교수님, 저는 아무개 병원의 아무개라는 의사입니다. 어젯밤 선생님의 강의를 들은 뒤 최근에 치료했던 환자가 생각났는데요. 저는 그 분이 태양축수증 인지 태양축혈증 인지를 모르겠어요." "그 환자가 어땠었는지 말씀해 보세요." "그 환자는 할머니인데, 이 주 전에 갑자기 추워 떨다가 바로 이어서 열이 나면서 소변이 잦아지고, 소변을 쌀 것 같으며, 소변볼 때 아팠는데 눈으로 오줌에 피가 섞인 것이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 뒤 병원의 병리검사에서 소변에 많은 적혈구 백혈구가 보여 급성방광염으로 진단받고 입원했습니다. 그곳이 양방종합병원이어서 입원 뒤 항생제로 치료하였는데 금방 호전되어 약 2-3일 뒤에는 열이 내리고 일주일 뒤에는 소변검사도 정상이 되어 소변에서 적혈구 백혈구가 검출되지도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치료하여 소변검사는 완전히 정상이 되었습니다만 이 환자는 여전히 자각증상이 여전하였고 소변도 금방 보고 또 보아 자주 자주 보았습니다. 소변검사로는 아무 이상도 없었거든요. 원래는 소변 배양검사에서 대장간균이 나왔지만 다시 배양검사를 했더니 음성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 의사가 당신의 병환은 이미 제가 다 치료했다고 했지만 이 할머니는 밤이 되면 광조狂躁,심번心煩하면서 잠을 못 이루어 왜 내가 이러냐, 처음 아플 때는 내가 이렇진 않았는데 왜 이렇게 치료할수록 더 견디기 힘드냐고 의사에게 대들었습니다. 밤에 잘 때 진정제를 먹고 잠들었을 때도 손으로는 아랫배를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의사가 축수인지 축혈인지 몰랐던 이유는 아랫배가 불편하여 잠 잘 때도 아랫배를 쓰다듬을 정도인데다 소변도 잦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밤에 번조하고 잠을 못자며 말할 때 예의를 차리지 않아 의사에게 매우 무례하니 이것은 바로 여광한 증상이 아닌가요? 이 의사가 전 날에 내가 강의한 것과 연계해서 생각해보고 전화를 해서는 "교수님, 이게 축수인지 축혈인지 말씀해 주세요." 라고 했던 것입니다. "대변은 어떻던가요?" "며칠 동안 대변을 못봤습니다." "그 분의 설상舌象을 한 번 봐 보세요." 그가 수화기를 내려놓고 혀를 살피러 갔다 와서 "혀는 붉고 설태는 두텁고 누르며, 혀의 겉면은 건조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가 오전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축수와 축혈 증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네요. 왜냐하면 그 분이 기인여광한 증상이 있고, 아랫배가 불편하며 또 소변불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오령산과 도핵승기탕을 합방해서 써 보세요." "교수님. 제가 한 번도 한약처방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러는데 제게 약 이름과 분량을 말씀해 주세요." 그는 양방의사라 내가 전화로 약 이름과 분량을 불러주어 그 할머니에게 쓸 처방을 내렸습니다. 사흘 뒤 그가 내게 전화로 "학교수님 이 처방 정말 신기하던데요." "어떻게 신기하던가요?" "그 날 선생님께서 내신 처방을 오후에 드셨는데, 약 복용 후 소변량도 많아지고 대변도 두 번 보셨습니다. 그 날 저녁에는 잠을 매우 잘 주무시고 더 광조狂躁하지는 않으셨고요. 다음 날 깨시고 나서 아랫배도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내가 입원하자마자 일찍부터 이런 약을 주셨으면 벌써 퇴원하지 않았겠어요?' 라고 하시고 퇴원수속을 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지금 그것이 무슨 증후였던지 돌이켜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그것은 급성방광염 증후였습니다. 양약으로 세균을 다 죽인 것은 아무런 의심의 여지없는 정확한 치료방법이었지만 그 분의 방광기능은 회복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화기능, 양의학에서 말하는 방광의 미순환微循環기능 곧 혈액순환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분의 자각증상이 아직 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뒤에 내가 허다한 방광염환자를 주의하여 살펴보았는데, 그들이 소변검사가 정상이 된 뒤에도 소변빈삭, 소변급박 증후와 같은 약간의 증상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소변검사는 세균 배양검사를 해도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그것은 실제로는 그들의 방광비뇨기계통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때 나는 전화로 그 의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당신 그 환자분에게 이렇게 말하세요. '환자분이 보통은 만두 두개를 드시면 배가 부르다고 합시다. 첫째 만두를 먹고 나서 배가 부르지 않으면 두 번째 만두를 먹습니다. 그럴 때 환자분이 내가 두 번째 만두를 먹었더니 배가 부른데 이럴 줄 알았다면 먼저 이 만두를 먹어서 배를 채울 걸 왜 먼저 아까 만두를 먹었을까? 하시지는 없잖아요? 내가 먼저 환자분에게 해 드린 치료는 아주 효과가 있었고 정당하였으며, 세균을 바로 겨냥한 치료였지만 조금 모자랐던 것은 방광의 생리기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조금 뒤 기화를 촉진하고 미순환을 촉진하는 한약을 드셨기 때문에 이렇게 단 한 번을 썼는데도 증상이 완해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라고 하세요."
오늘날 임상할 때 적지 않은 방광염 환자, 비뇨기계 감염 환자들이 혈액검사가 음성이며, 소변검사도 음성이면서 소변도 정상인데도 이런 증상들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기화를 촉진하는 약을 한 번 써 보고, 그 뒤 활혈화어하는 약을 한 번 시험해 보면 이런 증상을 개선하는데 매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증상을 신경성 방광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방광신경쇠약이라고도 합니다.
보기에 축수는 병이 기분에 있고, 축혈은 병이 혈분에 있어서 이 둘은 소변이 잘 나오는지 아닌지를 분수령이 되므로 구별이 아주 엄격한 것 같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자주 둘이 병발하기도 합니다. 두 증후가 병발하면 약을 쓸 때 두 처방을 결합하여 쓰는데 이것을 합방하여 어려운 증상을 고친다-합방치난증合方治難證-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난증難證은 이 병이 얼마나 어렵고, 얼마나 치료하기 힘든 병인가를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처방을 내려고 진찰해보니 환자의 기분氣分도 조화롭지 않고, 혈분血分도 조화롭지 않아서 한 가지 처방만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비교적 어려운 증상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계지마황각반탕桂枝麻黄各半湯證、계지일마황일탕증桂枝二麻黄一湯證처럼 한사가 표를 막긴 하고 있지만 한사가 심하지는 않고, 그런데다 영위의 기운은 부족하여 마황탕이나 계지탕을 단독으로 쓰는 것이 모두 잘 듣지 않을 것 같을 때에 두 처방을 합해서 써서 치료하여 좋은 효과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현재 말하는 축수를 치료하는 처방과 축혈을 치료하는 처방을 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이런 사로思路인데 이런 생각법은 요즘 임상에서 매우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우리는 태양본증太陽本證부분에 대해 모든 강의를 마쳤습니다.
태양본증 부분은 둘로 크게 나뉘는데 하나는 경맥에 있어 얕으면서 바깥에 있는 증상으로 우리가 표증表證이라 부르기도 하고 경증經證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중풍류나 상한류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태양방광부에 있는데 혹은 기분 혹은 혈분의 병으로 기분은 축수이고, 혈분은 축혈이며 우리는 이들을 다 강의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태양본증부분의 전부 내용을 다 강의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