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20강 태양축혈증-1

臥嘗 齋 2025. 2. 26. 04:47

태양부증太陽腑證의 두 번째 증후는 혈분증血分證입니다. 혈분증은 표사가 리裏로 들어와 열熱로 바뀌면서 하초에서 혈血과 엉겨 만들어진 증상입니다.
우리 지금 교재 68쪽을 열어 원문 제168조를 보겠습니다.
“태양병불해, 열결방광, 기인여광, 혈자하, 하자유, 기외불해자, 상미가공, 당선해기외, 외해이, 단소복급결자, 내가공지, 의도핵승기탕 太陽病不解,熱結膀胱,其人如狂,血自下,下者愈,其外不解者,尚未可攻,當先解其外,外解已,但少腹急結者,乃可攻之,宜桃核承气湯”입니다
태양병불해, 열결방광太陽病不解,熱結膀胱’ 이것이 바로 태양축혈증太陽蓄血證의 형성원인입니다. 태양표사가 경맥을 따라 리로 들어가 열로 바뀌면서 이 열이 혈과 방광에서 맺히는 것입니다. 모두들 방광은 수부水腑인데 방광에 어떻게 혈이 있나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 어떤 기관이든지 기분氣分도 있고, 혈분血分도 있습니다. 방광은 비뇨기관이지만 그 생리활동은 기氣로 부터 에너지를 제공받을 뿐 아니라 음혈陰血로도 자양滋養되어야 유지됩니다. 모든 비뇨기관에 혈액순환이 있습니다. 그래서 혈분은 비뇨기관의 혈액순환 계통입니다. 그래서 방광은 수부이지만 여기에도 혈액순환이 있습니다. 열결방광이란 바로 사기가 리裏로 들어가 열로 바뀐 뒤 혈과 함께 방광에 맺힌 것입니다.
‘기인여광 其人如狂’은 방광에서 혈열血熱이 서로 엉긴 증후의 하나인데 왜 여광과 같은 정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었을까요? 여광如狂과 발광發狂은 정도 상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발광 증상을 높은 곳에 올라가 노래 부르고, 옷을 벗고 뛴다고 묘사합니다. 이런 환자는 그의 사유활동이 외계 상황과 알맞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여기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환자가 왔다고 칩시다. 그는 수영장에 왔다고 생각하고는 서슴없이 옷을 벗고 헤엄치는 동작을 합니다. 우리가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어떤 사람이 들어와서는 노래방에 들어온 듯이 주위 환경과 상관없이 그냥 밥숟가락을 들고 마이크인양 입에 대고 노래를 불러댑니다. 우리가 등고이가登高而歌, 기의이주棄衣而走한다고 말하는 이런 사람은 스스로 자기의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바로 그 환경 속에 맞추어 행동함으로써 그의 생각이 외부세계와 갈라지고 외부세계를 벗어나 적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높은 데 올라가 노래 부르고, 옷을 벗고 뛰는 것을 발광發狂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광如狂은 우리 정상인이 보기에 정상인과는 달리 흥분興奮、광조狂躁하며 엉뚱한 말을 하지만 아직 이지理智가 감정感情을 전혀 다스리지 못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여광이라 합니다. 여광이든, 발광이든 정도에 경중의 구별이 있을 뿐으로 모두 태양축혈증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인데 이들은 심주신지心主神志기능이 정상을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태양축혈은 혈열이 태양방광에서 맺히는 것이라 혈열이 하초에서 맺히는 것인데 왜 심주신지기능이 이상해지는 것일까요? 그것에 대해서는 바로 우리가 태양병개설太陽病概說을 강의할 때 일찍이 태양의 경별經別이 심心에서 산포散布된다고 한 마디 말을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십이경맥十二經脉은 모두 경별經別이 있는데 이 경별은 경맥에서 갈라져 나온 하나의 다른 가지로 장부와 장부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는 작용을 합니다. 태양의 경별은 심에서 산포되어 태양과 심의 관계를 서로 소통시킵니다. 심은 혈맥血脉을 주관하고, 신지神志도 주관하므로 혈맥의 병변이 심에 영향을 끼치기 매우 쉬운데다가 또 태양의 경별이 직접 심에 산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방광에서 혈과 열이 서로 엉겼을 때 혈분에 쌓인 열이 경맥을 따라 위로 올라 심신心神을 어지럽힘으로써 기인여광其人如狂하거나 혹은 발광發狂하는 정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뒤 조문에서 발광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병증이 나타나는 것은 열熱과 어혈瘀血이 막 엉겨 맺히기 시작한 때 입니다. “혈자하, 하자유 血自下,下者愈”는 무슨 뜻일까요?  이 환자가 그 때 마침 월경이 있을 때이거나, 혹은 원래 치질이 있던 사람이 치질 출혈이 날 때이거나, 혹은 방광에 작은 결석이 있어 뇨혈이 나올 때일 수 있습니다. 월경은 생리적이지만, 치창痔瘡은 병리적이고, 방광에 작은 결석이 있어 방광벽을 그어 소변으로 피가 나오는 것도 병리적입니다. 원래 생리적일 수도 있고 병리적일 수도 있는 정황이지만 이런 때 열과 혈이 서로 맺힌 것이 이 출혈들, 월경 출혈, 변혈, 뇨혈 을 따라 나오면 이것은 바로 우리가 사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냅ㅃ니다. ‘혈자하, 하자유血自下,下者愈’ 라는 것은 출혈이 됨으로써 쌓여 있던 열이 피를 따라 몸 밖으로 내보내져, 열이 피를 따라 내리게 되어 방광축혈이 형성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 이것이 바로 혈자하, 하자유의 이치입니다. 이는 단지 혈열이 처음 맺혔을 때 열이 심하여 열이 혈을 핍박하여 마구 다니게 함으로써 출혈시키고, 이 출혈이 오히려 열사를 밖으로 나가도록 하여 이 병이 더 이상 발전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정황 아래서 일반인에게는 결코 이런 기회가 없어서 혈자하, 하자유 현상이 나타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니 여러분은 사열축어瀉熱逐瘀하는 방법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어서 아래의 원문을 봅시다. 사열축어하는 방법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병이 표증에서 발전해 왔기 때문에 표증겸리실表證兼裏實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앞에서 치료법칙을 강의할 때 표증겸리실은 먼저 해표解表한 뒤 공리攻裏하라 했습니다. 이 치료원칙을 《상한傷伤寒論》에서는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기외불해, 상미가공, 당선해외 其外不解,尚未可攻,當先解外”라 한 것인데 이는 리부를 공격하려면, 사열축어瀉熱逐瘀하려면, 먼저 표사가 풀려 없어졌는지를 살핀 뒤 만약 표사가 해제되지 않았으면 먼저 해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외해이, 단소복급결자 外解已,但少腹急結者” 여기서는 또 태양축혈증의 또 다른 주증 하나를 보충하고 있는데 바로 소복급결少腹急結로 아랫배가 급박急迫하여 편치 않고 아픈 것입니다. 이 ‘급急’ 자를 써서 아랫배가 땅기면서 아파 다급하고 편치 않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열세熱勢가 심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무릇 열이 심한 증후에는 모두 급急이란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소복경少腹硬이라고 하지 않았고 소복만少腹满이라고도 하지 않았는데 경硬은 의사가 만져보아 딱딱한 것이고, 만满은 환자가 스스로 부듯하고 그득한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소복경만少腹硬满이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은 형체가 있는 어혈이 이제 막 엉겨 맺히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소복급결少腹急結이라고 말함으로써 바로 열사熱邪가 심하고 열세가 비교적 급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내가공지, 의도핵승기탕 乃可攻之,宜桃核承气湯” 라 했습니다. 모두들 생각해 보세요. 이 증후는 태양축혈증의 초기 단계로 열세熱勢가 중하면서도 급하며 어혈이 막 형성된 상태입니다. 표사를 해제한 이후에 전문적으로 어혈호결瘀熱互结을 치료해야 할텐데 그럴 때 사열瀉熱을 위주로 해야 할까요? 아니면 화어化瘀를 위주로 해야 할까요? 사열이 주가 되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치법에서는 당연히 사열화어瀉熱化瘀라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만일 활혈화어活血化瘀하는 방법을 먼저 시행한다면 그다지 걸맞지 않습니다. 마땅히 사열화어가 되어야 하므로 사열을 주로 하고 겸하여 화어해야 하는 것입니다. 처방은 도핵승기탕을 씁니다.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문제 하나를 묻겠습니다. 우리가 방제학을 배울 때 세 개의 승기탕과 맞닥뜨렸는데, 바로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 소승기탕小承氣湯 그리고 대승기탕大承氣湯이었습니다. 이 세 처방에서 어느 것이 사열瀉熱이 위주이며, 어느 것이 통변通便이 위주이며, 어느 것이 사열하면서도 통변하는 처방입니까? 아무런 의문도 없이 여러분은 모두 대승기탕이 사열하면서 통변한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나머지 두 처방 조위승기탕과 소승기탕을 살펴봐서 그 처방 구성으로 사열과 통변을 구별해 봅시다. 조위승기탕은 대황, 망초, 감초로 구성되어 있고, 소승기탕은 대황, 지실, 후박으로 구성되어 있어 둘 다 세 가지 약인데 어느 처방이 사열위주의 처방일까요? 여러분 어느 처방이 사열을 위주로 하는 처방이죠? 조위승기탕이 사열위주입니다. 그러니 소승기탕은 통변을 위주로 하는 처방이라는 것이 뚜렷해집니다.
상한론 중의 도핵승기탕은 사열을 위주로 하고 겸하여 화어하는데 그렇다면 이 중에서 어느 처방을 기본처방으로 했을까요? 당연히 조위승기탕이 기본처방인데, 그 이유는 조위승기탕이 사열하는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뒤에 양명병편에서 우리는 마자인환麻子仁丸을 언급할 텐데 마자인환도 방제학에서 배웠던 처방입니다. 마자인환은 어떨 때 쓰는 약인가요? 소변이 많고 대변이 건조하면서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약입니다. 그래서 마자인환을 쓰는 주요 목적은 통변에 있습니다. 모두들 기억하죠? 그렇다면 우리가 이치상으로 추측해 볼 때 마자인환은 당연히 소승기탕을 기본방으로 해야 할까요? 아니면 조위승기탕을 기본방으로 삼아야만 할까요? 당연히 소승기탕이 기본 처방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자인환의 약물 구성을 바로 “이인일작소승기二仁一勺小承气”라고 합니다, 두 사람이 한 국자의 소승기를 마신다고 하면 처방을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인二仁은 마자인麻子仁과 행인杏仁이며, 일작一勺은 작약芍药이며, 소승기는 소승기탕으로 이것이 바로 마자인환입니다. 중경이 사열이 주목적인 처방인 도핵승기탕에 조위승기탕으로 기본방을 삼았고, 통변을 위주로 하는 마자인환에 소승기탕으로 기본방을 삼았던 것으로 볼 때 중경은 마음 속으로 사열에는 조위승기탕을 써야 하고, 통변에는 소승기탕을 써야 한다고 매우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도핵승기탕의 약물 구성을 살피면 도핵승기탕은 조위승기탕에 도인을 더하여 활혈화어活血化瘀하였고 거기에 계지를 더하였는데, 계지는 무엇을 하려고 넣었을까요? 계지는 온통温通하여 혈과 열이 뭉친 것을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뭉친 것을 풀려면 온통温通하는 약을 써야 합니다. 계지는 여기에서 혈과 열의 응결凝結을 풀어줍니다. 계지에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후세의가들이 “개결기開結氣”라 했습니다. 증후가 비록 모두 혈과 열이 뭉친 모습이지만 그 혈열응결血熱凝結에 거의 한량약들을 쓰면서 동시에 여러분이 온통温通하는, 통양화기通陽化氣하는 계지 한 가지를 더 넣으면 혈열응결血熱凝結로 생긴 이러한 이런 기운흐름의 막힘을 더욱 더 잘 헤쳐풀고, 뚫어주게 되는 것입니다. 혈열응결을 더욱 잘 흩어서 열게 하기 때문에 후세의가들이 “개결기開結氣”한다고 한 것입니다. 도핵승기탕은 열을 쳐내고 어혈을 풀어주는 처방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사열이 주가 되며 태양축혈증의 혈열이 처음 맺힌 단계의 열이 심하고 어혈이 금방 만들어진 경우에 사용되는 매우 좋은 처방이라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병기를 파악하고 나면 임상에서 도핵승기탕을 태양축혈증에만 쓰지는 않게 됩니다. 혈열호결血熱互結증한 증상이 있으면서 열이 심하고 어혈은 비교적 덜한 경우이기만 하다면 우리는 이 모두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조금 쉰 뒤 내가 임상에서 도핵승기탕을 사용했던 얼마간의 실제 병례를 들어 이야기하겠습니다. 자. 조금 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