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강 상한겸증-2
아래에서 우리는 두번째 방증인 대청룡탕증을 보겠습니다.
대청룡탕의 적응증은 상한론 중 제38조와 39조에 나와 있습니다.
먼저 제38조를 보죠. “태양중풍, 맥부긴, 발열, 오한, 신동통, 불한출이번조자, 대청룡탕주지. 약맥미약, 한출오풍자, 불가복지, 복지즉궐역, 근척육순, 차위역야. 太陽中風,脉浮緊,發熱,惡寒,身疼痛,不汗出而煩躁者,大青龍湯主之。若脉微弱,汗出惡風者,不可服之,服之则厥逆,筋惕肉瞤,此爲逆也。” 입니다. 여기에서의 궐역厥逆은 수족궐냉을 가리키는데, 상한론 중의 궐역은 일종의 증상으로 손발이 차가워지는 수족궐냉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여기의 근척육순은 척惕이 움직인다는 의미이며, 순瞤도 역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순의 본래 의미는 눈꺼풀이 뛴다는 뜻인데,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순瞤,목동야目動也”라 한 것이 바로 눈꺼풀이 뛴다는 뜻입니다. 여기의 “근척육순筋惕肉瞤”은 전신 근육이 제어할 수 없이 뛴다는 의미로 확충된 것입니다. “차위역야此爲逆也”에서 역逆은 착錯이며,오誤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이 조문에는 두 개의 역자가 있는데, 앞의 궐역은 손발이 차가운 것이며, 뒤의 "차위역야此爲逆也”는 잘못이라는 뜻입니다. 이제까지가 38조입니다.
39 조는 “상한맥부완, 신부동, 단중, 사유경시, 무소음증자, 대청룡탕주지. 傷寒脉浮緩,身不疼,但重,乍有輕時,無少陰證者,大青龍湯主之。” 입니다. 우리가 왜 이 두 조문을 묶어서 볼까요. 바로 두 조문의 서두 때문입니다. 38조는 태양중풍, 맥부긴이라 했는데 중풍은 맥이 부완해야 하지 않는가요? 그럼에도 오히려 맥부긴하다 했습니다. 39조 원문의 처음에는 “상한맥부완傷寒脉浮緩”이라 했습니다. 상한이라면 맥이 부긴해야 할텐데 오히려 맥부완이라 했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석해야 하는가는 역대 상한학자들의 논쟁의 한 초점이었습니다. 명 대의 방유집方有執은 상한례《傷寒例》중의 말과 손사막孫思邈이 말한 바에 근거하여 이런 관점을 내놓았습니다. 상한례《傷寒例》에는 “풍즉상위, 한즉상영風則傷衞,寒則傷營”이란 말이 있고, 손사막孫思邈은 이 말을 한 걸음더 확장발휘하였는데 방유집方有執에 이르러서는 풍이 위를 상하면 계지탕증이오, 한이 상영하면 마황탕증이며, 풍한이 같이 영위를 상하면 대청룡탕증이라고 말하게끔 되었던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풍상위, 한상영, 풍한동병대청룡 風傷衞,寒傷營, 風寒同病大青龍。”이 되는데, 후세의가들이 습관적으로 읊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 뜻은 풍은 양사이고 위는 양기라 같은 기운끼리 모이므로 풍사는 위양을 상하기 쉽습니다. 한사는 음사이고 영은 음기라 같은 기운끼리 모이므로 한사는 영음을 상하기 쉬운데, 만일 이미 풍상위의 증상이 있었다면 풍한이 같이 영위를 상한 것이므로 대청룡탕의 적응증이 됩니다. 만일 이런 관점으로 38조와 39조의 첫 마디를 해석한다면 38조에서 태양중풍은 풍상위이며, 맥부긴은 한상영이 되고, 39조에서는 태양상한은 한상영이며 맥부완은 풍상위가 되어 서로 부딪히지 않고 감쪽같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방유집方有執은 상한론 원서의 태양병 상중하 삼편 원문순서를 흩어 놓고는 풍상위와 계지탕 및 계지탕의 가감방돠 연관된 방증들을 묶어 태양상편이라 하고, 마황탕과 마황탕의 가감응용및 상한과 유관한 방증을 모은 한 편을 태양중편이라 하였으며, 대청룡탕과 상관된 방증들을 모아서 태양하편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방유집은 풍상위, 한상영, 풍한동병대청룡이란 학술적 관점을 명확하게 제출하고, 또한 이런 관점을 새로 정리하여 태양병 원문을 세 편으로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상한론《傷寒論》의 학술사에서 유명한 삼강정립학설三綱鼎立學說입니다. 이는 방유집方有執이 먼저 주창하고, 유가언喻嘉言이 나중에 따름으로써 그 뒤 많은 학자들에게 지지받게 된 학파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이론은 임상실제와 서로 부합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태양중풍증을 강의할 때, 풍양이 위양을 상하여 위외기능衛外機能이 조절되지 못하면, 풍은 소설疏泄을 주하므로 영음營陰이 밖으로 넘쳐나오도록 하여 땀이 나게 되고, 땀이 나면 영營을 소모함으로써 영營이 상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풍양의 사기가 위만 상하고 영은 상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경우를 위강영약衞强營弱이라고 말했었는데 영이 어떻게 약해졌나요?풍사가 영음을 상해서 그렇게 된 것이고, 한출하여 영을 상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때문에 태양중풍증은 풍이 위만 상한 것이 아닙니다. 풍사도 단순히 위만 상하지는 않고, 영도 상합니다.
태양상한을 두고 말해 봅시다. 우리가 한을 음사라 해서 가장 쉽게 영음을 상한다고 했는데, 이때 위양이 어떻게 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한이 음사라 한사가 표부를 막으면 위폐영울衛閉營鬱이 되어 밖으로는 위양이 막히고 안으로는 영혈이 쌓입니다. 막고 있는 위양 때문에 무한無汗, 발열發熱하게 되고 또 쌓인 영혈은 온 몸을 아프게 하는데 그것은 한사가 가진 엉기고 거두어 들이는 성질이 기혈을 잘흐르지 못하도록 하여 경맥을 구련拘攣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한사는 영음을 상할 뿐만 아니라 위양도 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날 “풍상위, 한상영 風傷衞,寒傷營.” 이라는 이 학설을 주장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38 조、39 조의 상한맥부완傷寒脉浮緩,중풍맥부긴中風脉浮緊을 해석해야 할까요? 유도주 스승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38조 태양중풍에서 중풍을 상한의 호사互詞로 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장중경이 잘못 썼거나, 다른 사람이 베끼다가 잘못 베낀 것이 아니라 원래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중풍인지 상한인지에 얽메이지 않고 상한의 호사互詞로 보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호사互詞란 말은 중풍이 상한이고, 상한이 중풍이라는 의미이니 38조를 그냥 상한이라고 보면 됩니다. 중점은 그 증상 표현에 있습니다. “맥부긴, 발열, 오한, 신동통, 불한출 脉浮緊,發熱,惡寒,身疼痛,不汗出”, 이것은 전형적인 태양상한표실증의 임상특징이므로 바로 상한인 것입니다. 아래의 가장 키포인트가 되는 증상은 “불한출이번조不汗出而煩躁”라는 말로 땀이 안난다는 것은 한사폐표寒邪閉表의 특징이고, 번조는 한사가 폐표하여 양기가 울체된 것이 열로 변하고 열이 쌓여 마음을 번거롭게 한 것입니다. “불한출이번조 不汗出而煩躁”의 이 “이而”는 원인과 결과를 보이기 위해 쓰인 말로, 마황탕의 그 “무한이천无汗而喘”에서의 이而자와 같은 의미입니다. 땀이 안나기 때문에 양기가 안으로 울체鬱滞되고, 그것이 열로 바뀌어 속에 쌓여짐으로써 마음을 불안하게 하므로 번조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대청룡탕 적응증의 주요한 특점은 불한출이번조不汗出而煩躁인 것입니다. 이 열은 어느 곳에 있을까요? 만약 열이 위胃에 있다면 口渴이 있을 텐데 구갈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열은 위에 있지는 않습니다. 열이 폐에 있다면 숨이 찰텐데 해천咳喘이 없으므로 열은 폐에 있지도 않습니다. 열은 온 몸에 퍼져 있어 아직 한 장기에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만일 굳이 장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면 주로 울열이 심을 불안하게 한 정도입니다. 그래서 열은 온 몸에 흩어져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창문을 꼭 닫고 여러 사람들이 한 방안에 들어 앉아있는데, 심지어 처음에 먼저 방을 데워 놓았기 때문에 점점 온도가 올라가는 것과 같습니다. 누가 어디가 가장 더울까요? 온 방안이 덥지요. 이때 어떻게 해야 실온을 내릴 수 있을까요? 문을 열고 바람이 통하도록 해야죠. 그러므로 불한출이번조不汗出而煩躁는 양기가 몸 안에서 열로 바뀌어 온 몸에 흩어져 있는 것입니다. 이런 열을 치료하는 것은 땀내는 방법밖에 없으므로 대청룡탕으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대청룡탕 처방은 상한론 중에서 땀을 내는 힘이 가장 셉니다. 마황을 6량을 쓰는데 마황탕에서의 마황량의 한 배가 됩니다. 이 증후는 한사의 폐울閉鬱이 비교적 엄중하여 마황을 무겁게 쓰지 않으면 주리腠理를 열어 땀이 나도록 할 수 없으므로 마황을 많이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내부에 열이 있기 때문에 석고石膏를 넣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 나온 김에 이야기합니다. 한대의 한 냥은 몇 그람일까요? 15.625g입니다. 한대의 한 냥은 지금의 15.625g으로 한대의 한 근斤은 현재의 250g과 같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문물文物을 보면 됩니다. 우리 북경역사박물관北京歷史博物館에 한漢 대의 동권銅權이 소장되어 있는데, 그것은 장중경이 살던 시대에, 당시 한漢 나라의 국가 농업부가 만든 사농동권司農銅權이란 것으로, 그 당시의 무게 단위로 12斤이었습니다. 그 무게를 12로 나누어보니 250g이었으므로 한 대의 한 근은 250g이었던 것입니다. 한 대의 한 근은 16냥이었으므로 한 냥은 15.625g인데 우리가 환산하기 쉽게 한 대의 한 냥을 15g으로 봅시다. 대청룡탕은 그 제량이 몇 번 치료할 양일까요? 복용법을 보면 “자취삼승, 거재, 온복일승, 취미사한煮取三升,去滓,温服一升,取微似汗”라 했으므로 이것은 세 번 치료할 량입니다. 한 번 먹은 뒤 땀이 나면 나머지는 먹을 필요가 없으니 그렇다면 마황을 6냥 썼기 때문에 90g인데 세 번 치료량이라 한 번 치료량은 30g입니다. 마황의 한 번 치료량은 30g, 계지는 2냥이니 한 번 치료량이 10g, 감초2냥으로 한 번 치료량은 10g입니다. 행인은 40알이니 아까 강의에서 행인 10알이 4g이라 했으므로 40알은 16g인데 이것을 셋으로 나누면 대략 5g이고, 생강 3냥으로 한 번 치료량은 15g이며, 대조 10매가 세 번 분량이니 한 번 치료량은 대개 3매입니다. "석고여계자대石膏如鷄子大”라 했는데 요즘 잡종 닭의 알은 큰 게 60g정도까지 나갑니다만, 한 대漢代의 닭은 잡종교배한 닭이 없어 계란이 자그마합니다. 그 토종닭을 대만에서는 토계土鷄라 하고 대륙에서는 분계笨鷄라 합니다. 그 계란은 한 개가 대략 30g정도이므로 여기서의 석고량은 결코 많은 것이 아니라 이 정도 크기의 석고로 3-40g 정도 될 겁니다. 이것을 세 번에 나누어 먹기 때문에 한 번에 10g 정도이므로 석고의 용량은 많지 않아 마황의 량이 석고량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 까닭은 이 증상이 한사가 기표肌表를 막아 울체된 것이 주 원인이기 때문에 한이 열보다 크므로 석고를 조금 넣어 내부의 열을 식히는 것입니다. 이 처방의 특점은 마황을 많이 넣어 막힌 것을 열어줌으로써 땀을 내고, 석고를 조금 넣어 내부의 열을 식히는 것으로 이런 특점을 가지고 불한출이번조不汗出而煩躁를 치료합니다.
우리는 대청룡탕의 방후方後에 “상칠미, 이수구승, 선자마황, 감이승, 납제약, 거재. 취미사한. 上七味,以水九升,先煮麻黄,减二升,内諸藥,去滓,取微似汗。”이란 말이 쓰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곧 이렇게 많은 마황을 쓰고서도 겨우 “취미사한取微似汗”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땀을 낸다고 말할 수 있는 가장 기본 요구로 땀이 나는 듯 마는 듯 하도록 하라는 말입니다.
“한다출자, 온분박지 汗出多者,温粉撲之。”는 만약 땀이 너무 많이 나면 온분으로 온 몸을 두드려 땀을 그치게 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온분温粉은 무엇일까요? 우선 우리는 “분粉”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봅시다. 서한西漢의 유희劉熙는 《석명釋名》이란 책에서 이 분자粉字를 “분, 분야粉,分也,연미사분산야研米使分散也”라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분이란 글자는 자체로 미자米字에 분자分字가 합쳐진 것으로 쌀을 갈아서 고운 가루로 만든 것을 분粉이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명나라 때 매응조梅膺祚는 그의 저서인 《자회字𣾀》에서 “분, 미세말 粉,米细末”이라 했습니다. 다만 내가 《상한론傷寒論 》의 문자文字를 연구할 때 한 번도 진 조晋朝 이후의 자서字書를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한 대漢代의 저서를 살피면서 그 후대 사람의 자서字書를 자료로 사용할 수는 없는 거죠. 상한론의 글자를 알기 위해서 내가 《신화자전新華字典》같은 현대의 자서를 조사한다면 절대적으로 부정확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동한시대 허신许慎의 《설문說文》,즉 《설문해자說文解字》와 서한시대 양웅楊雄의 《方言》을 인용했으며, 내가 여기서 인용한 《석명釋名》도 서한시대 유희劉熙의 저서로 모두 한대 혹은 그 전 시대의 자서를 인용하여 중경의 저서를 해석하였고, 후세의 저서를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명 대明代 매응조의 《자회字𣾀》가 비록 “분, 미세말粉,米细末”이라고 아주 잘 해석했지만, 매응조의 자회가 명 대의 저서이기 때문에 근거로 하지 않고, 서한 유희의 석명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결국 분은 곱게 빻은 쌀가루입니다. 다시 동한 허신의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분, 소이부면자야 粉,所以傅面者也。”라고 했습니다. 그가 써 놓은 뒤 부분의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부傅”와 “부敷”는 같은 의미로 바른다는 뜻입니다. 분을 얼굴을 바르는 것은 얼굴에 화장한다는 의미로 쉽게 이해됩니다. 청 대清代의 단옥재段玉裁는 여기에 “소서왈고부면역용미분小俆曰古敷面亦用米粉”이라고 하여 바른 것이 바로 쌀가루라고 분명히 쓰고 있습니다. 고대에는 화장품이 없어 아름다워지려고 쌀가루로 얼굴을 발랐다는 것을 허신의 이 말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옥재가 인용한 소서小徐는 송조 초기에 서현徐鉉이 《설문說文》을 교정하고, 서개徐鍇가 전傳을 지었는데 그 중에서 서개를 소서라고 하는 것이며, 단옥재가 인용한 것은 소서의 말로 옛날 얼굴에 화장할 때도 미분을 썼다는 말이 바로 소서의 말입니다. 단옥재는 이어서 “허소운면자 許所云面者”,허신许慎이 말한 면面은 “범외왈면凡外曰面”이라 하였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허신이 말한 면이 얼굴이 아니라 체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로써 고대에는 이런 습관, 쌀가루를 몸에 발라 땀을 말리고 몸을 뽀송하게 하는 이러한 습관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책에 쓰인 증거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후한서《後漢書》와 삼국지《三國志》에 모두 "화타전華佗傳”이 있는데 화타전에 “체유부적體有不適” 신체가 편치 않으면 “기작일금지희 起作一禽之戱”한다고 했습니다. 화타는 “오금희 五禽戱”를 창도한 사람이죠? 몸이 불편하면 오금희 중 하나를 하여 "이이한출怡而汗出”, 매우 유쾌해지고 땀이 날 때 "인이착분因以着粉”', 그 뒤 몸에 쌀가루를 발라 땀을 말리고 또 멎게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분粉은 다른 게 아니고 쌀가루인데, 뒤에 다시 이 문제를 언급하겠습니다. 왜 온분温粉이라고 했을까요? 쌀가루를 볶았기 때문입니다. 한사가 표부를 막아 양이 울체되어 열로 바뀐 증후에 신온발한하는 약을 써서 많은 땀을 흘릴 때 땀이 너무 많이 날까 두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대에는 수액輸液하는 기술이 없었습니다. 땀을 너무 흘리면 상양傷陽하거나, 모액耗液하거나, 망음실수亡陰失水할텐데 어떻게 땀을 멎게 했을까요? 땀이 그치지 않을 때 옛사람들은 볶아서 따뜻하게 한 쌀가루를 몸에 발라 땀구멍을 막음으로써 몸을 뽀송하게 하고 땀을 멎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의 하나의 방법입니다. 왜 쌀가루를 차게 해서 쓰지 않았을까요? 본래 한사가 폐표하여 막 땀을 낸 상태에서 차가운 쌀가루를 바른다면 이 찬 쌀가루가 남은 한사를 못나가게 막을 것이기 때문에 볶은 쌀가루를 쓴 것인데 생각이 매우 치밀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다음을 봅시다. “일복한자, 정후복 一服汗者,停後服”이라 했는데, 이는 약을 한 번만 먹고 땀을 내고나면 더 먹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약부복 若復服”하면 곧 만약 다시 복용하면 “한다망양 汗多亡陽” 하는데, 이는 땀이 너무 나서 망양亡陽이 된다는 말입니다. 《상한론傷寒論》의 “망亡”자는 상한다는 뜻으로 우리가 요즘 말하는 한의학개론에서의 위급한 망양“亡陽”과 뜻이 다릅니다. 《상한론傷寒論》 중의 망“亡”은 바로 잃어버렸다는 뜻으로, 망양보뇌亡羊補牢는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말이지만, 여기서의 망양亡陽은 양기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양기의 손실입니다. 이렇게 양기가 손상되면 “수허遂虚”하여 “오풍惡風”하게 되는데, 이는 표양이 부족하여 온후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을 나타냅니다. 여기서의 “번조부득면煩躁不得眠”은 열이 심신을 흔들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진양이 허쇠하여져 약한 양이 왕성한 음과 힘들여 싸우다가 이기지 못해서 드러나는 증상입니다. 엄격히 말하자면 이 경우의 번조는 사지를 조용히 두지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약한 양이 음한과 싸우다가 양기가 허하여 자연히 왕성한 음한을 이기지 못하므로 나타나게 되는 사지의 꿈틀거림으로, 혼수昏睡전기에 보이는 사지의 꿈틀댐과 같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임상을 오랜기간 동안 하여 겪어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혼수가 오기 전에는 혈압이 떨어지고, 사지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데, 간성 혼수 초기의 조동躁動, 폐심뇌병 혼수의 조동, 당뇨병에서 ketone중독으로 오는 혼수초기에 보이는 조동처럼 대개 음성즉조陰盛則躁의 범주에 속하며, 심지어 허공을 거머쥐고, 실을 다듬으며, 옷을 쓰다듬고, 침상을 만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에게 무엇을 찾는지 물어도 스스로도 알지 못해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대청룡탕 적응증의 원 증상인 번조煩躁는 양기가 쌓여 열로 변하고, 열이 쌓여 마음을 어지럽혀서 갑갑하고 나부대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갑갑해서 그 때문에 몸을 나부대는 것이므로 이런 경우는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청룡탕을 또 다시 복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이런 정황은 진양이 쇠약해져 약한 양이 겨우 음한과 싸우다가 이기지 못해 나타난 움직임이어서 자기도 모르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모르는 것입니다. 마음이 갑갑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나부대는 것이죠. 그래서 후세 사람이 “음성즉조, 양성즉번 陰盛則躁,陽勝則煩”이라 한 것인데, 여기서의 음과 양은 모두 사기를 말합니다. 양성은 양열이 성한 것으로 그러면 갑갑하게 됩니다. 대청룡탕증은 바로 이처럼 양열이 안에서 왕성하여 모인 열이 마음을 어지럽힘으로써 갑갑하게 때문에 나부대는 것입니다. 음승즉조는 양기가 아주 없어져 음한사기가 왕성하므로 정사가 싸우다가 정기가 사기를 이기지 못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사지를 움직이지만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이므로 이 둘은 임상에서 반드시 감별되어야 합니다. 대청룡탕 적응증 이 조문은 바로 감별을 제시한 것입니다. 대청룡탕이란 상한론 중에서 가장 발한력이 강한 이 처방을 임상에서 응용할 때는 땀을 한 번 내고나서 반드시 복용을 그쳐야만 합니다. 한 번 땀을 낸 뒤에 열이 약간 내린 다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또 발열, 번조가 나타나더라도 다시 쓰면 안됩니다. 만일 다시 쓴다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안 좋은 결과란 무엇일까요? 좀 쉰 뒤 이어서 강의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