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15강 마황탕의 금기증-2

臥嘗 齋 2025. 2. 16. 02:59

제89조,“병인유한, 부발한, 위중냉, 필토회. 病人有寒,復發汗,胃中冷,必吐蚘。” 를 보도록 합시다.
환자의 어느 부위가 찬 것일까요? 뒤에 위중냉이라 했으므로 이는 위중한胃中寒, 중양부족中陽不足인데, 중양이 부족한 것을 신온한 약을 써서 지나치게 땀을 낸 것입니다. 그러면 땀을 냄으로써 양기를 손상하여 양기가 더욱 허해지고 따라서 회충을 토하게 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이 회蚘자는 회충蛔虫이라 할 때의 회蛔자의 옛 글자체로 이 글자는 yóu로 읽지 않고,huí로 읽습니다. 우리가 오늘날 상한론 교재를 발간하면서 왜 옛 글자체를 그대로 따라 쓸까요? 이것은 원본 고적에 그렇게 나와 있기 때문으로, “치痓”자 처럼 확실히 “치痓”자로 쓰는 것이 옳지 않다고 알고는 있지만, 새 책을 인행할 때 마다 “치痓”자로 인쇄하고 읽을 때는 그 글자가 어떻게 쓰였던 간에 모두 “경痙"자로 읽는 것과 같습니다. 이 회충은 따뜻한 것을 좋아하고 찬 것을 피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회충은 소장에서 기생하고 있어 구토하더라도 게워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토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반드시 아래가 차가워졌을 때라야 합니다.  회충은 희온피한喜温避寒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보다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아래가 차가워지면 소장의 온도변화를 바로 느끼고 생활환경이 살기에 맞지 않는 소장에서 온도가 더 높은 윗쪽으로  올라옵니다. 이렇게 올라올 때 회충은 위胃속의 환경이 산성酸性이라 살기에 더 마땅치 않다는 것을 결코 미리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위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반드시 밖으로 토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토회증상은 환자의 하초가 차서 비유한脾有寒,하부유한下部有寒한 것을 나타내는데, 여기의 위유한胃有寒은 바로 위胃와 장腸에 두루 한이 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사람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반찬에서 벌레가 나오자식당주인이 우리는 농약에 오염된 채소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라고 말하더라는 우스개를 하곤 합니다. -아마도 회충은 분변을 비료로 준 채소를 통해 충란이 몸으로 들어와서 생기는 것을 연상시키기 위한 농담인 듯 합니다만 강의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역자.
  한 해 우리 동직문의원에, 벌써 30년 된 일이군요. 응급실에 한 환자가 들어왔는데 두 아이가 싸우다가 한 녀석이 이렇게 긴 세모난 송곳으로 다른 아이의 왼 옆구리를 찔러 비장을 뚫고, 왼 쪽 신장도  뚫고, 폐도 뚫어버려 기흉氣胸이 생기고, 위와 창자도 구멍이 난 채로 병원에 도착한 것입니다. 사정이 사정인 만큼 바로 동직문의원 입구에서 외과 수술실로 보내져 배를 열고  좌신左腎과 비장을 떼내고, 기흉에는 흉관을 삽입하였습니다. 그 뒤 위도 꿰매고, 창자도 꿰맸는데도 뱃 속에서는 여전히 끊임없이 피가 배어나오고 있어 어디서 피가 나는지 찾을 수 없어 배를 닫고 마무리하지 못한 채 수혈만 해 주고 있었으며 혈압도 줄곧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튿날이 되어도 호흡, 심박은 모두 그런대로 있지만 혈압은 아직 정상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는데, 동건화董建華교수님에게 회진을 요청해 왔습니다. 그 즈음 나는 동교수님을 따라다니면서 불러주시는 처방을 베끼는 일을 하고 있어서 교수님이 어딜 가시던지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내가 동교수님을 따라 병실에서 회진을 돌 때 동교수님이 대체로 맥을 짚어보시더니 이 아이의 대소변 상황을 물어 보셨습니다. 수간호사가 소변은 봤고, 대변도 한 번 봤다고 대답했습니다. “대변은 어떻던가?”고 물으시니 검은 색이라고 대답하더군요. 당연히 출혈때문이겠죠. 뒤에 수간호사가 한 마디를 보충했는데, 대변 속에서 회충 한 마리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동교수님이 회충이 살았던가, 죽었던가를 물으셨는데, 수간호사가 죽었더라고 말하자 동교수님은 ‘나는 처방을 못 내겠다.’고 하셨습니다. 경험많은 의사가 처방을 못 내겠다고 하는 것은 이 환자는 살릴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당시의 나로서는 왜 동교수님이 처방을 안 내리는지 몰랐기 때문에 나중에 동교수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 왜 처방을 못 내겠다고 말씀하셨나요?" " 보게. 그는 회충 한 마리도 살아있게 하지 못하는데, 스스로를 살릴 수 있겠나?" 당시에 듣고 나서 웃긴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할수록 옳은 이야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의 장도腸道에 기생하는 회충이 정상적으로 살아간다면 이 사람의 생기生機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회충 한 마리도 살아갈 수 없는 몸이라면 그의 생기는 이미 없어져 그 스스로도 살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과연 사흘째 우리가 회진했던 다음날 이 아이는 18 세로 죽고 말았습니다. 이 병례病例에서 나는 기생충이 체내에서 이상한 변화를 보이는 것이 늘 인체 내부 내환경의 변화를 나타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증후에서 토회吐蚘는 그 자체가 비위허한脾胃虚寒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렇게 중양이 부족하고, 비위가 허한한데는 신온발한을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신온발한은 양기를 손상할 뿐 만 아니라, 음액도 소모함으로 우리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아래에 두 조문이 더 있습니다.
한 조문은 제50조,“맥부긴, 법당신동통, 의이한해지. 가령척중지자, 불가발한. 하이지연? 이영기부족, 혈소고야. 脉浮緊,法當身疼痛, 宜以汗解之. 假令尺中遲者, 不可發汗. 何以知然? 以營氣不足, 血少故爾. ”입니다. 맥부긴은 당연히 한사가 표부에 있는 것입니다. “법法”은 무슨 뜻일까요?  “법法”은 “리理”와 같습니다. 법자와 리자를 볼 때 일반적인 정황에서는 법을 리라고 해석할 수 없지만 특수한 언어환경에서는 법을 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정황을 우리는 “의격이통義隔而通”이라 하는데, 이 두 글자는 글자의 뜻은 다르지만 특수한 언어환경에서 그 의미가 같을 때 이를 의격이통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의격이통이 될 때 우리는 훈고訓詁하면서 무슨 글자는 무슨 글자와 같다“某猶某也”라는 형식을 사용합니다. “모유모야某猶某也”라는 형식의 귀절을 함부로 쓸 수는 없고, 다만 의격이통 해야만 쓸 수 있습니다. 법유리야 法猶理也는 법자를 리자로 해석하라는 말입니다. 맥부긴은 한사가 표에 있는 맥상이므로 이치 상 당연히 신동통이 나타나며 땀을 내어 푸는 것이 마땅하며 틀림이 없으므로 발한을 시켜야 하는데, “가령척중지자假令尺中遲者”일 경우는 척맥이 지遲하므로 발한하면 안됩니다. 척맥이 지遲한 것은 맥음양구긴脉陰陽俱緊이 아닙니다. 우리는 앞에서 맥음양이 다 부긴하면 전형적인 태양상한표실증이므로 그래야 비로소 마황탕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지는 무엇을 나타내지요? 왜 지하게 되나요? 이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이영기부족, 혈소고이 以營气不足,血少故爾”라 한 것으로 압니다. 지맥遲脉은 영혈부족營血不足을 나타냅니다. 영기가 부족하고 혈소하므로 맥의 흐름이 지체되는 것입니다. 이 조문은 영혈부족에 한법을 쓰지 말라는 뜻입니다.
다음은 마황구금의 마지막 한 조문으로 바로 우리 교재의 제32페이지의 제49조문입니다.
원문에는“맥부삭자, 법당한출이유, 약하지, 신중심계자, 불가발한, 당자한출내해, 소이연자, 척중맥미, 차리허, 수표리실, 진액자화, 편자한출유. 脉浮數者,法當汗出而愈,若下之,身重心悸者,不可發汗,當自汗出乃解,所以然者,尺中脉微,此裏虚,须表裏實,津液自和,便自汗出愈。”라 했습니다. 맥이 부하면서 삭한 것은, 맥부가 사가 표에 있음을 나타내고, 맥삭脉數이 환자가 열이 나는 것을 보여주므로 이것은 표증입니다. 법당한출이유는 이미 표증이라면 이치가 땀을 내는 방법을 거쳐야 표사가 풀려 흩어짐으로써 이 병이 나을 수 있습니다. “약하지若下之” 그런데 만약 잘 못 하법을 쓰게 되면 무슨 정황이 나타나나요? 신중身重, 심계心悸와 맥미脉微인데 척중맥미尺中脉微입니다. 상한론 중에서 신중身重은 사기가 성하거나, 정기가 허할 때에 다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기가 성하다고 본 경우는 이미 이야기했던 제6조의 “풍온위병, 맥음양구부, 신중, 다면수, 비식필한, 어언난출. 風温爲病,脉陰陽俱浮,身重,多眠睡,鼻息必鼾, 語言難出.”입니다. 그것은 사열이 기기氣機를 막아서 느려지게 함으로써 전신의 기기가 제대로 퍼지지 못해서 몸이 무겁고, 뒤척이기도 힘든 것으로 사기성邪氣盛에 속합니다. 그런데 여기서의 신중身重은 양열증陽熱證과 같이 나타나지 않고, 심계心悸, 척중맥미尺中脉微와 같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 신중은 사열邪熱이 기기를 옹체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 정기가 허해서 생긴 증상입니다. 우리 몸의 움직임이 가벼우면서 부드럽고 날렵하려면 인체의 정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에너지가 충분해야 가볍고 날렵하며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지금 정기허는 무슨 기가 허한 것인가요? 척중의 맥이 미하다고 하였습니다. 맥미는 양허를 나타내는데 맥미는 가볍게 만지면 만져지지 않고, 세게 눌러도 만져지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맥미의 박동은 진폭이 매우 약하여 가볍게 만지면 그 박동을 느낄 수 없고, 세게 누르면 박동이 눌려서 느껴지지 않기 때문으로, 다만 가볍게 누르다가 세게 눌러가면서 자세히 살펴보아야 있는 듯 없는 듯한 맥의 박동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맥미입니다. 맥미는 양기허를 나타내며 펄떡거릴 힘이 없는 것이므로 상한론에서의 미맥은 보통 양기허입니다. 여기의 심계는 양기가 부족하여 심장에 영양 공급이 모자라기 때문에 생깁니다. 심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심음, 심혈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심양이 에너지를 제공해야 합니다. 뒤에 우리가 심양허를 강의할 때 심양허로 심장에 영양이 모자라고 에너지가 부족하면 심계가 나타나는 것을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래서 여기의 맥미脉微와 심계心悸 두 증상은 양허陽虚하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 때문에 신중身重도 사열이 기운의 흐름을 막아서 생긴 신중이 아니라 심양心陽의 陽气와 에너지가 부족하여 신체가 가볍고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지 못하여 느껴지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로써 신중身重, 권태倦怠, 무력無力으로 표현되고, 몸을 뒤척일 수도 없게 됩니다. 이런 증후는 리허에 표증을 겸한 것으로 직접 신온한 약으로 땀을 내면 안되기 때문에 중경은 여기에서, 이 조문에서 “당자한출내해當自汗出乃解”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정황이라야 이렇게 리허에 표증을 겸한 경우에 땀이 저절로 나게 될까요? 바로 몸을 알맞게 조양調養하여, 몸 스스로의 건강회복 능력이 작용하도록 함으로써 정기가 회복되는 것입니다. 만약 사기를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면 이것은 표리가 모두 실한 것입니다. 이때의 표리는 안팎의 정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 실實이란 사기가 왕성하다는 것이 아니라 정기의 충실, 표기와 리기의 충실을 뜻하여 표리의 기운이 모두 충실하다는 뜻입니다. 이로써 몸이 사기를 몰아내고 진액을 회복하여 땀이 나면서 병이 낫게 되는 이런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죠. 여기의 땀을 내면 안된다는 말은  양허한 사람에게 신온한 약으로 발한시켜서는 안된다는 말로 이는 마황구금麻黄九禁에 걸리는 경우입니다. 스스로 땀을 내게 해야 낫는다는 말은 당연히 우리가 임상에서 기다리고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정기를 북돋우고 사기를 내보내는 방법을 써서 때맞추어 치료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마황구금麻黄九禁이라고 하는 이 아홉 조의 원문을 모두 이야기했는데, 이 9조가 어떤 생각을 보여주는 것인지 그 정신은 다음 강의에서 더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