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만산 상한론 강의

제10강 태양중풍증치-1

臥嘗 齋 2025. 2. 11. 22:13

안녕하세요.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번 강의에서 우리는 “발열오한자, 발우양야; 무열오한자, 발우음야. 발우양, 칠일유, 발우음, 육일유. 發熱惡寒者,發于陽也;無熱惡寒者,發于陰也. 發干陽,七日愈,發干陰,六日愈.” 를 이야기하면서, 양에서 발병했을 때는 칠일만에 낫고, 음에서 발병했을 때는 육일만에 낫는다고 문제에서 외감병이 칠일만에 낫거나 혹은 육일만에 낫는지 아닌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뒤이어 우리는 제8조의  " 태양병, 두통지칠일이상자유자, 이행기경진고야. 太陽病頭痛至七日以上自愈者以行其經盡故也“를 말했습니다. 이른 바 ‘행기경진行其經盡’이란 한 외감병의 자연병정이 끝나려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어서 수많은 예를 듦면서 인체의 칠일절률七日節律, 병리적 칠일절률이 객관작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어떤 주가注家는 <상한론>중의 일기日期는 기계적인 숫자이므로 이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실제에 있어서 한 대漢 代에는 대자연이 아직 오염되지 않았던 때라 아마도 장중경은 실제적인 구체상황을 관찰하여 썼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오늘날 병례기록 곧 챠트를 쓰는 것과 같습니다.예를 들어 우리가 하나의 병례를 쓴다고 합시다. 환자가 진찰받을 때 첫마디가 오줌이 잦고, 마려운 것을 참기가 힘들며, 소변볼 때 아프다고 합니다. 그리고 추워서 떨리며 열이 난지 하루가 되었다고  했고 여러분은 현병력에  ‘만성 비뇨계 감염 3년, 그저께 비를 맞아 몸이 젖었는데, 그날 밤 제대로 쉬지 못함. 어제부터 한전, 발열, 뇨빈, 뇨급, 뇨통’ 이라 썼다고 합시다. 만일 30년 뒤, 혹은 300년 뒤, 2000년 뒤에 여러분이 의학계에서 매우 유명한 인물이 되었을 때, 후세 사람이 여러분의 병력기록을 보고 "그가 기록한 이 시간은 모두 대충 계산한 것이니 구애될 필요가 없어."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이 인정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아마 "내가 쓴 것은 구체적인 병례인데, 왜 신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라고 하겠죠. 상한론 중의 이런 시간들은 모두 중경이 임상병례를 실제로 관찰하여 쓴 것입니다.
앞에서 우리는 태양병의 자기 스스로 낫는 시간이 6,7일이며, 태양병이 나을 때 그 욕해시가 한낮의 앞뒤로 세 시진이라고 강의했습니다만 이것은 일반적인 정황을 말한 것 뿐인데, 그러면  특수한 체질의 사람, 특수한 정황이 있을 수 있알까요? 있습니다.
우리 제10조를 봅시다.
"풍가표해불료료자, 12일유.風家表解不了了者,十二日愈” 이른 바 "풍가"란 특히 태양중풍병에 쉽게 걸리는 사람으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대개 표양이 평소 비교적 허하여, 바람만 불어도 쉽게 중풍에 걸립니다. 이런 환자는 자연병정이 일반환자와 비교했을 때 조금 긴 편으로, 일반환자의 병정이 7일로 사기가 풀리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태양중풍증에 잘 걸리는 사람 즉 풍가風家도 그 기간 안에 표증이 풀립니다. 표증이 풀리는데 며칠이 걸릴까요? 칠일이 걸립니다.  그런데 불료료는 무엇을 불료료라 할까요? <방언>에서 말하기를 "남초질유, 혹위지차, 혹위지료南楚疾愈,或謂之差,或謂之了”라고 하였습니다. ‘혹위지차’라 한 것은 초나라라는 지방에서는 질병이 나았다는 말을 어떤 사람은 차差라고 한다는 뜻입니다.  상한론의 여러 곳에서 "약불차若不差” 라는 말이 나오고, 여러 곳에서 차差란 말이 쓰이는데, 차는 바로 병이 나았다는 의미입니다. "혹위지료"는 어떤 사람은 그것을 "료"라고 한다는 말입니다. 상한론에서 병이 나았다는 뜻으로 차를 쓰기도 하고, 료를 쓰기도 했는데, 여기서의 불료료는 아직 완전히 낫지는 않고 몸이 아직 상쾌하거나 편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표사가 이미 풀렸고, 열도 벌써 내렸고, 두항강통도 이미 완해되었는데 그래도 몸이 찌뿌드드한 것은 어떻게 된 일 일까요?  그것은 허약한 사람의 외감입니다. 칠일만에 병사가 물러났지만 정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까닭입니다. 정기회복에 며칠이 필요할까요? 오일五日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오장계통이 있어 오일이 일후一候이기 때문에 오일이 더 필요하고 그래서 오일을 더 조리한 뒤 앞의 칠일을 더한 열 이틀이 지나서 병이 완전히 낫는 것입니다.  이것은 체질이 비교적 허약한 사람므로 열이 내린 뒤 정기의 회복에 오일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앞의 칠일을 더하여 십이일이 되어야 완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제7조, 제8조, 제9조, 제10조에서 말하는 문제는 바로 태양병이 중풍이던, 상한이던 그 자연병정이 6, 7일이며, 좋아질 시간, 욕해시는 한낮의 앞뒤이며, 체질이 비교적 허약한 사람은 태양병에 걸린 뒤 그 자연병정이 십이일로 칠일만에 표사는 풀리지만 정기를 회복하기 위하여 오일이 더 필요하고, 그래야 비로소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태양병이 스스로 나아지지 않는다면, 사기가 다른 경으로 전해진 것일 수 있는데, 사기의 전경傳經에서 전경과 전경하지 않은 것을 변별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제4조와 제5조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 문제입니다. 우리 강의를 앞의 12페이지로 돌이켜서 원문 제4조와 제5조를 보겠습니다. 원문 제4조는 "상한일일,태양수지,맥약정자,위부전,파욕토,약조번,맥삭급자위전야.傷寒一日,太陽受之,脉若靜者,爲不傳,頗欲吐,若躁煩,脉數急者,爲傳 也” 제5조는 "상한이삼일,양명소양증불현자,위부전야.傷寒二三日,陽明少陽證不見者,爲不傳也,”라 했습니다.
"상한일일"이란 외감병의 첫째날입니다. 태양이 사기에 침범받았음에도 맥이 정하다는데 이 맥정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은 맥에 특수한 변화가 없다는 말로, 중풍에는 부완한 맥이 나타나고, 상한에는 부긴한 맥이 보여 맥에 특수한 변화가 보이지 않고 맥과 증이 서로 들어맞으며 맥증이 서로 호응한다는 뜻이며, 맥에 별 다른 변화가 없다는 것은 바로 사기가 다른 경으로 옮겨가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파욕토"의 파頗자는 피皮와 혈頁이 결합된 글자인데 의미가 무엇일까요? <설문해자>에서는 이를 "편두偏頭”머리가 한 쪽으로 치우쳤다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파자가 고대에는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많이, 아주"라는 뜻이고, 그와 상반되는 또 하나의 의미는"작은, 미세한"입니다. 상한론 중에, 파자가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서로 상반된 의미로 쓰여진 용법이 상한론 중에 모두 있는데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는 파욕토는 바로 매우 토하고 싶다라는 것입니다. "곽란병편霍亂病篇” 중에 있는 한 조문은 위가허한胃家虚寒한 환자가 위양胃陽이 차츰 회복될 때 그 위양이 점점 회복되는 과정 중 전에 많이 안 좋을 때는 위양의 부족으로 받아들이고 소화시킬 힘이 없어서 못 먹다가 위양이 회복되면서 "파능식頗能食”한 상태가 나타나고, 마침내 위양이 완전 회복하여 "능식能食"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위양이 허쇠한 상태에서 회복되는 과정 중에 그의 음식상태가 불능식에서 파능식으로, 다시 능식으로 변하는데 이 때의 파가 무슨 뜻일까요? 당연히 '조금'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여기의 파욕토는 바로 매우 토하고 싶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흔상토很想吐”는 사기가 어느 경으로 들어간 것을 나타내는 표지일까요? 소양으로 사기가 들어간 것을 나타냅니다. 왜냐하면 소양병은 담열기울膽熱氣鬰한 증후인데, 담열기울痰熱氣鬱, 담화내울痰火内鬱은 위를 침범하게 가장 쉽기 때문에 소양병의 임상특징에 심번희구心煩喜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희구는 구토를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구토를 많이 하고, 자주한다는 뜻입니다. 상한론에서는 늘 구토가 있느냐 없느냐로 소양병이 있느냐 없느냐를 가립니다. 이런 경우를 이후로 우리는 여러 조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 제61조는 "하지후, 부발한, 주일번조부득면, 야이안정下之後,復發汗,晝日煩躁不得眠,夜而安静"이라 하여 이렇게 팔다리를 가만두지 못하고 자꾸 움직거리며 불안해 하는 사람이, "불구,불갈, 무표증,맥침미,신무대열자,건강부자탕주지不嘔,不渴,無表證,脉沉微,身無大熱者,乾薑附子湯主之”라 하였는데, 이렇게 팔다리를 가만 두지 못하고 움직이며 불안해 하는 것이 소양병의  심번인지 아닌지, 양명병의 심번인지 아닌지, 태음한사가 폐표한 뒤 양울화열한 심번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고 건강부자탕을 쓸 수 있었을까요 ? 장중경은 제61조 속에서 "불구不嘔"라는 말로 소양병을 제외시키고, " 불갈不渴”이라는 말로 양명병을 제외하고, "무표증無表證"이란 말로 한사가 폐표하여, 양울이 열로 변하고 그 울열이 심을 어지럽혀 불한출不汗出, 번조煩躁한 대청룡탕증을 제외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상한론에서는 구토의 유무로 소양병의 존재여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의 파욕토는 사기가 소양으로 전해졌음을 나타냅니다.
"약조번若躁煩”은 글자로만 본다면 조번이 팔다리를 움직거리며 불안한 것을 강조한 것으로, 이는 삼음증이며,그 삼음증 중의 중증을 나타내는 하나의 임상표현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제5조의 "양명, 소양증불현자"와 결합해서 보면 "파욕토"를 소양증으로 보았으므로 우리는 약조번 중의 조번을 번조로 해석하여  양명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양명리열陽明裏熱, 양명리실陽明裏實은 심신을 흔들어 번조를 생기게 합니다. 대승기탕 적응증에도 "번불해, 복만통煩不解,腹满痛” 이 있으며, 심지어 "심중오뇌心中懊憹"라는 심중이 번조하며 울체되어 견딜 수 없는 증상까지 있습니다. 그러므로 "약조번"을 여기에서 제5조와 결합하여 본 결과 그 말이 가리키는 것은 양명병의 이열, 이실 로 심신이 어지럽혀진 번조입니다.  
"맥삭급脉數急”은 앞의 "맥정"과 대비하여 말한 것입니다. 맥정은 태양중풍에 부완맥浮緩脉이 나타나고, 태양상한에 부삭맥浮數脉이 나타나 맥과 증이 서로 호응하므로 맥상에 별다른 특수 변화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의 "맥삭급"은 맥이 빨라져 삭하면서 급한 것을 가리키며, 맥상이 이미 변화가 나타났음을 드러내는 말이므로, "파욕토" "약조번" "맥삭급"은 임상증상과 임상맥증에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기가 전경傳經하려고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4조에서는 상한 첫날에는 맥증에 변화만 발생해도 사기가 전경한다고 했는데, 제5조는 "상한이삼일, 양명소양증불현자, 위부전야."라 했습니다. 외감병이 이미 이삼일이 경과했다 하더라도, 소양병이 나타나지 않고, 양명병이 나타나지 않으면 사기가 전경하지 않은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로써 어떤 것을 알 수 있을까요?  전경되고 안되고를 변별하는 근거가 병정 일수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고, 임상맥증에 변화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첫 날에도 전해질 수 있고, 이삼일째에도 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전경이 병정의 날자가 많고 적음이 아니라 임상맥증이 변화 여부에 달려 있다는 말입니다.
자!  이상이 장중경이 태양병편에 쓴 총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