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병 강요-9
5.양명병이 가장 심해질 때-양명욕극시상阳明欲剧时相
양명욕극시상은 두 방면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데 한 방면은 바로 일반적인 의미로서의 욕극시상이고 또 다른 방면은 특수한 욕극시상이다.
(1)인지진상寅至辰上
양명의 일반적인 의미의 욕극시상欲剧时相은 태양에서의 의의와 같은데 곧 욕해시欲解时와 서로 대립하여 서로 부딪히며 서로 어긋나는 시상时相이 바로 욕극시상欲剧时相이다. 양명의 욕해시는 신에서 술까지인데 그렇다면 욕극시상은 당연히 인에서 진까지이다. 신유술申酉戌은 서방西方이며 추삼월秋三月로 그 성질이 량凉、강降한데 인묘진寅卯辰은 동방东方이며 춘삼월春三月로 그 성질이 온温、승升하여 양명의 성질과 작용이 서로 맞선다. 그래서 양명병에 이롭지 않은 요소로 작용하기 쉬우므로 양명병을 더치기 쉽다. 인묘진의 이런 시상 특징은 양명병을 진단하는데 상당히 큰 도움을 준다.
(2)일포소발조열日晡所发潮热
양명욕극시상阳明欲剧时相의 또 다른 특수방면은 바로 일포소日晡所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바로 일포소발조열日晡所发潮热이다. 조열潮热이 이렇게 일포소日晡所에서 생기면 양명병, 특히 양명병의 부실증府实证을 진단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가 양명편을 펴면 이 “조열潮热”이란 말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데 옛 사람들은 양명병을 경经부府의 두 증으로 나누었고 이 양명부증의 주요한 근거가 이 “조열潮热”이라고 확정해 놓았다. 그리고 양명부증阳明府证 중에 대승기탕大小承气汤을 쓸 때는 조열이 첫번째 지표증상으로 208조에서는 “기열부조其热不潮,미가여승기탕未可与承气汤。”이라고도 하였다.
위에서 말한 조열이 발작하는 시점이 곧 일포소日晡所이므로 일포소와, 조열이 일포소에서 발생하는 특수 의의에 대해 토론해 보겠다. 일포日晡는 《옥편玉篇》에서 "신시야申时也."라 했고 《회남자淮南子·천문훈天文训》에서는 “일지우비곡시위포시日至于悲谷是谓晡时。”라 하고 있다. 우리 다시 문자 모습을 보기로 하자. 포의 성부는 “보甫”인데 “보甫”는 먹는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포哺、포脯 등의 글자에 모두 “보甫”가 쓰인다. 그렇다면 일日+보甫는 또 무슨 의미일까? 해가 먹힌다는 것은 해가 서산으로 지는 바로 그 시간대를 의미하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 그 밖에 《설문》에서는 “보甫,남자미칭야男子美称也.”라 했고, 해는 양阳이 되고 남男이 되므로 일日+보甫 또한 해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해가 막 지려고 할 때가 가장 아름다우므로 해가 질 때를 일포시日晡时라고도 하는 것이다. “일포日晡”는 여기에서 “소所”와 이어 쓰였는데, “소所”는 비교적 쓰이는 범위가 넓은 말로 시간을 나타낼 수도 하고 또 장소를 나타낼 수도 있다. 시간을 나타낸다는 것은 당연히 앞에서 토론한 그 시간을 말하는데, 《옥편》에서는 그 시간을 신시申时라고 확정하고 있으나, 다른 문헌에서는 비교적 융통성있게 표현하였는데 왜냐하면 해가 지는 시간이 계절이나 경위经纬가 다르면 크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름이라면 우리 이곳에서는 6、7시에 해가 지는데, 신강新疆에서는 8、9시가 되어야 하므로 그 차이가 매우 크다. 그렇다면 장소는 어떤가? 해가 지는 것을 자연의 관점으로 보면 어디로 진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 서반구西半球쪽으로 떨어지는데 동반구东半球에서는 이것이 “락落”이지만 서반구西半球에서 보기엔 “승升”하는 과정이다. 그러면 인체란 이 시스템에서는 어떨까? 인체의 태양은 어디로 떨어진는 것일까? 당연히 양명 속으로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유酉자의 구조를 직관적으로 보면 유酉는 서西+일一인데 이 일은 무엇일까? 일一은 역괘易卦의 양효阳爻로 양기를, 태양을 나타내는데 일一이 서西속으로 들어갔으니 바로 이것이 해가 서녘으로 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실제에서 이를 증명해봐도 해가 질 때는 바로 유시酉时이다. 또 신유술申酉戌은 양명이 주관하므로 이 해가 양명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어디로 떨어지겠는가? 그 밖에 《설문》에서 “소所,벌목성야 伐木声也。”라 했고 《시诗》에서는 “벌목소소伐木所所。”라 했는데 나무를 베는 것은 쇠이므로 일포日晡에 소所를 쓴 것이 일포는 금시金时에 나타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금시金时를 가리키고 있다면 신유술申酉戌 세 시를 포함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과 방중행方中行이 말한 “신유술간독열申酉戌间独热,여시불열자余时不热者,위조열为潮热”-신유술시에만 열이 나고 다른 시간대에는 열이 나지 않는 것을 조열이라 한다.-의 해석과 맞아 떨어진다.
여기에서 조열을 토론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조열이 두 개의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첫번 째는 때가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 “시时”는 곧 일포소日晡所로 신유술을 말한다. 두번 째는그것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이 점을 빠뜨리기 매우 쉽지만 빠뜨리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그냥 시时의 특성만 있다고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일포소에서 나는 열을 모두 조열潮热이라 보고이렇게 단순하게 조열이라는 개념을 이해한다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이렇게 하나의 특성으로만 양명, 양명부증阳明府证을 보면 문제가 생겨버린다. 이미 조열이라고 이름지었으므로 일반적인 열이 아니라 “조潮”와 관연이 있다는 뜻을 가져야만 한다. 돌맹이를 던져 일어나는 물결을 밀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밀물이 아니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홍호수洪湖水,랑타랑浪打浪”이라고들 하는데 이 물결도 조潮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 또한 밀물이라 할 수는 없다. 조潮, 곧 밀물은 반드시 높이가 있고, 기세气势가 있어야 하므로 이를 조열潮热과 이어서 생각하면 미열이라든지 심지어 보통의 고열이라도 조열이라 부를 수는 없다. 우리 다시 방중행方中行의 해석을 보면 그가 말한 조열은 반 만 맞을 뿐이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앞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밀물을 말하면서 보름일 때 가장 밀물이 높아서 월만관조月满观潮한다고 했다. 밀물이 가장 높이 밀려올 때는 언제일까? 팔월八月이다. 팔월의 괘상은 관괘观卦인데 왜 팔월의 괘를 관괘라고 부른 것일까? 이것은 매우 재미있는 물음이라 하겠다. 밀물은 왜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것일까? 우리는 앞에서 이를 양기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양阳이 음阴에 더해지는 것을 조潮라 한다고 했다. 양기가 밀물을 일으킨다면 가장 높고 큰 밀물이 왜 여름에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왜 양기가 가장 왕성한 때가 아닌 것일까? 왜 오히려 양기가 거두어들여지기 시작할 때인 팔월인 것일까? 이것은 밀물이 생기게 하는 두 중요한 소인과 관련이 있는데 하나는 당연히 밀어젖히는 추동推动의 요인으로 완전히 양의 작용이며, 그 밖의 하나는 바로 막아선다는 조당阻挡의 요인으로 이는 당연히 음의 작용이다. 밀어젖히기만 한다고 밀물이 생길까? 밀물이 생길 수 없다. 기껏해야 “비류직하삼천척飞流直下三千尺”으로 묘사되는 폭포는 생기겠지만 밀물은 생기지 않는다. 밀물 썰물이 생기려면 반드시 하나는 밀고 하나는 막아 밀고 막는 사이에 밀물썰물이 자연히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 밀고 막는 힘이 가장 적당할 때, 음양의 작용이 가장 알맞을 때 가장 커다랗고 높은 밀물을 만드는데 팔월의 밀물도 이런 이치이다. 밀물썰물이 생기는 이치를 분명하게 알고나면 조열이라는문제도 풀어내기가 매우 쉽다. 조열潮热은 그 시간성时间性에 주의해야 할 뿐 아니라 그 고창성高涨性에도 주의해야만 한다. 옛 사람들은 양명을 흔히 경经과 부府의 관점에서 다루었는데 경经에서도 열热을 말하고 부府에서도 열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 이 열 사이에는 어떤 구별이 있는 것일가? 바로 이 열이 조潮하는지 조하지 않은 지로 나누어야 한다. 양명경열阳明经热에서는 조潮를 말하지 않았지만 양명부열阳明府热에서는 늘 조潮를 말하고 있어 조하는지 아닌지가 바로 경열经热과 부열府热의 근본적인 구별이 되고 있다. 양명경증阳明经证의 열热은 주로 양명의 양강凉降하는 작용이 잘못되어 나타나게 되는데, 이 밖에 양명의 또 다른 중요한 성질로 작용하는 “통通”에서도 동시에 일정한 영향을 받게 되지만, “경经”이란 이 단계에서 “통通”의 영향은 아직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러나 “부府”의 단계에 다다르면 정황은 완전히 달라져서 이 통通에 매우 큰 장애가 일어난다. 양명편에 “위중필유조시오륙매胃中必有燥屎五六枚”란 말이 있지 않은가? 조시燥屎가 양명의 길을 막고 있고 이때의 양열阳热은 또 매우 높아 미는 힘도 매우 강한 셈이므로 이렇게 밀고 막아 그 세력으로 양명부증阳明府证의 조열潮热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열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다시 식었다 하는지 아니면 꾸준히 열이 나는지는 열이 얼마나 높은 지를 설명하기도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이 막힘이 얼마나 심한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왜 “기열부조其热不潮,미가여승기탕未可与承气汤”이라고 했을까? 그것은 조열이 없다는 것은 심하게 막히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인데, 심하게 막히지도 않았는데 왜 승기탕을 써야 하겠는가? 이렇게 한의학의 이론들은 느슨한 것 같아도 사실은 매우 꽉 짜여 있는데 조열潮热 이 한 증상만 보더라도 참으로 꽉 짜여져 있지 않은가? 잘 짜여진 것이 확실하다.
6.고혈압을 생각해 본다.-대고혈압적사고对高血压病的思考
일포소日晡所는 본디 양명의 욕해시欲解时이지만 여기의 일포소발열日晡所发潮热은 오히려 양명이 심해지는 시간인 욕극시가 되었을 뿐 만 아니라 양명부실증阳明府实证의 중요한 진단근거가 되며 또한 대승기탕大小承气汤을 쓸 수 있는 중요 지표가 되고 있다. 이로써 이 욕극시欲剧时가 보통의 욕극시가 아닌데, 바로 이렇게 일반이 아닌 점이 우리가 이와 상관된 약간의 문제들을 생각하도록 끌어들이고 있다. 몇년전에 일본사람이 고혈압의 동맥경화와 양명의 맥대脉大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석고石膏를 위주로 하는 백호제白虎剂로 치료한 경과보고를 본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짝지음이 너무 억지처럼 보여 이 보도를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 양명편을 쓰면서 조열潮热에 대해 깊이 고민하다가 고혈압에 관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는 마치 옛날 도공陶公-陶渊明-이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쓰셨던 “부행수십보复行数十步,할연개랑豁然开朗。”-다시 수십걸음을 더 걸어 들어가니 눈 앞이 시원하게 트였다.-의 느낌처럼 다가왔다. 혈압血压의 작용은 무엇이며, 혈압은 왜 높아지는가? 우리 먼저 이 문제를 의학의 눈으로 보지 말고 일반적인 물리법칙으로 살펴보자. 혈압의 작용은 일정한 혈류량을 유지하여 조직과 기관의 단위부피안에 분초마다 필요한 만큼의 피를 보냄으로써 신진대사에 필요한 피를 확보하는 것이다. 단위 부피내의 혈액 공급량은 일반적인 상황 아래서는 상대적인 항상성을 유지하지만 각종 요인이 변화하므로써 어느 정도 차이는 생기는데 그러므로 혈압이 어느 정도 변화하는 것은 정상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아래가 60-90mmHg이고 위가90-120mmHg일 때는 모두 정상적인 혈압으로 본다. 그런데 지금 혈압이 튀어 올라 정상치를 훨씬 뛰어 넘는 것은 무슨 원인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단위 부피 내의 혈류필요량이 늘어남으로써 혈액의 공급이 딸려 정상치가 못되므로 그런 것인데 이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때는 인체가 혈압이라는 이 조절시스템을 작동하여 혈압을 높임으로써 원래만큼의 피를 공급할 수 있다. 그런데 혈압이 정상일 때 단위 부피내의 혈액공급이 모자라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왜 평소에 필요하던 공급량에 못 미칠까?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혈관이 좁아져서 혈액이 지나는 길이 막히거나 혹은 또 다른 원인이 순환과정을 방해하여 길을 가로막는 압력이 증가할 때는 혈압을 그대로 가져갔을 때 단위 부피 안의 혈류량이 반드시 줄어들어 혈액공급이 반드시 모자라게 될 것이 뻔하다. 어떻게 해야 이 골치거리가 없어질까? 이렇게 혈액순환 과정 중에 나타난 막힘을 없앨 수도 없고, 또 반드시 기관 안의 혈액량을 유지해야 한다면 인체는 어쩔 수 없이 혈압을 높이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이것이 또한 바로 인체를 고혈압병이란 악성 순환 속으로 몰아 넣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이런 생각이 아주 겉핧기 라서 우리들이 다 같이 깊고 자세하게 연구해 봐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는 우리에게 고혈압의 핵심요소와 그 요소가 바로 막힘으로 순환과정의 장애라는 것은 이미 거시적으로 밝혀주고 있다. 그래서 고혈압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혈압을 내리는 것일 수 없는데 왜냐하면 혈압을 내리더라도 더 높이 올라가버리기 때문이다. 이래서 이 혈액공급부족을 해결하려면 혈압을 올려야 하지만 내려도 다시 올라가 버리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하여, 서양의학에서는 이 혈압강하제를 평생 먹도록 하는데 이것은 좋은 방법이라 할 수가 없다. 그러면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막힘을 없애는 것이다. 혈액순환 과정의 장애를 줄이거나 나아가 없애버리면 혈압은 자연히 내려가서 칼슘길항제, 혈관확장제를 쓸 필요가 없어진다. 왜 고혈압의 발병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발병나이가 갈수록 어려지는 것일까? 그것은 위에서 말했던 그런 조체阻滞、이런 장애障碍를 형성하는 요인이 늘어났고 그런 요인에 접촉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을 빠뜨릴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사회적 요인 곧 인위적 요인이다. 이 조체阻滞를 없애고, 이 장애를 쓸어버리고, 나아가 근본적으로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한양방이 힘을 합치고 사회 각 방면과도 손잡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명병은 여기에서 토론을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