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중의思考中醫

양명병 강요-2

臥嘗 齋 2025. 1. 28. 18:57

4.양명 운기는 무엇을 뜻하는가?- 양명적운기의阳明的运气义
양명阳明의 운기运气의 뜻은 두 가지의 다른 관점에서 살펴 볼 수 있다.  하나의 관점은  앞에서 들었던 폐와 대장大肠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조금燥金이다. 이 절에서 우리는 이 조금燥金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토론하려 한다. 양명阳明은 천天에 있을 때는 조燥가 되고, 지地에 있을 때는 금金이 된다. 양양합명两阳合明이 왜 조금燥金과 어울린다고 보았을까?  이 의미를 해결하는 것은 양명편의 문제를 풀어내는데 지극히 중요한 관계가 있는데, 그것은 태양편에서 태양太阳이 한수寒水와  어울리리다고 본 것이 태양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했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1)조燥란 무엇인가?-조의燥义
양양합명两阳合明의 핵심은 합合에 있는데 합合의 의미가 양기를 취합聚合하여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것은 앞에서 이미 이야기했다. 그러면 조燥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설문说文》에 조자燥者,건(간)야乾也라 한 것으로 보아 조燥는 바로 마른다는 뜻이다. 그래서 흔히 간조乾燥-현재는 모두 건조라고 읽고 있음-로 한 글자처럼 쓰이고 있다. 여기에서 여러분들은 설문에서 쓰인 이 마를 “건乾”자가 요즘 쓰고 있는 간체简体의 간干자가 아니라 번체繁体라는 것에 주목하여야 하는데, 번체에서 이 글자는 주역에서 말하는 건괘乾卦에서의 건과 같은 글자이다. 간乾(干)과 건乾(qián)은 글자는 같지만 소리는 다른데, 왜 간干이 건乾과 같은 글자로 쓰였을까? 이것은 매우 뜻 깊은 문제와 연관된다. 건괘乾卦는 후천팔괘后天八卦중에서 서북西北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서북쪽이라면 여러분은 자연스럽게 건조干燥가 생각날 것이다. -하늘 건과 마를 간을 이야기하고 있음- 이 글을 쓰기 바로 얼마 전에 마침 서북에 사는 한 미국사람의 초청을 받아 왕진을 갔었는데, 비행기를 탈 때는 셔츠를 입었다가 내릴 때는 스웨터를 입어야 했다. 추운 것은 옷 몇벌 더 껴입으면 되는데 남쪽 사람인 나로서는 이 건조한 기후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이튿날 바로 입술이 갈라졌고 사흘 째부터는 피부가 쭈글쭈글해 졌다.  서북은 왜 이렇게 건조할까? 이로써 간干과 건乾이 같은 글자를 쓰는 것이 상당히 깊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간)조干燥와 맞서는 말은 조습潮湿인데 이는 한과 열이 맞서는 것과 같다. 앞에서 우리가 한寒을 토론했을 때 열热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여기서 조燥를 토론할 때도 앞의 방법을 따라 이야기해 보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습湿의 입장에서 조燥를 토론하여, 조燥가 음양阴阳에 있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습을 연구하려면 먼저 그 글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를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습湿의 형부形符는 삼수“氵”이므로 습이 물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며, 습의 성부声符는 현显인데 현显은 무슨 뜻일까? 우리가 늘 현显과 이어쓰는 글자는 바로 명明으로 명현明显 혹은 현명显明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것이 우리를 명현明显 또는 현명显明하게 하는가? 대낮에는 태양太阳,밤에는 등불이다. 태양이나 등불이나 모두 양阳의 상징으로 양은 드러나게 하고 환하게 한다. 그러므로 현显-드러남-은 양이고, 양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현의 뜻을 알고 나면 습湿의 뜻도 분명해진다. 무엇이 습인가? 무엇이 습하게 하는가? 물에 양阳을 쐬면 습이 된다. 양이 물을 쪄 올려 자욱해진 것이 습이다. 습은 물과 연관된다. 습이 어디서 온다고? 습은 물에서 온다. 그래서 우리는 수습水湿이라고 붙여 부를 때가 많다. 그렇지만 습은 물과 다른데 그 차이는 “현显”에서 찾아야 하고 양에서 찾아야 한다. 습은 물에서 비롯되지만 반드시 양기가 물을 쪄 올려 흩뜨려서 공기 속에 녹아들었을 때 습이 되므로 물은 아니다. 그래서 양기가 물을 쪄 올려 흩뜨리는 것이 습을 만드는 조건 중의 하나이다. 춘하추동春夏秋冬 네 계절에서 언제가 더 습하고 언제 덜 습할까? 당연히 봄 여름이 더 습하고 가을 겨울이 덜 습하다. 방위로 보면 동서남북에서 어디가 더 습하고 어디가 덜 습할까? 동남은 양이므로 그 곳은 더 습하고,  서북은 음이므로 거기는 덜 습하다. 무엇이 이렇게 습의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그것이 물을 쪄 올려 흩뜨리는 양기가 어느 정도인가에 달려 있다는 것은 매우 뚜렷한 사실이다.  
봄, 여름의 양기는 날로 늘어 나므로 습이 자연히 많아지게 되지만, 가을, 겨울의 양기는 발산하다가 이제는 도로 모여드는데, 모여 들게 되면 쪄올릴 수가 없다. 쪄올리지 못하므로 습을 이루는 조건이 빠지게 되므로 가을 겨울에는 덜 습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가을 겨울이 덜 습하므로 이것은 또 하나의 이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와 맞닿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조燥의 문제이다. 조습燥湿은 서로 맞서는 말이므로 습이 많으면 조가 적고, 조가 많으면 습이 적다. 왜 가을 겨울에는 건조하고, 왜 서북지방은 건조할까? 터놓고 말하면 습이 적기 때문이고, 양기가 덜 쪄 올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다보니 습조湿燥의 문제는 다시 음양의 문제로 돌아왔다. 우리가 사물을 탐구하려면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무엇이 사물의 본질인 것일까? 앞에서 우리는 이미 그것이 바로 음양阴阳이라고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관점으로 습을 토론하고, 조를 토론하여 본질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내경》에서 말한 구본求本인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조燥、습湿을 살펴보아 그에 포함된 뜻을 알고 난 뒤 다시 병기십구조病机十九条를 보면 그 속에 조燥를 말하지 않은 것이 결코 소홀해서 그런 것이 아니며, 이상하게 생각할 일도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습을 말하고 열을 말할 때 조燥도 이미 그 속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양기가 발산发散하면 습과 열이 되고, 양기가 취합하면 조가 생긴다. 그래서 조든 습이든 음양의 다른 모습일 뿐인 것이다. 유하간刘河间, 유가언喻嘉言은 스스로 고명高明한척 하면서 병기病机에 조燥 조문 하나를 덧붙였는데 언듯 보기엔 필요할 것 같지만 사실은 드러난 모습에 너무 얽매인 것으로 사족蛇足일 따름이다.
  습조湿燥가 드러내고 있는 이런 의의는 역괘易卦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역》의 다섯 번째 괘는 수괘需卦(䷄)라고 하는데 글자로는 이 괘상이 수천수水天需로  표현된다. 상괘上卦는 수水를 나타내는 감坎이고 하괘下卦는 천天을 가리키는 건乾이다. 역易은 세 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늘 말하는 《주역》은 그 중의 하나이며, 이 밖에 연산连山、귀장归藏이라는 두 가지 역이 더 있다.  《주역周易》은 건천乾天으로 시작되고,《연산连山》은 간산艮山이 처음이며, 《귀장归藏》은 곤지坤地가 머리이다. 《귀장》 역易에서는 수괘需卦를 욕괘溽卦라고 부르는데 욕溽은 무슨 뜻일까? 욕溽은 유濡이며,습湿이다. 그래서 수需라는  이 괘는 바로 이로써 전문적으로 “습湿”을 토론하는 괘인 것이다. 우리가 습湿이란 이런 개념을, 이런 문제를 이차원 평면에 놓고 토론한다면 반드시 수괘需卦에 속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수괘需卦로 보거나,욕괘溽卦로 보거나 간에 이 “습湿”괘卦가 무엇때문에 습湿라고 보는 것일까? 수가 하늘 위에 있으니 습인 것이며, 물이 공기 중에 가득 퍼져 자욱하므로 습인 것이다.  물이 어떻게 공기 중에 있게 되었을까? 물이 왜 공기 중에 가득하게 되었을까? 양기가 물을 쪄 올리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양기가 쪄 올리지 못하고, 양기가 모여 들어버리면, 물이 하늘에 있을 수 없고, 물이 퍼져 있을 수도 없이 되어, 이 때 의 물은 다만 아래로 흘러 내릴 뿐이므로 결코 위를 “윤润”하게 하여 습湿이 될 수 없어서 조燥한 상태가 자연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2)조는 어째서 금과 어울린다고 보았을까?-조하이배금燥何以配金
《내경》에서는 조기燥气를 금金과 어울린다고 보았으므로 조燥와 금金을 이어 조금이라 한 경우가 많다. 조燥는 왜 금金과 어울린다고 하는 것일까? 앞에서 말했던 조의燥义를 잘 이해하고 나면 이 문제를 풀기는 어렵지 않다. 금金은 오행五行 중에서 가장 무게가 나가는데,  왜 가장 무거운 것일까? 그것은 바로 그 모이고 가라앉는 성질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취렴침강聚敛沉降하는 성질때문에 양기를 가라앉아 모아들이게 (침렴沉敛하게) 하고, 침렴하면 증발蒸发하지 못하여 물이 그냥 흘러내리기만 하고 위로는 올라갈 수 없게 되어 마르는 것이다. 조燥와 금金을 어울린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까닭이다.
노자老子는 “유무상생有无相生,난이상성难易相成,장단상형长短相形,고하상영高下相盈,음성상합音声相合,전후상수前后相随。”라고 했는데 사실 조습燥湿도 이런 관계이다. 앞의 수괘需卦에 따르는 괘가 송괘讼卦䷅인데 그 괘상은 바로 수괘를 뒤집어 놓은 위가 건괘이고 아래가 감괘인 모습이다. 수괘가 욕溽을 나타내고, 습湿을 나타내는 그런 괘상이라면 송괘讼卦는 틀림없이 간干을 나타내고 、조燥를 나타내야 한다. 송괘가 조를 나타내는 것을 우리는 두 방면으로 풀어볼 수 있는데, 하나는 앞의 해석처럼 건상감하乾上坎下로 건양乾阳은 상승하고 감수坎水가 하강하여 물이 흐러내기기만 하고 오르지 못하므로써 마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송诉讼하는 일로  옛날에 관비官非라 했는데, 이는 오행으로 금이 되며, 금金과 조燥의 상관관계는 이미 앞에서 설명했었다. 이 두 방면으로 볼 때 송괘는 확실히 조燥를 나타내는 괘이다. 우리가 송讼과 수需 두 괘상을 마주 두고 견주어 보면 조습燥湿의 관계는 매우 확실해진다.

(3)조습과 짝이 되는 기는 무엇인가?-조습소배기燥湿所配气
조습燥湿이 서로 마주  보는 개념이므로 조와 습의 짝이 되는 기气도 당연히 맞서게 될 수 밖에 없다. 양기가 취렴수장聚敛收藏하면(모여들어 갈무리되면) 날은 점점 추워져 가고, 양기가 모여들어 갈무리되면 물이 증발되어 올라가지 못하므로 공기가 눅눅해지지 않고 마르게 된다. 그래서 조燥는 본성이 서늘한 것인데, 어떤 사람은 이를 조기燥气가 서늘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가을이 왜 조燥하게 되며, 가을 날이 왜 서늘한가? 이런 이치는 모두 여기에서 찾아진다. 그리고 봄 여름에는 양기가 산발승등散发蒸腾하므로(퍼져나가 쪄오르므로) 날이 따라서 따뜻하다가 더워지며, 그래서 이렇게 양기가 퍼져나가 쪄올라가면서 음수阴水를 데리고 위로 오르게 하므로써 눅눅해지는 것이다. 비록 습湿을 《한의학개론》에서는 음사阴邪라 하고 있지만 그 본성을 따지자면 온열温热과 관계된다. 이 이치를 모두들 반드시 확실하게 분명히 알지 않으면 안된다. 앞에서 어떤 사물이든지 음양으로 생각해보아야만이 그 본질을 파악해내어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 했었다. 어떤 사람이 와서 무슨 이야기를 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황제나 기백이 여러분의 생각이 잘 못 됐다고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당연히 만약 황제나 기백이 정말 직접 오실 수 있다면, 여러분 같은 까마득히 어린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가르칠 만 한 젊은이로군' 하면서 기꺼워하기 바쁠 것이다. 봄 여름은 왜 눅눅한가?동남지방은 왜 눅눅한가?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
위에서 우리가 습성湿性은 본디 열热하며, 조성燥性은 원래 서늘하다 했는데 이는 매우 근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이 관점으로 보면 고苦가 왜 습을 말리며, 신辛이 어떻게 마른 것을 눅진하게 하는지 바로 쉽게 이해된다. 신고辛苦의 성질은 《내경》에서 이미 매우 명확하게 정의해 놓았는데 그것은 바로 신개고강辛开苦降이다. 개开는 양기를 열어 흩뜨린다는 뜻이며, 강降은 양기를 거두어 내린다는 의미이다. 전에 본과 시절  《본초학》시간에 황련黄连、황금黄芩、황백黄柏을 배울 때 이 세 가지 약이 모두 “조습燥湿”이라는 같은 약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본초학》은 1학년 때 배웠기 때문에 그 이유가 궁금했었지만 풀지 못한 채 그 뒤로 십 년이상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 왔었다. 《한의학개론》은 분명히 습湿을 음사阴邪라 했는데 이 음사를 없애려면 양적인 것으로 치료해야 하고 그래야 열로 한을 다스리고 한으로 열을 다스리며, 양으로 음을 다스리고 음으로 양을 다스리는 기본 원칙에 들어 맞을 것이 아닌가?  이 삼황三黄은 가장 고한苦寒한 약이어서 그 성질이 지극히 음적이므로 이 삼황을 써서 습을 다스리려면 앞친 데 덮친 격일 텐데  어떻게 조습燥湿하는 작용을 할까? 확실히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었다. 줄곧 그러다가 십 몇년 뒤가 되어 음양으로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하여 육기六气를 생각하면서 그제서야 나를 그 동안 괴롭혀 오던 문제가 사실은 매우 간단하여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고한苦寒은 청열사화清热泻火하는 것이 아니던가? 강양降阳하는 것이잖아? 바로 가을 겨울과 같은 상태를 만드는 것이지 않은가? 바로 습湿에서 이 “현显”자를 걷어내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화열火热을 없애고, 양기阳气를 모아 내려가게 하고, 가을 겨울과 같은 상태로 만들고, 현显을 없애면 또 무슨 습기湿气라 할 만한 것이 있겠는가? 그제서야 고한苦寒이 습湿을 치료하는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제서야 《소문》의 “음양자阴阳者,천지지도야天地之道也,만물지강기万物之纲纪,변화지부모变化之父母,생살지본시生杀之本始,신명지부야神明之府也”가 가진참된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제서야 신옹辛翁의 “중리심타천백도众里寻他千百度。틈연회수蓦然回首,나인각재등화란산처那人却在灯火阑珊处”-뭇 사람들 속에서 정신없이 찾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니 등불 어둑한 곳에 그 사람 있구나- (신기질辛弃疾의 시 원석元夕)가 어떤 경지인지를 느끼게 되었다.  
고한조습苦寒燥湿의 문제가 해결되니 신이윤지辛以润之도 어렵지 않았다. 신온辛温은 어째서 윤조润燥하는가? 신온은 양기를 고동鼓动하고 증발蒸发하며, 봄 여름의 상태를 만들어내고, 습湿의 이 “현显”을 나타나게 하므로 자연히 습윤湿润해 지므로 조기燥气가 생길 턱이 없다. 오국통吴鞠通은 행소산杏苏散이라는 치조명방治燥名方을 만들었는데 여러분들도 배운 처방으로 임상에서 늘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이 처방은 소엽苏叶,반하半夏,복령茯苓,전호前胡,길경桔梗,지각枳壳,감초甘草,생강生姜,대조大枣,귤피橘皮,행인杏仁 의 열 한 가지 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과 시절 방가方歌-처방노래-를 외웠는데 아직도 “행소산용하진전杏苏散用夏陈前,지길령감강조연枳桔苓甘姜枣研”이라는 앞 두 귀절은 기억난다. 행소산杏苏散의 이 구성에서 성질이 윤润한 행인을 제외하면 윤조润燥하는 성질을 가진 다른 약재는 없고 다만 신온辛温에 약성이 치우쳐 있을 뿐인데 오국통은 윤조润燥하는 처방이라고 했다. 행소산의 이 처방의 본 뜻을 전에는 나도 그다지 이해할 수 없었고, 《방제학方剂学》책을 보면 방제학을 쓰고 강의하는 사람들도 이 처방이 윤조하는 방제라는 것의 참된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뒤에 조燥의 이치를 명백히 알고나서야 이 처방이 정말로 윤조润燥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소산杏苏散과 소청룡탕小青龙汤은 하나는 성질이 완만한 시방时方-후세방-이고 하나는 성질이 맹열한 경방经方-고방-이지만 둘 다 우수한 처방이다. 선사께서 살아 계실 때 해수환자 한 사람을 치료하셨던 것이 생각난다.  발병한 지 삼년된 여성환자로 가을만 되면 기침이 시작되어 일, 이월 달이 되어서야 그쳤는데, 양약과  한약을  먹어보았지만 모두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4년째 되던 해 선사에게 치료받으러 왔을 때 스승님은 진찰하신 뒤 조해燥咳이니 신윤辛润하는 법을 써야 한다 하시고는 소청룡탕小青龙汤을 처방하셨는데, 하루치 약을 먹고나자 기침이 멈추었고 사흘 치 약을 먹고 나서 몇 년 뒤까지도 기침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소청룡탕이 어떻게 윤조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그 처방이 신온한 처방으로 수기병水气病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윤조润燥한다는 것까지는 확실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처방과 조燥의 본디 의미를 이어보면 소청룡탕小青龙이 燥를 다스린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게 된다. 왜 청룡青龙이라고 했던 걸까? 청룡은 구름을 부르고 비를 내리게 한다. 구름이 몰려와 비가 쏟아지는데 공기가 건조하겠는가?
정흠안郑钦安은 《의법원통医法圆通》에서 “음양무구실거阴阳务求实据,불가일미견두치두不可一味见头治头,견해치해见咳治咳,총요탐구음양영축기관总要探求阴阳盈缩机关,여부용약지종음종양변화법규与夫用药之从阴从阳变化法窍,이능명백료연而能明白了然,경장经方、시방时方,구무구집俱无拘执。구지久之,법활원통法活圆通,리정예숙理精艺熟,두두시도头头是道,수념이삼미随拈二三味,개시묘법기방皆是妙法奇方。”-음양을 따질 때는 참된 근거를 찾도록 힘써야 한다. 머리가 아프다고 머리만 다스리거나 기침한다고 기침만 치료하려 하지 말고, 언제나 음양의 차고 기우는 기틀과 약을 쓸 때 음양으로 바뀌어가는 법칙을 탐구하여 훤히 볼 수 있으면서 고전처방과 요즘 처방에 모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오래 경험을 쌓다보면 법도가 두루 뚫리고, 이치에 밝아지고 기술에 익숙해지게 되어 하는 일마다 늘 도리에 맞아, 비록 두 세가지 약을 처방해도 모두 다 기묘한 이치를 갖춘 처방이 된다.-이라고 했다. 선사께서 소청룡탕으로 기침을 치료하신 것을 보면 곧 무엇이 “두두시도头头是道”-하는 일마다 도리에 맞음-인지 알 수 있다. 의학을 배울 때는 명리明理를 귀하게 여겨야 하는 법이니, 이치를 확실히 알아야만 비로소 의술이 예도의 경지에 접어들 수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이 문제에서 기초이론이라고 얕보고 음양을 강의할 때 졸면서 어떤 처방이 우슨 병에 좋다고 할 때만 눈이 반짝거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이치를 모르면서 어떻게 치료를 잘 할 수 있겠는가? 이치에 능숙하지 못하면 방법을 경우에 맞춰가면서 매끄럽게 운용할 수가 없으므로 치료할 때 마다 도리에 딱 들어 맞을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