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중의思考中醫

상한이란 무엇인가?-2

臥嘗 齋 2025. 1. 28. 15:16

二. 음양陰陽을 인식하여 지극한 이치를 탐구하라.
앞에서의 논제를 확실히 정리하고 나면 바로 좀 더 근원적인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어서 세 개의 문제를 내 놓으려고 하는데 첫 째는 소문에서 말한 ‘금부열병자, 개상한지류야. 今夫熱病者, 皆傷寒之類也.’이다. 열이 나는 병이면 열병이라야지 왜 이를 상한에 귀속시키는가? 한과 열은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 같은데 이게 무엇이냐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첫 번째 문제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한에 상한 것이 상한이라면 하나의 병인데 난경에서는 왜 ‘상한유오, 유중풍, 유상한, 유습온, 유열병, 유온병傷寒有五, 有中風, 有傷寒, 有濕温, 有熱病, 有温病’이라고 해서 하나의 상한이 왜 이렇게 많은 병을 포괄하고 있느냐는 것이 하나의 문젯거리인 것이다. 세 번째는? 장중경은 왜 상한으로 날줄을 삼았으며, 후세의 왕숙화王叔和는 무엇 때문에 직접 상한으로 책이름을 지었는가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우리가 상한론을 읽기 전에 반드시 밝혀내야 하는 문제로 그렇지 못하면 상한론을 읽어 낼 재주가 없다.
그러면 앞에 말한 세 문제를 어떻게 하면 밝혀낼 수 있을까? 이쯤에서 우리는 청나라 말엽 사천四川 명의名醫 정흠안鄭欽安의 충고를 빌려야 할 것이다. “배우는 사람이 음양에서 지극한 이치를 탐구해 낼 수 있으면 바로 중경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학자가 중경의 학문 속으로 깊이 들어가려면 반드시 음양의 문제를 가장 으뜸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1.음양을 인식하라.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의학의 속 알맹이는 무엇일까? 한의학의 하나하나마다가 싸고돌고 있는,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음양이다. 소문 음양응상대론은 이렇게 시작된다. “음양자, 천지지도야, 만물지강기, 변화지부모, 생살지본시, 신명지부야, 치병필구우본.陰陽者, 天地之道也, 萬物之綱紀, 變化之父母, 生殺之本始, 神明之府也, 治病必求于本.” 소문의 이 구절은 음양을 한껏 압축하여 개괄한 말이다. 우리가 어떤 학문을 하던지 천지 곧 자연과 떨어질 수는 없는데, 한의학은 더욱 더 그런 학문이다. 음양은 천지의 법칙이며, 만물의 강기이다. 만물萬物, 강기網紀 이 말들의 무게를 느껴보라. 무엇이 이 음양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변화의 부모이다. 우리가 사물을 탐구할 때는 반드시 그 변화를 보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공간에서의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변화, 무엇이 이 변화를 만들어 내는가? 바로 음양이다. 우리는 사회와 접촉하고 자연과 접촉하는데 사회의 것이든지 자연의 것이든지, 동물이든지 식물이든지, 유기물이든지 무기물이든지 , 우주이든지 은하이든지 어떤 것이든 그 모든 것이 나고 스러지는 과정을 겪지 않는 것은 없는데, 그렇다면 어째서 이렇게 나고 스러지는 것일까? 그럴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음양이다. 또 신명의 집이기도 한데 신명이란 정신이자 사유思維를 말하는 것이므로 이 조문은 특히 사람과 관계가 깊다. 그러면 이 신명은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을까? 이 또한 음양과 관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치병구본治病求本의 문제이다. 요즘 사람들은 거의 ‘서의치표, 중의치본.西醫治標, 中醫治本.’ 이라는 말을 알고 있다. 그런데 한의학이 어떻게 근본을 치료하느냐고 묻거나, 무엇으로 근본을 치료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하지 못한다. 사실 이 근본이 바로 음양이거나 아니면 음양 속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음양은 바로 이렇게 모든 방면과 관계되는 가장 근원적인 것이다.
여러분들은 음양을 어디까지 인식하고 있는가? 내경의 수준에 도달했는가? 내가 본과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면서 늘 이런 문제를 물어보았었다. 그런데 학생들의 대답은 한의학개론에 쓰인 몇 줄 뿐이었다. 서로 제약하고, 서로 대립하며, 서로 상대방에게 뿌리를 두어 서로 도우며, 늘고 줄면서 평형을 이루어야 하고, 서로 상대방으로 바꾸어져 간다는 등의 말이다. 더 캐묻고 들면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음양은 이런 것만 알아서는 충분히 배웠다고 할 수 없다. 어떻게 대립하고, 어떻게 서로 상대방에게 뿌리를 두어 서로 돕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 여러분은 절실히 느껴야 한다. 어떤 사물의 변화라도 음양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손, 발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도 음양을 가리어 내고, 모두 음양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여러분은 음양을 써 먹을 수 있고, 이래야만 음양으로 참된 실제 문제를 풀어낼 수 있게 된다.
(1)음양의 관계
음양은 음과 양 둘 사이의 일을 말하는 것으로 이렇게 둘이 있음으로써 서로 간의 관계 문제가 생기는데, 이것은 또한 음양 이 학문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소문. 음양응상대론에서 ‘양생음장, 양쇄음장陽生陰長, 陽殺陰藏’이라고 매우 정확하고 완벽하게 논술하고 있다. 이 말은 기본적으로 음양의 주요한 속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 말의 뜻을 깨치면 음양의 의미를 풀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양생음장, 양쇄음장陽生陰長, 陽殺陰藏’은 주로 일 년의 음양변화와 그에 따른 만물의 주요한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다. 양생음장은 주로 일 년의 전반기 즉 봄, 여름의 변화를 말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는 양이 점점 생겨나고 음도 점점 길어나니 이 둘 사이가 매우 사이좋게 어울리는 때이다. 구체적으로 자연 상황을 보면 봄이 오면서 해가 점점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므로 어디서든지 양기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이 때 음은 어떤가? 양화기, 음성형陽化氣, 陰成形이라 했으니 음은 형체를 만드는 것이므로 음에 속한 만물도 이런 양의 늘어남에 따라서 끊임없이 우거져 가니 참으로 자라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 과정은 양이 솟아오르고 음이 자라나 참으로 부창부수夫唱婦隨라 할 만하다. 이는 우리가 전에 말했던 대립하여 한 쪽이 늘어나면 한 쪽이 줄어드는 관계와는 다른 것 같다. 양이 다 생기고 나면 이때부터 만물이 도리어 스러져가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 상황인 것이다. 이 과정을 현대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양기를 에너지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만일 천지간에 에너지 저장고가 있다고 본다면 봄과 여름은 에너지를 풀어놓는 과정으로서 에너지가 풀려남에 따라 만물이 에너지를 공급받음으로써 점점 자라고 우거진다고 할 수 있다. 아니라면 만물이 어떻게 자라나고 우거지겠는가? 이는 바로 이 양기가 풀려나고, 에너지가 풀려나와 만들어진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양생음장이다.
그러면 양쇄음장陽殺陰藏은? 이는 가을, 겨울의 변화를 이야기 한 것으로 여기에서의 양살은 양생陽生과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양쇄陽殺를 정말 죽이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봄, 여름에서의 양생이 양이 풀려나오는 것, 에너지가 풀려나오는 것을 가리킨다면 이렇게 풀려나오는 것이 쉼 없이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럴 수가 없지 않겠는가! 이것은 마치 권투를 할 때 주먹을 쳐 내고 나서 그 상태에서 계속 머물러 있다면 두 번째 주먹을 쳐낼 수 없는 것과 같다. 반드시 뻗었던 팔을 다시 움츠린 뒤라야 다시 주먹을 내 뻗을 수 있는 것이다. 양기도 이와 같아서 언제나 솟아올라 퍼져나갈 수는 없다. 지탱해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솟아올라 퍼져나가다가 힘이 다하면 점점 거두어 갈무리가 되는데 이런 거두어 갈무리는 것이 바로 풀려나오는 양생과 대비되는 양쇄이다. 양쇄가 되어 에너지가 거두어 갈무리되면 만물이 에너지의 공급을 받지 못하여 생장이 차차 멈추게 되면서 시들고 말라드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보는 가을 겨울의 모습이다. ‘추풍취위수, 낙엽만장안秋風吹渭水, 落葉滿長安-가을 바람이 위수에 불어오니, 떨어진 잎들이 장안에 가득하구나.’ 라는 것이 바로 이 쓸쓸하고 스산한 풍경을 말해주는데 이것이 바로 거두어 갈무리되어가는 상태인 것이다.
이런 과정들은 고리처럼 한 바퀴 돌아 다시 되풀이된다. 그러므로 거두어 갈무리되었다가 마지막에는 다시 새로 풀려나는 것인데 이것이 소문素問에서 말하는 ‘중양필음, 중음필양 重陽必陰, 重陰必陽’이다. 여기서 양은 솟아 풀려나오는 과정이고, 음은 거두어 갈무리되는 과정이다.
소문의 ‘중양필음, 중음필양 重陽必陰, 重陰必陽’은 앞에 말했던 음양의 이러한 전환을 눈앞에 그리는 듯이 묘사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주역周易에서 얻은 지식을 조금 활용해 볼 수 있다. 주역은 전문적으로 음양의 변화를 이야기한 책으로 이런 음양의 변화를 이차원적인 기호로 나타냈는데, 그럼으로써 음양의 변화를 더욱 직관적이고 더욱 분병하게 느끼도록 하였다. 특히 일 년의 음양변화를 ‘십이소식괘十二消息卦’ 곧 복復䷗ , 림臨䷒ , 태泰䷊, 대장大壯䷡, 쾌䷪, 건乾䷀, 구姤䷫, 둔遯䷠, 비否䷋, 관觀䷓, 박剝䷖, 곤坤䷁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예부터 기억하기 쉽게 ‘복림태장쾌건구,둔비관박곤이륙復臨泰壯夬乾姤, 遯否觀剝坤二六’ 이라는 한 구절의 시구로 만들어져 있다. 이 중에서 복괘는 음력 11월의 변화와 해당하고, 그 뒤 차례로 임괘는 12월, 태괘는 정월, 대장괘는 2월, 쾌괘는 3월, 건은 4월, 구는 5월, 둔은 6월, 비는 7월, 관은 8월, 박은 9월, 곤괘는 10월에 해당한다.
앞의 12소식괘는 역 계통 속에서 벽괘辟卦라고도 불리는데, 두 개의 경괘經卦가 포개어져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경괘는 八卦를 말하고, 이 두 개의 경괘가 포개어져 만들어지는 64괘는 별괘別卦라고 한다. 이 십이소식괘에서 건곤 두 괘 이외에 나머지 열 개의 괘는 음양이 서로 섞여 음도 있고 양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건 곤 두 괘는 이와 달리 순양純陽, 순음純陰이다. 건괘는 두 개의 순양 경괘가 포개져 이루어졌으므로 중양괘重陽卦라고도 불리고 곤괘는 두 개의 순음 경괘로 이루어져 중음괘重陰卦라고도 불린다. 복괘로부터 양효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양기가 끊임없이 솟아나 풀려나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러다가 건괘에 이르러 육효六爻가 모두 양으로 변하여 중양이 되면 양기는 가장 많이 풀려난 상태가 된다. 그 뒤로는 어떻게 변하는가? 중양이 되면 반드시 음화陰化가 시작된다. 그래서 다음 괘인 구괘가 되면 앞에서 본 양이 늘어나는 추세가 근본적으로 바뀌어 양은 더 이상 늘지 않고 음이 슬그머니 나타나게 된다.
구姤괘는 5월에 해당하는데 구괘가 보여주는 이런 중양필음重陽必陰의 전환은 오월의 하지夏至 절기에 일어난다. ‘지至’는 다다랐다는 뜻이 아니라 극한極限을 말하는 것이다. 하夏는 양이니 하지 절기가 되면 양기가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난 상태가 되고 여기에서 물극필반物極必反의 법칙에 따라 하지일음생夏至一陰生의 변화가 생김으로써 양극생음陽極生陰, 중양필음重陽必陰이라는 전환이 이루어진다. 구괘 뒤로부터는 이제까지와 완전히 다른 추세가 나타나서 음은 부단히 늘어나고 양은 날로 쪼그라들어 곤괘에 이르면 육효가 모두 음으로 변하여 중음이 된다. 이 뒤로 중음필양이므로 다음 괘인 복괘가 되면 다시 양이 늘어나는 추세로 바뀌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양효가 줄곧 늘면서 양기가 점점 널리 퍼져나가는 과정이 되풀이 된다. 여기에서 복괘라고 이름 지은 뜻을 생각해 보자. 복復이란 거듭된다, 돌이킨다는 뜻으로 이때가 되어 다시 새로운 양생음장, 양살음장陽生陰長, 陽殺陰藏의 변화가 만들어지므로 이 괘를 복이라 부른 것이다.
  앞에서 말한 이런 변화의 과정 중에서 또 하나의 다른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데 그것은 중음필양의 변화 즉 일양이 생겨나는 변화가 입춘立春 절기에 나타나지 않고 한 겨울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양필음의 변화 곧 구괘가 품고 있는 일음생의 변화도 입추立秋에 나타나지 않고 한 여름에 생긴다. 이것은 음양의 또 다른 뚜렷한 특징인데 그것은 양생우음, 음생우양陽生于陰, 陰生于陽-양은 음에서 나오며, 음은 양에서 나온다-하며 음중유양, 양중유음陰中有陽, 陽中有陰-음 속에 양이 있고, 양 속에 음이 있다-이라는 것이다.
앞의 이 과정에서 음양을 토론하고 한의학을 토론할 때 주역을 끌어와 이야기하면 더욱 쉽고, 더욱 직관적이며,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는데 더욱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대대로 의학과 역학의 관계를 강조했던 사람들이 있어왔다. 그 중에서도 손사막은 “부지역부족이위대의不知易不足以爲大醫”-역을 모르면 대의가 될 수 없다.-라고 했을 정도로 강조했는데 이 점을 우리는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