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충록, 경악전서

음양편陰陽篇(二)

臥嘗 齋 2024. 6. 4. 00:02

음양편
병을 진찰하고 치료하려면 반드시 먼저 음양을 살펴 따져봐야 한다. 이는 의도醫道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원칙이다. 음양을 틀리게 보지 않는다면 어떻게 치료가 잘못될 수 있겠는가? 의학의 길이 비록 복잡하지만 한 마디로 나타내라면 음양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증證에도 음양이 있고, 맥脈에도 음양이 있으며, 약藥에도 음양이 있다. 증證으로 보자면 밖은 양이고 안은 음이며, 열熱은 양이고 한寒은 음이며, 위는 양이고 아래는 음이며, 기氣는 양이고 혈血은 음이며, 동動은 양이고 정静은 음이다. 말 많으면 양이고 말 없으면 음이며, 밝은 것을 좋아하면 양이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면 음이다. 양이 약하면 날숨이 모자라고 음이 약하면 들숨이 모자라며, 양이 병들면 허리를 굽히기 어렵고 음이 병들면 허리를 젖히기 어렵다. 맥脈으로 보자면 부대활삭浮大滑数과 같은 것은 모두 양이고, 침미세삽沉微细涩과 같은 것은 모두 음이다. 약藥으로 보면 올라가고 흩어지는 것은 양이고 내려가고 모이는 것은 음이며, 맵고 뜨거운 것은 양이고 쓰고 찬 것은 음이며, 기분气分으로 가는 것은 양이고 혈분血分으로 가는 것은 음이며, 움직이는 성질이 있어 돌아다니게 되는 것은 양이고 가만히 있으려는 성질이 있으면 스스로의 것을 잘 지키는 데 그것은 음이다. 이들은 모두 의학 중의 중요한 원리인 것이다. 음 속에 다시 양이 있고, 양 속에 다시 조용함이 있는 때는 매우 비슷하여 헛갈리기 쉬우므로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것을 잘 살피지 못한다면 실제와 어긋나기가 매우 쉬운데 또 이것은 가장 틀려서는 안 될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앞에서 말한 몇 가지 원칙 안에서 벗어나는 것은 없다. 다만 두 가지 기운이 겸해져 있어 어느 것이  적고 어느 것이 많은지 변화가 많은데, 그런 변화도 모두 하나같이 이치로 판단해 보면 스스로 드러나게 되어있다. 만약 양이 남는데 양이 모자란 것으로 보고 양을 도우는 치료를 한다면 양은 더욱 타올라 음이 더욱 스러지게 되고, 양이 모자란데 음을 도우는 처방을 쓰게 되면 음이 더욱 왕성해져 양은 꺼져버리게 된다. 그러나 음양을 환히 뚫어보아 뚜렷이 판단하면  의학의 이치가 비록 가물가물하여 알기 어렵다 할지라도 생각이 이미 반은 넘어선 것이다.
一, 음양은 도道의 다른 이름이므로 음양은 원래 같은 기운이다. 화火는 수水의 주체이고, 수는 화의 근원이라,  수화는 원래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수는 음이고 화는 양으로 얼음과 숯처럼 다른데 어째서 근원이 같다고 하는가? 화의 성질은 원래 뜨겁지만 화의 가운데 수가 없으면 그 열이 반드시 극에 다다르고 그리 되면 음이 없어져 모든 것들이 타서 말라버린다. 수의 성질은 본래 차가운데 수 가운데 화가 없으면 차가움이 극에 다다르고 그리 되면 양이 없어져 만물이 조용히 멈추어 없어진다. 수화의 기운이 이러한데 서로가 이어지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들은 사람에게서는 원음元陰과 원양元陽이 되는데  이른바 선천先天의 원기元氣이다. 선천이 무엇인지 알고 지키려면 그 뿌리를 생각해야 한다. 명문命門은 생명을 받는 중심이며 수화水火의 집이니 이것이 바로 선천先天의 북궐北闕이다. 이를 버려두고 다른 데서 찾는 것은 바다를 건너면서 나루가 어딘지 묻는 것과 같다. 배우는 사람들이 마땅히 알아두어야 할 일이다.
一, 무릇 사람의 음양을 다만 기혈气血、장부脏腑、한열寒热로 알고 말하는데 이는 후천后天의 형체를 가진 음양을 말하는 것이다. 선천先天의 형체 없는 음양은 바로 양은 원양元阳,음은 원음元陰이라 한다. 원양은 형체없는 화로, 발생시키고 변화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신기神机이며, 목숨이 달려 있으므로 원기元气라고도 한다. 원음은 형체 없는 수로, 키우고 세우는데 이것을 천계天癸라고 하며 강하고 약한 것이 달려 있으므로 원정元精이라고도 한다. 원정과 원기는 곧 정精과 기气를 만들고 바꾸는 원신元神으로 기운차게 움직이며 오래 사는 것이 다 여기에 달려 있다. 내경에서 ‘득신자창得神者昌,실신자망失神者亡’이라는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한다. 지금 사람들은 후천의 노동과 욕망으로 선천을 깎아내고, 지금 의사들은 보이는 사기邪氣만 알고 보이지 않는 원기元氣는 모른다. 형체가 있는 것은 자취를 남기므로 피고 시들고 드러나고 감추어지는 것을 알아내기가 어렵지 않으나, 형체가 없는 것은 가물가물하며 드러나지 않게 바뀌므로 헤아릴 수 없어  기울어지면 되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내경에 조수형粗守形,상수신上守神이라 한 것이다. 안타깝도다. 어느 때나 신명神明에 통하여 형체 없는 것을 보아내는 사람을 만나 이 도리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
一、천지天地에서 음양의 도는 본디 화평和平을 귀하게 여기므로 기후가 순조로우면 만물이 생장하는데 이것이 조화造化의 생성生成하는 이치가 된다. 그렇지만 양은 삶의 근본이고 음은 죽음의 기틀이다. 그래서 도가道家에서는 음陰을 다 떼 내지 않으면 신선이 될 수 없고, 양이 다 떨어지지 않으면 죽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화타华元化는 양을 얻으면 살고 음을 얻으면 죽는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 지키려한다면 양기를 더욱더 아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이는 바로 이 양기가 생장시키고 변화시키는 원신이기 때문에 소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지난 날 유하간刘河间이 나와 서화暑火로 이론을 세우고서 한량寒凉한 약만을 써서 양기를 찍어내므로써 그 해로움이 이미 심해졌다. 그 뒤로 동원선생东垣先生이 비위脾胃의 화火는 반드시 온양温养해야 한다는 이론을 세워 바로잡으려 했지만 아직 한 쪽으로 치우친 잘못을 완전히 바로 잡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단계丹溪가 다시 나타나서 음허화동阴虚火动이론을 들고 나와 모두 황백黄柏、지모知母로 군약君藥인 보음補陰, 대보大補등의 환약을 만듦으로써 한량寒凉의 폐단이 다시 성행하게 되었다. 먼저 그 해독을 입은 사람은 이미 가버려 다시 돌아 올 길이 없는데, 뒤에 배워 쓰는 사람은 더욱 깊이 빠져들어 깨닫지를 못하는 구나. 아! 법이 한 자 높아지면 마는 한 길이나 높아진다고 했는데  하간, 단계 두 사람이 바로 헌기轩歧의 마魔가 아니겠는가? 내가 이를 매우 슬피 여겨 여기에 모질게 이 사람들을 깎아내렸는데, 이는 오래 묵은  잘못을 다 씻어내어 생명을 위험에서 되살리기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므로 참으로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 읽는 사람들이 이를 헤아리고 살펴서, 선배들을 비방했다고 해서 꾸짖지 말아 주면 매우 큰 다행이겠다.
一、음양허실阴阳虚实。
내경에서 양허즉외한阳虚则外寒,음허즉내열阴虚则内热,양성즉외열阳盛则外热,음성즉내한阴盛则内寒이라 했다.
一、내경에서 양기가 남으면 신열무한身热无汗하다고 했는데 이는 표사表邪가 실实하다는 말이다. 또 음기가 남으면 다한신한多汗身寒하다고 했는데 이는 양기가 허한 것을 말한 것이다. 중경이 발열오한발우양発热恶寒发于阳,무열오한발우음无热恶寒发于阴이라 하고 또 극한반한출极寒反汗出,신필냉여빙身必冷如冰이라 하였는데 이는 내경의 뜻과 서로 들어맞는 말이다.
一、내경에서 음성즉양병阴盛则阳病,양성즉음병阳盛则阴病。양승즉열阳胜则热,음성즉한阴盛则寒이라 했다.
음은 양에 뿌리를 두고 양은 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정치正治하여 나을 수 없는 병은 양을 따라 음을 끌어오던지, 음을 따라 양을 끌어 와 치료하는데, 이는 각각 그 같은 쪽으로 약을 써서 가라앉히는 것이다. 땀이 많을 때 피를 다스려 막으며, 기운이 없을 때 정精을 도우는 것은 종양인음从阳引阴하는 것이다. 화를 끌어 내려 근원으로 돌아가게 하고, 기운을 받아들여 신腎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종음인양从阴引阳이다. 이들은 수 가운데서 화를 잡아내고, 화 가운데서 수를 끌어내는 의미이다.
一、음의 병은 발병도 느리고 낫는 것도 느리며, 양의 병은 발병도 빠르고 낫는 것도 빠르다. 양병은 열에서 생기는데 더우면 늘어지게 되고, 음병은 한에서 생기는데 차면 쪼그라들어 당기게 된다. 한사寒邪는 아래로 들어오고, 열사热邪는 위로 들어오며, 음식饮食의 사기는 가운데로 들어온다.
一、중장경《中藏经》을 살펴보니 양병즉단정阳病则旦静,음병즉야녕阴病则夜宁;양허즉모란阳虚则暮乱,음허즉조쟁阴虚则朝争이라 하였다. 대개 양이 허하면 양이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므로 증상이 아침에 가볍고 저녁에 심해진다. 음이 허하면 음의 도움을 좋아하므로 병세가 아침에는 심하지만 저녁에는 가벼워진다. 이것은 음양이 허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만약 실사实邪로 생긴 병이면 이와 전혀 거꾸로다. 양사가 성하면 반드시 아침에 심해지고 저녁에 가벼워지며, 음사가 성하면 반드시 아침에 가벼워지고 저녁에 심해지게 된다. 이는 양이 양을 만나서 왕성해지고, 음이 음을 얻어 강화되기 때문이다. 밤낮에 관계없이 아무 때나 발작하고 그치며 변화하는 증상들은 정기正气가 중심을 잡고 버텨낼 수 없어서 음양이 이기고 지는 것이 뒤섞이는 것이므로 주로 정기를 길러 북돋우기에 힘쓰면 음양이 차차 저절로 고루어지게 된다. 다만 증상이 혹은 수水가 됐다가 혹은 화火가 나타나는 경우는 마땅히 허실을 살펴보고 치료해야 한다.
阴阳篇(二)
凡诊病施治,必须先审阴阳,乃为医道之纲领。阴阳无谬,治焉有差?医道虽繁,而可以一言蔽之者,曰阴阳而已。故证有阴阳,脉有阴阳,药有阴阳。以证而言,则表为阳,里为阴;热为阳,寒为阴;上为阳,下为阴;气为阳,血为阴;动为阳,静为阴;多言者为阳,无声者为阴;喜明者为阳,欲暗者为阴。阳微者不能呼,阴微者不能吸;阳病者不能俯,阴病者不能仰。以脉而言,则浮大滑数之类,皆阳也;沉微细涩之类,皆阴也。以药而言,则升散者为阳,敛降者为阴;辛热者为阳,苦寒者为阴;行气分者为阳,行血分者为阴;性动而走者为阳,性静而守者为阴。此皆医中之大法。至于阴中复有阳,阳中复有静,疑似之间,辩须的确。此而不识,极易差讹,是又最为紧要,然总不离于前之数者。但两气相兼,则此少彼多,其中便有变化,一皆以理测之,自有显然可见者。若阳有余而更施阳治,则阳愈炽而阴愈消;阳不足而更用阴方,则阴愈盛而阳斯灭矣。设能明彻阴阳,则医理虽玄,思過半矣
一、道产阴阳,原同一气。火为水之主,水即火之源,水火原不相离也。何以见之?如水为阴,火为阳,象分冰炭。何谓同源?盖火性本热,使火中无水,其热必极,热极则亡阴,而万物焦枯矣。水性本寒,使水中无火,其寒必极,寒极则亡阳,而万物寂灭矣。此水火之气,果可呼吸相离乎?其在人身,是即元阴元阳,所谓先天之元气也。欲得先天,当思根柢。命门为受生之窍,为水火之家,此即先天之北阙也。舍此他求,如涉海问津矣。学人宜识之。
一,凡人之阴阳,但知以气血、脏腑、寒热为言,此特后天有形之阴阳耳。至若先天无形之阴阳,则阳曰元阳,阴曰元阴。元阳者,即无形之火,以生以化,神机是也。性命系之,故亦曰元气。元阴者,即无形之水,以长以立,天癸是也。强弱系之,故亦曰元精。元精元气者,即化生精气之元神也。生气通天,惟赖乎此。经曰∶得神者昌,失神者亡,即为之谓。今之人,多以后天劳欲戕及先天,今之医,只知有形邪气,不知无形元气。夫有形者,迹也,盛衰昭着,体认无难;无形者,神也,变幻倏忽,挽回非易。故经曰∶粗守形,上守神。嗟呼!又安得有通神明而见无形者,与之共谈斯道哉。
一、天地阴阳之道,本贵和平,则气令调而万物生,此造化生成之理也。然阳为生之本,阴实死之基。故道家曰∶分阴未尽则不仙,分阳未尽则不死。华元化曰∶得其阳者生,得其阴者死。故凡欲保生重命者,尤当爱惜阳气,此即以生以化之元神,不可忽也。曩自刘河间出,以暑火立论,专用寒凉,伐此阳气,其害已甚。赖东垣先生论脾胃之火必须温养,然尚未能尽斥一偏之谬,而丹溪复出,又立阴虚火动之论,制补阴、大补等丸,俱以黄柏、知母为君,寒凉之弊又复盛行。夫先受其害者,既去而不返。后习而用者,犹迷而不悟。嗟乎!法高一尺,魔高一丈,若二子者,谓非轩歧之魔乎?余深悼之,故直削于此,实冀夫尽洗积陋,以苏生命之厄,诚不得不然也。观者其谅之、察之,勿以诽谤先辈为责也。幸甚!
一、阴阳虚实。经曰∶阳虚则外寒,阴虚则内热,阳盛则外热,阴盛则内寒。
一、经曰∶阳气有余,为身热无汗。此言表邪之实也。又曰∶阴气有余,为多汗身寒。
此言阳气之虚也。仲景曰∶发热恶寒发于阳,无热恶寒发于阴。又曰∶极寒反汗出,身必冷如冰。此与经旨义相上下。
一、经曰∶阴盛则阳病,阳盛则阴病。阳胜则热,阴盛则寒。
阴根于阳,阳根于阴。凡病有不可正治者,当从阳以引阴,从阴以引阳,各求其属而衰之。如求汗于血,生气于精,从阳引阴也。又如引火归源,纳气归肾,从阴引阳也。此即水中取火,火中取水之义。
一、阴之病也,来亦缓而去亦缓;阳之病也,来亦速而去亦速。阳生于热,热则舒缓;阴生于寒,寒则拳急。寒邪中于下,热邪中于上,饮食之邪中于中。
一、考之《中藏经》曰∶阳病则旦静,阴病则夜宁;阳虚则暮乱,阴虚则朝争。盖阳虚喜阳助,所以朝轻而暮重;阴虚喜阴助,所以朝重而暮轻。此言阴阳之虚也。若实邪之候,则与此相反。凡阳邪盛者,必朝重暮轻;阴邪盛者,必朝轻暮重。此阳逢阳王,阴得阴强也。其有或昼或夜,时作时止,不时而动者,以正气不能主持,则阴阳盛负,交相错乱,当以培养正气为主,则阴阳将自和矣。但或水或火,宜因虚实以求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