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들녘에 피는 잡초 중에 개물이라고 하는 풀이 있다. 가지꽃 처럼생기긴 했으나 훨씬 자그마한 흰 꽃이 피고 열매는 초록색이었다가 10월 쯤 익으면 까맣게 되는데 모양은 구슬처럼 동그랗고 크기는 지름이 6-7mm정도 이다. 표준어로는 까마중이라 하는데 약재로는 풀 전체를 용규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나는 어릴 때부터 왜 개물이라 하는지 줄곧 궁금했었는데 몇년전 후배 교수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기 고장에서는 개멀이라 한다는 말을 듣고 번뜩 그 말의 유래가 짐작이 되었다. 아! 개머루구나. 전에 20대 때 혼자 경기도 마석 근처의 천마산에 등산을 갔다가 길을 잃고 헤메던 중 머루와 다래가 지천으로 널린 곳을 지나게 되어 처음 자연상태의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 때 보았던 머루의 모습과 까마중이 아주 닮았다는 것을 생각해 냈던 것이다.
우리는 옛부터 개-자를 붙여 비슷하지만 못 한 것, 개처럼 천한 것이란 뜻을 나타내 왔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 쓰는 말을 보면 개 좋다느니 개 이쁘다느니 하고 개를 매우 좋은 의미의 접두사로 쓰고 있는 것을 종종 본다.
그런데 이젠 이 말이 개딸이라고 딸 앞에 쓰이면서 이렇게 불리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무리들이 생겨났다. 그 시작은 티브이 드라마에서 속썩이는 자기 딸을 애칭으로 부른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이 이미 그슬리는데 요즘은 이 말이 개혁의 딸이라는 의미로 전용되고 있다고 하니 그 작명 센스에 하품이 난다.
개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언제 개딸들이 오프라인에서 모인 적이 있다는데 여자는 없고 중년 아저씨만 몇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같다. 익명의 공간에서는 스스로를 개딸이라고 하면서도 거리낌이 없을 수 있었겠지만 실제로 얼굴을 내밀기는 부끄러웠을 것이다. 이 사람들이 과연 젊은 여성일까? 나이든 아저씨일까? 왜 스스로를 개딸이라하면서 비도덕적인 인물을 지지하고 있을까?
지금 사회는 금전만능의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무슨 짓을 하던지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찬 사람들이 거리에 넘쳐난다. 도덕에 어긋나는 일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법을 어기더라도 들키지만 않으면 돈되는 일들은 그들의 마음 속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이 된다. 그 이로 이웃이 피해를 받아도 사회기강이 무너져도 나라가 망해도 그들에게는 아랑곳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딸들이 바로 이런 사람 같다. 그들이 하는 행동이 바로 이렇다고 느껴지게 한다.
누가 그들에게 돈을 주는 것일까? 누가 국민들의 혈세를 그들의 혈관에 꽂아 그들을 살찌우고 그들의 검은 마음을 더 시커멓게 만들고 있을까? 어용 시민단체가 난립했던 지난 정권은 아닐까? 새 정부가 그들에게 공급되던 물꼬를 막을 것이 분명하기에 저번 정부에게 받았던 혜택을 계속 받으려고 죽기 살기로 덤비는 것은 아닐까? 광화문에 모여서 온 국민이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개국민들이 아마도 개딸인 것 같다. 이들은 살아있는 곰의 쓸개에 빨대를 꽂아 쓸개즙을 먹는 사람들보다 못하다. 최소한 그 쓸개빠는 사람들은 곰을 살려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그래야 계속 빨아 먹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이 개딸들은 나라를 망치려고 한다. 베네수엘라가 그들이 바라는 나라인가? 그들은 이완용이 되려는가? 아니라면 나라가 망하기 전에 그동안 모은 돈을 들고 저들만 다른 나라로 튈 작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