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강 태양병 개설 2
태양 방광부가 기화기능을 맡아본다고 했는데 그 기화기능은 수액대사水液代謝에 참여參與함으로써 두 번째로 드러납니다. 수액대사에 대한 참여는 두 가지로 표현되는데 하나는 폐수廢水를 내보내는 것으로 이 기능은 모두들 매우 쉽게 이해하는 기능으로서 인체에서 남아도는 수액을 방광의 기화작용으로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입니다. 방광은 주도지관州都之官으로 기화하면 능히 내 보낼 수 있어 폐수를 내보내는 기능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중시되지 않는 또 하나의 기능의 있는데 바로 진액津液을 화생化生하는 것입니다. 기화를 통해 진액을 만들어 내고 아울러 진액을 수포상승輸布上承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태양방광이 사기를 받아 방광기화가 불리해지면 폐수를 내보내는 기능에 장애가 생겨 소변불리小便不利, 소변소小便少가 나타나고, 진액을 만들고 퍼져 나가게 하는 기능에 장애가 생겨 윗부분의 진액이 모자라지므로 구갈口渴, 소갈消渴, 갈욕음수渴欲飮水, 번갈煩渴 등이 나타납니다. 이는 방광부가 수액대사 방면의 기능이 잘 조절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상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조금 뒤에 말하고자 하는 태양방광부증 기화불리太陽膀胱腑證 氣化不利의 오령산증五苓散證입니다.
이런 각도에서 볼 때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는 방광은 절대로 해부학에서말하는 오줌을 저장하는 기관을 가리키는 것은 절대로 아니고, 바로 모든 비뇨기계통의 종합된 기능의 총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의학에서의 장부 개념은 기능을 경계로 나뉘는 것으로, 해부학적 구조를 경계로 나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태양의 양기, 이 양기의 양量이 얼마나 됩니까? 삼양三陽입니다. 양기의 양이 삼양이라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삼음삼양을 강의했을 때 언급했었습니다. 태자, 대야太者,大也라. 그래서 후세에는 태양을 대양大陽이라거나, 거양巨陽이라고도 했는데, 다 양기가 거대하고, 양기의 량이 충족함을 나타내는 말로 양기가 세 덩이라는 것입니다. 양기의 생성과 분배에서 태양의 양기가 하초에서 화생된다는 것은 조금 전에 이미 우리가 말한 바입니다만 신양의 온후작용 아래에서 방광이 기화기능을 거쳐 양기를 만들어내고 연후에 삼초와 방광을 거쳐 체표로 수포되기 때문에 하초에서 화생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양기는 중초中焦에서 보충되어야만 합니다. 양기는 체표로 수포輸布된 뒤에 체표에서 끊임없이 소모되고 있기 때문인데 체표에서 끊임없이 소모되는 태양 양기는 중초비위中焦脾胃에서 섭취되는 수곡정미水穀精微의 에너지로 쉼 없이 보충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근무를 하거나 수업을 들을 때 아침에 늦게 일어나 아침을 못 먹은 채 급히 버스를 타고 직장 혹은 학교로 왔는데, 점심때가 되어 막 식사를 하려는 참에 타향에서 온 옛 동창이 와서 본인은 점심을 이미 먹었다면서 지금 꼭 같이 이야기할 말이 있다고 해서 점심을 못 먹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저녁때는 되었는데, 직장상사나 교수님이 오늘 따라 시간을 길게 끌어 7시가 되어도 끝을 내주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몸이 추울지 그렇지 않을 지를 짐작해 보세요. 그 뒤 그렇죠. 어렵게 일, 혹은 수업이 끝나고 얼른 집에 가려고 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 시간이나 버스가 안 옵니다. 길이 막힌 거지요. 어떤 느낌일까요? 정말 “복중무식신상한; 복중식포신상난腹中無食身上寒;腹中食飽身上暖”인 겁니다. 됐어, 집에 바로 가지 말고 차라리 이 근처 작은 음식점에 가서 국수나 한 그릇 사 먹어야지. 이 국수 한 그릇에 배가 든든해지면서 몸이 따뜻해 옵니다. 태양 양기가 체표에서 부단히 소모되므로 중초비위에서 받아들인 수곡정미로 늘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태양의 양기는 또 상초上焦의 선발宣發을 필요로 합니다. 태양양기가 비록 태양 방광경과 삼초의 도움으로 체표로 퍼져나가기는 하지만, 고르게 체표에 퍼지려면 반드시 다시 폐기의 선발작용의 힘을 빌려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폐는 피모를 주관하며 선발宣發을 맡고 있어 진액을 체표로 수포하고, 양기도 체표로 수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태양 주표의 기능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장기들의 협동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방광경맥 만이라거나, 방광부膀胱腑 만으로는 이런 기능을 완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태양주표의 기능이 여러 장기가 협동해서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양체표의 양기가 풍한사기에 손상된 뒤에는 태양주표와 유관한 이런 여러 장기들의 기능이 잘 조절되지 못하도록 영향을 주기 쉽습니다. 보세요. 표양이 한사에 손상되면 폐기의 선발, 숙강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또 중초 기기의 승강이 잘 조절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도 매우 큽니다.
일단 감기에 걸리게 되면 먼저 많은 사람들이 식욕이 없어져 전처럼 밥이 당기지 않으므로 적게 먹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위기胃氣가 상역上逆하여 오심惡心, 구토嘔吐가 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비기脾氣가 하함下陷하여 여러 번 설사하기도 하며, 또 어떤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면 며칠씩 대변을 안 보기도 하는데, 이 모두가 체표양기가 풍한사기에 상한 뒤 비위기운의 승강기능에 지장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일부 노인들은 신양이 허쇠虛衰해서 감기에 걸리면 바로 한사가 소음으로 넘어가 버리므로 병이 나자마자 손발이 싸늘해지고, 의식이 흐려지는데 이것이 바로 단욕매但欲寐라는 것입니다. 단욕매但欲寐는 바로 이런 증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시 되풀이합니다. 태양주표의 기능은 여러 장기가 합동하여 완성되는 것으로 태양표양이 풍한사기에 상한 뒤에는 태양주표의 기능과 상관된 장기의 기능이 잘 조절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양병편에서 합병증合倂證, 병발증倂發證, 변증變證이 가장 많은데 그것은 역시 그 생리기능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태양주표라고 말할까요? 말을 바꾸어 태양의 양기가 체표로 가서 무슨 기능을 할까요?
그 기능은 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가 온양기표温养肌表로, 사람이 정상적인 체온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인데, 바로 태양의 양기가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태양체표의 양기가 풍한사기에 상하면 온후溫煦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으므로 추위를 타 떨게 되고, 이로써 양기가 한사에 상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사에 걸려 병이 났다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이렇게 체표를 온양溫養하는 것이 태양양기가 체표에 퍼져나가 하는 첫 번째 기능입니다.
두 번째는 땀구멍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관리하여 체온을 조절합니다. 더울 때나, 운동할 때 혹은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체내의 대사가 왕성해져 열의 생산이 늘게 되는데, 그러면 땀구멍이 열려 땀을 흘림으로써 열을 발산합니다. 또 추울 때는 열의 손실을 막으려고 땀구멍이 닫힙니다. 이는 무엇이 주관하는 것일까요? 이는 태양양기가 주관하는 것으로 땀구멍을 열고 닫아 체온을 조절하는 것을 맡아봅니다. 그래서 태양양기가 일단 사기의 침습을 받게 되면 땀구멍을 열고 닫는 것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태양상한증太陽傷寒證처럼 땀구멍이 닫힌 채 있으면서 열리지 않아서 땀을 흘리지 못하거나, 태양중풍증太陽中風證처럼 땀구멍이 닫히지 못하고 열린 상태로 있어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은 모두 땀구멍을 열고 닫는 것을 관리하는 기능에 실조가 생긴 것을 나타냅니다.
태양양기가 체표에서 하는 기능의 세 번째는 외사를 방어하는 것입니다.
정리해 보면 온양기표温养肌表, 조절체온調節體溫, 방어외사防禦外邪인데 이를 옛사람들의 말로 바꾸면 바로 비주리, 사개합, 위외이위고肥腠理,司開闔,衛外而为固가 됩니다. 비주리肥腠理는 기표를 온양하는 것이며, 사개합司開闔은 땀구멍의 열고 닫음을 조절하여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고, 위외이위고衛外而为固는 바로 외사를 방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때문에 태양이 주표한다고 하는가요? 그것은 태양의 양기가 체표로 수포되어 따뜻하게 하면서 기운이 잘 흐르게 하고, 체표를 방어하며, 땀으로 체표의 정상 체온을 유지하여 우리 정상인에게 항온을 갖도록 하는데, 이들을 모두 태양양기가 맡아보므로 태양이 주표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래의 풍한사기가 태양의 양기를 침범했을 때 이를 ‘태양병’이라 부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풍한사기風寒邪氣는 음사陰邪라 양기陽氣를 상하기 쉬우며, 온열사기溫熱邪氣는 양사陽邪라 음액陰液을 상하기 쉽습니다. 체표의 양기는 태양이 주관하고, 체표의 음액은 주로 폐가 수포하는데, 모두들 그런지 아닌지 짐작해 보세요. 체표의 양기는 태양에 의지해 수포輸布되고, 체표의 음액은 폐에 의지해 선발宣發되므로 풍한사기가 양기를 상하면 족태양足太陽에서 시작되고, 온열사기가 음액을 상하면 수태음手太陰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온병溫病의 위기영혈衛氣營血 변증은 수태음에서 시작됩니다. 온병은 온사상수温邪上受이기 때문에 먼저 폐를 침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육경변증은 풍한사기가 양기를 상한 것이 주가 되므로 족태양에서 시작되는데, 이는 체표의 양기는 족태양에서 화생되어 그 뒤에 진일보하여 수포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한과 온병이 발병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병위病位가 다른 까닭입니다.
이렇게 하여 태양병의 ‘개설槪說’에서 태양병의 형성원인, 병위를 강의했으며, 태양병의 생리를 강의했습니다. 여기서의 생리는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일 뿐으로, 이다음에 태양병의 증후, 증상의 병기를 해석할 때 복습할 것입니다. 다음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태양병의 증후와 분류, 태양병의 치법인데, 다음 강의에서 이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