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강 육경변증에 관한 몇 가지 문제-2
이렇게 음양학설이 생명의 본원을 설명하는 학설이기는 하지만, 옛 사람들은 일체 사물을 음과 양 두 부분으로 나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이것으로 음양의 기질이 변화하는 것은 설명할 수 있었지만 음양의 양적 변화는 설명할 수 없다고 느끼고 음양을 각각 다시 셋으로 나누었는데, 이것이 바로 삼음 삼양입니다. 그러면 삼음 삼양의 본뜻은 무엇일까요? 바로 음양기운의 양量이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태양太陽의 태太자는 크다(많다)는 뜻이므로 태양 양기陽氣의 량이 많아서 삼양三陽입니다. 요즘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잖아요 현재 우리는 디지털 정보,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데 실제로 옛 사람들은 벌써부터 숫자로 사물의 양적 변화를 묘사해 왔습니다. 그래서 태양의 태는 크다(많다)는 뜻으로 그 양기의 량이 세 덩어리라서 황제내경에서는 이를 삼양이라 했습니다. 양명陽明의 명明은 무슨 뜻일까요? 명은 저著란 말로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양명에서 양기의 량은 얼마나 될까요? 두 덩어리로 태양처럼 양기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양기는 충분합니다. 소양少陽의 소少 는 어리다(적다)는 뜻입니다. 어린아이가 바로 작은 아이지요. 그래서 소양양기의 량은 가장 작아(적어) 일양一陽이 됩니다. 태음太陰에서 태太도 크다는 뜻이므로 음기가 강대함을 이르는 말이어서 음기의 양은 세 덩어리이고, 삼음三陰이 됩니다. 소음少陰은 음기의 량이 두 덩어리로 이음二陰이며, 궐음厥陰은 음기의 량이 한 덩어리라 일음一 陰입니다.
이를 보고 여러분들은 여기 양에서의 소양은 일양一陽인데, 음에서의 소음은 왜 일음一陰이 아니고 이음二陰인 것일까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외국 학생이 물어왔던 문제입니다. 사실 여기서 많고 적다는 것은 상대적입니다. 소少와 궐厥을 서로 비교하면 궐이 더 적은 거지요. 궐이란 끝났다, 끝이다. 라는 말로 음기가 적어져 거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적은 음기는 당연히 약간 적은 음기보다 양이 더 적을 것입니다. 그래서 소음과 태음을 비교하면 소음 소음의 음기 량이 태음만큼 많지 않으며, 소음과 궐음을 비교하면 궐음이 음기가 정화精華라고 할 정도로 농축되어 양이 거의 없다시피 된 상태이므로 궐음이 일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삼음 삼양의 원래 뜻으로 음양기陰陽氣의 량이 많고 적음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삼음삼양은 황제내경 중에서 어떤 뜻으로 쓰였을까요? 황제내경에는 하나의 기본 관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생우지, 현명우천, 천지합기, 명지왈인人生于地, 懸 命于天;天地合气,命之曰人‘ 입니다. 그래서 대자연에 무엇이 있다면 사람에게도 무엇이 있다고 봅니다. 하늘에 사계절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사지가 있고, 하늘에 해 와 달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두 눈이 있고, 심지어는 하늘에 365일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365관절이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비유하여 땅에 강이 있으므로 사람 에게는 경락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비유가 아무리 비슷한 구석이 있다 하더라도 요즈음의 현대 과학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웃기는 일로 사람에게 365개의 뼈가 있다 든지, 관절이 있다는 것은 너무 기계적인 대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신, 이런 사상, 곧 이렇게 사람과 자연이 서로 적응한다고 보는 사상은 우리가 배울 가치가 있습니다.
자연계에는 음양 두 기운의 변화가 있으며, 또 음양 기운이 많고 적은 그러한 양의 변화가 있으므로, 그래서 내경에서는 인체 장부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음양 두 기운을 삼음 삼양으로 나누어 장부경락의 특성에 따라 이름을 붙였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음 삼양이 황제내경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는 바로 그 삼음 삼양을 가지고 인체의 장부경락에 이름을 붙였다는 것입니다.
왜 위경胃經과 위부胃腑를 양명이라 했는지, 방광膀胱을 태양이라 했는지는 당연 히 황제내경을 배워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것은 장부의 생리기능에 근거하고, 장 부와 경락 음양기의 다소多少에 근거하고, 또 인체 체표의 햇빛을 받는 부분에 근거하여 명명命名하고 나눈 것으로, 바로 이 삼양 삼음을 가지고 장부를 명명하고, 경락을 명명한 것입니다. 이 문제는 황제내경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 여기서는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아래에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할 것은 삼음 삼양이 상한론에서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것입니다.
먼저 상한론 중에서의 삼음삼양은 그 의미가 생리적인 것이 아니라 병리적이라는 것을 말해두어야만 합니다.
황제내경에서라면 우리가 족양명 위경, 족양명 위부라고 부를 때 생리적인 개념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한론에서 우리가 양명이라 할때는 양명병陽明病이며, 태양이라 할 때는 태양병太陽炳으로 병리적 개념입니다. 그것은 병리적 개념이면서, 병변 부위와 연계되고, 병변 성질과 연계되며, 병변 발전의 추세와 연계됩니다.
그렇다면 태양병이라고 할 때 그 병변부위가 황제내경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족태 양 방광경, 족태양 방광부, 수태양 소장경, 수태양 소장부와 관계가 있을까요? 그렇 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장중경이 많은 병례病例를 수집하여 이런 병례들을 모두 죽 판竹板이나 목판木板위에 썼을 텐데, 그때는 변증하여 생각하는 방법이 전혀 없었으므로 그는 어떻게 이런 병증들을 분명하게 나누어 정리할까를 고민하였겠죠. 그는 어떻든 나누어야만 했습니다. 그 많은 병들에서 그것이 족태양 방광경, 족태양 방광부에서 발생하여, 체표에서 발생하였을 때는 바로 체표體表의 양기가 한사寒邪에 손상된 것이니, 좋아, 이것을 태양병이라고 하자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태양병 병위는 족태양경, 족태양부와 연계되고, 방광에 연계되고, 체표에 연계되는 것으로 그 병의 본질은 체표의 양기가 밖으로 부터 온 풍한사기風寒邪氣에 상한 것입니다. 왜 체표의 양기가 외래한 풍한사기에 상하고, 그것이 태양에 귀속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체표의 양기가 양이 가장 많고, 체표의 양기는 하초下焦 방광膀胱과 하초 신腎에 근원을 두고 있어 체표가 풍한사기에 손상된 이런 증후들을 태양병에 귀속시킨 것입니다. 그러면 그 병성病性은 무엇이죠? 양증陽證입니다. 병세病勢는요? 양증의 초기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태양의 양기 분량이 제일 크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정기의 관점에서 보면 양기의 량이 가장 크지만 사기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음한사기가 가장 큽니다. 그것은 한사이며, 풍한사기이니 사기의 성질은 음성에 속합니다. 어떤 병증의 음양속성을 결정하려면 그 정기 요인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기의 요인도 고려해야 합니다. 정기는 양기인데 사기는 음한사기이니 음양을 서로 겹쳐 살펴보면 기껏해야 바로 양증의 초기단계가 아닐까요? 그러므로 병증의 관점에서는 태양병이 결코 양증에서 가장 심할 때는 아니고 이때는 양증이 처음 시작될 때입니다.
양명병은 수족手足의 양명경부陽明經腑와 연관됩니다. 그것은 수양명 대장, 족양명 위, 그리고 대장경, 위경입니다. 족경足經은 순행노선이 길고, 영향범위가 넓으므로 밖에서 들어온 풍한사기나 혹 다른 사기에 상하게 되었을 때 그 증상이 뚜렷이 두 드러지지만, 수경手經은 운행노선이 짧고 영향면적이 좁아 외사에 상해도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한론의 증상에서 주요한 것은 족경足經의 증상입니다. 양명병의 병성病性은 양증에 속하고 그 병세는 양증이 아주 왕성한 극성기極盛期에 속합니다. 양명의 양기는 아주 많지는 않아도 이양二陽이라서 비교적 많은 편인데, 사邪가 양명으로 들어가 열로 변하기 때문에 양사가 열사로 바뀌고 또 두 양이 서로 겹치므로 정사正邪의 투쟁이 격렬하여 대열대실大熱大實한 증후로 나타납니다. 다시 말하면 병리적 관점으로는 양명병이 양증의 가장 심한 단계인데, 생리상으로는 그 양기의 량이 가장 많지는 않지만 병리적 관점으로는 양명병이 양이 성한데다 열사와 싸우므로 정사의 투쟁이 격렬하여 대열 대실한 증후를 나타내므로 양증의 극성기가 됩니다.
소양은 담경, 담부 및 삼초와 연관되는데, 수소양 삼초와 족소양 담은 양증陽證의 후기입니다. 왜 양증의 후기가 될까요? 소양으로 들어온 사기는 한사寒邪일 수도, 열사熱邪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사기가 소양경少陽經에 있다면 그것은 한사인데 왕래한열往來寒熱증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오한惡寒이 나타날 수 있나요? 그것 은 한사가 그 사람의 양기를 상하였기 때문에 그래서 추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사가 경락에 있을 때에는 추운데, 이 한사가 부腑로 들어가서는 열로 변하기 때 문에 열이 납니다. 정기正氣로서의 소양은 작은 양이며 약한 양이라 후세 의가들이 치양稚陽, 눈양嫩陽, 유양幼陽이라고도 했는데, 해가 처음 떠올랐을 때처럼 그 양기 가 지나치게 강하지는 않으므로 사기에 항거하는 능력도 별로 강하지 않아서 양증의 후기後期에 해당합니다. 어느 때던지 소양 양기가 사기에 대해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면 사기가 안으로 삼음에 전해져서 태음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