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강 육경변증에 관한 몇 가지 문제-1
안녕하세요? 수업을 시작합시다.
우리가 지금 강의하려는 내용은 주로 육경변증六經辨證에 관한 약간의 문제들입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육경六經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줄곧 《상한론傷寒論》을 처음부터 끝까지 꿰뚫는 것이 육경변증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그러나 상한론에서는 첫머리에서 마지막까지 한 번도 육경이라는 단어가 글자로 쓰인 적이 없습니다. 육경변증은 후세의가들이 상한론의 삼음삼양변증三陰三陽辨證을 줄여서 부른 말이기 때문입니다. 삼음삼양은 여러분들에게 매우 익숙한 말일 텐데 바로 태양太陽, 양명陽明, 소양少陽, 태음太陰, 소음少陰, 궐음厥陰입니다. 아래에서 우리가 이어서 이야기할 문제는 ‘삼음삼양이 원래는 무슨 뜻을 가지고 있었는가?’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삼음삼양은 음양학설陰陽學說에서 비롯되었는데 음양학설은 한의학 이론 중에서 아주 중요한 학설입니다. 여기에서 나는 가능한 한 적당히 조금 더 말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 세계에서 우리 인류는 가장 우수한 동물로, 발달된 두뇌를 가지고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총명합니다. 인류는 이러한 자기의 총명한 재지才智를 이용하여 많은 미지의 사물들을 탐색해 왔습니다. 예를 들자면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사람의 기원은 무엇인가?’하는 것들입니다.19세기 말 엥겔스는 그의 《자연변증법自然辨證法 》에서 현대자연과학의 성과를 총결하고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생명은 모든 자연의 결과이다. 그러나 2500년전에 연이어 출현한 황제내경 등의 책들에서 약간의 (주요한) 내용들이 이미 명확하게 생명의 기원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황제내경에서 "인생우지, 현명우천; 천지합기, 명지왈인. 인능응사시자 천지위 지부모人生于地,懸命于天;天地合气,命之曰人。人能應四時者,天地为之父母。" (보명전형론편제25寶命全形論篇第二十五)라고 했는데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사람은 천지지간에서 생겨난 생령으로 천지는 인류의 부모이며, 인류는 대자연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황제내경에는 이어서 ‘생지본 본우음양生之本本于陰陽이라고 말합니 다. 지구에 생명이 있는 까닭은 음양이란 두 기운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전에 왜 생지본生之本을 본우음양本于陰陽이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이는 옛 사람 들이 관찰로 얻은 결론입니다. 그들이 생명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앙관천문, 부찰지리, 중지인사仰觀天文,俯察地理,中知人事하면서 탐색하여 알아낸 것으로, 이것은 바로 한의학에서 문제를 연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의 방법입니다. 인류는 대자연의 자녀이며, 천지는 인류의 부모라고 금방 말했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모두 용龍은 용을 낳고, 봉鳳은 봉을 낳으며, 쥐의 새끼는 날 때부터 구멍을 뚫을 줄 안다고 하는 인식 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유전정보로 인한 것인데, 우리 인류가 대자연의 자녀라고 했으니 그렇다면 우리 인류가 가진 여러 정보들은 대자연이 우리에게 물려 준 것일까요?
현대 자연과학자들은 우주를 구성하는 삼대요소를 물질, 에너지, 정보라고 합니다. 이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이 세 요소로부터 이야기해 봅시다. 우리 인체는 각종 원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실 인체를 구성하는 각종 원소의 함량 비례와 지구 지각地殼의 각종 원소 함량 비례는 일치하는데 이것은 우리들이 지구인이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우리 핏 속의 각종 전해질 함량 비례는 바닷물의 각종 전해질 함량 비례와 비슷한데 이것이 또한 우리가 지구인이라는 것을 설명합니다.
내가 유럽에서 강의했을 때인데 내가 여기까지 강의했을 즈음이었습니다. 유럽에 서 강의할 때에는 우리 중국 학생 들 처럼 얌전히 앉아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질문을 합니다. 어떤 사람이 당장 일어나더니 질문을 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은 자기 나라 말로 말했고 통역을 통해 내게 말한 것입니다. 그는 무선 말을 했을까요? “하나님이 지구의 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들면서 바닷물로 흙을 비볐으니 사람의 구성은 당연히 지각의 각종 원소 비례와 같고, 혈액 속의 각종 전해질 함량 비례도 바닷물과 같은 겁니다” 라고 했습니다. 에! 내 이 이론적 근거가 하나님이 창조론의 근거로 바뀌어 버리더군요. 당연히 나는 다시 더 그와 토론하지 않고 강의를 계속했습니다. 우리는 물질 구성의 각도로 볼 때 완전히 지구인입니다.
에너지 근원의 관점으로 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물, 우리가 마시는 공기, 우리의 에너지 대사 이 모두가 대자연과 수시로 에너지를 교환하기 때문에 유지가 됩니다. 정보활동의 관점으로 보면 우리 인체의 혈압, 호흡, 맥박, 내분비활동, 심율心律 등 등이 하나의 시간 절율節律(리듬)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면 24시간이 하나의 절율이 되거 나, 7일이 하나의 절율이 되거나, 1개월이 하나의 절율이 되는데, 여성의 난소활동은 일 개월이 하나의 절율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맥상脈象의 춘현春弦, 하홍夏洪, 추모秋毛, 동석冬石은 사계四季 절율이며, 사계 절율을 겹쳐 말하는 것이 일년 절율입니다. 이들은 모두 우리 인체의 정보활동으로 대자연과 완전히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지구가 한 번 자전하므로 인체의 각 종 생리활동에서 주야晝夜 절율이 있게 되고,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돌기 때문에 인체의 생리활동에 월月 절율이 있고, 지구가 태양을 일주하므로 우리 인체의 생리활동에 년 전율과 사계 절율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물질 구성 면, 에너지 근원 면, 정보 활동 면 이 세 개 요소로 볼 때 우리는 대자연의 자녀임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운동선수를 선발할 때 이 아이가 운동선수로 키우기에 마땅한지 아닌지, 무용선수로 키우기에 적당한지 아닌지 를 판단하기 위해서 운동코치나 무용코치는 가정방문으로 그 부모의 신체소질을 보고 싶어 합니다. 만약 한 여자 어린이가 몸매가 날씬하고 도약력도 매우 좋으며 민첩한데, 그 어머니가 150센티 키에 허리둘레가 120센티라면 이 아이를 교육하여 훌륭한 결과를 볼 수 있을까요? 아마 절대로 체조선수의 키울 생각을 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 한의학도 이와 같아 인체의 생리, 병리를 연구할 적에 역시 인류를 탄생시킨 부모, 곧 천지를 봅니다. 그래서 황제내경에서 앙관천문, 부찰지리, 중지인사라고 하였고, 이것이 한의가 문제를 연구하는 가장 기본적 사유 태도이며 우리는 이 점을 배워야만 합니다. 앙관천문하면 누구나 다 하늘에 해가 있음을 알고 있고, 부찰지리하면 누구나 다 땅에 밤낮이 있음을 압니다. 낮은 밝고 따뜻한데 이것이 양이며, 밤은 춥고 어두운데 이것이 바로 음입니다. 음양 두 기운은 서로 자리를 바꾸는 것이 균형을 이루며 안정적이라서, 이 두 기운의 변화가 어느 정도를 넘지도 않으면서 급격하고 거칠지도 않습니다. 한 낮의 온도는 높아야 30도 정도로 40도를 초과하지는 않습니다. 40도가 넘게 되면 우리 모두가 더워서 견디기가 힘듭니다. 밤에는 아무리 춥다 해도 영하 100도까진 내려가지 않겠죠? 그래서 음양 두 기운의 변화는 평형을 이루며 안정되어 도를 넘지 않는데 지구는 38억년의 변화를 거쳐 비로소 이 아름답고 다채로운 생명세계를 이룩했습니다. 모두들 생각해 봅시다. 만약 지구에 음양 이기의 변화가 없었다면, 바꾸어 말해서 태양의 빛과 열의 쬐임 이 없었다면 혹은 지구의 자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1% 정도만 더 가까웠다면 지구상의 모든 것이 타버렸을 테고, 지구가 1%정도 더 멀었 다면 모든 것이 얼어버렸을 것인데 이 두 경우 모두가 생명을 화육化育할 수 없습 니다. 그러므로 생명의 근본이 음양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말은 매우 정확히 생명 현상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음양이기의 이런 운동 변화는 모든 생명에게 음양이라는 낙인을 찍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다시 생명을 탐색해야 하며, 음양이 하나의 간단한 철학학설이 아니라 대자연이 생명을 탄생시키고 번영케 하는 규율임을 알아야 합니다.
다시 20억년이 지난 뒤 태양에 매우 커다란 변화가 발생하게 되면 지구상의 생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 때에는 음양이기가 지금처럼 평형, 안정되지 못하므로 음양이기에 극렬한 변화가 발생하거나, 혹은 음양이기의 구별이 사라져서 지구는 소멸되고 지구의 생명활동은 끊어질 것입니다. 이로 보아 생지본, 본우음양은 매우 정확한 것입니다. 우리가 이 점을 이해했다면 이제 다시 황제내경에서 ‘음양자, 천지지도야陰陽者天地之道也.- 곧 음양은 대자연의 규율이이란 말이죠.- 만물지강기萬物之綱紀, 변화지부모變化之父母, 생살지본시生殺之本始,신명지부야 神明之府也 라고 했던 것을 돌이켜 생각해 봅시다. 바로 이어서 생지본 본우음양生之本 本于陰陽이라 하였으니 음양이 바로 생명의 본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