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치편-3
一. 치법에 역종逆从이 있는 것은 한열寒热에 거짓과 참이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내경의 뜻이다.
내경에서 ‘역자정치逆者正治,종자반치从者反治.’라 하였다.
한으로 열을 다스리고 열로 한을 다스리는 것이 정치正治이니 정正이란 곧 거스르는 것이며, 열로 열을 다스리고 한으로 한을 다스리는 것은 반치反治이니 반反은 곧 따르는 것이다.
열약热药으로 한병寒病을 치료했는데도 한寒이 사라지지 않을 때는 화火가 아주 부족한 것이므로 인삼, 숙지황, 육계, 부자와 같은 약으로 명문命门을 다스려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왕태복王太仆-왕빙-이 말한 익화지원이소음예益火之源以消阴翳-화의 근원을 도와 음의 가림막을 없앤다-라는 것으로 이것도 정치正治하는 방법이다. 또 열약으로 한병을 치료했는데 한은 사라지지 않고, 도리어 한량寒凉한 약을 써서 낫는 수가 있는데 이것은 바로 가한假寒한 병이기 때문으로 한으로 종치从治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또 한약寒药으로 열병热病을 다스렸는데도 열热이 없어지지 않을 때는 수水가 매우 부족한 탓이므로 육미환六味丸과 같은 약으로 신肾을 치료해야만 하는데 이것이 곧 왕태복이 말한 장수지주이진양광壮水之主以镇阳光-수의 원천을 튼실하게 해서 양의 빛을 누른다.-라는 것으로 이도 정치하는 방법이다. 또 한약으로 열병을 치료했는데도 열이 없어지지 않고, 도리어 인삼, 건강, 육계, 부자, 팔미환八味丸등과 같은 약으로 다스렸더니 낫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곧 가열假热의 병이므로 열로써 종치하는 방법을 쓴 것으로 이른바 감온甘温한 약이 대열大热을 없앤다는 것이다.
다만 요즘은 허한 사람이 많고 실한 사람은 적은 까닭에 진한가열真寒假热한 병은 아주 많으나 진열가한真热假寒한 병은 어쩌다 보일 뿐이다.
一. 병을 탐색하는 방법은 반드시 알아두어야만 한다. 증상을 앞에 두고 허실虚实을 분명하게 알 수 없거나, 한열寒热을 뚜렷이 구별하기 힘들면 병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여 보사补泻를 정하기 힘들게 되는데 그럴 때는 먼저 이 방법을 써야 한다. 허한 것 같아 보법을 쓰고 싶지만 바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는 가볍고 얕게 소도消导할 수 있는 약 몇 가지만으로 먼저 탐색해보는데, 소消했는데도 증세가 멈추지 않으면 진허真虚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实로 보아 공법을 쓰고 싶어도 자신이 서지 않으면 먼저 감온甘温하여 보하기만 하는 약 몇 가지를 용량을 줄여 써서 미리 더듬어보는데, 보했을 때 막힌다고 느껴지면 실사实邪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한假寒한 사람은 조금만 따뜻하게 해도 갑갑해 나대고, 가열假热일 때는 조금만 차게 해도 메슥거려 올리므로 그 정황을 살펴보면 마음을 정할 수 있다.
내경에서 ‘유자구지有者求之,무자구지无者求之.’ 라 하였고, 또 ‘가자반지假者反之’라고도 한 것이 바로이것을 말한 것이다. 다만 탐색하는 방법을 쓸 때는 약을 매우 정밀하고 간단하게 골라 성질이 뒤섞여 흐트러지지 않게 해야만 한다. 정간精简하게 하면 진위真伪가 바로 구별되지만 잡란杂乱하면 옳고 그른 것을 알기 힘들다. 이것은 긴가민가하여 매우 헛갈릴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반드시 어쩔 수 없을 경우에 써야 한다.
一. 의진《医诊》의 치법에
‘견담휴치담见痰休治痰,견혈휴치혈见血休治血,
무한물발한无汗不发汗,유열막공열有热莫攻热,
전생휴모기喘生休耗气,유정불삽설精遗不涩泄,
명득개중취明得个中趣,방시의중걸方是医中杰。
행의불식기行医不识气,치병종하거治病从何据?
감소도중인堪笑道中人,미도지음처未到知音处。
담痰을 보고도 담을 치료하지 않고, 피를 보아도 곧 피를 멈추게하지 않는다.
땀이 안 나도 땀이 나도록 하지 않고, 열이 있다고 바로 열을 내리게 하지 않는다.
숨이 찬다고 기를 가라앉히지 아니하고, 정이 샌다고 다투어 틀어막지 않는다.
이 속에 숨은 도리 밝게 알아야 비로소 의사중의 호걸이로다.
의사 노릇 하면서 기를 모르면 병은 무엇으로 다스리려는가.
우습도다. 의술 닦는 사람들아. 아직도 의학 핵심 꿰뚫지 못했구려. 라고 읊고 있다.
그 시의 의미를 보자면 모두 그 증상을 곧 바로 다스리지 않으면서 근본을 찾는 치료를 말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내경의 근본을 찾아 다스리는 이치이니 참으로 사물의 근본을 알려주는 말이다. 이 중에서도 “행의불식기行医不识气,치병종하거治病从何据”라고 한 구절은 더욱 이치가 깊다고 하겠다. 대저 천지의 도에서 양은 주기主气하여 선천이 되고, 음은 성형成形하니 후천이 된다. 그리하여 아래 위로 오르내림과, 추위 더위의 오고감과, 어둡고 밝음의 바뀜과, 바람과 물의 머물고 흐름이 어느 것인들 기의 움직임과 고요함에서 비롯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사람에서의 기의 흐름도 이처럼 움직인다. 무릇 남는 병은 기가 실하여 그러하고 모자란 병은 기가 허하기 때문이다. 풍한적체风寒积滞와 담음어혈痰饮瘀血 이 생기는 병은 기가 흐르지 못해 사기를 빼내지 못해서 그런 것으로 이것은 기가 실한 것이요, 허로유루虚劳遗漏,망양실혈亡阳失血이 일어나는 병은 기가 굳건치 못하여 원기가 돌아오지 못한 것이니 이는 기가 허한 것이다. 비록 사화泻火라고들 하지만 실은 기운을 내리는 것이요, 보음补阴이라 말하는 것도 기운이 만들어지게 하는 것이다. 기가 모이면 살고 기가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은 이를 말함이다. 그래서 병이 생기는 것도 기의 흐름을 벗어날 수 없고, 의사가 병을 치료하는 것도 기의 흐름을 떠날 수가 없으니 오직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은 기의 허실을 알아내고 기를 살아나도록 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느냐를 아는 것이다.
요즘 아는 것이 모자라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환자를 보면서 내상이다 외감이다 라고 하지 않으면 담역痰逆이다 기체气滞다 라고만 하는 구나. 하!하!이것이 의사의 여덟 자 구결인가! 이 여덟 글자가 있는데 팔진八阵이 무슨 필요 있으며, 또 무슨 근본을 찾아 근원을 맑히려고 에둘러 갈 필요가 있겠는가? 사람들이 차례로 해를 입으니 걱정할 일이 없지 않아 두렵도다.
治法有逆从,以寒热有假真也,此《内经》之旨也。经曰∶逆者正治,从者反治。
夫以寒治热,以热治寒,此正治也,正即逆也。以热治热,以寒治寒,此反治也,反即从也。如以热药治寒病而寒不去者,是无火也,当治命门,以参、熟、桂、附之类,此王太仆所谓益火之源以消阴翳,是亦正治之法也。又如热药治寒病而寒不退,反用寒凉而愈者,此正假寒之病,以寒从治之法也。又如以寒药治热病而热不除者,是无水也,治当在肾,以六味丸之类,此王太仆所谓壮水之主以镇阳光,是亦正治之法也。又有寒药治热病而热不愈,反用参、姜、桂、附、八味丸之属而愈者,此即假热之病,以热从治之法也,亦所谓甘温除大热也。第今人之虚者多,实者少,故真寒假热之病为极多,而真热假寒之病则仅见耳。
探病之法,不可不知。如当局临证,或虚实有难明,寒热有难辩,病在疑似之间,补泻之意未定者,即当先用此法。若疑其为虚,意欲用补而未决,则以轻浅消导之剂,纯用数味,先以探之,消而不投,即知为真虚矣。疑其为实,意欲用攻而未决,则以甘温纯补之剂,轻用数味,先以探之,补而觉滞,即知有实邪也。假寒者,略温之必见躁烦;假热者,略寒之必加呕恶,探得其情,意自定矣。经曰∶有者求之,无者求之。又曰∶假者反之,此之谓也。但用探之法,极宜精简,不可杂乱。精简则真伪立辩,杂乱则是非难凭。此疑似中之活法,必有不得已而用之可也。
《医诊》治法有曰∶见痰休治痰,见血休治血,无汗不发汗,有热莫攻热,喘生休耗气,精遗不涩泄,明得个中趣,方是医中杰。行医不识气,治病从何据?堪笑道中人,未到知音处。观其诗意,皆言不治之治,正《内经》求本之理耳,诚格言也。至于“行医不识气,治病从何据”一联,亦甚有理。夫天地之道,阳主气,先天也;阴成形,后天也。故凡上下之升降,寒热之往来,晦明之变易,风水之留行,无不因气以为动静,而人之于气,亦由是也。凡有余之病,由气之实,不足之病,因气之虚。如风寒积滞,痰饮瘀血之属,气不行则邪不除,此气之实也。虚劳遗漏,亡阳失血之属,气不固则元不复,此气之虚也。虽曰泻火,实所以降气也。虽曰补阴,实所以生气也。气聚则生,气散则死,此之谓也。所以病之生也,不离乎气,而医之治病也,亦不离乎气,但所贵者,在知气之虚实,及气所从生耳。近见有浅辈者,凡一临证,不曰内伤外感,则曰痰逆气滞。呵!呵!此医家八字诀也。有此八字,何必八阵?又何必端本澄源以求迂阔哉?第人受其害,恐不无可畏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