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심리학

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11

臥嘗 齋 2017. 12. 24. 12:25


3. 동양의 정서론

동양에서는 예기·예운(禮記.禮運)에 춘추시대의 공자(BC551BC479)가 하위인정 희로애구애오욕 칠자 불학이능(何爲人情 喜怒哀懼愛惡欲 七者 弗學而能)3)이라 한 기록이 있는데, 이는 감정이 날 때부터 사람이 갖추고 있는 본능적인 것이라는 뜻으로 모든 감정을 이 일곱 가지로 나타내었다. 곽점초간(郭店草簡)의 성정론(性情論)에는 희노비애지기 성야(喜怒哀悲之氣 性也)라고 하여 감정을 4가지의 성으로 표현하였고,33)일주서(逸周書)에는 민유오기 희노욕우구(民有五氣 喜怒欲憂懼)라 하여 오기로 감정을 대표하면서 이 오기가 속에 가득하면 밖으로 드러난다고 하였다.34)좌전 소공(左傳 召公)25년 조에는 민유호오희로애락 생우육기(民有好惡喜怒哀樂生于六氣)라고 하면서 육지(六志)로 감정을 대표하였으며,35)순자(荀子)도 순자·정명(荀子.正名)에서 성지호오희노애락(性之好惡喜怒哀樂)을 정()이라 한다고 하였다.36) 중용에서는 자사자(子思子)가 희로애락지미발(喜怒哀樂之未發)을 위지중(謂之中)이라 하였는데, 주희가 이를 희로애락은 정()이고 미발(未發)한 것은 성()이라 주석하여 사정(四情)을 말했으며,37) 장자 제물론에서는 희로애락 려탄변접(喜怒哀樂 慮歎變慹)8가지 정서변화를 들었다.38)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는 대희(大喜), 대공(大怒), 대우(大憂), 대공(大恐), 대애(大哀)가 정신에 영향을 미치면 해롭다 하여 이 다섯을 대표되는 정서로 보았으며 아울러 심한 감정변화가 병의 원인이 됨을 말했다.39) 이상의 문헌에서 내경 이전의 사상가들은 감정을 정(), (), (), ()로 불렀으며, 이를 4, 5, 6, 7, 8종의 대표정서로 나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내경에 정서를 대표하는 의미로 희노비우공, 우공비희노,, 희노사우공, 우수사려(憂愁思慮), 우공희노, 비애희노(悲哀喜怒), 우공분노(憂恐忿怒), 수우공구(愁憂恐懼), 출척사려(怵惕思慮), 비애수우(悲哀愁憂), 희노(喜怒), 희비(喜悲), 회노(悔怒) 등의 여러 어휘들이 쓰여 왔는데, 다른 표현들은 각 각 한 편에서만 나타나지만 희노(喜怒)는 무려 14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주로 희노로써 정서를 대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희노는 정서의 음양을 나타내어 희는 양의 정서를 대표하고 노는 음의 정서를 대표한다. 희는 양에 속하고 노는 음에 속하여 음이 많으면 자주 노하고 폭노(暴怒)하면 상음(傷陰)하며. 양이 많으면 자주 희하고 폭희하면 상양한다. 희노를 부정, 불측, 부적, 불시(不節, 不測, 不適, 不時)하면 상기(傷氣)하고 상장(傷臟)한다.9)

음양응상대론에서는 오장에서 나타나는 오 종의 감정을 지라 하여 오자설의 근거가 되었고, 거통론에서는 특별히 희, , , , , 경 육기의 기기변화를 해설하여 이 6종의 감정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송 진무택이 거통론의 육기에 우즉기취(憂則氣聚)라고 하는 기기변화를 더하고, 이를 칠기(七氣)라 함으로써6) 한의칠정학설(韓醫七情學說)의 형태가 갖춰져서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